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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이면/산들산들(日常茶飯事)

2019년을 마무리하며 / 2019. 12

 

나이를 먹은 만큼 시간도 빠르게 흐른다. 새로운 한 해의 각오를 다지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한 해를 되돌아보고 있으니 말이다. 달리 생각하면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느끼는 만큼 '일각 여삼추'처럼 느끼는 고통의 험난한 시간이 길지 않았다는 반증일 테니 다사다난했지만, 무사했던 (스스로의) 한해에 고마운 생각이 든다.

 

물론, 기대에 부풀었으나 꽉 막혀버렸던 북핵 문제 해결과 북미 회담의 성과나 '검란' '조국 사태' 등으로 불렸던 검찰 개혁 등이 연말 마지막에 달해서야 공수처법 통과로 시작점에 서서 불만이었고, 개인적으로 여전히 저급한 스스로의 사진 수준 등은 답답하지만, 이 또한 2019년의 기억으로 남기고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지 싶다. 딱히 지금 떠오르진 않지만, 돌이켜 보면 잘한 일도 한둘은 있을 듯하고, 일본의 경제 도발로 다짐했던 '노노 재팬' '일제 불매'의 결심을 지금까지 굳건하게 지킨 것은 조금 대견하게 여겨도 될듯하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현재 진행형의 갈등이니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세상만사가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로 이루어진 듯하다.

 

2019년 시작 즈음 목표했던 것은 '뜬구름 잡는 헛된 망상에서 벗어나 좀 더 현실적이고 노력하는 한 해'가 되고 싶었는데, 벗어나기는 커녕 더 빠져드는 '오덕? 한' 삶이었고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엉뚱한 관심과 수다만 더 늘었난 듯해서 씁쓸하다. 다른 물욕에서는 그나마 초연한데, 재능도 없는 잡다한 취미에 억매어서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런저런 의욕 부진으로 즐기지 못한 듯해서 아쉬움도 남는다. 

 

사진에 대한 관심이 조금 샛길로 흘러 카메라나 이와 관련된 장비에 대한 관심으로 전이되어 있었는데, 일제 불매의 기치 아래 최신 카메라와 장비에 대한 관심과 이에 대한 연구의 열정도 일정 사그라들었지 싶다. (최신 제품에 대한 물욕을 억제하고 일제 불매의 다짐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헤어 나온 것은 아니어서 그간 주요 관심권에서 밀려있을 수밖에 없던 중국이나 다른 나라의 관련 제품을 사모으거나 스스로 개조하는 자작/DIY의 욕망으로 변질된 행태로 표출되었던 것 같다. 사실, 호기심과 궁금증에 SLR Magic 시네 렌즈를 두 개 구해서 열심히 체험 중이기도 하다. 조만간 간단한 사용기를 겸해 수다의 대상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블로그에 관해서 시작 즈음의 목표는 사진과 영상 관련해서 거침없는 수다를 해보고 싶었는데, 경험과 지식이 일천해서 수박 겉핥기나 엉뚱함에 그칠 것에 대한 염려와 소심한 자의 자아 검열 탓에 시원스럽지 못했고, 소통을 위한 수다라면서 정작 혼자만의 관심사만 횡설수설하는 꼴이었다. 텍스트의 시대가 저물고 영상의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여전히 만담 수준의 글쓰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점도 아쉽다. 은둔형 외톨이의 모난 습성 탓에 새해에도 크게 달라지리라 기대하기 어려워서 분명한 한계도 보인다. 하지만, 이 잉여스러운 블로그가 그나마 솔직하게 떠드는 (어쩌면 유일한 ) '대나무 숲'과 같아서 새해에도 이 잉여로운 수다를 계속 이어가야 하지 싶다. 

 

아듀! 2019년, 그리고 새해 2020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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