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광학 관련 제조사들의 행보가 흥미롭다. 중국의 경제 영향력이 증가하여 다방면에서 중국에서 제조된 제품이나 중국의 독자 브랜드 제품이 넘쳐나고 이런 흐름 속에 광학 관련 제품에서 변화가 전혀 의외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광학 기술의 개발이나 격차는 단기간에 극복되지 않는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은 광학 발전사만 보아도 통용되는 상식이었는데, 중국 광학 제조사의 최근 행보는 이런 틀을 깨는 비밀이 있는 걸까? 아니면 단지 우리가 그동안 익히 경험하여 알고 있는 '메이드 인 차이나'의 그 저질 물량 공세에 지나지 않는 걸까?
먼저, 광학 관련해서 잡다한 관심만 가지고 있을 뿐, 광학에 대한 전문 지식이 전무한 입장의 아마추어 사진 애호가의 단순한 감상이나 주절거림에 불과하다. 감상이나 추측의 객관적이 논거나 자료는 거의 없으며 단지 심정적인 추정과 머릿속의 마구니?가 만든 ‘마구니의 소리’이므로 그냥 흥미로운 수다로 생각했으면 한다. 사실, 중국 광학 제조사의 제품을 거의 사용해 본 적도 없다. 중일 광학의 렌즈 터보 정도가 그나마 광학 관련 제품이라고 관대하게 범위를 넓혀야 겨우 속하지 싶다.
▶ 중국발 카메라 렌즈 과연 쓸만한 걸까?
중국 광학 제조사의 문제는 이미 출시되어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경우에도 공개된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광학 제조사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믿을 만한 데이터가 거의 전무하다. 단순하고 간략한 사양만 나열해 놓고 그 한 귀퉁이에 판매 싸이트와 연결되는 홈페이지가 불만스럽다. 따라서 공신력 있고 객관적이라고 판단되는 자료가 거의 없고, 단순히 개인 블로그 차원의 사용기는 '바이럴 마케팅'이거나 혹은 해당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총판의 소개 글 등이 섞여서 그리 신뢰할 수 없으니 깜깜이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지경이다.
이베이나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요즘은 어떤 새로운 물건들이 만들어지나 둘러보거나, 갑자기 흥미가 동해 사용해 보고 싶은 올드 렌즈를 찾아서 잡다한 것들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비웠다를 반복하는데, 최근 중국 제조사 발 새로운 렌즈들이 자주 눈에 띈다. 사양과 허우대가 그럴싸하고 가격이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갑자기 중국의 광학 기술이 빛을 보는 것일까? 사뭇 궁금해서 꽤 오랜 기간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직접 구매해서 사용하기에는 아무리 가성비의 중국 제품이라 해도 흙수저의 기회비용은 매우 허약하고 주머니는 얕아서 섣부르게 나설 일은 아니었고, 지금도 진열장 한편에 자리 잡은 많은 렌즈들이 그리 바람직한 생각은 아니라고 말리는 듯했다.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겠지만, 적지 않은 기간 카메라와 렌즈 등에 엮여 살면서 카메라 관련 제품은 브랜드나 메이커의 신뢰도가 구매에 꽤 깊게 관련되지 싶다. 메이커의 물건 팔아서 돈 벌자는 행태에 삐져서 그 이후로는 절대 구매하지 않는 브랜드도 있으니 스스로 속 좁고 옹졸하며 뒤끝이 오래가는 꽤 그런 성향임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런 광학 또는 카메라 제품에 대한 신뢰는 제품의 직접 사용하며 체험한 부분도 있지만, 제조사나 브랜드의 역사나 공개하는 정보, 그리고 관련 종사자나 커뮤니티의 평가, 소문 등이 오랜 기간 머리 속과 마음을 잠식하는 마구니?가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제조사가 공개한 제품에 대한 정보는 신뢰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에서의 소통이고 최소한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거창하게 제품 발표회를 열어서 공개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의 홈페이지나 물건을 판매하기 위한 구매 사이트에 기본적인 정보와 특징,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 데이터라도 소상하게 밝히는 정도로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다.
