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오래전 수다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현재의 보이그랜더(실질은 cosina)의 (일반적인 주요 카메라용 광학 제조사와 조금 다른 / 독특한) 1999년 이후의 행보가 이채롭다. 카메라 및 카메라 관련 액세서리 등 일반적이라고 보기 힘든 틈새시장 제품들을 출시하기도 하고, 보이그랜더나 코시나의 이름이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의 광학/렌즈 제조사로 칼 자이스 클래식 렌즈나 최근 디지털카메라에 맞춰 재설계된 밀버스(Milvus) 등의 렌즈를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독자적인 라이선스를 가지고 자신의 렌즈를 제조/판매하고 있는데 RF 카메라 사용자에게는 익히 익숙한 보이그랜더다. 카메라와 역사를 함께한 이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카메라 제조사는 합병(60년대 자이스 이콘과 합병)과 연이어 자이스 이콘의 도산 등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카메라 초창기와 중흥기를 이끈 굵직한 발자취 탓인지 아직도 이름은 살아있는 모양새다.
현재의 보이그랜더의 이름을 단 렌즈 또한 다른 서드 파티(third party) 렌즈 제조사와는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는데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코시나의 과거를 들춰 보는 것이 한결 도움이 될 테지만, (수다가 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이다) 코시나의 발자취는 다음에 살펴보자. 사실 그리 잘 알려진 회사가 아니라서 아는 채하며 떠벌릴 수다거리가 많지만, 아무도 궁금해하지도 않는 이야기에 혼자 주절주절 늘어놓는 꼴이 달갑지 않다. 그리고 이번에 소개하려는 렌즈 또한 그 독특한 것들과 꽤 관련이 있어서 그 이야기 중에 몇 가지는 언급되지 싶다.
보이그랜더 슈퍼 와이드 헬리어 15mm f/4.5의 등장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RF 카메라의 특징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데, 부디 엉뚱한 곳으로 이야기가 빠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려는 까닭은 Heliar 15mm f/4.5는 RF 카메라 사용자나 디지털 미러리스 사용자에게 다른 렌즈들과 구별되는 뚜렷한 매력을 가진 렌즈이기 때문이다. 취향이나 추구하는 바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은 렌즈라고 생각해서다. 사실, 그 독특한 매력은 그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지 싶다. 하지만, 이 독특함과 좋은 렌즈라는 평가는 사용자에 따라 그리고 어떤 사진을 촬영하는 용도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초광각의 렌즈는 가벼운 스냅사진 촬영용이지 대형 인쇄를 위한 고 해상도의 풍경 사진용으로는 부적합하다. (이 렌즈가 필름 RF 카메라용 렌즈로 설계되었고 따라서 최근의 고 해상력 디지털카메라에 걸맞은 선명함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이런 제품의 콘셉트 상의 한계를 미리 감안하여야 하지 싶다.
▶ RF 카메라를 위한 초광각 렌즈 / Ultra wide lens
초광각(Ultra wide) 렌즈는 촬상소자(필름 또는 이미지 센서)의 짧은 면보다 짧은 초점거리를 가지는 렌즈를 일컫는데, 35mm 필름 규격에서는 초점거리 24mm 이하의 렌즈라 하겠다. 올드 렌즈에는 이런 광각 렌즈가 그리 흔치 않은 편이다. 초기의 광학계가 원경의 사물을 크게 확대해서 보는 망원경에 집중되었고,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광각은 그리 효용을 찾기 어려웠지 싶다.(예외적으로 지형관찰 또는 군사적 목적의 항공 촬영용 등의 특수목적의 광각 렌즈 등이 존재했다)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의 뷰파인더 시스템은 사람의 시야(배율)와 가까울 즉, 표준 렌즈(초점거리 40~55)에 특화되었고 고 배율 또는 광각에서는 그 효용이 극감 하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외장형 뷰파인더나 추가적인 액세서리를 사용해서 결점을 보완하기도 했지만, 내재된 한계가 완전히 극복되었다고 하기도 어려웠다. 따라서 RF 카메라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에 광각이나 초망원 렌즈는 그리 흔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았다.(25~28mm 초점거리의 렌즈만 되어도 super wide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따라서 50년대 초반까지 초광각이라고 불릴만한 RF용 렌즈는 거의 전무했다.(1930년대에 등장한 topogon 광학식이 있지만 RF 교환용이 아닌 대형 포맷의 항공 촬영용 등에 제한적으로 이용되었다)
