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일반적인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카메라 렌즈의 사양을 보면 '비구면 요소 *매 포함/사용' 등의 내용을 흔하게 볼 수 있고, 고가/고 사양의 렌즈일수록 다수의 비구면 요소를 가지고 뛰어난 광학 성능을 구현해 낸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비구면 요소가 포함된 카메라 렌즈를 흔히 비구면 렌즈로 부른다. 왠지 비구면 요소가 사용되지 않은 렌즈는 빈티지 -한 세대 이전- 렌즈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최근의 고화소 이미지센서를 사용하는 최신 디지털카메라에서는 으레 비구면 요소 한두 장은 포함된 렌즈를 사용하여야 할 듯한 생각마저 들게 한다.
공공연하게 최신 렌즈 기술 혁신의 상징처럼 홍보되는 비구면 요소/렌즈의 광학적 원리와 효용에 대해 잉여력 넘치는 수다를 떨어보자.
서두의 주절거림에서 이미 낌새를 알아챘을 수도 있겠지만, 최근의 카메라 렌즈에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비구면 요소에 대해 광학적 성능 외적으로는 좋은 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비구면 몇 장으로 렌즈의 전체 성능을 대변하는 것처럼 현혹하거나 과도한 출시가 등의 카메라와 광학 제조사들의 행태가 못마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구면 요소/렌즈는 구면 수차를 제거하는 데 있어서 현재 기술 수준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는 거의 없다. 특히 다군 줌 렌즈에서 그 효용은 매우 뛰어나서 비구면 요소가 없는 고성능의 줌 렌즈는 이제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광학 성능에서의 고사양 추구라는 미명 하에 '高' 스펙(밝은 조리개 값 등)을 무리해서 설계하고 이에 수반되는 수차 문제를 비구면 요소나 기타의 다양한 새로운 해법으로 틀어막고, 고 사양과 비구면 요소가 몇 개, 최신 신기술이 사용된 "최신 고사양/고급 렌즈"라고 홍보하면서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리고 신상에 목마른 일반 사진 애호가의 가벼운 지갑을 노리는 제조사의 행태가 때로는 얄밉다. 따라서, 메이저 제조사의 이런 상술과 얄미운 행태에 곱지 않은 선입관을 가지고 시작하는 삐딱한 수다임을 밝혀두고 싶다. 항상 "모두 까기" 좋아하는 행실 탓에 그 흔한 체험단이니 홍보단, 한번 경험해보지 못했다(뭐라도 받아먹었으면 싫은 소리 하기 어려운 것이 인지상정이라 "안 받고 안 했다"에 더 가깝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따라서 무료 제공이나 체험단 등의 상술에는 은연중에 우리를 올가메는 대가 관계가 어른거려 꺼려진다. 얄밉다고 메이저 제조사를 까고 있는 이 수다쟁이도 언젠가는 대가를 쓰게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 비구면(非球面) 렌즈란?
렌즈의 일종. 굴절면이 구면 이외의 곡면으로 만들어져 있는 렌즈. 1개의 구면 렌즈로는 광축에 매우 가까운 광선밖에 정확히 한 점으로 수렴되지 않는다. 즉, 구면 수차를 만든다. 구경비가 큰 밝은 렌즈로, 더구나 구면 수차가 존재하지 않는 렌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구면 렌즈를 짜 맞추든가 구면 이외의 곡면을 굴절면으로 이용하든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1637년 R. Descartes는 렌즈의 전면을 4차 곡면, 후면을 초점을 중심으로 하는 구면으로 된 렌즈를 고안했다. 이것을 데카르트 렌즈라고 한다.