미타콘으로 알려진 중일광학이나 최근 RF용의 작은 렌즈들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최근 라이카 M 마운트의 RF 교환용 렌즈를 출시한 7 artisans 등 중국 광학 제조사의 정보 공개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무성의하다. 이 지경이면 쌓였던 신뢰도 달아날 지경인데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신뢰가 생기긴 어렵다. 광학 성능의 지표로 자주 사용되는 MTF 자료 등은 거의 찾을 수 없고, 그 흔한 광학 설계의 단면도(optical lens diagram)도 없으며 간혹 한 구석에 조그맣게 달려있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법이니 광학 구성이라도 보고 싶어 이리저리 찾아다니게 된다.
광학 제조사의 기술 수준은 단순히 렌즈의 빌드 품질과 관련한 제조/제작 기술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세계의 공장이라 칭해지는 중국에서 수많은 제품이 만들어지지만, 오직 실질적인 제조가 이루어진다는 장소적 의미 이상은 없을 지도 모른다. 아이폰이 중국에서 만들어진다고 해서 그 설계나 제품의 기능이 오롯이 중국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고, 특히 광학 제품에서는 독자적인 설계 기술이나 첨단 소재의 개발, 고성능의 코팅 기술 등 광학 기술의 다채로운 면 살펴볼 필요도 있는데, 단순히 공개되고 일반화된 제조 기술 측면에서 본다면 중국 광학 제조사의 발전은 눈부시지만, 그 외 독자적인 설계 기술이나 광학 소재, 고성능 코팅 부분에서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그리고 각 브랜드마다 편차도 심해서 중국 광학 제조사의 수준이라고 전부를 대상으로 한다면 그 범위에 따라 기술 수준의 판단을 유보해야 할 지경이다.
일본이나 독일의 메이저 광학 제조사의 경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광학 제조사인 삼양만 하더라도 근래의 렌즈에서는 독자적인 광학 설계 등을 선보이는 점은 무척 고무적이고 기쁜 일이다. 그간의 기술 개발의 성과와 꾸준한 노력 탓에 이제 어느 정도 신뢰가 싸여 삼양의 브랜드만으로도 기본적인 광학 성능이 담보되고 가성비가 좋은 렌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제품의 라인업의 다양성도 해당 제조사의 설계와 제조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척도가 되지 싶다. 수십 년 이상 해당 제품을 개발하고 만들고 있다면 없던 기술력도 쌓였으리라 짐작할 수 있겠다.
다양한 렌즈를 그것도 가성비 높은 교환용 렌즈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그리고 어느 회사나 처음 시장의 반응은 관심 받기는 어렵고 낮은 인지도와 생소함 그리고 신뢰 부재로 평가절하되는 경우도 많을 테다. 4~50년대의 일본 광학 제조사들이 카피 캣으로 불리며 독일 광학회사를 맹추격하던 때가 그랬고, 8~90년의 우리나라나 제3국의 후발 광학 제조사들의 험난한 도전에서와 같이, 현재의 중국 광학 제조사도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무렵의 난관과 말 못 할 사정도 있을게다. 그리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구매한 렌즈의 성능과 품질이 사용 의도에 부합 여부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눈여겨본 몇 가지 렌즈들을 통해 중국 광학사의 기술 수준을 대충 엿보고 어떤 매력이 있는지 알아보자.
기술 수준을 분석해 볼 만한 중국의 광학 제조사는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덩치에 비해서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좀 알려진 미타콘(Mitakon) 브랜드를 사용하는 ‘중일 광학’, 최근 수동 렌즈 몇 개를 선보인 ‘7 artisans’ Handevision IBERIT가 주목을 끈다. 산업용 광학 제품을 만들다가 일반 카메라용 렌즈를 만드는 회사(kerlee - DZoptics) 등도 눈에 띈다. 대부분 수동 렌즈를 만드는데 AF 렌즈를 만드는 선전 소재의 Yongnou도 이채롭다. 그리고 홍콩의 메이케의 렌즈도 빼놓을 수 없겠다. 나머지는 카메라 관련 액세서리를 유통하는 업체의 OEM 자체 브랜드에 불과해서 광학 제조사라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듯하다. 해당 제조사의 렌즈 라인업에 대해 대충 살펴보고 이에 대해 근거 없는 수다 정도를 계획해 보자. 내용이 길어지므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수다는 아래 링크로 대신하고 다음을 기약하자.
Zonlai 등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심천 소재의 중래(中徠)광학-zonlai optic도 있지만, 홈페이지 정보가 없고 Zonlai 외에도 Discover, kenro, Hengyijia 등의 이름을 사용할 때도 있어 혼란스럽다. 여러 브랜드를 일일이 나열하기 귀찮아서 목록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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