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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Optical Lens Design

<렌즈의 광학구성 Optical design 27> 자이스 비오곤의 시기별 변화 / About Zeiss Biogon

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비오곤은 대칭형 설계의 포토곤, 삼중 렌즈의 테사, 더블 가우스의 플라나, 역초점 설계의 디스타곤 등과 더불어 자이스의 대표적인 광학식입니다. 다른 제조사의 렌즈 설계에 끼친 영향은 앞서 언급한 렌즈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대칭형 광각 설계와 역초점 설계를 반영한 ‘독특한 광각 광학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부터 비오곤의 광학 특성을 정리하고 개인적인 감상을 곁들인 포스팅을 하고 싶었지만, 비오곤 유형의 렌즈 사용 경험이 부족하고 광학 이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여의치 않았습니다. 아래 내용은 웹에서 얻은 신뢰할 만한 자료에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인 것이므로 정확하고 검증된 분석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흐름에 대한 아마추어적인 감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을 먼저 밝혀둡니다.

 

 

비오곤 렌즈는 오랜 역사와 함께 카메라 유형 및 자이스 이콘의 흥망성쇠를 거치며 변모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신 디지털 카메라용 렌즈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는 광학식입니다. 최초의 비오곤 렌즈는 1930년대 자이스 이콘 콘탁스 카메라(35mm 소형 판형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용 35mm 초점거리 렌즈였습니다. 두 번째 비오곤 렌즈인 21mm f/4.5는 1954년에 출시되었으며, 35mm 소형 포맷용 상용 초광각 렌즈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두 렌즈 모두 루트비히 베르텔레가 설계했으며, 2차 세계대전 전후 약 15년의 시간적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오곤 명칭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초점거리뿐만 아니라 광학 설계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콘탁스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에 맞춰 후면부 돌출 구조를 유지했지만, 이는 SLR 카메라에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긴 후방 초점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역초점/레트로포커스 방식의 디스타곤 설계에 밀려 SLR 카메라에서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는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의 고성능 표준 초점거리 렌즈를 대표하던 소나르가 SLR 카메라에서 더블 가우스에 대체된 것과 유사한 사례입니다. 1970년대 자이스 이콘의 파산과 RF 카메라의 침체기로 인해 비오곤 렌즈는 한동안 잊혀졌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야시카 콘탁스 G 시리즈의 광각 렌즈로 재등장했습니다. 2000년 이후 DSLR 카메라 중심의 교환용 카메라 시장에서는 비오곤 렌즈의 입지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광각 및 초광각 렌즈는 대부분 디스타곤 일색이었습니다. 2006년 라이카의 디지털 M 시리즈 카메라(Leica M8)와 2010년 이후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어댑터를 활용한 이종 장착을 통해 비오곤 유형의 명맥이 이어졌습니다.

 

‘Biogon’은 자이스 브랜드이며, 타 제조사는 ‘Biogon’ 유형의 광학식을 적용한 렌즈에 ‘Biogon’ 명칭을 라이선스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Biogon’ 명칭 자체는 생소할 수 있으나, 콤팩트한 초광각 렌즈의 광학 설계로 인해 RF 카메라의 광각 렌즈에 많이 활용됩니다. ‘Biogon’은 과거 빈티지 렌즈의 구식 광학식 또는 클래식(빈티지)을 표방하는 수동 렌즈에 적용되는 광학식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최신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작고 가벼운 초광각 단렌즈에 활용되는 유서 깊은 구성입니다. 시기별 ‘Biogon’의 변화 과정에서 대표적인 렌즈와 광학 구성의 변형을 살펴보겠습니다. 

 

 

▶ 원조 비오곤 / Carl Zeiss Jena Biogon 3.5cm f2.8 (1937)

 

루트비히 베르텔레는 Sonnar를 변형하여 35mm 소형 필름 포맷의 광각 렌즈를 설계(1934)하고, 콘탁스 RF 카메라 마운트 Biogon 3.5cm f2.8(1937)으로 출시했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후 드레스덴의 파괴로 콘탁스 카메라 생산이 어려워지자 라이카 LTM 마운트로 제조되기도 했습니다. 필름면에 후방 요소가 근접하는 짧은 후방 초점 거리의 독특한 구조는 (대비 향상 등의 이점은 있지만) 교환용 렌즈로 사용하기 편리하지 않고 조작하기에도 불편하며 저비용 제조에도 적합하지 않습니다. 칼 자이스 광학 기술이 이식된 소련의 Jupiter-12 2.8/35를 제외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광학식과 파생된 유형을 찾기 어렵습니다.

