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코팅 기술이 발명되기 이전, 광학요소 투과율과 구면의 난반사 등으로 인해 렌즈에 적용할 수 있는 구성요소의 수가 제한적이었고, 따라서 삼중 렌즈, 3군 4매의 테사 등이 현실적인 광학 성능이 보장되는 렌즈 대안이었다. 헬리어(Heliar)는 3군 5매의 설계로, 쿠크 삼중 렌즈(The Cooke Triplet)를 기반으로 전후의 접합/중합 요소가 특징이다.
'한스 하르 팅'에 의해 설계된 '보이그랜더의 Heliar'는 1900년 특허 출원되었고, 당시의 기준에서는 밝은(빠른) 렌즈에 속하는 렌즈였으며 광학적 성능이 뛰어나서 중/대형 카메라의 렌즈로 출시되었고 이후, 20세기 초반 매우 호평받은 이름값이 높은 렌즈로 자리매김하였다. 최초의 특허출원 당시의 광학 설계는 좌우 완벽한 대칭 형태를 보인다. 1902년의 특허에서는 광학성능의 개선과 제품화를 위해 대칭이 완화된 형태로 재설계되었다. (대칭형의 설계는 수차 보정에 장점이 크며 특히 색수차 보정이 우수하다)
사견으로, 헬리어 광학식은 1893년 등장한 쿠크 삼중 렌즈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아 고안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의 유사한 시기 1902년에 등장한 칼 자이스의 그 유명한 테사(Tessar)와도 유사한 점이 있다. 두 광학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서로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당시 쿠크 삼중 렌즈를 기반으로 다양한 광학 설계가 시도 되고 있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헬리어와 테사는 각기 다른 설계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와 달리 자이스는 테사 광학 설계는 '폴 루돌프'가 1890년에 고안한 아나스티그매트(Anastigmat-비점수차 억제에 효과적이다)에 기반해서, Unar의 전면 (1군과 2군 요소)과 Protar의 후면 요소를 결합하여 설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설계에 직접 영향이 아니더라도 참고 정도의 간접 영향은 충분히 가능하고 따라서 쿠크 삼중 렌즈의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최초 헬리어의 1군과 3군의 더블렛 요소의 형상을 비교하면 테사의 후면(이중선) 요소(즉, 프로타르의 후면 요소)의 형상은 꽤 달라서, 자이스의 아나스티그매트와는 다른 설계라고 생각한다. (이후,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는 'Dynar'의 더블렛 요소는 아나스트그매트와 꽤 유사하게 변경되었다. 이 때는 설계 단계에서 아나스트그매트 또는 테사 광학 설계의 영향을 일부 받았지 싶다)
이후 렌즈의 설계자인 한스 하르 팅은 헬리어의 설계를 계속 보완 발전시켰고 기존의 헬리어 설계를 대폭 개선된 'Dynar'(헬리어의 설계를 업그레이드하였지만 별도의 명칭을 사용하여 제품화했다)를 출시하였는데, 설계는 이전의 헬리어 광학식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있었지만 비점 수차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했다. 따라서 조리개를 일정 조여서 비점 수차를 감쇄하는 방식으로 제품화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기본 설계는 훨씬 밝은 렌즈로 출시하는 것이 가능하였으나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f6으로 제한되어 어두운 렌즈로 출시되었다. 동일한 시기 Heliar와 Dynar은 동시에 제품화되어 판매되었고, 이후 각각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다른 헬리어 렌즈(F3.5와 f4.5 등)도 동시에 제품화되어 판매하였는데, 제품군의 다양화 이면에는 최근의 카메라와 렌즈 제조사들이 스펙에 차이를 두고 가격을 차등 적용하여 판매하는 것과 유사한 급 나누기 상술이 빚어낸 결과로 생각된다.
1942년 코닥의 광학 설계사 '프레드 알트'만에 의해 헬리어는 재설계 과정을 거쳐 화각과 밝기 등이 변화되고 코팅 기술이 적용되어 중형 필름 포맷의 Kodak EKTAR 100mm f3.5, Ektar 105mm f3.7 렌즈로 제품화되었다.
