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개 수리에 대한 속편 포스팅이다. 아직 본편을 읽지 않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본편을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2016/04/26 - [잉여 Know-how/수리수리 마(구)수리] - <우당탕탕 수리 IV>수동 단렌즈(타쿠마 Takumar) 조리개 (고장) 수리
- 조리개 날 이탈 수리 및 조리개 유막이나 녹 등의 오염 제거
렌즈부분의 완전 분해(또는 본편에서 다룬 완전 분해하지 않고 광학부만 쏙 뽑아내는 편법 분해) 방법을 통해 초점 조절을 위한 헬리코이드와 광학부 유닛만을 분해한다. (분해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작성된 포스팅을 확인하자. 링크 생략!)
슈퍼 타쿠마 1.4/50mm 광학부 분해와 관련하여 한 가지 주의할 점을 밝혀둔다. 이번에 분해하는 렌즈는 수퍼타쿠마 1.4/50mm 전기형(8 element) 렌즈로방사능 렌즈(방사성 물질 산화토륨이 광학유리에 함유된 렌즈)가 아니다. 수퍼 타쿠마 1.4/50mm 후기형(7 element)에는 광학유리에 산화토륨이 함유되어 있으고, 내부의 광학부의 분해는 추천하지 않는다. 광학유리의 파손 등으로 방사성 물질이 호흡기 등으로 흡입되는 경우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이에 주의가 필요함을 미리 밝혀둔다.(추측컨데, Super Takumar 1.4/50mm 6군 7매의 후기형 렌즈에서 1군을 이루는 5와 6의 렌즈가 산화토륨을 함유한 렌즈라고 생각한다. 대물 부분 첫 번째 렌즈의 황색은 렌즈 코팅 때문이다) 이미 포스팅한 내용 중에 이와 관련하여 정리한 자료들이 다수 있으므로 찾아보길 권한다.
광학부 유닛을 분리하고 대면부 렌즈 뭉치(3매의 렌즈)를 분리하면 조리개가 들어난다. 이 상태에서 조리개의 오염물질이나 유막 제거가 가능하다. 아래 부분에 돌출되어 나온 조리개 조절 봉을 움직여 조리개를 조이고 열 수 있다. 조리개 유닛을 완전 분해하고자 한다면 바깥쪽 측면부 상단의 나사 3개를 분리하여 조리개 유닛 덮개를 제거할 수 있다.
조리개 유닛의 덮개를 제거하면 조리개날과 조리개 구동 부속으로 분리된다. 조리개 구동 부속까지 모두 분해하고자 한다면, 광학부 유닛의 바깥 측면 쪽 하단 나사 3개를 제거하고 분리 가능하다.
타쿠마 렌즈의 경우 광학부가 밀봉(완전 밀봉은 아니다 조리개 조절 봉 부분이 오픈된 구조) 분리되는 구조라 조리개 유막 등의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다만, 조리개 조절 구동부의 부속이 철 소재로 이루어져 녹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조리개를 열어 둔 상태에서 장시간 방치할 경우, 이 부분의 녹이 조리개날을 오염시키기도 한다.
녹 제거와 방지를 위해 방청 윤활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잘 닦아내고, 완전히 건조시켜야 한다. 방청 윤활제(WD-40)는 침투력이 높고, 잘 흘러내리므로 주변 광학유리 부분을 오염시킬 수 있으며, 먼지 등도 매우 잘 붙는다. 재차 강조하지만 방청 윤활제를 사용한 경우에 이를 완전히 닦고, 충분히 건조해 준다.
현재 이미지에 나와있는 렌즈는 1960년대 중반에 생산된 렌즈로 60년대 조리개 방식의 특색을 보여준다. 1970년대 렌즈의 조리개는 최대개방 복귀하도록 용수철 장치가 달린 렌즈가 많다. 개방 측광 및 조리개의 빠른 동작을 위해서 필요한 진일보한 구조라고 생각된다. 1970년 중반 이후 렌즈의 조리개 구동 구조에 추가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기본적인 조리개 구조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타 제조사의 렌즈 또한 유사하다)
여기서 잠시 조리개에와 관련된 일반적인 사항 몇 가지를 다루어 보자.
