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의 '코시 보이그랜더의 렌즈'에 대해 알아보려면 먼저 코시나(cosina)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다. 코시나 브랜드명은 현재 일반 소비자에게는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코시나는 카메라 관련 전문 제조업체로 다양한 제품 또는 부속 단품 등을 자신의 브랜드 또는 다수의 메이저 브랜드 이름으로 제조하였다. 현재 보이그랜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코시나가 제조하는 제품군과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의 미러리스 대응 제품, 협력관계에 의한 OEM 제품 등이 있다. 주요 생산 제품으로는 코시 보이그랜더의 전 제품과, 자이스 이콘 브랜드로 일본에서 생산되는 렌즈(Zeiss ikon Otus, Milvus, Classic, ZM 제품군) 그리고 RF 카메라(Zeiss ikon)를 제조하고 있다.(보이그랜더 Bessa 시리즈의 RF 카메라는 2015년 단종되었다)
코시나의 역사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면, 1959년 렌즈 제조업체로 설립되어 초기에는 'Nikoh'로 35mm 카메라용 렌즈와 8mm 영화 카메라 등을 제조하였고, 1968년부터 광학유리 제조 등에도 진출하였다. 1973년 Cosina로 명칭을 변경하였고 35mm 필름 포맷의 SLR 카메라를 제조하기도 하였고, 주로 다른 메이저 광학사의 카메라와 교환용 렌즈, 카메라 구성 부품 등을 주로 제작하였다고 한다. 1982년부터 다양한 SLR 카메라 마운트 규격의 렌즈를 생산하였으며 1999년 보이그랜더 브랜드에 대한 사용권을 획득하여 현재 익숙한 '코시 보이그랜더' 제품이 출시되었다.
최근에도 제조/판매되고 있는 코시나의 보이그랜더 울트론 렌즈의 종류와 광학 구성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 보자. 앞서 초창기의 울트론 기본적인 광학 구성에 대해 다루었던 포스팅의 연장선에서 볼 때, SLR 마운트용으로 설계된 Ultron 40mm f/2 정도만 울트론의 광학식과 유사함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이고, RF 카메라의 마운트( Leica M 마운트) 규격으로 설계되어 플랜지 백 거리의 차이 등으로 인해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고성능 렌즈의 전형적인 설계 식과 보다 향상된 멀티 코팅 기술을 기반으로 넓은 화각과 더 밝은 렌즈를 만들기 위해 광학 구성요소의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즉, 교환용 카메라(SLR 카메라와 RF 카메라)의 종류와 마운트 방식의 차이, 보다 향상된 광학성능을 위해 요소(Element) 수의 증가와 비구면 요소의 사용으로 설계식만으로는 기존의 울트론 광학식의 특색을 찾기가 쉽지 않다. 울트론 광학 설계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설계하였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제 '울트론'이라는 브랜드는 형식상의 렌즈 분류와 마케팅을 위한 브랜드 명칭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
울트론은 1970년대를 전후하여 더블 가우스 타입의 표준 렌즈(초점거리 50~58mm)의 대표적인 광학식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즉, 표준렌즈에서 울트론의 광학식이 적용된 수많은 렌즈가 존재하고 각 제조사의 기본적인 AF 표준 단렌즈도 울트론 광학식이 대부분이다. 이 렌즈들은 수많은 판매량만큼 거래 가격도 매우 안정적이며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단렌즈이다. 따라서 코시나에서 과포화 상태인 표준 렌즈에서 새로운 버전의 판매고를 예측할 때 그리 낙관적으로 볼 수 없었고 표준 렌즈에서는 새 버전을 출시하지는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외적으로 Ultron 40mm F/2는 기존의 표준 렌즈에서 살짝 벗어난 화각과 펜케이크 타입으로 f2의 밝은 조리개 수치는 이채롭다.