올드 클래식 카메라 하면 대부분 라이카를 떠올리겠지만, 사실 라이카의 유명세 또한 광학사 전반의 기여를 감안하면, 칼 자이스와 자이스 이콘에 미치지 못한다.(일부 라이카 애호가에겐 불편할지도 모르겠지만) 2차세계 대전 이전까지 카메라 시장을 선도했고 다양한 시도와 거의 모든 카메라를 만들었던 자이스 이콘과 칼 자이스의 흔적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후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에서 21mm는 초광각 렌즈의 기준이 되었다.(코시나 보이그랜더의 헬리어 초광각 렌즈 또한 비오곤 유형이다. 아래에서 자세히 다루자) 21mm ( Leitz super-angulon 21mm f/4는 라이카 최초(1958)의 21mm 렌즈이지만, 사실 제작은 슈나이더에서 이루어졌고 판매를 라이카가 담당하였다. 라이카 제작의 초광각렌즈는 80년이 되어서야 등장한다) RF 카메라의 내장된 뷰파인더의 시야각을 벗어나는 화각이었으므로 별도의 외장 뷰파인더를 사용하는 불편은 감내하여야 했다. 그리고 SLR 카메라에 밀려 기나긴 암흑기로 접어들었다.
광각 렌즈의 실용적인 측면에서 가치를 더 높인 것은 SLR 카메라에서다. 초광각은 SLR 카메라의 등장과 역초점 설계의 초광각 렌즈(대표적으로 칼 자이스의 flektogon 20mm f/4과 디스타곤 등)가 등장하면서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한 렌즈로 다가서게 되었지 싶다.
따라서 초광각 렌즈의 광학 구성 유형은 RF 카메라에 주로 장착되던 경박단소형 (비오곤 유형) 렌즈와 SLR 카메라 장착용의 역초점/레트로포커스 타입 두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둘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으로 다루었으니 생략하자.
초광각 렌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렌즈는 칼 자이즈의 홀로곤(Hologon과 토포곤이다. (비오곤과는 다른 유형의 간단 명료한 초광학 설계다. 이 또한 이전 링크로 대신한다) 이 독특하고 어디로 튈지 모를 코시나의 행보 중의 하나로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의 니콘 마운트 버전을 들 수 있는데, 자이즈 홀로곤에 대한 오마주였었는지 모르겠지만, 외형을 Honogon 16mm f/8과 아주 유사하게 출시했다. (그러나 외형만 비슷할 뿐 광학 구성은 꽤 차이가 있다) 굳이 이런 디자인으로 SLR 카메라용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을 만들 이유가 있었을까? 물론, 레트로 포커스 타입 일색인 SLR 카메라에 RF 카메라 타입의 초광각 렌즈는 나름 신선한 면도 있다. 하지만, 결코 사용하기 좋은 렌즈라고 말하긴 어렵다. 니콘 F 마운트이므로 이 초광각 렌즈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니콘 SLR 카메라에 미러 업 상태를 유지한 상태에서 렌즈를 장착하고 함께 제공하는 15mm 외장 뷰파인더를 통해 구도를 잡아야 했고, 목측식의 포커싱 방법에 의존해야 한다. 이 렌즈 장착하면 SLR 카메라의 핵심인 TTL 광학식 뷰파인더는 무용지물이 된다.
▶ 1999년 Cosina의 흥미로운 일탈 - 보이그랜더 그리고 Bessa 시리즈와 새로운 RF 카메라용 렌즈들
'코시나'는 카메라 마니아를 제외하곤 익숙한 브랜드 명은 아니다. 회사의 역사를 간략히 정리하면, 1959년 이후 꾸준히 성장해 온 일본의 광학/카메라 관련 제조업체이고, 광학 유리 소재 공장을 직접 운영하며, 렌즈를 직접 제작하고, 필름 카메라 전성기의 70년대에는 자체 브랜드와 Vivitar 상표로 판매된 SLR 카메라 제조 그리고 교환용 렌즈(cosinon)를 제작/판매 했다. 1999년 보이그랜더 관련 상표 사용권을 얻고 RF 필름 카메라 Bessa 시리즈와 이에 장착할 수 있는 RF 렌즈(VM 마운트로 불렀지만, 라이카 M 마운트와 동일)를 출시했다.