1960년대 중반에 생산된 올드 수동단렌즈라 조리개 고정 및 구동부의 형태가 최신 렌즈의 조리개와는 차이를 보인다. 만 50년 된 렌즈다 보니 구동부의 녹도 일부 이해는 된다. 근래에는 아래 이미지(시그마 줌렌즈의 조리개 부속)와 같은 형태가 주로 적용되었다.
조리개와 관련한 최근의 경향은 조리개의 모양, 특히 조여졌을 때에도 원형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기술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 조리개 날개의 모양을 각각 다르게 만들어 원형의 조리개 모양을 구현한 특허는 최근에 만료되어 점차 다른 제조사에서도 이 기술을 적용한 렌즈를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도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 F5.6~8 구간 정도에서만 원형을 유지하고 더 조여질 경우에는 원형을 유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최근 펜탁스에서 조리개를 완전히 조였을 때도 원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새로운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조리개 날이 이중으로 구성된 점에 주목하여야겠다. 첫 번째 조리개에서 일부 각진 부분을 두 번째 조리개에서 보완하여 보다 원형에 가깝게 구현하는 것이 특허의 핵심인 듯하다)
조리개가 원형의 형태를 가지도록 노력하는 이유는 렌즈의 광학적 성능 즉, 화질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응 조리개 모양과 화질이 무슨 상관이 있겠냐 싶겠지만, 각진 조리개의 꼭짓점의 좁은 구역은 빛의 회절을 심화시키고 이로 인하여 렌즈의 광학적 성능(분해능 또는 해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회절 현상과 관련한 별도의 포스팅으로 기약한다. 그리고 원형의 조리개는 부수적으로 원형에 가까운 부드러운 보케를 만든다. 하지만, 다수의 조리개날 또한 원형에 가까운 조리개 모양을 만드는 장점은 있으나 제조비용의 증가 등의 단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최근의 일반적인 렌즈에서는 조리개 날 매수가 7~9매 정도가 일반적이다.
독특한 모양의 보케 모양을 만들기 위해 조리개 매수를 4(사각형 보케) 또는 3매(삼각형 보케)로 개조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조리개 매수의 홀수, 또는 짝수에 따라 빛 갈라짐의 모양이 달라진다. 이는 조리개의 각진 꼭짓점에서 더 많은 회절로 인하여 빛 번짐이 길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통 조리개 날이 짝수인 렌즈는 조리개 매수에 비례하는 빛 갈라짐을 만들고, 조리개 날이 홀수인 렌즈에서는 조리개 날 수의 배에 해당하는 빛 갈라짐이 나타난다.
다시 조리개 수리로 돌아가서, 조리개 뭉치의 분해에까지 도달하였다면 더 이상 조리개 이상을 확인할 곳은 없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으로 가능하고 조립을 완료하는 단계에서 조리개 조절 링의 정보와 조리개 값이 정확하게 일치하는지 다시 한번 확인이 필요하다.
끝으로 조리개 뭉치(유닛)까지 완전분해하는 것은 진정한 렌즈의 완전분해를 의미하며 많은 시간을 요한다. 그리고 분해보다 재조립에 더 많은 집중력과 시간이 또 필요하다. 재조립에서는 먼지나 기타의 다른 오염이 렌즈 내부에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단지 호기심에 분해하였다가 다시 조립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작은 나사나 부속의 망실에 주의하고 분해 틈틈이 중요부위의 사진을 남겨두고, 세팅값이 변화할 수 있는 분해에서는 기존의 고정위치 등을 마킹해 두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 즐겁고 만족스러운 당신의 취미생활이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