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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s of the world/Etc

흥미를 끄는 중국의 광학 제조사 II - Handevison의 'IBERIT'

Notice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가성비로 이목을 끄는 중국 광학 제품에 대한 관심 덕에 7 artisans에 대한 허섭한 수다 포스팅이 분에 넘치는 방문자를 맞는 것 같다. 이에 우쭐해진 마음에 연작으로 몇몇 중국 광학 제조사와 렌즈에 대해 다뤄 보려 한다. 이번에도 중일 광학의 미타콘은 후 순위로 밀렸다. (사실 중국 광학 제조사 중에서 중일 광학/미타콘이 그나마 신뢰가 가는 편이라서 좀 아껴두고 있다) 미타콘에 대한 정보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반면에 중국의 다른 제조사나 제품에 대한 정보는 상대적으로 찾기 어려워서 아는 채하며 어쭙잖은 수다를 이어가기 안성맞춤이다.

 

▶ Handevision ‘IBERIT’

Handevison이나 IBERIT은 꽤 생소한 카메라용 렌즈 브랜드일텐데 2013년 즈음 IBELUX 40mm f/0.85 (APS-C 규격)를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카메라용 렌즈 제조에 이름을 알렸다. 카메라 관련 액세서리(특히 확장형 어댑터 등등)의 KIPON과 관련이 깊은 회사로,. KIPON은 중국 상하의 소재로 다양한 마운트 방식의 렌즈를 카메라, 특히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에 이종 장착할 수 있는 확장형 튜브 어댑터 등 카메라 관련 액세서리가 주요 제품이었다. 그중 BAV-EYES 렌즈 리듀서(lens reduser/focal reduser - 축소 광학계) 등에서 광학 부문의 설계는 독일의 협력회사가 맡고 제조/판매는 kipon이 담당하는 협업 방식이로 알려졌는데 이런 협력 관계가 꽤 성과가 있었는지 두 회사가 합작한 렌즈 제조 업체가 Handevision로 보인다. (중국의 합작회사 설립에 대한 규정이 꽤 복잡하지만, 중국인 아닌 외국인이 지분을 50% 이상 확보하지 못하게 금지되어 있고 실질적인 제조와 판매 모두 중국 상하이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니 중국 광학 제조사라고 보는 것이 맞지 싶다)

 

 

 

 

 

 

 

▶ IBERIT 제품 라인-업과 감상

중국 광학 제조사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제대로된 정보를 찾기 어렵다. 제조사 홈 페이지에 공개된 정보도 아주 제한적이다. 간단한 사양과 제품 라인-업 정도를 유추할 수 있는 표 정도만 있는데, 구매자를 희망하는 입장에서는 아주 고약한 제조사의 행태가 아닐 수 없겠다. 몇몇 렌즈 전문 뉴스(주로 비공개된 제품의 정보를 소개하는 정도)를 다루는 웹 사이트에서 MTF 등의 간략한 데이터가 검색되기는 한다. 일단 제조사 홈페이지에 공개된 라인업과 사양은 아래와 같다.

 

Technical specifications:  

 

FOCAL LENGTH [mm]

35

50

75

90

ANGLE OF VIEW ∅ [°]

63.4

46.8

32,2

27

APERTURE [F]

2.4 - 16

CLOSE FOCUS [m] (M / NEX, FX)

0.7/0.35

0.7/0.6

0.7/0.6

0.7

FOCUS ROTATION [°] (M / NEX, FX)

90/120

90/108

90/103

90

IRIS ROTATION [°]

76

88

NO. OF IRIS LEAVES

6

10

IMAGE CIRCLE [mm]

44

LENGTH [mm] (M / NEX, FX)

35/45

55/65

65/75

69/79

DIAMETER [mm]

58

FRONT FILTER THREAD

M49x0.75

WEIGHT [g] (M / NEX, FX)

n.a.

250/310

270/330

n.a.

LENSES / GROUPS

6/6

6/6

5/5

4/4

 

 

이후 추가된 24mm f/2.4 렌즈는 위 표에서 조차 찾을 수 없다.

 

2013년에 출시한 IBElUX 40mm f/0.85는 그 밝은 조리개 값에도 불구하고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 초기 출시가 2천 달러, 그리고 APS-C 규격, 렌즈의 초점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고 무거웠으며 최대 개방에서 선명도는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기 때문일 테다. 무엇보다 APS-C 렌즈에 가성비는 나쁘고 화질까지 그리 신통찮고 소니 E 마운트나 후지 X 마운트, 마이크로 포서드 마운트에만 선택적으로 장착할 수 있다. 그리고 MF만 지원되는 신규 중국 브랜드의 렌즈 제품에 ‘세상에서 제일 빠른 렌즈(the fastest lens in the world)’라고 홍보를 덧붙여도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지금은 1,300 달러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 것 같다. 40mm f/0.85의 심도 활용의 효용성과 APS-C 규격 전용임을 생각하면 구매 매력이 살짝 떨어져 보이다.