Bessa L, Bessa R, Bessa T의 레인지파인더 카메라가 대표적이고 다양한 마운트 방식의 카메라를 선보였다. 기존의 RF 카메라를 재해석한 독특함이 매력있었다. 보이그랜더 슈퍼 와이드 헬리어 15mm f/4.5와 관련된 주제로 제한하면, 베사 L과 베사 T는 수동 초점 방식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의 상징인 뷰파인더 시스템을 제거했다.(심지어 베사 L에는 거리계조차 없으므로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라고 하기도 곤란하다) 따라서 별도의 외장 뷰파인더를 장착하는 렌즈의 초점거리에 맞춰 장착하여야 했고, 맞춤형으로 등장한 렌즈 중 하나가 보이그랜더 슈퍼 와이드 헬리어 15mm f4.5 /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이다. 베사 L은 M39 마운트였고 뷰파인더와 거리계 모두 없는 카메라다. 즉, 15mm의 초(x2) 광각은 깊은 심도로 거의 대부분의 공간 범위에 초점이 맞는 팬 포커싱이 가능했다. 카메라의 뷰파인더가 없으므로 핫슈에 장착하는 클립 온 방식 '15mm 외장 뷰파인더'가 렌즈와 함께 제공되었다.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 렌즈 이후, 초점거리 12mm 슈퍼 와이드 헬리어 그리고, 21mm, 25mm 초점거리의 skopar, 이후 울트론, 녹턴, 헬리어 등 수동 초점 방식의 RF 카메라용 교환렌즈 등을 연이어 출시했다. 자동 포커싱 방식의 SLR용 렌즈 일색이던 카메라 시장에 RF 카메라용 수동 렌즈를 만드는 코시나의 전략은 꽤 신선했고, 기존 빈티지 수동 카메라나 RF 카메라 사용자에게 매우 환영받았다. m39 스크류(LTM) 마운트 카메라에서 선택 가능한 초광각 수동 단렌즈로 독보적이었고, 이후 라이카 RF 카메라 유저들에게도 가성비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21mm에 묶였던 초광각에 대한 갈증을 12mm와 15mm 초광각으로 확장한 측면도 꽤 신선했다.
하지만, 등장한 시기는 필름 카메라의 전성기의 마지막 시기였고 곧 이어서 등장한 디지털 카메라(DSLR)의 인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코시나의 Bessa 카메라는 2015년을 끝으로 단종되었다.
▶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와 보이그랜더(코시나)
앞서 언급한 코시나/보이그랜더의 일탈은 베사의 대유행이나 RF 카메라의 반등이라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기존 RF 카메라 사용자에게는 가성비와 새로운 초점거리 렌즈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다. 이 렌즈의 본격적인 인기는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성장에 서로 시너지 효과를 보인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미러리스의 장점은 미러 박스를 필요로 하지 않고, 짧은 플랜지 백 & 짧은 후방 초점거리의 렌즈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초기에는 다양한 렌즈를 이종 장착하는 방식(초기의 미러리스 전용 렌즈군의 부족이 한몫을 했지만)에 적합한 점이 주목받았다. 코시나(보이그랜더)의 RF 카메라용 렌즈의 경박단소함과 비교적 짧은 RF 카메라의 플랜지 백 거리는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장점과 잘 어울렸다.
크기에 대한 매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동 초점(매뉴얼 포커싱) 방식에 익숙하지 않고, 부정적인 선입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수동 포커싱이 AF와 비교해서 쾌적하거나 효율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진을 편리나 효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런 불편을 감내하면서 아직도 수동 렌즈를 카메라의 각종 매뉴얼 기능을 활용하는 사람도 많다. 매뉴얼 포커싱의 어려움은 망원으로 갈수록 심화되고 광각에서는 깊어진 심도로 훨씬 용이하다. 그리고 초광각 렌즈에서는 깊은 심도로 존 포커싱의 영역은 매우 넓다. 따라서 수동 초점 조절에 대한 부담은 거의 사라진다.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성공과 이에 맞물린 코시나-보이그랜더 렌즈의 인기는 충분히 수긍할만하다. 이에 코시나도 자신의 렌즈를 디지털 미러리스에서 더 사용하기 편리한 방식으로 마운트 방식을 변경하고 조리개나 거리 정보를 전송하기 위한 전기접점을 만드는 등 변화를 통해 "물 들어 올 때에 노 젓는 행보"의 영민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런 전략 속에 출시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불만이다.