하지만, 화각별, 유형별 렌즈가 다양한 SLR 카메라 교환용 렌즈 시장에서 조리개 수치에서는 살짝 부족할 지라도 가격경쟁력과 AF 기능을 갖춘 메이저 제조사의 렌즈들 틈에서 매뉴얼 포커싱(수동 초점)만 가능한 렌즈로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지는 살짝 의문스럽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DSLR 카메라 마운트의 렌즈군은 경쟁력에서 조금 의구심이 들지만 VM 마운트의 코시나 보이그랜더 렌즈는 상황이 좀 다른다. 더블 가우스 울트론 타입의 렌즈는 SLR 카메라의 표준렌즈에서 가장 성공적인 광학식이나(이 광학식을 계승한 렌즈들이 명시적으로 울트론 명칭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아서 조금 생소할 수도 있다) SLR 카메라의 전성기에 RF 카메라는 상대적으로 심각한 침체기를 겪었고 울트론의 SLR 카메라에서의 성공은 RF 카메라 쪽에서는 침체와 맞물려 제조사나 소비자 모두에게 주목받지 못했다. 물론 더블 가우스 타입의 밝은 렌즈는 라이카의 일부 렌즈(Summar, Summitar, Summaron 등 Summ-이 접두로 붙는 렌즈 명칭, 조리개 밝기에 따라 Summilux, Summicron, Summarit으로 구분되기도 한다)와 콤팩트 카메라의 고정형 렌즈로 적용된 바 있다. 하지만 고가의 일부 라이카 렌즈 이외에 더블 가우스 타입의 교환용 RF 카메라 렌즈가 드문 상태에서 선택의 폭은 매우 좁았고, 이런 고객의 니즈와 수요를 잘 파악한 코시나의 선택, 주류 시장은 아니었지만 틈새시장 즉, RF 카메라를 위한 더블 가우스 타입의 교환형 렌즈를 타깃으로 한 코시나의 더블 가우스 타입(Ultron & Nokton)과 Heliar 설계의 제품 발매는 매우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전문 카메라 관련 제조업체 코시나는 1980년을 전후하여 카메라와 렌즈, 광학유리 그리고 기타 관련 액세서리 등을 자신 또는 다른 회사의 브랜드로 제조/생산하여 그 기술적 수준에서는 업계 내부적으로는 크게 인정받고 있었지만, 일반 소비자에게 직접 호소할 수 있는 매력은 부족했다. '보이그랜더'는 1756년 최초의 사진, 그리고 그 후 1960년대까지 카메라의 역사의 증인인 뿐만 아니라 최초의 줌렌즈, 최초의 플래시 내장 컴펙트 카메라, 울트론, 헬리어, 녹턴, 스코파, 아포 란사 등의 렌즈로 광학사에 기여한 전통과 역사가 깃든 브랜드였고, 코시나의 부족함을 보완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코시나의 마케팅 전략과 포지셔닝은 틈새시장에서의 성공과 가격과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 듯한 매뉴얼 포커싱 방식과 Leica M 마운트(VM 마운트) 채택을 통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새로운 수요를 발견하였고, 뿐만 아니라 미러리스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과 함께 기존의 주요 메이저 제조사에 의해 주도되던 신형 렌즈 시장에서 살짝 비켜나 신형 AF렌즈군과 올드 수동 렌즈와 구분된다. 광학적 성능으로는 새로운 광학설계와 비구면 요소 등의 사용으로 진일보하였고 복고와 잘 어울리는 복고풍 감성의 렌즈 외형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형 수동 렌즈' 수요에 부흥하며 무엇보다 라이카나 자이스의 그 고가 렌즈에 비교하면 반의 반값 정도의 가격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잔뜩 칭찬을 늘어놓았으니 보이그랜드의 울트론 렌즈의 광학적 성능, 흔히 말하는 결과물의 화질은 어떨까? 광학적 성능에 대해 자세히 평하려면 비교적 장기간 많이 사용하거나 아니면 여러 대조군의 렌즈와 성능 비교를 하면 분명한 장단점을 비교할 수 있겠지만, 잠시 빌려서 사용해보는 등의 일천한 경험으로 자세하게 다루기는 무리다. 일천한 사용경험을 토대로 대충 수다를 떨어보자.
전반적으로 보이그랜더의 렌즈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렌즈로서 동시대에 판매되는 메이저 제조사의 최신의 단렌즈들과 비교하여 광학적 성능이 우수하다는 느낌을 받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물론 올드 렌즈의 광학식을 계승한 Classic 타입의 렌즈들에서는 각종 잔여 수차가 만들어내는 올드 렌즈의 감성 재현에 충실하여 그럴 테고, 재설계된 렌즈들에서도 가격이나 표방하는 바를 감안하면 어느 정도 수긍은 간다. 하지만 동시대에 생산되고 있는 타 메이커의 단렌즈들에 비해서 광학적 성능(특히 최대 개방에서의 주변부 화질)에서 좀 못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과 최신의 렌즈와 올드 렌즈의 중간쯤에 걸친 어중간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가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꿩 대신 닭'의 느낌으로 장착하는 렌즈라는 것으로 귀결되어 조금은 아쉽다.