 

 

 

그래도 새로운 광학 설계나 MTF 자료 등을 웹 검색에서 찾을 수 있었다. MTF 챠트에서도 최대 개방에서의 광학 성능(MTF chart k=0.85)이 그리 신통치 않게 표시되어 있다. 광학 수성은 8군 10매 조리개날은 10 매다.

 

 

 

 

2016년부터 추가된 새로운 렌즈 라인업에 대해서도 간단히 살펴보자. 이번에는 35mm full-frame 규격의 렌즈이고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에 장착할 수 있는 마운트(소니 E, 후지 X) 그리고 라이카 M 마운트로도 제작되었다.

 

그 외 공개된 정보 또한 거의 없는데, 웹 검색으로 한참을 찾아보았다.

 

 

<출처> 구글링

 

위 사진은 35mm 55mm 75mm의 제품 박스 사진으로 보이는데, 각각 다른 초점거리의 렌즈 광학식이 동일할 리는 없고 왜 저렇게 박스 외부에 동일한 optical design diagram을 인쇄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아래의 작은 상자는 후드로 보인다) 단지 더블 가우스 타입이라는 의미일까? 보기에 좋아서 그랬을까? 35mm와 50mm 초점 거리 렌즈는 실제로 6군 6매의 구성이고 75mm 초점거리 렌즈는 5군 5 매이다.

 

24mm f/2.4는 외형과 크기 등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콤팩트한 RF 교환용 대칭형 설계가 아니라 SLR 교환용 렌즈에서와 같은 역 초점 설계(retro-focuse type) 유형으로 보인다.

 

스스로 홍보하기를 'Modern classic'이라 소개하고 있는데 아마도 전형적인 더블 가우스 타입의 광학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렌즈일 것이라는 것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그 흔하디 흔하고 가장 쉽게 중고로 구할 수 있는 SLR용 표준 렌즈와 거의 동일한 광학식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광학 성능은 익히 우리가 잘 아는 70년대 SLR용 표준 렌즈와 75mm, 90mm 또는 RF 카메라용 35mm 초점거리 렌즈(더블 가우스 타입)를 최근 렌즈 디자인에 맞춘 외형으로 출시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흔히 코시나 보이그랜더나 자이스의 Classic이란 별칭을 표기한 렌즈와 비슷한 콘셉트이지 싶다.

 

광학 부분 협력을 담당하는 독일 렌즈 제조 회사(IB/E optics GmbH)를 강조하고 있는데, 어떤 회사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독일 광학 회사라고 아무 회사나 다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구나 가장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더블 가우스의 광학 설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 렌즈 설계는 독일산이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이건 마케팅적인 눈속임에 불과하지 싶다. 그래도 왠지 중국에서 설계에서 제조까지 모든 것이 이루어진 것보다는 한결 호감도가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IBERIT 렌즈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kipon 어댑터 제품이 그러했듯이 중국산 제품답지 않은 어중간한 가성비(별 특징 없는 광학설계와 사양, MF 렌즈가 600달러 정도로 판매되고 있다)를 가지고 있다. 이 회사 그리고 IBERIT 시리즈의 경쟁력은 아마도 빌드 품질(광학 성능과는 관계없는 외관이나 조작부의 만듦새)이 아닌가 싶다. 꽤 정밀한 설계와 가공 기술을 보여주는데, kipon 어뎁터의 가공 품질이나 물리적인 안정성은 꽤 좋았다. IBERIT 또한 경통의 소재와 조작부 그리고 각인된 각인 표시와 숫자나 문자의 표시 가공은 점수를 후하게 줄 수 있겠다. (광학기기 및 렌즈의 빌드 품질과 소재는 광학 성능에서 정밀도를 확보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며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외형 디자인은 특정 광학 제조사를 떠올리게 하지만, 호불호의 영역이라 각자 판단의 몫으로 남겨두자. 한 가지 더 첨언하면 KIPON 어댑터 제품에서도 그런 경향이 나타나지만, 중국 상하이 스타일인지 파격적인(이상한) 컬러 감각을 과감하게 제품에 도입하곤 한다. 뭔가 아찔하면서 중국스러운 색의 선택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특징은 7 artisans의 M 마운트 렌즈(50mm f/1.1)에서 잠시 언급했던 조리개 조작링의 수치 단계별 간격 불일치 등의 사소하지만 은근히 거슬리는 문제는 IBERIT 렌즈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원래 이런 방식이 정상적이고 7artisans의 빌드/설계 품질이 조금 떨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전면의 렌즈 캡 장착 방식이 조금 특이한데, 필터처럼 나사산으로 이루어져서 돌려서 체결하는 방식이다. 장/탈착에 그리 유리한 방법은 아니지만, 정밀한 금속 가공 기술을 자랑하고 싶었나 보다.