그림 (a), (b)는 물체가 무한원인 경우의 데카르트 렌즈로, 이 경우는 4차 곡면은 타원면 혹은 쌍곡면이 되고, 평행 광선을 정확히 한 점으로 수렴할 수 있다. 데카르트 렌즈의 뒤쪽 구면은 빛의 굴절 작용이 없기 때문에, 이것에도 굴절 작용을 갖게 하고 구면 수차를 더욱 잘 제거하도록 한 것이 호이겐스 렌즈로 (c)와 같이 전면은 초점을 중심으로 한 구면, 후면은 4차 곡면으로 되어 있다. 이것에 의해 데카르트 렌즈의 구경비 1 : 1.2 정도의 것을 1 : 0.2 정도까지 할 수 있다. 렌즈에 비스듬히 들어온 광선에 대해서도 좋은 결상을 얻도록 한 비구면을 이용한 아플라나트도 1905년 M. Linnemann의 연구 이후 오늘날까지 많은 연구가 있다. 이것들은 주로 집광 렌즈에 이용되고 있다. 이처럼 큰 구경비의 단일 렌즈 외에 구면 렌즈계의 잔존 수차를 없애는 목적에도 이용되고 있다(⇀ 접안 렌즈, ⇀ 슈미트 카메라). 비구면 렌즈는 유리를 원하는 모양으로 연마하여 제작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화학대사전
추가되는 허섭한 수다쟁이의 설명보다는 한 장의 그림과 수학적 설명 '구면수차가 없는 양면 비구면 일괄 렌즈 설계를 위한 일반 공식(General formula to design a freeform singlet free of spherical aberration and astigmatism)'에 대한 링크로 대신하자.
비구면 렌즈는 최신 광학기술의 정점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고, 활용되는 곳도 카메라 렌즈의 내부 구성 요소뿐만 아니라 망원경, 안경 렌즈 등의 결상 광학뿐만 아니라, 광학식 프로젝터, 레이저 빔 등으로 구성되는 전자제품의 일부분, LED 조명 발상 광학 등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따라서 비구면 렌즈로 다뤄야 할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므로 전통적인 결상 광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카메라 렌즈의 비구면 요소/렌즈로 한정하여 알아보자.
▶ 비구면 요소의 기능
- 구면 수차의 보정/감쇄
비구면 요소의 효용, 즉, 가장 주된 사용 이유는 '구면수차'의 보정/감쇄라 할 수 있다. 위의 인용 내용에서 언급된 좁은 의미의 구면 수차뿐만 아니라 자이델 5 수차로 불리는 구면, 코마, 비점, 상면 만곡, 왜곡을 모두 아우르는 넓은 의미의 구면수차로 이해하는 것이 더 타당할 듯하다. 비구면 요소로 보정되는 수차는 좁은 의미의 구면수차에만 국한되지 않고 코마, 비점, 상면 만곡에도 감쇄/억제 효과가 있으며 왜곡 억제 등에도 효과적이다. (색 수차 해법은 별도의 수다에서 다루자)
- 광학 설계 및 구성의 간소화와 비용의 절감
비구면 요소가 포함되지 않는 광학 설계가 모두 수차 문제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것은 아니다. 다양한 방식의 광학 요소의 구성/조합을 통해 구면수차를 최대한 보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광학설계의 대응 방법이다. 볼록(양)과 오목(음)의 여러 구성 요소를 조합하고 중합, 적정한 간격 상의 배치 설계 등 여러 구성요소를 가진 복잡한 광학계는 적절한 초점거리와 배율, 그리고 광학 수차 보정을 위한 다방 면의 연구와 광학 설계, 수학적 계산, 광선 추적 등을 통해 광학식으로 구현된 결과물이다.
비구면 요소가 광학식에 도입된 이유는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여러 장의 광학 요소로 수차에 대응하는 전통적인 방식보다는 비구면 요소를 이용해 더 간단하고 가볍고, 제조비용을 낮추는 방법의 장점 때문이었다. 비구면 요소가 적극 사용되기 이전의 광학 설계가 구면수차 등을 최대한 보정하기 위하여 많은 구성요소의 조합으로 무겁고 복잡한 구성과 이로 인한 고비용의 방법을 개선하는 의미였다. 이런 경우 보통 광학계의 요소 사이에 비구면 요소가 위치하는 경우가 흔하지 싶다.
