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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Optical Lens Design

<렌즈의 광학구성 Optical design 26> 초고속 표준 렌즈에 대하여 (feat. 1953 - 1969년) / About Super-Fast vintage lenses

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필름 카메라와 DSLR 카메라 시대를 거치며 일상의 이벤트와 사소한 감상을 사진으로 남기며 취미로 오랫동안 즐겼다. 사회 초년생 시절엔 카메라 외에도 컴퓨터나 노트북, PDA(Palm과 Clie 등등), 휴대폰 등등 새로운 디지털 기기들에 취해서 '얼리어답터'(남들보다 신제품을 빨리 구매해서 사용해야 직성이 풀리는 소비자군. 지칭하는 용어의 어감조차 왠지 촌스럽다)로 2000년대를 보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이런 소비행태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며 산다는 허황된 착각에서 비롯되었지 싶다.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신기술과 신제품에 대해 순진한 기대(당시는 혁신인 줄 알았는데 현시점에서 평가하면 괴상한 변종이었다)에 눈멀었고 재화의 가격으로만 모든 것의 가치를 퉁치 것을 당연시하며 자본주의 세상의 속물로 살았다. 그나마 다행히도 물질 소비를 통한 도파민 중독의 속물적 행태는 수년 되풀이 된 후 작은 깨닭음(현타?)으로 이어졌다. 겨우 신상/마케팅의 노예에서 벗어났고, 소비의 굴레에 갇힌 속물의 삶에서 한걸음 떨어질 수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것을 탐하는 중증 장비병도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반작용으로 근본 없는 사진 취미의 즐거움도 쪼그라들어서 한동안 사진을 찍지 않았다. 
 
 쪼그라든 사진의 즐거움을 되살린 것은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가 등장 이후 빈티지 수동 렌즈를 물려 사용하는 시도였다. 신기술이나 신제품의 정반대 처지로 효용을 의심받던 빈티지 렌즈들, 하나하나에 얽힌 옛이야기를 찾는 재미와 불편함에 가려져 있던 각각의 개성과 다양성을 디지털 기술과 버무려 쓰는 즐거움이 있었다. 디지털 신상에서 읽어버린 '감성'의 재발견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빈티지 렌즈의 세계에도 속물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한편 더 강고해서 '명품/희귀/전설'로 '특별함'으로 포장된 속물성이 불쑥불쑥 튀어 오르기도 했다. 이를 경계하며 흔하디 흔한 '가장 보통의 것'에서 사소한 즐거움을 찾으려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 중이다.
 
초고속 렌즈는 당시 최고 사양과 신 기술을 집약해서 고가/최고급에 해당해서 많이 사람이 즐겨 쓰던 '보통의 렌즈'라고 부르기엔 적당하지 않은 면이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더 향상된 기술과 사양의 새로운 렌즈들에 밀려나고, 수동 전용으로 효용이 떨어지며 많은 빈티지 초고속 렌즈들이 보통의 렌즈가 되었다. 반면, 역사적 중요성이나 예술품 취급을 받아 필요 이상의 과분한 관심과 가치로 '골동품화'-antique-된 렌즈들도 있는데, 이 또한 함께 다루자. 
 
 
▶ 구형 렌즈에 대한 명칭 - 올드? 빈티지? 레거시? 래트로?
 
구형 수동 렌즈를 지칭하는 용어/명칭에 관해서 '렌즈'는 빛을 굴절시켜 모으거나 퍼트리는 도구를 지칭하는 외래어/차용어이고 이를 대체할 적절한 고유어가 없다. '구형 렌즈'라는 조어는 한복 저고리와 운동복 바지 차림처럼 조금 어색하다. '올드 렌즈'는 구형 렌즈로 직역되어 의미 전달에도 적당하지만, '오래된' 또는 '낡은'의 의미가 연상되어 '새로운'과 상반된 '구식'에 방점을 둔 표현 같아서 내심 내키지 않는다. '빈티지 렌즈'의 표현은 영어권에서 즐겨 쓰고, "단순히 오래된 것을 넘어서, 과거의 특정 시대의 감성과 스타일을 담고 있는 제품"을 지칭하고 "오래되었지만 가치가 있는"의 의미라서 가장 적절해 보인다. 해외에서 종종 '래거시/legacy' 렌즈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구형 렌즈의 가치를 높여 중요시하는 느낌을 줘서 고무적이나 너무 올려치는 듯하고, '래트로/retro'는 복고풍, "옛것의 현대적 재해석"의 의미이므로 옛 물건 그대로인 것에는 적절치 않다. '초고속 렌즈'라는 명칭도 Super Fast lens를 직역한 용어이고 정확한 정의나 분류 기준이 있지 않아 어색하다. 하지만, '매우 밝은'이나 '매우 빠른' 렌즈를 지칭하는 용어로 그나마 제일 적절하다고 생각해서 사용했다.
 