 

 

 

 

 

 

▶ IBERIT - 구매할 만 한가?

라이카 카메라에 장착하기 위한 렌즈 선택의 폭은 그리 넓지 않다. 라이츠, 보이그랜더, 자이스 클래식 렌즈 중 일부뿐인데 중국발 IBERIT과 7 artisans 몇몇 렌즈가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은 사실이라 반갑다. 하지만, 광학적 성능에서는 어떨까? 기존의 올드 렌즈와 구별되는 외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선보인 렌즈는 광학 성능에서 올드 렌즈와 그리 차별성을 가지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에 만들어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외형을 가진 그리고 라이카 M 마운트로 거리계와 연동할 수 있는 커플러를 가지고 있으며 좋은 빌드 품질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광학 성능은 올드한 광학 구성에서 오는 감성 느낌이라면, 뭔가 어중간하고 애매한 렌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입사부 전면의 직경(지름) 또한 49mm로 필터나 후드 선택에 장점은 있겠지만, 레인지 파인더의 독특한 뷰파인더 시스템 때문에 특히 24mm f/2.4의 경우 뷰파인더의 시야 일부분을 가리는 불편이 있을 수 있겠다. RF 교환용 렌즈들이 40.5mm 이하의 작은 구경을 고집하는 것과 초광각 렌즈에서 대칭형 설계를 고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싶다. 즉, 49mm의 필터 구경과 24mm f/2.4 렌즈의 레트로 포커스 타입 설계의 선택은 오롯이 RF 전용의 렌즈만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 용으로도 한발 걸치고 싶었던 것일 게다. 뭔가 애매하다. RF용 렌즈라고 하기에도 이에 부합하는 광학 구성은 35mm 정도에 그친다. 마운트 유형만 RF 마운트라고 해서 모두 적합한 것은 아닐 테다.

그렇다면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에서는 어떨까? 앞서 살펴본 M 마운트와 거의 유사하지만, 라이카 M 마운트가 거리계 연동의 필요성 그리고 M 마운트 렌즈 선택의 폭이 좁은 점 등을 감안하여야 하는 것에 비해,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는 간단한 확장형 어댑터를 활용하여 장착할 수 있는 렌즈가 무수한데 구태여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수동 렌즈 대신에 요즘 만들어진 외형의 강점 때문에 600달러를 들여 이 렌즈를 구매할 이유는 그리 없어 보인다. 최근 렌즈들이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에 어댑터 없이도 바로 장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지지만 AF가 아닌 MF 렌즈에서 이런 방식이 특출 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 싶다. 외양은 최신형인데 구식을 답습한 광학 설계를 모던 클래식이라는 콘셉트로 이해하기는 동의할 수 없고 스스로 내세우는 ‘Modern classic’이 이런 의미는 아닐 텐데 좀 아쉽다. 그 기다 타 중국 광학 제조사들처럼 매력적인 가성비도 아니지 싶다.

렌즈의 전체적인 외형과 만듦새는 눈길을 끈다. 한편으론 올드 렌즈의 느낌을 현대적으로 구현하는 렌즈라는 의미와 라이카 유저라면 선택의 폭이 하나 더 늘어나서 긍정적이지 싶다. 하지만, 라이카 카메라에 장착 가능한 M 마운트의 렌즈라는 점 이외에 그리 장점을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 90년대 말 코시나 보이그랜더가 그랬듯이 처음 시장에 진입하는 신규 브랜드의 새로운 렌즈라면 좀 더 가격적인 문턱을 낮춰서 접근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라이츠의 라이카 전용 렌즈를 생각하면 IBERIT의 가격이 결코 높은 것은 아니겠지만, 디지털 미러리스 장착용 수동 렌즈들과 비교하면 결코 가성비에서 좋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중국산은 가성비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가격부터 보게 되니 광학 성능이나 제조 품질을 떠나 제품 가격이 무엇보다 평가의 중요 잣대가 되지 싶다. 7 artisans 렌즈의 가성비가 너무 달콤했던 탓인지 IBERIT의 가격이 왠지 좀 쓰다.

 

그리고 화질이나 렌즈의 광학적 그리고 사용 편의성 등의 퍼포먼스를 중시한다면,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를 위해 새롭게 설계된 렌즈들이 훨씬 장점이 크지 않을까. (더구나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용이라면 AF도 지원되는 렌즈는 촬영 활용도와 편의성은 더 높을 테다) 이런 흐름은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더 많은 새로운 광학 설계의 렌즈들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드 렌즈와 올드 광학식의 느낌을 무척 좋아하고 즐기지만, 이는 올드 렌즈에서 즐기는 것으로 족하다. 최근 만들어진 렌즈에서 조차 올드 광학식의 구닥다리? 맞을 즐길 생각은 없다. 옛 것은 옛 것이고 새로운 것은 새로움 그 자체로 그 각자의 멋과 즐거움이 있어야 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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