 

35mm 초점거리 렌즈의 광학 시스템은 트리플렛, 대칭형, 더블 가우스 유형 등 다양하게 개발되었습니다. 따라서 불편한 원조 비오곤 렌즈를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렌즈에 대한 웹 자료는 많지만, 현재 비오곤으로 불리는 광학 시스템은 두 번째로 개발된 21mm 초점거리 렌즈입니다. 따라서 원조 비오곤에 대한 설명은 간략하게 마무리하겠습니다. 

Carl Zeiss jena Biogon 3.5cm f/2.8

 

 

▶ 초광각 비오곤 / Carl Zeiss Biogon 21mm f4.5 (1954)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광학 설계에서 두드러진 새로운 변화는 광각 렌즈에서 ‘루시노프 대칭형 설계’와 ‘역초점 설계’를 꼽을 수 있습니다. 1946년 미하일 미하일로비치 루시노프에 의해 특허 출원된 새로운 대칭형 광각 구성은 당시 많은 광학 설계자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역초점 설계 또한 기존 대칭형 광각 렌즈와 다른 특징으로 광각 렌즈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대칭형 설계는 역사가 매우 깁니다. 19세기 중반의 글로브 렌즈, 1896년 설계된 더블 가우스 Planar, 1933년 설계된 Topogon은 더블 가우스의 변형으로 항공 사진 등의 특수 목적의 초광각 렌즈로 활용되었습니다.)

 

Double Gauss / Topogon / Rusinov -Russar 20mm f5.6

 

루트비히 베르텔레는 레트로포커스의 개념을 반영하여 전면에 음의 메니스커스 렌즈 두 개를 배치하고, 루시노프의 대칭형 설계에서 영감을 얻어 전면과 후면에 음의 메니스커스 렌즈를 대칭적으로 구성한 비오곤 21mm f/4.5 (1951) 렌즈를 설계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비오곤 광학식을 절반으로 분리했을 때 좌우 각각이 역초점 구조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각자의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합니다.)

 

Carl Zeiss Biogon 21mm f/4.5

 

 

대칭형 광학식과 역초점 설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이전 포스팅 링크로 대신.

 

 

<렌즈의 광학구성(Optical Design)과 구조-외전 01> 대칭형 초광각 설계의 렌즈 (feat. 토포곤과 홀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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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의 광학구성(Optical Design)과 구조 III> 역초점 광각렌즈와 디스타곤(플렉토곤)의 광학구조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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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오곤의 장점과 디스타곤/역초점과의 비교

 

현 기준에서 21mm 초점거리는 일반적인 초광각에 해당하지만, 당시 35mm 소형 필름 포맷에서는 25mm 또는 28mm 초점거리만 되어도 슈퍼 와이드로 분류되었습니다. 따라서 당시 비오곤 유형의 초광각 렌즈의 등장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대칭적 유형의 광각 광학식은 왜곡이 거의 없고 시야곡률이 최소화된다는 특징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단점으로는 주변부 광량 저하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지만, 이는 당시 기술 수준에서 광각렌즈들의 일반적인 특징이었습니다. (이후 1960년대 역초점 광각-디스타곤- 설계의 광각 렌즈들이 본격 등장했습니다. 디스타곤은 광각에서 고속 렌즈 설계와 주변부 광량 저하 대응에 장점이 있지만, 왜곡 수차와 근경 포커싱에서 구면수차가 커지는 문제, 그리고 구성 요소수와 크기가 커져서 렌즈가 크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외형적 특징으로는 경박단소의 콤팩트한 광각 렌즈에 적합합니다. 외형에서 렌즈 후면부가 마운트 너머로 한참 돌출된 (짧은 후방 초점거리) 특징도 있습니다. 먼저, 장착 가능한 카메라가 제한적입니다. 미러박스 공간이 필요한 SLR 및 DSLR 카메라는 긴 후방초점거리(약 40mm)가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구조상의 문제로 SLR/DSLR 카메라에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1960년대 디스타곤 유형의 광각 렌즈 개발이 미진했고, 왜곡 억제가 필요한 건축/정물 등의 사진용 광각 렌즈로 미러 업 후 사용하는 불편한 방식에도 불구하고 일부 비오곤 유형의 SLR 카메라용 렌즈가 만들어졌습니다.) 대칭형 설계의 짧은 후방 초점거리로 셔터면과 너무 근접하게 설계된 경우에는 1970년대의 셔터면에 반사되는 빛을 통한 TTL 측광 방식의 센서 유입되는 광선을 차단하는 문제로 측광이 원활하지 않은 단점이 있습니다.