언어 사대주의나 미국병이 있어 빈티지 렌즈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구형 렌즈'나 '올드 렌즈'라고 하면 다 알아듣는데 쓸데없는 고민으로 볼 수 있겠다. 정확한/적절한 용어에 대한 강박이 있음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 바란다. 하나 더 언급하자면, '복각' '복각판' '복각 렌즈' 등의 용어를 자주 본다. '복각/復刻'이 "원형을 모방하여 다시 판각한 것"을 의미인데, 회복할 '복/'에 새길 '각/'으로 원래는 출판에서 판각본을 거듭 펴내는 과정에 '원형을 모방하여 다시 판각'의 의미라고 한다. '깎는다'는 의미가 렌즈와 잘 어울려서인지 입에 잘 붙어서 많이 쓰는 것 같다. '복제/복제품'은 재발매의 의미와 사뭇 다르다. 개인적으로 '복각 렌즈'라는 용어가 그리 탐탁지 않지만, 대체할 적절한 용어를 알지 못하고, 언어는 사회성을 가지고 관계나 용례에 따라 의미가 살아 움직이는데, 많이 쓰인다면 대세에 따르는 것이 현명한 처세겠으나 내심 꺼려져서 "이게 맞나?"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 초고속 표준렌즈의 등장 배경 / Background of the launch of Super-Fast Vintage Lenses
 
 RF(레인지파인더/거리계) 카메라 시대 말미(1950년대)의 초고속 렌즈들의 등장이 흥미롭다. 주로 후발주자에 해당했던 일본 카메라 제조사에서 초고속 표준렌즈 출시가 이어졌다. 전후 재건을 위한 일본 광학/카메라 제조사의 전력 질주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언더독의 도전 또는 무리한 사양 경쟁의 폭주처럼 보이기도 한다. 당시 제조사들이 내세운 이유는 "매우 낮은 조도에서 촬영하기 위한 빠른 렌즈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이었다.
 
"당시에는 왜 초고속 렌즈에 열광했을까?" 지금의 우리처럼 '얕은 심도의 감성놀이'에 푹 빠져있었던 걸까? 여러 복합적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주된 요인은 필름 카메라의 시대란 점이 아닐까. 필름 사용은 감도 선택에서 제한적이다. 일반적인 최고 고감도 필름은 ISO 1600 정도였다.(감도가 더 높아지면 필름 감광 입자가 커져고 사진 표현이 거칠어진다. 최고의 상용 필름 고감도 필름은 ISO 3200이다. TmaxP3200) 즉, 필름 카메라에서 초고속 렌즈의 선택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저조도의 실내 공간 또는 야경을 스냅사진처럼 촬영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다. 
 
초고속 렌즈를 만드는데 일조한 여러 기술적 요인 중에서 새로운 광학 소재가 기여한 바가 크다.(희토류 란타넘/Lanthanum 등을 사용한 고굴절 광학 유리, 산화토륨 광학 유리라는 어두운 역사가 남기도 했다. 아래에서 자세히 다루자) 이 고굴절/저분산 광학 소재들로 수차(구면수차와 색수차 등)와 필드 곡률문제에 개선으로 렌즈의 광학 성능 향상으로 이어졌다. 즉, 고굴절 소재는 구면의 곡률을 감소시킬 수 있고, 줄어든 구면 곡률은 구면 수차를 감소시키고, 저분산 특성은 색수차 억제에 효과적이다. 이런 광학 유리 특성은 특히 대구경의 초고속 렌즈에 필요했다. 초기의 과감한 시도는 제대로 여물지 않은 측면도 있어서 전반적인 성능의 안정성이나 수차 간 밸런스 있는 조절의 한계 등 분명한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어지며 차후 사진용 렌즈 전반의 성능 향상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를 위한 초고속 표준렌즈 / Super-Fast Lenses on Rangefinder Cameras
 
 RF 카메라용 초고속 표준 렌즈 바람은 Zunow 50mm f/1.1_1953년 (Teikoku Kogaku, or Teikoku Optical Industries_제국광학공업(주), 이후 Zunow Optical industries로 사명 변경, 60년대 말 파산)로 시작되었다. 곧이어 후지논 (Fujinon 5cm/1.2 LTM_1954년) Konishiroku(Konica의 전신) (Hexanon 60mm f/1.2_1954년), 니콘(Nikkor-N 5cm f/1.1 1956년)과 캐논 (Canon 50mm f/1.2 LTM_1956년)등이 연이어 초고속 표준렌즈를 경쟁하듯 출시했다.
 
 결과로 보면, Canon 50mm f/0.95 (1961년) 등장으로 레인지파인더 카메라 초고속 표준 렌즈 경쟁은 일단락된 모양새다. 그러나 사정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카메라 시장이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에서 SLR 카메라로 급격히 재편되는 과정이었고,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에서의 초고속 경쟁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억지 마무리지어진 셈이다. 1막의 성급한 마무리는 곧이어 SLR 카메라용 초고속 렌즈 개발/출시 경쟁의 2막으로 이어졌다. (라이카의 초고속 표준렌즈는 Noktilux 50mm f1.2는 1966년에서야 출시되었다)
 

ZUNOW 50mm f/1.1 (1953)

 
▶ 이 시기 초고속 표준 렌즈의 광학 성능은 지금도 쓸만한가?
 