Kodak의 Ektar 렌즈는 가장 최고급 렌즈군으로 1930년 중반부터 1950년대까지 생산되었다. 뛰어난 성능과 탁월한 품질로 명성이 높았으며 Kodak은 당시 기술적 자신감에 근거하여 새로운 광학소재를 렌즈 제작에 적극 도입하고 다양한 광학식의 렌즈 설계를 렌즈 제조에 적용하여 다채로운 렌즈들을 선보였다. 최고급에 해당한 Ektar 렌즈군에도 더블 가우스 타입, 테사 등의 3군 4매 타입, 헬리어의 3군 5매 타입 등의 다양한 광학설계의 렌즈들이 존재한다. 코닥은 Ektar 브랜드를 자신의 최고 등급의 렌즈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였고, Anastigmat, Anastar, Anaston, Ektanar, Ektanon, Kodet, Kodar(초기 Diway, Bimat, Twindar 등도 사용)의 브랜드를 각각의 제품 등급에 나눠 사용하기도 하였다.
1949년 보이그랜더의 A W Tronnier에 의해 "Color Heliar"로 불리는 105mm f3.5로 재설계되었다. 이 렌즈는 보이그랜더의 Bessa II 카메라에 장착되었는데 아포 란사(APO Lanthar) 105mm f4.5와 더불어 보이그랜더의 명 렌즈의 하나로 평가받기도 한다.
이후 보이그랜더는 자이스 이콘에 흡수 합병된 이후에도 일정기간 헬리어 브랜드명으로 계속 생산되기도 하였다.
▶ 참고> A history of Heliar lenses http://www.antiquecameras.net/heliarlenses.html
위에서 정리한 바와 같이 헬리어 렌즈는 중/대형 포맷의 폴딩 카메라에 주로 장착 사용되기 위하여 설계된 렌즈였다. 하지만 1960년대를 기점으로 모든 카메라 시장의 중심은 35mm SLR 카메라가 차지하게 되었고 RF 카메라, 중대형 카메라 시장은 급격히 쇄락하였고 이를 주요 제품 타깃 시장으로 한 제조사들은 명맥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런 급격한 시장의 변화 속에 35mm 필름 규격의 SLR 카메라 시장을 목표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카메라 제조사들은 과거의 명성과는 상관없이 파산하거나 합병 등의 이합집산 또는 규모의 축소 등으로 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
보이그랜더와 헬리어 브랜드는 1999년 일본의 코시나를 통하여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라이선스 계약 등 내부의 다난한 사실관계는 별개로 하고 최근의 보이그랜더 헬리어 렌즈에 대해서 살펴보자. 1999년 이후 코시나에서 만드는 렌즈는 DSLR과 AF 렌즈들이 주류를 이루는 렌즈 시장에서 조금 독특한 포지셔닝을 차지하고 있는데, M39(LTM), 또는 라이카 M 마운트 방식을 채택하고, MF(수동 포커싱) 방식, 그리고 classic 한 설계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렌즈 라인업, 즉 주류 카메라 시장이 아닌 제3 지대의 틈새 수요에 부응하는 마케팅 포지션을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포지셔닝은 최근의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와 이종교배의 활성화 흐름과 맞물려 인기와 유의미한 판매고 증가를 보고 있다.
최근 리뉴얼되어 제품화되는 수동 렌즈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자체적인 AF 카메라를 제조하지 않는 카메라 렌즈 제조사들의 고심이 담긴 생존/마케팅 전략의 하나라는 생각을 한다.(이는 포화된 디지털카메라 시장과 폰카-스마트폰 카메라- 등으로 인한 전문 카메라 시장의 축소 등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전문 SLR, 또는 렌즈 교환형 미러리스 카메라 제조업체도 카메라 자체의 제작/판매만으로는 수익이 크게 발생하지 않고 교환용 렌즈 등을 통해 그 수익을 보전/보충하여야 하는 시장구조와 AF 등 전자제어기술이 디지털카메라의 핵심적 사항으로 이에 대해 정보공개나 기술 공유를 제한하고 있어, 렌즈만을 전문 생산하는 업체, 또는 타사의 카메라와 호환하는 렌즈 제조사의 경우에는 카메라 본체를 생산하는 업체와의 라이선스 계약 또는 적극적 협업 등을 방법 이외에는 전자제어(전자신호체계)에 기술적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 있다. 역설계 등을 통하여 어느 정도 파악하는 것은 가능하나 비용적 측면이나 핵심기술 접근 방식으로는 그리 권장할 바 못되며 새로운 기술이 개발될 때마다 역설계를 통하여 이를 파악하고 제품화하는 것은 적기에 제품을 출시하고 판매하여야 하는 데에는 불리하고 접합한 방식은 아니다. (메이저 카메라 및 렌즈 제조사-캐논, 니콘, 소니 등등-도 최근의 상황에서는 서드파티 렌즈 제조사 등과 함께 카메라 전체 시장의 발전을 도모하기에는 카메라 시장 자체의 규모가 축소되는 등의 사정으로 자신의 카메라와 렌즈를 묶어서 판매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에도 부족한 상황이라 판단하고 있을게다.) 즉, 전자제어 기술을 공유하지 못하는 이상 AF와 렌즈와 카메라 간의 정보연계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고, 이는 자체적인 카메라를 제작하거나 타사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방식을 채택하거나(시그마 또는 칼자이스) 또는 AF 및 전자제어/정보연계를 포기하고 MF 방식의 렌즈를 전문 제조하는 전략을 채택할 수밖에 없다. 현재 MF 렌즈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라이카, 코시나(보이그랜더), 칼 자이스의 일부 렌즈 라인업, 삼양 옵틱스, 그 외 중국의 후발 광학 제조사(미타콘, 7 artisans, kanlam 등)가 있다.