또 다른 하나는 전통적인 광학적 설계 방식으로도 감쇄되지 않는 잔여 수차에 대응하기 위하여 비구면 요소를 추가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렌즈 광학계의 후면부(후옥) 가장 마지막에 비구면 요소를 배치하여 감쇄되지 않은 수차를 후면부 마지막 요소로 배치하여 제거하는 설계 방식이 많은 것 같다.
비구면이 사용된 최초의 렌즈들 중 하나인 Canon FD 55mm f1.2 AL의 경우 전면/front의 두 번째 요소에 비구면 요소가 사용되었고, 이후 Canon EF 50mm f1.2 렌즈에서는 후면부 마지막 요소에 비구면이 사용되었다.
▶ 비구면 요소의 제조 방법
최근의 렌즈 설계에서 비구면 요소의 적용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는 렌즈의 출시가를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 근거를 하나씩 쫓아보면, 이제는 설계/제작에서의 효율이 많이 달라져서 컴퓨터의 초 고성능의 연산을 활용해 설계하니 인건비는 줄고 전기요금이 조금 더 추가되는 정도일 테다. 그렇다면 비구면 요소의 제조비용은 과연 높은 제품 판매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일까? 답은 이미 예상할 테니 비구면 요소의 제조방식에 대해 언급하고 제품의 가격에 대한 부분은 글의 끝부분에서 다시 한번 다루자.
- 정밀 연마 (Precision Polishing)
교환용 카메라 렌즈에 사용되는 비구면 요소의 가장 전통적인 제조방법은 광학유리를 정밀 연마(Precision Polishing)하는 방식이다. 개별적으로 하나씩 연마되어야 하는 방식은 대량생산에 썩 유리한 방식은 아니지만, 최근의 정밀연마는 자동화 및 컴퓨터에 의해 제어되어 정확도 및 정밀도가 높아 수율이 매우 높으며, 제품 유형에 따른 개별 설비투자가 없이도 생산 가능한 방식이다. 소량 주문 생산에도 그리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일반적인 구면의 광학유리 요소 제조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공정이다. 예외적으로 대구경 비구면 요소의 경우 수작업에 의한 전통적인 연마 방식이 적용되기도 한다.
- 정밀 유리 성형 (Precision Glass Molding)과 하이브리드 몰딩 (Hybrid Molding) - 복합 비구면
다른 제조 공정에는 흔히 몰딩으로 불리는 정밀 유리 성형(Precision Glass Molding) 방식과 하이브리드 몰딩(Hybrid Molding) 방식이 있다. 몰딩 방식은 고온의 유리를 정밀 금형을 이용해 압착하여 성형하는 방식 정도로 이해하면 충분할 듯하다. 하이브리드 몰딩은 연마된 광학유리 구면 일부분에 유리 또는 수지(광학용 플라스틱)를 덧붙여 성형하는 비구면 요소 제작 방식이다. 대량 생산 등에 적합하고 제품 유형에 따라 코어 등을 제작하여야 하고 공정별로 코어 변경과 정밀 세팅 등이 필요하여 소량 생산에는 채산성이 맞지 않을 수 있다.
- 플라스틱 몰딩 (Plastic Molding)
그리고 광학 유리를 대체하여 플라스틱 광학소재로 비구면 요소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플라스틱 몰딩(Plastic Molding)은 플라스틱을 일반적인 사출 방식으로 제조하므로 다양한 형태로 낮은 제조비용,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 예를 들면 붕어빵 찍어내는 방식과 비슷하다. 대량생산으로 저가의 비구면 요소를 생산하는 데 적합하며 광학적 성능은 플라스틱(수지)의 재질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아직은 광학 유리와 대등하거나 우수한 광학 플라스틱 소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가볍고, 다양한 모양으로 성형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전문 광학제품이 아닌 일반적인 제품의 부품 등에도 활용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 대표적인 플라스틱 비구면 요소는 스마트 폰 등에 장착되는 카메라 모듈에서 볼 수 있다. 아래 iphone 6 plus의 소형 카메라 모듈에 다수의 비구면 요소가 포함되어 설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구면이 광학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가격을 낮추는 데도 일조하는 좋은 예가 카메라 모듈이라 생각한다.