사람들이 바라는 바가 저마다 다르고 다양한 취향이나 선호 등을 고려하면, "지금 쓸만하냐"는 두루뭉술한 물음에 답 또한 제각각이거나 쓰기 나름이다의 두루뭉술해질 수밖에 없다. 이 시기 초고속 렌즈들은 사양/광학식/광학적 성능에서 저마다의 개성이 넘친다. 흔히 빈티지 렌즈의 감성으로 불리는 (당시의 여러 기술적 이유로 제대로 통제되지 못한 수차로 야기된) 특성이 초고속에서 몇 배로 증폭되어 사진 결과물에 드러난다. 과도한 빈티지 감성에 감당하지 못할 것을 염려/걱정해서 엄두를 못 내는 이도 있고, 이런 독특하고 과도한 특성을 마음껏 즐기며 찬양하는 이도 있겠다.
 
오랜 기간 가장 밝은 35mm 소형 필름 판형 카메라 렌즈로 자리매김하며 유명해진 Canon 50mm f/0.95은 최근에도 잭 스나이더 감독의 'Army of dead' (2021_Netflix) 촬영에 활용되기도 했다.(아래 링크 참조_최근작 Rebel moon (2023_Netflix)에도 일부 장면에서 유사한 얕은 심도의 장면 등을 볼 때 여기서도 활용한 듯하다) 한마디로 이 유명한 초고속 렌즈들의 효용을 근본 없는 내가 한두 마디의 말로 정의하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고, 맞을 리도 없다.  
 

 

‘Army of the Dead’ Movie Review: A Brave Cinematography Experiment - Y.M.Cinema Magazine

Watching Zack Snyder’s ‘Army of the Dead’ can be intimidating yet intriguing, and not because of the zombies. Everything is blurred and out of focus, and instead of sharp clean images, you’re getting creamy and soft imagery, just like a dream. You

ymcinema.com

 
초기의 초고속 표준렌즈들은 최근의 렌즈들과는 구분되는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상황에 맞게 이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 초고속 표준 렌즈의 대다수 사진이나 영상은 "감정 과잉의 장면"처럼 보여서 때로는 오글거림을 느껴 마냥 좋다고는 못하겠다. "너무 과하다면 조리개를 조이고 사용하면 해결되지 않나?"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이  초고속 렌즈들은 조리개를 활짝 열고 사용할 때에 비로소 사용 가치와 의미가 있다. 즉, 조리개를 조여 사용할 바에는 일반적인 사양의 (작고, 저렴한)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운용하기도 편하고, 여러모로 낫다.
 
 고사양의 초고속 렌즈의 조리개를 조여서 촬영하면 일반 렌즈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까? 안타깝게도 초기의 초고속 렌즈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초고속 렌즈 광학 설계는 초고속의 조건(최대 개구에서)에서 광학 수차 감쇄에만 골몰하다 보면, 조리개를 조인 후에도 과한 잔존 수차가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즉, 초고속 렌즈를 만들기 위해 추가된 요소들로 인해 동일한 조리개 조건에서는 전반적인 광학성능이 일반 렌즈보다 못한 경우가 초기 초고속 렌즈에서 흔하다. 예를 들면, 위에서 소개한 Zunow 5cm f/1.1의 경우 조리개를 f/8로 조여도 주변부 선명도가 기대에 미치치 못해서 동일 시기의 일반 표준 렌즈의 f/8로 조여 촬영한 것보다 못하다. (초기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초고속 렌즈들은 이런 약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는 비구면이 사용되는 최신 렌즈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십 수년 전 EF 50mm f/1.0과 EF 50mm f/1.8을 조리개를 조여 촬영한 이미지를 비교하면 어느 것이 더 나은지 분석하는 등의 이슈가 있었고, 이런 이슈는 현재 진행형이다)    
 
수차 문제 또한 종국에는 광학 성능의 밸런스 문제로 귀결되지 싶다. 여러 수차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고 포커스 위치나 조리개 수치, 등등의 문제로 더 복잡해진다. 이런 복잡성은 동그란 고무풍선을 눌러 특정한 모양으로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온다. 각각의 대응으로 가능한 수차 억제의 해답을 구하고, 이후 종합적으로 각각 밸런스를 조절/조율해서 무난한 또는 조화로움 또는 렌즈의 용도에 맞는 특성에 맞춤을 추구한다. 해답은 하나가 아닐 수 있고, 여러 답들 속에서 타협점을 찾는 것일 수도 있다. 최적 밸런스에 대한 판단 또한 주관적인 판단 영역이라 할 수도 있겠다. 즉, 단순히 수차 억제의 문제가 아니라 각 성능 지표에서 또 다른 의미의 밸런스 조절/조율이 요구된다. 해상력을 우선할 것인지 대비를 우선할 것인지 등등, 이런 과정을 거쳐며 광학 기술자의 고뇌와 선택 속에 설계되며, 그 결과로 렌즈의 광학적 개성(character)도 만들어진다. 이런 특성과 경향성으로 인해 궁극에는 광학 제조사의 '아이덴티'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 사진기/카메라에서 이론적으로 가능한 최대 f값은 얼마일까?
 
