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카메라에 붙은 노란색 타원형에 "PASSED"라고 찍힌 스티커를 종종 보게 된다. 무언가에 통과했다는 뜻임을 쉽게 유추할 수 있겠으나 요즘 카메라에는 이런 딱지를 본 적이 없어 의아했다. 지식인이나 기타 커뮤니티의 등의 답변에서는 정식 통관 물품을 표시한 것이라고도 하고, 세관 통관 물품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정확한 답이 궁금해서 나름 열심히 검색해서 찾은 자료를 공유하고자 한다. 누군가도 나처럼 이런 것을 궁금해하지 않을까 하는 오지랖이 발동한 탓이다.
1954년 일본 카메라산업협회(JCIA - Japan Camera Idustry Association)에서는 일본의 전후 경제부흥의 일환으로 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고품질 사진 산업 개발을 주도하기 시작하였고, 이를 위해 일본 기계디자인센터(JMDC - Japan Machine Desing Center)와 일본 카메라검사협회(JCII - Japan Canera Inspection Institute)는 수출허가서 발급 전 검사프로그램을 시행함으로써 독창성이 없는 복제품과 조잡한 사진기기의 수출을 금지하였다.
In 1954, the Japan Camera Industry Association (JCIA) began promoting the development of a high quality photographic industry to increase exports as part of Japan's post-World War II economic recovery. To that end, the Japan Machine Design Center (JMDC) and Japan Camera Inspection Institute (JCII) banned the slavish copying of designs and the export of low quality photographic equipment, enforced by a testing program before issuance of shipping permits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History_of_photographic_lens_design
" PASSED" 스티커의 'JCII'와 'JMDC'는 '일본 카메라검사협회'와 '일본 기계디자인센터'를 각각 의미하고 위의 소정의 검사프로그램을 통과한 제품에 부착하는 인증 스티커를 의미하는 것이다.
일본 카메라산업협회의 이러한 노력과 카메라 제조사의 성장으로 일본 카메라 생산은 1962년에는 독일을 추월하였고, 이후에도 이러한 검사프로그램은 계속 시행되다가 소정의 목표 달성을 이유로 1989년에 종료되었다고 한다.
요약하자면 "PASSED" 스티커는 일본 카메라산업협회의 주도로 1954년부터 1989년까지 시행된 일본국의 제도로 일본 기계디자인센터와 일본 카메라검사협회에서 일본에서 제조된 카메라 중 수출허가서 발급 전 검사 프로그램을 통과한 제품에 붙이는 검인 스티커를 의미한다. 일본 카메라산업협회의의 이러한 노력 즉, 복제품과 조잡한 사진기기를 탈피하여 보다 높은 수준의 광학기기로서의 카메라 제조를 위한 일련의 정책을 1954년부터 일찍이 시행해 왔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고, 그 결과가 지금의 1위 카메라 제조국의 위상을 갖게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편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한 시도가 있은 듯하다. 아래 사진의 스티커는 대만에서 제작한 카메라에 붙은 스티커(TAIWAN MADE)인 듯한데, 대만의 정부나 관련 협회의 공신력 있는 인증 마크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왠지 따라쟁이의 허술한 스티커처럼 보여서 조금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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