▶ 비구면 렌즈의 효용에 대하여
정밀 연마 방식으로 제조되는 비구면 요소가 일반적인 구면의 요소에 비해 더 고난도와 정밀을 요하는 작업이란 점은 인정하지만, 반드시 수작업으로 제작해야 하는 일부 대구경 비구면을 제외하고는 그 제조 비용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컴퓨터와 결합한 정밀한 가공기계가 없던 시절, 숙련된 렌즈 깎기 장인이 '한 겹 한 겹' 깎아서 비구면 요소를 만든다면 수율 문제와 숙련된 기술자의 인건비 등으로 제조 비용이 꽤 높다고 할 수 있었겠지만, 대부분 상용 제품에서는 자동화된 공정에 의해 연마되고 매번 대규모 기계 설비를 투자하여야 하는 방식도 아니므로 비구면 요소/렌즈의 높은 제조비용 탓에 높은 판매 가격 책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밀 유리 성형 등의 방식은 기계 설비에 투자가 필요하고, 제품 유형 개별로 코어 등을 제작하여야 하지만, 일정 수량 이상의 대량 생산에서는 정밀 연마 방식보다 더 효율적이다.
앞에서와 같이 비구면 요소는 카메라 렌즈의 광학 수차를 억제 감쇄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며, 기존의 광학 설계에서 '긁지 못하던 자신의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효자손'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에 과도하게 적용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광학 수차는 렌즈 광학계의 분해능에 악영향을 주는 요소이지만, 한편으로 렌즈의 개성, 광학적 특성을 만들어 내는 오묘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구면 요소가 적용된 광학계/렌즈의 보케(배경 흐름 부분의 빛망울)에서 양파를 가로로 자른듯한 모양의 동심원 무늬가 잘 생기는데 이는 비구면 제조 과정에서의 연삭흔이며 비구면의 구면 정밀도가 떨어질수록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최근에는 보케 묘사에 대한 관심 증대로 비구면 연삭흔이 잘 드러나지 않게 고려된 고급 렌즈들도 출시되고 있다)
수차 감쇄를 위한 복합적인 광학요소를 하나 또는 두장의 비구면 요소로 대체하여 더 효율적이고 낮은 비용으로 렌즈를 제조하는 것이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기존의 광학식에 추가되는 경우라 하여도 비구면 자체의 제조 비용은 다른 일반적인 구면의 광학요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금 높은 정도에 그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광학 제조사 업계에서는 '표준 비구면 요소'도 규격/정형화되어서 일반적인 광학 구성 설계에 반영하여 비교적 저렴하게 비구면 렌즈를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비구면 렌즈는 곧 고성능과 고가의 렌즈라는 자동 연상은 이제 적절치 않다. 그렇다면 그 높은 비구면 렌즈의 출시가는 왜 그런 걸까? 아마도 고가 고급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일환일 수도 있고, 대부분은 홍보나 광고 그리고 유통 비용이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끝맺음에 앞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비구면 요소의 활용은 줌 렌즈에 단점(초점거리 변경에 따른 각종 수차 문제와 왜곡)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지만, 비구면이 모든 렌즈의 광학 성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마법의 명약이 아니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비구면 요소의 적용 유무가 렌즈의 성능이나 가치 평가와 직결하여 일률적으로 평가되는 것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최신 기술이 항상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제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신기술로 제조사에게만 좋은 최신 기술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편, 비구면 요소를 많이 사용하여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비구면 요소가 아니면 해결되지 않는 수차 문제가 존재한다는 방증(傍證)이거나 비구면 요소를 사용하여 복합적인 다 요소의 광학 구성을 단순화시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식일 수도 있다.
역설적으로 비구면 요소 없이도 우수한 광학적 성능을 보이는 렌즈가 정말 좋은 광학 설계의 렌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