어설픈 수다쟁이의 설명보다 훨씬 나은 잘 정리된 글을 인용하자. 

SLR 카메라 시스템에서 일반적인 마운트 직경은 44~54mm 범위이고 플랜지 거리는 약 45mm입니다. 이는 가능한 최대 f-번호를 다음으로 제한합니다. f /1.0 ~f /1.2, 이미지 가장자리 쪽으로 강한 비네팅이 나타납니다. 거리 측정기(RF)와 미러리스 카메라의 경우 플랜지 거리가 훨씬 작아 (20mm 미만) 이론적으로 f/0.7 또는 그보다 더 빠른 설계가 가능합니다. 35mm (" 풀 프레임" ) 카메라, 디지털 또는 필름에 사용하도록 설계된 이러한 렌즈를 실제로 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왜냐하면 더 큰 센서를 사용하는 동등한 이미징 설루션에 비해 비용과 무게가 경쟁력이 없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출처-위키피디아 >

 
 최근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 등장으로 미러박스 공간이 필요치 않아 이미지 센서에 더 근접하는 광학 설계의 이점이 있고, SLR/DSLR 카메라에 비해 최근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마운트(캐논의 RF, 니콘의 Z, 라이카 연합의 L 마운트 등)는 더 커졌다. 즉, 미러리스 구조와 더 커진 마운트 구경으로 초고속 렌즈들이 등장하기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따라서, 이전 DSLR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초고속 렌즈들이 등장할 할 것이고, 이에 수반되는 수차 문제 해결의 설계와 기술 개발이 계속될 것이다. 어쩌면 영원히 끝나지 않으며, 굴레를 벗어날 수도 없는 광학 기술자의 연구 & 개발의 무간지옥으로 빠뜨리는 가장 큰 요인이 초고속 렌즈가 아닐까!  
 
 
▶ SLR 카메라용 f/1.2 표준렌즈 (feat. Canon) / Super Fast Lenses on Canon SLR Cameras
 
앞서 잠시 언급했듯이 50년대의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용 초고속 표준 렌즈 경쟁에서 캐논의 활약도 대단했다. Canon 50mm f/1.2 LTM을 1956년 발표했는데, 몇 개월 앞서 출시한 (훗날 영혼의 맞수가 될) 니콘의 Nikkor-N 5cm f/1.1 (니콘 S마운트와 LTM) 비교에 만족하기 어려웠던지, Canon 50mm f/0.95 LTM 1961년 출시했다. 60년대 초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에서 SLR 카메라로 전환이 급속히 이루어졌다. 초고속 표준렌즈 경쟁 2막에서도 캐논이 가장 적극(진심) 행보를 보여서 캐논 중심의 기술이 낫겠다.  
 

Canon 50mm f/1.2 LTM(1956) &amp;amp;amp;amp; Canon 50mm f/0.95 LTM(1961)

 
주목할 부분은 50년대의 거리계 카메라 초고속 표준 렌즈 경쟁에서 Zunow 5cm f/1.1과 Fujinon 5cm f/1.2는 Sonnar 유형의 광학 설계이고, 니콘과 캐논, 헥사논은 더블 가우스 유형으로 서로 달랐다.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는 짧은 '플랜지 백 거리'와 '후방 초점 거리'에 제한을 두지 않고 필름면에 근접한 즉, 짧은 후방(후면) 초점 거리 (Back focal lengths -BFL, 광학 렌즈의 마지막 표면과 이미지 평면 사이의 거리, 이하 '후방 초점 거리'로 칭함) 광학 설계가 가능하다. 따라서 후방요소가 돌출한 Sonnar 유형과 더블 가우스 유형, 또는 이 둘은 혼합한 하이브리드 유형 모두 가능했다. 그러나 SLR 카메라는 미러박스 공간 확보를 위해 긴 플랜지 백 거리가 필요했고, 필름면에 근접하는 후방요소 돌출의 광학 설계는 미러의 간섭으로 불가능했다. -예외적으로 미러를 들어 올리고 필름면에 근접한 광학 구조의 렌즈들이 있지만, 촬영되는 상을 뷰파인더로 확인할 수 없는 불편한 방식이다- 따라서 후면 요소 돌출의 Sonnar 유형은 SLR 카메라에 적합하지 않았다. 더구나 더블 가우스 유형 광학 설계는 수차와 색수차 보정에 뛰어났고, 대구경 렌즈에 가장 적합했다. 따라서, SLR 카메라의 표준렌즈는 더블 가우스 유형의 차지가 되었다. (이전에 여러 번 다룬 내용이므로 간략히 다루자)
 