▶ 보이그랜더 슈퍼 와이드 헬리어 15mm f4.5 선택의 이유
이제야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렌즈를 위한 사전 설명이 끝났다. 무얼 위해서 이리 열심히 수다를 떠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어서, 단순히 잉여 짓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사실, 초광각에 대한 필요를 그리 절감하지 못했다. 초광각이나 초망원 렌즈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해 난감했던 기억이 꽤 있고, 최근에는 빈티지 수동 렌즈로 소소한 일상이나 담는 정도이니 28mm와 35mm 초점거리 렌즈 정도로 충분했으므로 초광각을 쓸 일도 별로 없었다. 그러다가 영상에 넓은 프레임을 담고 싶었고 일일이 포커싱하는 어려움 등에서 해방될 생각으로 초광각의 렌즈를 찾았다. 제일 먼저 떠오른 구형의 수동 렌즈 플렉토곤 20mm f/2.8이나 20mm f/4를 하나 장만할 요량으로 이베이를 전전하고 있었다. RF 카메라를 좋아하고 그 렌즈들을 무척 선호하지만, 초광각 렌즈는 영상용으로 필요에 따라 팔로우 포커스(follow focus)를 물려 사용할 수 있는 렌즈를 찾고 있었다. 여차하면 중형 광각 렌즈와 중형 렌즈(포컬) 리듀서를 조합해서 사용해 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이런 고민의 와중에 35mm 필름 규격 기준으로 20mm / 21mm를 넘어서는 초광각에 다시 도전해 보고 싶었고, 크고 덩치 큰 대구경 SLR용 레트로 포커스 광각 렌즈에 대한 피로감으로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로 급선회했다. 초광각으로 수동 포커싱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는 것도 한 몫했고, 기존 팔로우 포커스 등의 장비를 재조합해서 RF 카메라용 렌즈도 포커싱을 쉽게 하는 방법을 찾아서(이에 대한 포스팅도 한번 계획해 보려 한다) 쉽게 결정했다. 물론, 적당한 매물은 찾기 어려웠고 때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1999년 초기 버전의 M39 마운트(L39, LTM 또는 LSM)와 별도의 외장 파인더가 있는 구형을 구하려고 노력했다. 라이카 M 마운트의 카메라가 없고, 필름 RF 카메라 또한 M39 방식의 캐논 RF 카메라(canon VT, canon 7 등)를 사용하고 있어서 이에도 장착해서 사용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광학 구성에 대해 잠시 살펴보고 가자. 렌즈의 후면부가 카메라의 촬상소자면에 근접하는 특징이 있다. 초기 버전과 II 버전에서는 6군 8매, III 버전에서는 11매 9군의 구성이며 "Aspherical" 렌즈 전면에 붉은 글씨로 표시해 둔 것처럼 비구면 요소 1장이 사용되었다. 비구면 요소는 구면수차 억제로 주변부 화질 개선 목적으로 보인다. 헬리어/Heliar라는 전통의 광학식 명칭이지만, 광학식의 구성은 비오곤 21mm f/4.5(1954)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비오곤 광학식은 필름면에 근접한 광학 설계로 RF 카메라용의 경박 단소한 초광각 렌즈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SLR 카메라용의 광각 렌즈는 긴 후방초점거리 확보를 위해 역초점 설계 유형이다)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의 버전은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제조된 M39 마운트 방식의 초기 버전과 이후 2009년부터 라이카 M 마운트 방식으로 변경되었고, 렌즈 전면에 필터(49mm)를 장착할 수 있도록 전면과 일부 다자인 개선된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 II, 그리고 최근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용 마운트(sony E-마운트) 렌즈의 정보를 카메라 본체에 전달하기 위한 전기 접점이 추가되고 주변부 마젠타 캐스트에 대응하기 위하여 디지털 이미지 센서에 적합하도록 재설계된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 III 가 있다. 그리고 버전 III에서는 조리개의 유형이 조금 변형되었는데, 각진 조리개 개구 형상의 회절로 의한 화질 저하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중의 조리개 날로 보다 원형에 가까운 형태의 조리개 개구 모양을 위한 구조로 보인다) 초광각 렌즈의 조리개 개구는 매우 작으므로 회절에 대응하기 위한 이런 시도는 고화소/고화질 디지털카메라에 적합한 개선이다. 그렇다고 이전 버전의 조리개 개구에 문제가 많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전 버전의 조리개 개구도 꽤 좋다. f/22의 조리개 개구는 거의 원형이라 생각보다는 회절에 잘 대응한다.