타 메이커의 렌즈는 AF를 통한 체감이고, 보이그랜더의 렌즈들은 AF를 사용할 수 없는 MF전용의 렌즈라는 점도 조금은 감안하여야 한다. 일반적인 촬영에서 수동 포커싱의 미묘한 오차 때문에 수동 렌즈들은 해상력이 특히 심도가 얕은 최대 개방 등에서 좋지 못하다고 오해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M 마운트의 수동 렌즈 AF로 사용 가능하도록 변환하는 테크아트社 LM-EA7 어뎁터를 사용해보고 그간 얕은 심도에서 수동 포커싱이 얼마나 정밀하지 못했나를 실감하기도 했다. 사실 비교대상 또한 가격대 등을 감안하여 비슷한 급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VM 렌즈의 경우에는 포지셔닝도 애매하다. 라이카 M 마운트의 필름 카메라용이 되기도 하고 디지털 미러리스용이 되기도 한다. 필름 카메라용으로는 충분히 훌륭한 성능을 보여주고, 최신의 고화소/고해상력의 카메라와의 궁합에서는 조금 부족한 듯도 하다. 하지만 이 문제도 APS-C 규격의 미러리스 카메라에 장착할 때는 또 체감되는 성능이 다르다. 크롭 이미지 센서 카메라로 최대 개방에서의 주변부 화질 등이 문제 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용 경험이 있는 것에 한하여 간략히 언급하면, 울트론 21mm f1.8은 아직 사용해 보지 못해서 제외하고,
울트론 28mm F/2는 제법 매력이 있다. 외형도 멋지고 비교적 카메라 본체가 크지 않은 미러리스에도 변환 어뎁터와 같이 장착 시 밸런스도 좋은 편이다. 화질은 최근 렌즈의 특징이랄 수 있는 비구면 요소를 포함하지 않아서인지 대체로 올드 렌즈의 느낌을 받았다. 올드 렌즈의 이종교배 느낌을 좋아해서인지 개인적으론 마음에 들었고, APS-C 규격의 미러리스(X-Pro1)에서 환산 화각 42mm로 쓰임이 많은 적절한 화각이다. 크롭 규격으로 인해 최대 개방에서의 화질에서도 불만은 없었다. 하지만 풀 프레임의 디지털 바디에서의 감상은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
35mm f/1.7 렌즈 자체의 만듦새(빌드 품질)와 외관, 조작 느낌은 매우 뛰어난 편이지만 어뎁터를 사용하여 이종교배 시 울트론 28mm보다 더 길어 장착 밸런스는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APS-C 규격 카메라에 장착했을 때 환산 화각 52mm로 전형적인 표준렌즈의 화각을 보여준다. 짧은 사용 경험으로 인해 광학적 성능에 대해서는 뚜렷한 인상은 없지만 무난하고 큰 불만은 없었다. 하지만 코시나가 명문으로 표방하고 있는 빈티지 라인의 느낌은 렌즈 외형 이외에서는 크게 와 닿지 못했다.
광학 구성에서 전면의 오목(네거티브) 요소는 준수한 해상력으로 올드 렌즈 중 종종 회자되는 Carl Zeiss Ultron 50mm f/1.8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우연의 일치인지 궁금하다.
보이그랜더 울트론 40mm F/2 렌즈는 수년 전 EF 마운트로 캐논 DSLR에 장착하여 사용해보았다. 오래전이라 느낌이나 감상도 희미하다. 근래 발매된 캐논의 팬 케이크형 40mm F/2.8이 AF가 가능하고 가격 대비 여러모로 쓰임이 좋으며, 외형조차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라서 굳이 MF만 가능한 울트론을 그리 권장할 매력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니콘 등 다른 마운트에서의 쓰임도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니콘의 막강한 올드 수동 렌즈와 비교해서 특출 난 점을 찾기 어렵다. 니콘의 펜케익 45mm f/2.8과 선택하라면, 울트론 40mm f/2가 더 낫겠다. 니콘의 45mm f/2.8p 렌즈는 개인적으로 절대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렌즈 중 하나였다. 테사 광학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개인적 취향 탓도 크다. 니콘의 MF 렌즈 중에서 실망한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로 기억된다.
근래 '울트론'보다 자주 접하게 되는 명칭인 'Nokton'에 대해서도 수다거리가 꽤 많다. 자료가 정리되면 조만간 다뤄 볼 생각이다. 울트론, 헬리어에 이어 녹턴까지 정리하면 보이그랜더와 관련해서 수다 떨고 싶었던 광학식은 모두 다루는 셈이다. 스코파 설계는 개인적으로 그리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건너뛸 생각이고, 중형 포맷의 Lanthar는 아는 바 지식과 관련 정보가 별로 없어 좀 더 공부를 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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