따라서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용으로 개발된 초고속 표준 렌즈 설계는 SLR 카메라에 적용될 수 없었고, 미러박스 공간만큼의 렌즈 후방요소와 필름면 사이의 긴 '후방 초점거리'를 확보하는 SLR 카메라 맞춤의 새로운 설계가 필요했다. SLR 카메라와 더블 가우스 유형 표준렌즈 설계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35mm 판형 SLR 카메라의 구조상 최소 35mm 이상의 '후방 초점 거리'가 필요하다. (장초점/망원 렌즈의 경우 미러 공간만큼의 '후방 초점거리' 확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50mm 표준렌즈에서 충분한 '후방 초점거리' 확보가 쉽지 않았다. 예를 들면, 50mm 표준렌즈의 경우 조리개가 필름면에서 약 50mm 떨어진 제2주점 즈음에 위치해야 하고 미러 박스의 공간을 35에서 40mm 확보하려면 후방 요소군은 조리개로부터 10에서 15mm 미만으로 설계되어야 했다. 초점거리가 더 짧은 광각렌즈는 역초점/역망원/Retro-focus 설계가 필요했다.
 
 고사양(빠른) 표준 렌즈 설계를 위해서는 구성 요소 두께 증가 또는 요소 추가가 필요했으며 광학계 길이도 그만큼 늘어나서 '후방 초점거리' 확보가 더 어려웠다. 가장 쉬운 선택은 렌즈의 초점거리를 길게 설계해서 후방 초점거리를 확보하거나 조리개의 최대 개방 사양을 낮추어 타협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SLR 카메라의 초기 표준렌즈에는 밝은/빠른 고성능의 표준렌즈는 58mm와 55mm로 만들어졌고, 초점거리 50mm 렌즈로 유지해야 하는 경우에는 최대 개방 조리개는 f/2로 제한했다.
 
- Canon Super-canomatic R 58mm f/1.2
 
캐논 R 마운트 Canonflex RM 카메라용 초고속 표준렌즈 Canon Super-canomatic R 58mm f/1.2를 1962년 출시했다. (아래 FL 58mm f/1.2와 동일한 광학 설계이므로 광학 구성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한 번에 다루자) 이 렌즈의 특이 사항이라면 문제 많은 R 마운트라는 것이고, 이 실패한 마운트 방식에 대해 자세히 떠들 이유가 없다. 예전에 필요 이상으로 자세히 다룬 포스팅이 있으니 아래 링크로 대신하자.
 

 

캐논 R 마운트 - Canon R mount (Canonflex RP/R2000/RM)

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첫 번째 캐논의 SLR 카메라 Canonflex는 1959

surplusperson.tistory.com

 
캐논에서 '최초의' SLR 카메라용 초고속 렌즈라고 주장한다. (이 업계는 세계 '최초'란 타이틀을 정말 좋아한다. 최초라고 해도 타 광학 제조사도 곧 비슷한 것을 개발해서 시기적으로 큰 차이도 아니다) 여러 제조사에서 초고속 렌즈 경쟁으로 시제품/출시/시판 등 혼란스러운 면이 있고, '최초'를 공인해 줄 특정 기구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각종 광학+카메라 제조사들이 난립하며 개발 단계의 시제품, 마켓의 평가를 위한 시제품 홍보를 위한 출시와 그리고 정식 시판 등등이 혼재해서 어떤 것이 세계 최초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일설에는 Zunow에서 1958년 SLR용 초고속 렌즈를 만들었다는데 시제품인지 시판인지 알 수 없고, 이 회사는 60년대를 넘기지 못하고 파산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Marketed February 1962
Original Price 39,000 yen
Lens Construction (group) 5
Lens Construction (element) 7
No. of Diaphragm Blades 8
Minimum Aperture 16
Closest Focusing Distance (m) 0.6
Maximum Magnification (x)
Filter Diameter (mm) 58
Maximum Diameter x Length (mm) 64.5 x 52.8
Weight (g) 432

 
 
초고속 표준 렌즈 개발에 진심이었던 캐논이라고 에둘러 말했지만, 이 당시 캐논의 시도에는 흥미로운 점이 꽤 있다. 초기 일본의 전후 경제 부흥을 위한 전략 사업 육성을 위해 국가/일본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인 지원이 카메라 업계 등에 있었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이런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로 카메라/광학 제조사들의 노력과 도전을 얕잡아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캐논은 거리계 카메라부터 SLR 카메라, 콤팩트 카메라, 8미리 무비카메라 등 다양한 카메라를 만들었고, 주요 광학 유리/소재를 직접 만들며 새로운 광학 유리/소재(대표적으로 인공 형석 등) 개발에 적극적이었다.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쌓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이를 통해 향상된 성능과 제품 경쟁력으로 제품을 만들고, 매출이 늘어나면 이를 다시 개발과 생산에 재 투자하는 선순환을 이루며 궁극에는 '규모의 이익'을 이루어 성능과 가격(질과 양)에서 경쟁력 있는 광학&카메라 제조사로 성장하고 있었다. (규모의 경제/이익 - "투입규모가 커질수록 장기평균비용이 줄어드는 현상을 말하며 생산량을 증가시킴에 따라 평균비용이 감소하는 현상) 
 
