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벌(김벌? gimbal)이 흔해지면서 왠 만한 카메라 무빙은 해결할 수 있을 듯하지만, (실제로도 짐벌은 매우 유용하고 좋은 장비임에는 틀림없다) 안정적인 영상 촬영에는 아쉬움이 좀 남는다. 그리고 삼각대와 비디오 헤드에 짐벌을 장착해서 유사 슬라이더 효과를 낼 수도 있는 꼼수? 에 대해서도 이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지만, 사실 짐벌과 삼각대, 그리고 비디오 헤드까지 장착하고 부리는 수고가 만만찮고, 슬라이더라기보다는 팔이 아주 짧은 크레인이나 짚 정도의 효과에 그쳐서 불만이었다. 사실 해당 전용의 장비의 유무는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꽤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느리고 균일한 속도로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카메라 무빙이 필요했는데, 이는 수동 슬라이더나 수동 달리, 짐벌 등을 이용해서는 쉽지 않은 점이 꽤 있었다. 스텝 모터로 작동하는 전동 슬라이더가 제격인데, 아마추어 허섭한 사진가에게 이런 장비는 필요 이상으로 호사스럽기도 하려니와 돼지 목의 진주 목걸이처럼 생각이 들어서 적당한 대체품이 없나 고심했다. 해외 유튜브 등에서 소개된 다양한 아이디어에 자극받아서 스스로 전동 슬라이더를 만들어 보려고 시도했다.
먼저, 슬라이더에 적합한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서 '아두이노 우노(Arduino UNO)'와 스탭 모터(28 BYJ-48 step motor), 그리고 스케치를 통해 간단한 코딩 과정이 필요했다. 아두이노의 작동 법과 스텝 모터를 슬라이더 운동 방식으로 제어를 위한 기본적인 소스 코드는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은 여러 가지 제어에 아두이노 소스 코드를 바꾸어야 하는데, 속도를 가변 하는 코드 이동 거리를 지정하는 소스 코드, 그리고 복합적인 움직임을 병합하는 과정 등은 앞으로 좀 더 고민해야 하지 싶다.
아두이노는 해외직구로 호환 제품을 사용했는데, 저렴하고 성능에서 정품과 차이를 체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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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움직일지 긴가민가해서 주변에 뒹구는 것을 활용(특히, 스케이트 달리와 리그 부품 등)하고 타이밍 벨트 폴리만 별도로 구매해서 프로토콜 타입에 먼저 도전했다. 아두이노와 스텝모터의 동작을 전달하는 장치로 타이밍 벨트와 타이밍 풀리(Timing pulley)를 활용했는데 3D 프린터나 각종 정밀한 움직임을 제어하는 장치에 두루 활용되는 방식이니 해당 구조를 조금만 참고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응용이 가능 하라리 생각된다.
레일 형의 수동 슬라이더 등에서도 타이밍 벨트와 폴리, 그리고 스텝 모터 작동부 구조로 완성도 높은 구성이 가능하지 싶다. 스텝모터는 가장 구하기 쉽고 저렴한(범용성으로 대량 생산되어 저렴한) 28 BYJ-48 step motor를 사용했는데, 바이폴라 방식의 스텝 모터이다 보니 아무래도 저속에서 강점이 있고 고속 구동에는 탈조하여 적절하지 않은 듯하다. 현재 분당 회전 수는 10~20 rpm으로 설정했고, 타이밍 풀리의 Teeth 수에 따라 슬라이더 이동 속도는 영향을 받게 된다. 탈조 방지를 위해서는 분당 15 정도가 적절해 보인다. 상대적으로 더 빠른 슬라이더 무빙이 필요하다면 유니폴라 스텝 모터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컨트롤 부분은 처음에는 조이스틱의 가변 저항 값을 이용하여 좌우 방향 제어하는 방식과 가변 저항을 통한 속도 조절 등의 방식을 적용해 보았지만, 느린 이동 속도 탓에 움직이는 동안 조이스틱을 계속 한쪽 방향으로 누른 채 유지하는 방식이 그리 편하지 않아서 2개의 일반적인 버튼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버튼을 누르는 동안만 이동하도록 아두이노 소스 코드를 바꾸었고, 속도 조절 또한 아두이노 스케치에서 간략히 소스 코드의 속도 설정값을 바꾸는 것이 더 직관적이고 간편해서 가변 저항의 아날로그 조정 장치는 생략하였다. 전원 장치는 평소 휴대용 보조 배터리로 사용하던 것을 USB 충전 코드를 개조해서 아두이노 우노와 스텝 모터에 각각 전원 (5v)을 공급하도록 활용했다. 조잡한 외형의 프로토콜 타입?이지만 실제 카메라 무빙에서 쓸만한지 틈틈이 테스트하며 촬영한 샘플 영상이 있는데, 좀 더 완성된 전동 슬라이더 형태가 되었을 때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 하고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 듯이 아쉬우니 이것저것 잡동사니를 만들게 된다. 기발하고 멋진 기성 제품들이 무척 많지만, 모두 사용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하다. 특히, 카메라 관련 악세사리 중에서 안정적인 전동 조절하는 장치의 가격은 매우 부담스럽고, 그만큼 대가를 치르고 구매한 후에도 항상 쓰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없으면 아쉽고 있으면 꿔놓은 보릿자루 마냥 애매한" 경우가 많았지 싶다. 큰 마음먹고 지른 장비가 한두 번 사용 후에 한쪽 구석에서 먼지만 쌓이는 경우가 심심찮다. 안정적인 카메라 무빙의 필요 따라 카메라 전동 슬라이더 여러 이유 탓에 구하지 못했다면 직접 만들기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물론 휴대성이나 안정성 면에서는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직접 만들다 보면 쉽게 고치기도 하고, 자신의 용도에 특화된 다양한 형태로 변형,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으니 장점도 꽤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