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에 포스팅하고자 하는 화각 29mm, F2.8~22의 이 렌즈는 아주 많이 제작되었고, M42 마운트 광각렌즈 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렌즈이지만, 설계와 제작 관련된 이야기는 불명확하고, 좀처럼 확인하기 어렵다. 이 렌즈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궁금해서 이리저리 찾아보았다. 외국 웹 사이트 등에서 취합한 정보와 개인적인 감상 등, 잡념을 정리한 글이다.
펜타곤 (Pentacon) 2.8/29mm는 동독('동독'하면 자꾸 '헤드윅'이 생각난다. '헤드윅과 분노한 1인치 Hedwig and the Angry Inch)에서 가장 많이 제작된 광각렌즈이며, 1970년에서 1991년까지 생산되었다. 조리개는 2.8~22의 값을 가지며, 조리개 날은 6매, 멀티코팅이 적용되었고, 마운트의 규격은 M42, 필터 장착 규격 55mm, 최단 촬영거리는 0.25m의 특징이 있다.
펜타곤(PENTACON)은 당시 동독의 산업도시 드레스덴의 카메라 제조사 명칭이다. 펜타프리즘이 적용된 SLR카메라에서 파생된 브랜드 명칭(펜타곤)이며, 또 다른 카메라 브랜드로는 PRAKTICA 등이 유명하다. 1959년 드레스덴의 몇몇 카메라 제조기업이 합병되어 설립되었고 1964년 VEB Pentacon Dresden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1968년 VEB Feinoptisches WERK Görlitz가 VEB 펜타곤 드레스덴에 합병되었다. 따라서 'Meyer -Optik Görlitz'의 브랜드는 이후 Pentacon 브랜드로 생산되었다. Exakta 카메라 M42마운트 규격으로 1966년부터 생산된 Meyer -Optik Görlitz Orestegon 29mm f/2.8가 두 회사의 합병으로 인하여 Pentacon 브랜드로 생산된 것이다. 두 렌즈는 명칭과 외형에서 소소한 차이가 있으나 광학적 구조가 같아서 렌즈의 성능과 특성 또한 거의 차이가 없다. 이후 Carl Zeiss Jena 2.8/29mm의 브랜드 명칭을 사용하였는데 아마도, 해외시장으로 수출을 도모하면서, 당시까지 인지도가 높고 광학적 명성이 높았던 자이즈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생각된다. (70년대 중반 서독 칼 자이스와 동독 칼 자이스 예나의 상표권 관련 분쟁이 해결된 이유도 한몫을 했지 싶다)
이 버전의 브랜드 명칭 때문에 한동안 자이스 이콘(칼 자이스 예나)의 렌즈라고 착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칼 자이스의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렌즈 명칭법은 렌즈의 설계식 명칭을 사용하는 것인데 이 렌즈는 이에 해당하지 않으며, 전작의 펜타곤과 동일한 설계식으로 이는 자이스 이콘 렌즈가 아니라 단순히 칼 자이스 예나의 브랜드 명을 사용하도록 상호 협업(라이선스 계약)에 의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굳이 칼 자이스 렌즈가 아니라고 말할 실익도 없으므로 예외적인 경우 정도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이와 유사한 경우로 Carl Zeiss Jena 28mm f2.8이 있는데 라이선스 계약에 의해 'Carl Zeiss Jena' 브랜드를 사용하고 일본(제조사는 아마도 '시그마')에서 제작되었다.
Pentacon 2.8/29mm-Carl Zeiss Jena 2.8/29mm,Meyer -Optik Görlitz Orestegon 2.8/ 29mm 렌즈(3개의 렌즈가 동일한 스펙과 광학적 구성을 보이므로 이하에서는 '펜타 29mm'로 칭함)는 7군 7매로 구성되었다. 광학구성은 역초점 광각-The retrofocus wide angle lens-의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 칼 자이스 Jena의 역 초점 광각렌즈로는 플렉토곤(Flektogon)이 널리 알려져 있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펜타곤은 VEB 칼 자이스의 렌즈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아래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두 렌즈의 광학식은 플렉토곤 F2.4/35mm가 6매로, 전체 광학유리는 1매 부족하지만 대면부 1번 요소의 오목렌즈와 렌즈 후면 사출부의 3매의 렌즈 구성은 유사하다. 하지만, 펜타곤 29mm 2~4번과 플렉토곤 F1.4/35mm의 2번과 3번 요소에서 차이를 보인다. 역초점 광각렌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로 대신한다.