칼 자이쓰나 라이카로 대표되는 독일 광학의 정수 또한 근대의 광물학을 기반으로 다져진 다양하고 안정적인 고품질의 광학 소재와 이후 체계적으로 연구되어 누적된 광학 설계가 쌓여 만들어진 것이고, 독일 내의 여러 카메라 제조사 합병을 통한 자이스 이콘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20-30년대의 최고 카메라 회사라 생각한다. 그러나 불운하게 자이쓰 이콘 (칼 자이스)은 2차 대전의 전화 속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탄탄했던 기반 제조시설(합병으로 탄생한 자이스 이콘은 독일 여러 곳에 걸쳐 생산 시설이 나뉘어 있었지만, 그 중심은 단연코 드레스덴이었다. " 제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된 후 드레스덴은 독일의 다른 도시들과 달리 후방에 위치해 큰 피해를 입지 않았으나 전쟁이 끝나갈 무렵인 1945년 2월 14일 영국군의 폭격으로 수많은 건축물들과 공장시설이 파괴되는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고 종전 후 동독령으로 들어가면서 전쟁보상으로 주요 공장들이 해체되고, 기업들은 본사를 서독으로 이전했다. 그나마 많은 숙련된 전문 인력들은 동독에 남았다.-출처 나무위키- )과 인적 자산의 피해와 반세기에 걸쳐 축적했던 연구 자산의 손실, 그리고 전후 남아있던 인적+지적 자원마저  승전국 미소 양국의 전쟁 배상을 명분으로 한 공공연한 약탈로 전후 복구가 지체되어 이전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1970년대 이르러 결국 파산했다. 라이카는 자이스 이콘 + 칼 자이스에 비해서 형편이 나은 편이었지만, 자이스 이콘과 달리 라이카(라이츠)는 소량/고가/고급을 표방하는 제조 형태 고수로 규모의 이익과는 거리가 멀고, 70년 대 무렵엔 카메라 자동 제어를 위한 전자 기술에서 일본 제조사에 뒤쳐지며 카메라 주류 제품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 Canon FL 58mm f/1.2 (1964년)
 
TTL 측광 등등의 이유로 캐논의 SLR 카메라는 FL 마운트로 변경되었고, 따라서 광학 설계는 동일하게 유지된 채 마운트 부분이 재설계된 Canon FL 58mm f/1.2으로 1964년에 선보였다. 광학 구성은 전작인 Super-canomatic R 58mm f/1.2과 동일하니 여기서 한 번에 정리하자.
 

Marketed March 1964
Original Price 33,800 yen
Lens Construction (group) 5
Lens Construction (element) 7
No. of Diaphragm Blades 8
Minimum Aperture 16
Closest Focusing Distance (m) 0.6
Maximum Magnification (x) 0.117
Filter Diameter (mm) 58
Maximum Diameter x Length (mm) 64.5 x 52.5
Weight (g) 410

 
광학 구성은 전형적인 대칭형 6매 더블 가우스 유형에 후면부에 초고속에 맞는 수차보정을 위해 요소를 추가한 5군 7 매이다. (조리개를 중심으로 후방 요소군에 볼록 렌즈가 많으며 코마수차와 구면 수차 보정에 더 나은 경향을 보인다) 조리개 구경이 크고 초점거리가 짧을수록 렌즈 설계에 어려움이 가중되므로, 이시기의 초고속 표준렌즈 초점거리는 '58mm'에 머물렀다. 아래의 FL 50mm f/1.4 (첫 번째 버전, 1965)와 비교하면 조리개를 중심으로 후면에 해당하는 요소군이 차지하는 공간 문제임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Camon FL 50mm f/1.4(첫번째 버전, 1965), 좌_FL 50mm f1.4(1965) / 중_FL 50mm f1.4 I(1966) / 우_FL 50mm f1.4 II(1968)

 
- Canon FL 58mm f/1.2 II (1966년)
 
Canon FL 58mm f/1.2 렌즈 후속작으로 2년 후 발매되었다. 전작과 다른 점이 거의 없어 보인다. (내부 광학 요소의 소재 변경으로 소소한 곡율변경이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외형, 광학 구성 모두 같다. Canon museum의 이미지에서 찾은 유일한 차이점은 포커스 링 (거리 표시 각인) 페인트의 색상 차이 정도다.(짙은 주황색 vs 노란색)
 

Marketed March 1966
Original Price 33,800 yen
Lens Construction (group) 5
Lens Construction (element) 7
No. of Diaphragm Blades 8
Minimum Aperture 16
Closest Focusing Distance (m) 0.6
Maximum Magnification (x) 0.117
Filter Diameter (mm) 58
Maximum Diameter x Length (mm) 64.5 x 52.5
Weight (g) 410