▶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에 대한 소소한 감상
먼저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 렌즈 구형을 사용하였고, 신형을 별도로 사용해 보지 못했으므로 둘의 비교에 대한 내용은 없다. 광학 구성이 동일하므로 거의 차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35mm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 규격의 A7 II와 APS-C 규격의 a6000, 그리고 후지필름의 X-T1, X-pro1 그리고 M39 마운트/LTM의 필름 카메라(Canon 7, Canon VT)에 각각 장착해 사용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초광각에서 거의 왜곡이 눈에 뜨지 않는다. 최대 개방(f/4.5) 근처에서 주변 비네팅이 어느 정도 발생하지만, 그리 거슬리지 않는다. 라이트룸 보정에서 비네팅 효과를 주어 중앙에 주목도를 높이기를 좋아하는 개인 취향에는 이 정도 비네팅은 수긍할만 하다.
해상력이나 분해능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이 렌즈는 높은 선명도와 고해상도를 위한 렌즈가 아니란 점을 감안하자. 일반 인화나 인쇄 또는 웹에서 사용할 이미지 용도에서 충분하다. 하지만 최근의 고화소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 대응으로는 아쉬울 수 있다. 작은 입사구와 광학계의 초광각 렌즈는 해상력/분해능의 한계가 체감된다. (이 렌즈의 시작이 필름 카메라였던 bessa 시리즈와 함께 만들어진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다) 그리고 f/11 이상에서는 회절 현상에 의해 해상력이 저하되는 것 또한 쉽게 체감된다. 회절의 다른 모습은 빛 갈라짐인데, 빛 갈라짐이 비교적 낮은 조리개 f/5.6 등에서도 잘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조리개 개방에서도 회절로 인한 화질(해상력/분해능) 저하는 일정 수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초광각의 15mm 초점거리이므로 f/16에서 입사동의 크기(유효 구경)는 0.94mm 정도에 불과하므로 회절이 더 쉽게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지 싶다. 초광각 특히나 초+초광각의 렌즈에서 (중/대형 규격 등의 변화가 없는 한) 조여진 조리개 값의 작은 입사동 직경으로 회절이 발생하고 일정 해상력 저하는 필연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아래 밤거리 촬영 이미지에서 뒤쪽 가로등의 빛 갈라짐이 눈에 띈다.
제일 큰 불만은 렌즈가 작아서 이를 위한 포커스 링과 조리개 링 조작 레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플레어는 제법 잘 억제된다. 광원(가로등)을 직접 촬영한 경우에도 아래 보라색의 플레어가 발생했지만 광원을 직접 촬영한 조건에서도 별 문제 없었다.
꽤 재미있는 렌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점도 최대한 자세히 언급해 보자. 대칭형 구성의 초광각 렌즈라서 이미지 센서면에 근접하고 이미지 센서 주변부에 빛의 파장에 따른 색 표현의 균질성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35mm 풀프레임 카메라에서 주변부 보라색이 감도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마젠타 캐스트 이슈는 촬상면에 사출부가 근접하는 렌즈 유형이 디지털 이미지 센서에서 항상 문제 되는 내용이므로 그리 새롭지도 않다) 이면조사형의 센서(A7 r2 등)에서는 주변부 수광률에 문제가 없고, sony a7 II에서는 이런 주변부 보라색 이슈의 단점이 확인된다. APS-C 규격 카메라에서는 훨씬 그 정도가 경감되어 거의 인지하기 어려웠다. 이를 개선한 새로운 광학식의 버전 III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버전 I의 렌즈가 필름 카메라용으로 설계/제작되었음을 다시 상기하자.
