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렌즈들은 적절한 보관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카메라나 렌즈 일련의 수리나 점검 과정을 보통 CLA(청소하고 기름치고 조정 - Clean, Lubricate, Adjust)라고 부른다. '청소'는 먼지나 포그, 곰팡이 등을 제거하는 작업이고, 조작을 위한 구동 부분에 적절한 윤활유를 보충하고 기계 작동의 정확한 작동을 담보하기 위한 '조정'이 필요하다.
캐논의 Serenar 렌즈들은 50년대 초/중반에 제작되어 60년이 훌쩍 지나있지만 황동 재질의 내구성, 그리고 만듦새가 나쁘지 않고 수동 전용 렌즈의 구조도 간결하다. 그럼에도 오랜 세월을 거치며 침착된 때를 제거하는 과정과 적절한 수리는 필요하다. 광학계는 비교적 깨끗한 편이지만 내부의 일부 먼지가 눈에 거슬리고 조리개 날의 일부에 살짝 비치는 기름 막(유막) 또한 제거하고 싶다. 분해와 청소 그리고 재조립 과정에서 조정 또한 자연스럽게 시도하자.
빈티지 카메라 수리 전문 업체에 맡기면 좋겠지만, 주변에 전문 수리점을 찾기도 쉽지않다. 종로까지는 꽤 먼 길이므로 간단한 청소/수리는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여러모로 수월하다. 하지만 카메라나 렌즈마다 그 구조가 제각각이라 자가 수리가 쉽지 않은데 사소한 정보라도 공유해 보고 싶었다. 비교적 간단한 분해와 수리 과정이지만, 재조립을 위해 촬영해 둔 몇 장의 이미지와 함께 수리 과정을 포스팅해 보자.
기본적인 구조는 대부분의 MF 단 렌즈들이 그러하듯 조리개가 포함된 광학계와 수동 포커싱을 위한 헬리코이드 부분으로 구분/분리할 수 있다. 먼저 렌즈의 광학계와 포커싱을 조작을 위한 헬리코이드 부분을 분리하자. 아래 사진(이미 분리된 후)의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을 게눈 렌치(렌즈 분해용 도구)를 이용해서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서 분리한다.
마운트 부분에 4개의 나사 그리고 그 안쪽에 4개의 나사가 각각 있지만, 이는 헬리코이드 부분과 거리계 연동 커플러 장치 고정을 위한 부분이므로 포커싱 조작 시에 카메라의 거리계 연동 문제나 헬리코이드 윤활유 교체 등의 필요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분해할 이유는 없다.
레인지파인더 카메라 교환용 렌즈인 M39 마운트(LTM)은 렌즈의 포커싱 조작과 카메라의 거리계 연동을 위하여 커플러에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장치가 추가되어서 헬리코이드의 구조가 SLR 교환용 렌즈(M42 mount 등등) 보다 내부의 장치가 복잡한 편이다. 이 렌즈는 헬리코이드 조작에 문제가 없으므로 광학계와 조리개 청소에 집중하자.
Serenar 35mm f/2.8 렌즈의 광학계는 4군 6매로 조리개를 기준으로 전면부에 2군 3매, 후면부에 2군 3매로 각각 구성되어 있다. 분리된 광학계의 후면부 2군 3매를 순차적으로 분리할 수 있다. 조리개 부분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광학계를 감싸고 있는 내부 경통의 바깥쪽 고정 나사를 제거하면 분리할 수 있다.
보통 조리개가 있는 공간에 조리개의 작동을 위한 작은 틈으로 먼지나 곰팡이 균이 유입되어 오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고, 조리개 날 등의 유막 또는 윤활유가 증발하면서 광학 요소 구면을 흐릿하게 덮는 포그가 발생한다. 이 부분 클리닝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깨끗한 면봉이나 렌즈 클리닝 페이퍼를 이용해서 곰팡이나 유막 등 일반적인 오염물질은 메틸알코올이나 이소프로필 알코올, 광학 구면의 포크는 지포라이터 기름의 나프타 등 적절한 용매로 오염 물질을 제거한다.
오염 종류에 따른 적절한 용매와 제거 방법은 이전 포스팅의 링크로 대신한다.
광학계의 먼지를 제거하고 조리개의 일부분에 유막을 제거한 후 분해의 역순으로 재조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