 
이 시기의 빈티지 초코속 렌즈의 가장 큰 흑역사는 "토륨산화물의 광학 유리 사용으로 인한 방사성 검출 이슈"와 황변(황색으로 변질) 문제다. (초고속 렌즈들에서 축상 색수차와 측면(횡) 색수차 보정을 위해 고굴절/저분산 광학 소재가 필요했으므로 토륨 산화물을 포함한 광학 유리가 이에 적합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고, 당시 최고급 광학 소재 중 하나로 쓰였다. 이 글에서 앞서 언급한 캐논의 SLR 카메라용 초고속 렌즈 (58mm f/1.2 & 잠시 언급된 FL 50mm f/1.4 초기형 포함)와 1970년대 이후 일부 FD 렌즈들도 이에 해당한다. 그 외 타 제조사의 비슷한 시기의 일부 초고속 렌즈들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토륨화합물은 산화토륨이고 산화토륨이 포함된 광학 유리는 굴절률이 높고 빛 분산율이 적은 장점이 있다. 따라서 산화토륨이 40% 포함된 광학 유리가 만들어져 사진용 렌즈와 과학 기기 등에 사용되었다"

 

 

M42 렌즈의 그늘 - 방사능(방사성) 렌즈/Radioactive Lenses

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M42 마운트 대응 수동 렌즈들은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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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토륨 코팅'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아마도 코팅이 호박색을 띠는 특성과 토륨산화물 광학 유리의 황변과 관련해서 발생한 오해가 아닐까 생각한다. 빈티지 렌즈의 호박색 코팅은 반사 방지/AR "불화 마그네슘/MgF2 코팅"의 영향이라 생각한다. 불화마그네슘 코팅은 지금도 일반적 광학 코팅으로 많이 쓰인다. 1950년대 '다층' 불화마그네슘 코팅이 렌즈에 적용되면서 반사방지 성능이 향상되었다. 불화마그네슘 코팅은 무색/투명이지만, 얇은 코팅 층에서는 간섭으로 푸른색을, 다층의 두꺼운 코팅 층에서는 흡수 효과로 노란색/호박색을 띤다. (단일/싱글 코팅에 대해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다룬 바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로 대신하자)
 

 

광학식 필터의 코팅에 대하여 - 무코팅, 싱글(AR, 반사방지코팅), 다중코팅 및 멀티코팅의 차이 / A

Notice -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필름 카메라를 지나며 등장한 다양한 기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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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륨산화물의 광학 유리는 방사선 검출(방사성) 문제뿐만 아니라 '황변'으로 빛 투과를 감소시키고 균형 있는 색재현력에 문제를 야기한다. (상단의 우측 렌즈 전면 이미지 참조 - 황변이 심하게 진행된 렌즈 이미지를 구글링 해서 '사심을 담아 의도적'으로 첨부) 개인적으로 문제의 이 광학 유리와 이를 사용한 렌즈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에 해당하는 렌즈에 대해 소개하면 반드시 언급하려 노력 중이다.
 
산화토륨 유리의 방사성 문제와 황변 때문에 이 렌즈들의 구매와 사용 경험이 없다. 사용 후기 & 감상은 링크의 다른 분의 더 좋은 글로 대신하자. 

 

캐논 FL 58mm F1.2 심층리뷰.txt (Canon FL 58mm F1.2 빈티지렌즈 미러리스 이종교배)

와우~! 친구들 똥템맨 아저씨야~~ 오늘 알아볼 친구는 바로 캐논 FL 58mm F1.2 캐논의 FL마운트는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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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on FL 55mm f/1.2 (1968년)
 
캐논의 SLR 카메라용 초고속 표준렌즈의 초점거리가 6년 만에 58mm에서 55mm로 변경되었다. FL 55mm f/1.2는 2군과 3군 접합 렌즈의 두께와 곡률 변경의 설계를 확인할 수 있다. (니콘에서 1965년 Nikkor-S Auto 55mm f/1.2가 출시되었으니 최초는 아니다. 이 렌즈에 대해서는 아래 별도 항목으로 비교해 보자) 단순 계산으로 3mm를 줄이는데 6년이 걸린 셈이다. 그렇다면, 캐논에서 50mm 초고속 표준 렌즈가 등장하기 위해서는 55mm에서 다시 5mm를 더 줄여야 한다. 초점거리 1mm을 줄이는데 2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니, 이로부터 10년 후에는 캐논에서 50mm 초고속 표준렌즈가 나왔을까? Canon nFD 50mm f/1.2가 1980년에 출시했으므로, 단순 계산이 거의 맞아떨어진 셈이다.
 