현재의 코시나發 헬리어 렌즈는 35mm(135) 필름 규격의 카메라에 교환용 렌즈로 제작되었고, 매뉴얼 포커스 방식이다. 초광각의 헬리어 렌즈 10mm, 12mm, 15mm, 표준 렌즈의 40mm, 50mm, 준망원 75mm 등의 화각의 렌즈가 출시되었다. 일부 헬리어 설계 유산을 뚜렷하게 보이는 렌즈에 대해 몇 가지 더 주절주절 다뤄보자.
Heliar 50mm f3.5는 최고의 광학 설계 중 하나로 꼽히는 헬리어 105mm f3.5 렌즈(중형 포맷)의 리뉴얼 버전이다. 2001년 Bessa-T 모델과 함께 50mm f3.5는 한정판으로 발매되었고, Heliar 50mm f2는 600개 한정 발매되었던 렌즈이다. 올해 11월, 바로 글을 쓰고 있는 이번 달 출시 예정인 Voigtländer New HELIAR 50mm f3.5 VM를 기대해 보는 것도 좋겠다.(일본 내에서는 이미 출시됨)
Heliar 40mm f2.8의 설계식은 흥미롭다. 3군 5매의 전형적인 헬리어 설계에 중앙 1매의 요소가 비구면 렌즈로 이루어져 '신구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보인다. (조리개 근처에 추가된 비구면 요소는 구면 수차 개선에 효과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간명한 구조의 렌즈를 선호한다. 이 렌즈는 포커싱을 위한 자체적인 헬리코이드 구조가 렌즈에 없으므로 전용의 포커스 어댑터가 결합되어야 정상적인 포커싱 사용이 가능하다. (아래 사진의 Focus Adapter 참조)
10mm, 12mm, 15mm 광각의 Heliar 광학설계는 최근의 렌즈다운 복잡한 구성으로 헬리어 렌즈 설계 특징조차 찾기 쉽지 않다. 여러 요소 중 접합/중합 요소를 통해 헬리어 광학식의 흔적 정도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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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망원 화각의 헬리어 75mm는 f1.8과 f2.5 두 종류가 있다. 3군 6매의 구성으로 헬리어 광학 설계의 특징(삼중항 기본 광학식과 전면과 후면의 접합/중합 요소)이 잘 드러나는 광학 구성을 보여준다. Heliar 75mm f2.5는 단종되었다.
그렇다면 백 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가진 헬리어 광학식은 다른 제조사의 렌즈에서 활용된 예는 없는 것일까? 칼 자이스의 Tessar나 sonnar, planar, 보이그랜더의 울트론 등은 많은 파생/확장형을 보여주는데 Heliar의 경우는 35mm 필름 규격 표준 렌즈에서 더블 가우스 타입의 거대한 영향력과 지배력 탓인지 파생/확장된 경우를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듯하다. 그 예를 흔하게 찾아볼 수는 없지만, 의외의 브랜드에서 헬리어의 광학식이 적용된 렌즈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의 포스팅을 참조하자.
2016/11/05 - [ASAHI Optical , Pentax ] - 타쿠마 Takumar 58mm f/2.4 (Heliar Ty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