 

 

 비오곤 유형과 유사한 대칭형 초광각의 타 제조사 렌즈

 

비오곤 광학식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유사한 초점거리와 사양, 광학적 특성을 공유하며 뛰어난 광학 성능을 구현한 렌즈로 Super Angulon과 Nikkor-O 2.1cm f/4가 있습니다. Super-Angulon 21mm f/4 (1958)는 Schenider Kreuznach에서 설계 및 제작되었으며, Leitz(Leica)에서 판매되었습니다. 비오곤과 비교했을 때, 이 두 렌즈는 광학 구성에서 더욱 대칭적인 형태를 띕니다.  

 

Leica Super-Angulon 21mm f/4

 

Nikkor-O 2.1cm f/4 (Nikon S-mount)

 

 

▶ Contax G 시리즈와 Biogon (1994) 

 

1994년 Contax G1 카메라에 Biogon 28mm f/2.8 렌즈가 출시되었고, 1996년에는 Contax G2 카메라용으로 f/2.8 조리개를 유지한 Biogon 21mm 렌즈가 출시되었습니다. (2005년 단종) f/2.8 조리개 달성을 위해 광학 요소의 크기가 전반적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Biogon 21mm f/2.8 렌즈에서는 역초점/레트로포커스 설계의 영향이 두드러집니다. 결과적으로 f/2.8 조리개 사양으로 개선되었지만, 비 대칭적인 변화로 인해 왜곡 억제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 디지털 이미지 센서와 대칭형 광학식(비오곤)의 부조화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변화 (2007)

 

2006년 레인지파인더 M 시리즈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인 Leica M8은 DSLR 카메라보다 짧은 M 마운트의 플랜지백 거리 문제로 인해 주변부 광량 저하 문제를 해결하고자 CCD에 “오프셋 마이크로 렌즈(offset micro-lenses)”를 활용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으로 짧은 후방 초점 거리를 가진 렌즈(비오곤 및 대칭형 광각 렌즈 등)의 경우, 큰 각도의 입사 광선에는 효과적이지 못하여 주변부 광량 저하 및 컬러캐스터 등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즉, 이미지 센서 상면에 거의 근접하는 짧은 후방 초점 거리를 갖는 렌즈의 주변부 광선은 빛의 큰 입사각으로 인해 빛의 일부(주변부 광량 저하)만이 센서상의 포토다이오드에 도달하고, 빛의 파장에 따른 편차(컬러캐스터)가 발생합니다.

 

offset micor-lenses의 효과와 CMOS의 문제

 

CMOS 센서는 포토다이오드 전면을 감싸는 회로 및 배선 구조가 빛의 통로 또는 차단 격벽 효과를 발생시켜 오프셋 마이크로 렌즈만으로는 주변부 광량 저하 및 컬러캐스터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즉, 디지털 이미지 센서는 렌즈를 통과한 광선이 상면에 도달하는 각도에 따른 균일성이 필름에 비해 낮아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직접적인 기술은 아니지만,) 충분한 배선 공간 확보 및 전송 능력 향상, 포토다이오드 수광 면적 증가와 더불어 포토다이오드 수광부 주변을 감싸는 형태의 회로 부분을 포토다이오드 뒷면에 위치하도록 설계 및 제조한 “이면조사형 CMOS”이 해법이 되었습니다. 즉, 이면조사형 CMOS에서는 센서에 입사하는 빛의 각도에 따른 응답 균일성이 일부 개선되는 부수적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면조사형 CMOS

 

모든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가 이면조사형 CMOS가 아니기 때문에, 최근 설계된 새로운 Biogon 렌즈는 이미지 센서에 입사하는 광선의 각도를 수직에 근접하도록 후방 초점거리를 확보하는 역초점/레트로포커스 유형의 성향을 더 반영합니다. Bessa 필름 카메라를 위해 설계된 Biogon 유형의 Voigtlander Color-Skopar 21mm f/4 LTM(2001년)에서 최근 Color-Skopar 21mm f/3.5로 광학 구성이 변경된 것도 역초점 설계를 통해 여유 있는 후방 초점거리를 확보하여 디지털 카메라(이미지 센서)에 최적화된 변화를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보이그랜더 마케팅 자료에는 “디지털 카메라 사용을 고려하여 화면 주변부의 색채 문제를 해결한 광학 설계를 채택했습니다. 필름과 디지털 모두에서 우수한 화상 품질을 유지합니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Voigtlander Color-Skopar 21mm f4. / Color-Skopar 21mm f3.5 Aspherical VM