FL 55mm f/1.2는 토륨 산화물 광학 유리가 사용되지 않아서인지, 방사선 검출 이슈가 없다. (3년 후 출시한 후속작 Canon FD 55mm f/1.2도 방사선 검출 이슈가 없다. 단, Canon FD 55mm f/1.2 AL & Ashperical 등 비구면 버전에서는 방사선 검출됨)
 

Marketed July 1968
Original Price 36,300 yen
Lens Construction (group) 5
Lens Construction (element) 7
No. of Diaphragm Blades 8
Minimum Aperture 16
Closest Focusing Distance (m) 0.6
Maximum Magnification (x) 0.109
Filter Diameter (mm) 58
Maximum Diameter x Length (mm) 67 x 52.5
Weight (g) 480

 
 
▶ Nikon의 SLR 카메라용 초고속 렌즈
 

Nikkor-S Auto 55mm f/1.2 (1965년)

 
캐논 중심으로 정리하다 보니 다른 제조사의  60년대 초고속 렌즈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 캐논과 SLR/DSLR 카메라 업계의 선두를 두고 경쟁했던 니콘의 초고속 렌즈도 아주 흥미롭다. 두 회사의 개발사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캐논의 초고속 표준렌즈는 1968년이 되어서야 55mm 초점거리를 달성했지만, 니콘은 Nikkor-S Auto 55mm f/1.2로 캐논에 3년 앞섰다. 이 두 초고속 렌즈는 광학 구성과 설계까지 거의 유사하다. (눈에 띄는 차이는 2군의 두번째 요소와 세 번째 요소의 곡률이 다르다, 그 외 광학 소재의 차이 등으로 각 요소의 세부적인 곡률에도 차이는 있다) 그리고 Canon FL 55mm f/1.2과 마찬가지로 방사성, 방사선 검출 이슈는 없다.  
 
니콘의 렌즈 개발사는 니콘 현직의 개발자가 직접 기술한 (개인적으로 아주 흥미롭게 읽는) "Nikkor - The thousand and one nights"를 추천한다. 니콘 렌즈의 설계와 특징에 대해 실제 광학 기술자의 시각에서 본 재미있는 전문 칼럼이다.
 

 

NIKKOR - The Thousand and One Nights No.49 | NIKKOR - The Thousand and One Nights | Nikon Consumer

NIKKOR - The Thousand and One Nights No.49 Nikkor-S Auto 55mm F1.2 In Tale 49, I will talk about large-diameter normal lenses. An attempt to develop an f/1.2 lens and an obsession with the focal length of 50mm… I will introduce the thoughts of the design

imaging.nikon.com

 
- 에필로그?
 
 개인적 사감으로 이 시기 초고속 렌즈를 평하면, 60년대 SLR 렌즈에서 캐논보다 니콘 렌즈들에서 조금 더 매력을 느낀다. 70년대 FD의 캐논 렌즈를 즐겨 사용하지만, 60년대 R/FL 마운트의 캐논 SLR 카메라와 렌즈는 (같은 시기의 니콘이나 타쿠마(펜탁스)에 비교하면) 아직 캐논 SLR 광학의 정체성이 잡히지 않은 실험적 시도가 많은 듯해서 그리 매력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60년대 사양의 변화와 시기별 출시된 후속 버전은 캐논이 많지만, 초기 SLR 카메라 개발에서 캐논은 과감한 시도만큼 시행착오도 꽤 겪었다. 이 시기 캐논의 SLR 카메라를 좋아하지 않는 탓도 크다. 혈기 왕성한 젊은 캐논의 흥미진진한 도전기와 이후 이루어낸 성공의 스토리는 재미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의 과정에서 잘못된 선택의 헛발질 또한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항상 실수를 하고, 실수와 실패에서 배우며 이를 딛고 성장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실수와 실패의 헛발질까지 좋아하거나 높게 평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글의 마지막에 갑작스러운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아!"의 커밍-아웃에 당황스러울 캐논 FL 렌즈 애호가가 있다면 심심한 사과를 표한다. 단지, 근본 없는 사진 애호가의 개인적 취향과 감상일 뿐이다.
 
 처음 의도했던 글은 개인적으로 즐겨 쓰는 캐논 FD 초고속 렌즈에 대한 간단한 사용기와 감상 정리였다. 이에 앞서 초고속 렌즈의 대략적인 흐름 정도를 정리하는 것도 좋을 듯했다. 그러다가 글에 군살이 점점 붙더니 이것저것 잡다한 내용으로 글이 너무 길어지고 말았다. 시답잖은 글을 쓰느라 며칠 째 컴퓨터 앞에 묶여 있었는데, 잡다한 자료를 찾고 생각을 정리하는 나의 어설픈 수고가 사진 취미 생활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다음 시기의 FD 초고속 렌즈에 대한 소개와 사용기를 조만간 정리해서 다시 만나기를 희망하며, 이만 마무리하자.

(2부에 해당하는 후속 정보는 아래 링크 참고)

 

2024.05.29 - [Cameras of the world/Canon] - 캐논 FD 55mm f/1.2 S.S.C. (초고속 표준 렌즈에 대하여 II ) / About Canon FD 55mm_f1.2 S.S.C

 

캐논 FD 55mm f/1.2 S.S.C. (초고속 표준 렌즈에 대하여 II ) / About Canon FD 55mm_f1.2 S.S.C

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70년대의 FD 렌즈 이전의 R/FL 마운트 초고

surplusperso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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