APS-C 규격 카메라에 장착하면 약 35mm 필름 규격 환산으로 24mm 정도에 해당하는 초점거리 렌즈로 작동한다. 35mm 풀프레임 카메라에 장착했을 때의 시원함은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넓은 시야범위다. 이미지 센서의 규격이 달라져도 광학계 심도의 정도는 그대로여서 앞에서 언급한 깊은 심도 넓은 존 포커스 영역은 같다.
RF 타입의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 후지 X-pro 시리즈와 궁합이 무척 궁금했는데, 이유는 X-pro 시리즈의 하이브리드 광학식 뷰파인더와 잘 조합이 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x-por는 35mm 풀프레임 기준 21mm 초점거리 렌즈부터(일반적인 RF 카메라의 초광각 렌즈) 광학식 뷰파인더의 프레임 윤곽선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15mm 초점거리의 초광각 렌즈를 장착하면 뷰파인더의 전체 시야를 넘어서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는데, 장착해 보니 X-pro1의 광학식 뷰파인더의 시야 범위(FOV)가 35mm 필름 포맷 기준 약 15~16mm (APS-C 기준으로 21mm 정도) 초점거리 렌즈의 시야 범위와 유사해 보인다. 따라서 프레임 윤곽선을 무시하고 광학식 뷰파인더 전체를 본다면 15mm 초광각과 거의 유사한 시야범위/화각을 보여준다.(X-pro 시리즈의 광학식 뷰파인더 배율(시야율)을 두 단계로 조절하는 기능이 있으므로 이를 유의/활용하자)
필름 RF 카메라 특히 m39 마운트 타입의 카메라에 구 버전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는 안성맞춤이다. 15mm 외장 뷰파인더를 액세서리 슈에 장착하여 프레임 설정에 활용하므로 별도의 소모 값도 발생하지 않는다.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 구 버전에는 RF 카메라의 거리계와 연동하는 커플러가 생략되었다. RF 카메라의 뷰파인더가 28mm 내외의 초점거리만 지원하기 때문에 거리 연동 커플러가 제외되었지 싶다. 15mm의 초광각과 깊은 심도로 인해 목측식 사용이 그리 어렵진 않다.
마지막으로 작은 렌즈크기로 포커스 링과 조리개 조작 링도 매우 작고 서로 붙어 있어서 조작하기 불편하다. 아마 손이 큰 사람은 더 곤란을 겪지 싶다. 조작 편의를 위한 레버가 있었으면 좋았겠다.
초광각 렌즈 중에서는 꽤 저렴한 편이라 생각한다. 사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 주고 싶다. 라이카나 자이스에서 발매되었더라면 지금보다 몇 배는 비싸고 귀한 대접을 받았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이 렌즈가 코시나에서 만들어진 것은 다행이다.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는 어떤 RF 또는 미러리스 카메라에도 잘 어울려 보인다.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인기를 구가하지 싶다. 물론 최근 버전의 가격이 두 배 가량 껑충 올랐지만, 이 또한 인기의 반증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효용성에 무척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수동 조작이나 RF 카메라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렌즈라고 생각한다. 초광각이라는 화각에 적응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APS-C 규격의 디지털 미러리스에 장착해도 좋다. 두 규격의 카메라를 모두 활용하면 더 좋겠다.
그리고 부록처럼 따라오는 번들 뷰파인더 옵션 때문에 초기형의 Voigtlä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를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다. 코시나의 외장형 뷰파인더는 디자인과 만듦새가 좋다. 메이저 카메라 제조사의 외장 뷰파인더 중에서 코시나에서 OEM 제작한 것이 꽤 있다. M39 mount/LTM or LSM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간단한 LTM 어댑터로 라이카 M 마운트에 대응할 수 있고,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에도 대부분 이종장착용 확장형 어댑터로 무리 없이 사용 가능하다. 헬리코이드 기능의 확장형 어댑터라면 초 근접 촬영이 가능해진다. 깊은 심도를 활용하여 (존 포커싱) 목측식 포커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래도 거리계 연동 커플러가 없다고 망설여진다는 버전 II의 선택하자. 디지털 이미지 센서 카메라에서 마젠타 캐스트 문제가 우려된다면 버전 III의 선택하자. (버전 III는 소니 E 마운트 전용이고, 소니의 최근 카메라 '이면 조사형 센서'라서 마젠타 캐스팅 문제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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