 

비오곤 렌즈는 일반적으로 대칭형 광학 구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C Biogon 21mm f/4.5 ZM의 경우 앞서 언급된 이유로 역초점 설계의 영향이 증폭되어 비대칭성이 증가했습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비오곤 렌즈를 단순히 ‘대칭형’ 광학 구성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 비오곤과 디스타곤(역초점) 유형의 융합과 구별의 모호함

 

SLR 및 DSLR 카메라 시대에 ‘디스타곤’(역초점/레트로포크스 광각렌즈에 대한 자이스의 브랜드) 유형과 ‘비오곤’ 유형은 명확히 구분되는 특징을 지녔습니다. 미러 공간 확보를 위해 설계된 광각렌즈는 대부분 디스타곤 유형이었으며, RF 카메라용의 작은 광각렌즈 중 짧은 후방 초점거리를 가진 경박단소 광각렌즈는 비오곤 유형이었습니다. (유사한 외형적 특징을 공유하는 - 광학 구성이 다른 대칭형 초광각 유형 - 토포곤, 홀로곤이 존재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비오곤은 f/2.8의 최대 조리개 사양과 디지털 이미지 센서에 적합하도록 광학 구성에서 역초점 설계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그러나 미러박스가 없고 20mm 내외의 짧은 후방 초점거리를 갖는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가 주류가 되면서 DSLR 카메라용 렌즈처럼 이미지 센서와 렌즈 후면부 사이를 충분히 확보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망원/장초점 렌즈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신형 렌즈의 후방 초점거리 또한 짧아졌으며, 광학 요소 배치를 통해 더욱 향상된 광학 사양을 실현했습니다. 이미지 센서의 역초점 설계를 적용한 디스타곤 또한 SLR/DSLR 카메라에서와 다른 광학 구성으로 재설계되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짧은 초점거리의 대칭형 초광각 렌즈인 비오곤의 경우 이미지 센서면에 너무 근접하는 설계는 주변부 광량 문제와 컬러캐스터 문제로 일정 후방 초점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역초점/디스타곤 설계를 반영해야 하는 사정도 있습니다. 따라서 디스타곤은 비오곤을 닮아가고, 비오곤은 디스타곤을 닮아가는 즉, 두 광학식의 특성과 광학식의 구분 모두 모호해졌습니다.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의 광학 구성을 보면 “이제 무엇이 비오곤(대칭형 광각)이고 무엇이 디스타곤(역초점 설계)인가?”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자문자답하자면, 이제 이러한 구분의 실익과 필요성도 사라졌습니다. SLR/DSLR, 레인지파인더/미러리스 등 카메라의 구조적 특징에 따라 이에 적합한 광학 설계의 이유로 등장했지만, 이제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에서는 필요에 따라 장점을 취사선택하고 융합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비오곤 또한 초광각 광학식으로 만들어질 때 이미 대칭형 설계와 역초점 설계의 아이디어를 적절히 융합한 결과이며, 앞으로도 새로운 광학 설계와 융합/변화로 다양한 진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모호한 광학 설계에 대한 자이스의 내부 분류 기준이나 명명법은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추정컨대) f/2.8의 (상대적으로) 콤팩트한 20mm에서 35mm 초점거리의 렌즈에 Biogon 명칭을 사용하고, f/2 이상의 광각 및 초광각 렌즈에는 Distagon으로 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ZEISS Distagon T* 2.8/15 ZM

 

최근 설계된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용 초광각 AF 렌즈에도 디스타곤과 비오곤 설계의 영향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최신 AF 렌즈는 컴퓨터를 활용한 줌 렌즈 설계, 내부 요소 이동을 통한 포커스 등 다양한 설계 유형이 혼재되어 있어, 온전히 비오곤 유형의 영향을 받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즉, AF 렌즈에서 비오곤의 흔적은 현생 인류의 유전자 속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처럼 미약하여 이를 온전한 ‘비오곤 유형’이라 직접 칭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최신 초광각 AF 렌즈를 분석하여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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