펜타곤 29mm의 흔하지 않은 화각은 APS-C 센서 규격의 디지털 카메라, 특히 미러리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과 함께 유용하고 인기 있는 화각이 되었다.(APS-C 규격 카메라에서 (1:1.6)에서 풀 프레임으로 환산 시 약 46mm). 튼튼하고 견고하게 제작된 빌드 품질과 균형감 있는 외형 디자인, 전체적인 기계적 완성도는 아주 좋다. 경통 및 조리개, 초점 거리 조작부의 내구성, 렌즈 구면의 다중 코팅 또한 훌륭하다. 그리고 최단 촬영거리 25cm는 가벼운 접사 촬영과 일반적인 스냅 촬영 등에 매우 유용하다.
무엇보다 렌즈는 광학적 성능이 최우선일 테니, 이에 대해 평하자면, 조금 아쉽다. 가격 대비 성능의 호의적인 평가도 가능하겠지만, 렌즈의 최대 개방에서의 광학적 성능만으로 논한다면, 독일산 광학기기라는 명성에는 걸맞지 않다. 구체적으로 최대 개방에서의 화질, 특히 중앙부와 주변부 화질이 선명하지 못하다. 순화시켜 소프트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대부분의 렌즈에서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 해상력과 선예도, 대비(콘트라스트)의 저하는 일반적이지만, 해상력에 비교적 무감각한 편임에도 최대 개방에서의 해상력 저하는 눈에 거슬린다. (역초점 광각 설계의 문제는 전면 오목과 후면 볼록 렌즈의 결합은 난시-agtigmatism-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특히 가까운 사물에 포커스를 맞출 때, 조리개 개구가 클 때, 짧은 초점거리일수록 더 심해진다, 따라서 이 렌즈의 최대 개방에서의 해상력 저하 문제도 짧은 근접 촬영 등등 여러 요소로 인해 발생한다) 29mm 광각 렌즈에서 조리개 최대 개방으로 실제 촬영이 얼마나 되며, 광각에서 풍경 촬영 등은 통상 조리개를 조여서 쓰임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일응 동의하지만, 이 렌즈는 APS-C 규격 디지털카메라에도 주로 활용되고, 풀 프레임 환산 화각 46mm 정도임을 감안할 때, 최대 개방(더구나 최대 개방 조리개 수치는 2.8)에서 화질(해상력 저하)은 아쉬운 부분이다. 고화소/고해상력의 카메라에서 최대 개방 조리개 값 사용은 그리 권할 바 못된다. 조여주면 대부분의 렌즈가 그러하듯 개선된다.
우수한 광학 성능으로 알려진 동독산 칼자이스(에나) 렌즈들(플렉토곤이나 판콜라)과 달리 펜타곤 렌즈의 광학성능(해상력/분해능과 선예도)은 썩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는 펜타곤 29mm뿐만 아니라 50mm 렌즈도 비슷했던 것 같다. 독일산이라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의 주변부 광량저하가 보인다. 이는 조리개 최대개방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이기도 하다. (끝없는 욕심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다) 그리고 풀프레임 카메라에 장착한 경우에 해당되며, APS-C 규격 카메라에 장착한 경우에는 문제 되지 않지 싶다. 풀프레임 카메라에서도 조리개를 조여주면 이 문제 또한 사라진다.
개인적인 사용 소감을 요약하자면, 제법 유용한 화각과 구입에 큰 부담이 없는 광역 수동 단렌즈로서 펜타곤 29mm는 나름 매력 있고 M42 마운트의 렌즈로는 가장 최근(1991년)까지 생산된 렌즈이며 상태가 아주 좋은 렌즈가 많은 점도 이점이다. 활용도 높은 광각 화각뿐만 아니라 좋은 외형 디자인과 기계적 완성도도 있고 자이스 렌즈들과 외관상 유사하다. 최대 개방에서의 화질 문제는 프라임(단) 렌즈이므로 더 아쉽다. 이 렌즈의 가장 주된 장점은 최단 촬영거리 25cm인 점 정도가 아닐까. 구매비용에 상관없이 좀 더 뛰어난 광학적 성능의 렌즈를 원한다면,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은 28mm 화각대에서 다른 렌즈 구매를 고려해 볼 수 있겠다. ('플로팅 요소 시스템'이나 '근거리 보정 시스템' 등 역초점/Retro-focus 설계의 수차 문제를 광학적 보정하는 기술이 반영된 렌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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