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5G 정보통신 기술로 더 빠르게 더 많은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진을 찍고, 동영상 촬영도 대폭 증가하고 있지만, 전문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몇 해째 완연한 하락세만 보이는지, 그 원인에 대해 나름의 수다를 정리하고 싶었다. 디지털 카메라의 미래 전망에 대해 망상의 보따리를 마구 헤집어 보자!
각종 기기 장치에 결합되는 카메라 모듈을 포함한 광의의 디지털 카메라(모듈) 시장은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이번 수다에서 주로 언급한 '디지털 카메라'는 현재 일반 소비자용으로 판매되는 사진 또는 영상 촬영을 위한 카메라 제품으로 조금은 좁은 의미의 사진이나 영상 전용의 특화된 디지털 카메라(DSLR, 미러리스 카메라, 콤팩트 디카 등)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 현 시점에서의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실적과 흐름
DSLR이나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 그리고 콤팩트 디카로 대표되는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하락세는 (10여 년 전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카메라 제조사 입장에서는) 이제 더 이상 시장의 반등이나 현상 유지 조차 어려워 자의와 관계없이 변화해야 하는 가혹한 시련의 시기가 도래하지 싶다. 이를 구조적인 저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이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고 해도 과한 평가는 아니지 싶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침체는 여러 원인(스마트 폰 등 모바일 기기의 카메라 기능의 향상과 사진 소비문화의 변화 등)을 들 수 있지만, 기존 디지털 카메라를 넘어서는 개념적/기능적 혁신이 없었고 어떤 의미에서는 사소한 기능 개선만 답습한 결과도 한 원인이라 생각한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의 판매량, 매출액 추이 등 자료에서도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시장의 하락세는 수년간 지속적이고 뚜렷하고, 최근에도 년간 판매 대수 하락은 20% 초반대 수준을 보인다.
위 자료(일본 내수 판매량 기준이며, 전 세계 판매량에 대한 기준이 아니다. 기간 또한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1년이라는 기간이다. 최근 카메라 시장 통계 자료라는 점에서 선택했지만, 각 제조사의 신제품 출시 시기 등의 영향이 일정 작용할 개연성이 크고 따라서 전체 시장의 흐름에 대한 참고 정도로 생각하자) 판매량 기준 1위 캐논은 전기 대비 카메라 판매 수의 변화는 거의 없지만, 매출액이 11.4% 감소하였는데, 아마도 카메라 시장 침체에 대응하고 판매 1위를 고수하기 위한 할인 판매 등의 영업 비용 증가 요인 영향으로 생각된다. 판매량 기준 2위 니콘의 부진이 크게 눈에 띄는데, 타 회사에 인수 합병설(후지필름에 의한 인수설, 해외 매각설) 등이 공공연히 회자될 정도로 어두운 전망 탓인지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Z 시리즈)를 출시하며 반등을 노렸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향후 니콘의 전망이 더 어려워 보인다. 3위에 위치한 소니는 전체 판매대수는 6.6% 감소하였으나 매출액은 14.5% 증가하였는데, 이는 콤팩트 카메라의 판매량 중심에서 중/고가 제품의 판매로 변화된 것이 원인이지 싶다. 그나마 4위 후지 필름의 판매 대수 증가가 19.4%로 눈에 띄지만, (당시 인스탁? 등의 즉석 인화지 + 디지털 사진 등의 제품 출시 영향 등을 감안하여야 할 듯하고) 전체 시장 규모에서 비중이 5.8% 정도이고, 매출액의 변화는 전기 대비 거의 없었다. (0.6%)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은 위 자료에서도 기타로 분류될 정도이니 따로 언급하지 않아도 되지 싶다.
왜 10여년 동안, 전용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하락세에 빠져들었는가? 조금 더 근원적인 원인/요인에 대해 고심해 보자.
▶ 카메라 시장 침체/몰락의 원인
첫째, (너무나 분명하고 눈에 띄는, 그리고 누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요인으로) 강력한 경쟁 상대 모바일 스마트 기기와 이에 결합된 카메라 모듈의 등장과 카메라 성능 향상 그리고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강력한 하드웨어와 결합한 각종 편의 기능을 카메라 시장의 쇠락의 요인으로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로 인해 사진 촬영에서의 그동안 카메라가 누렸던 독점적 지위는 사라졌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전까지 사진(또는 영상) 촬영에 있어 카메라는 전용의 독보적인 기기였고, 이를 대체할 만한 수단/기기가 거의 없었다고 생각한다. 필름 카메라 시대에는 필름이라는 제약 때문에 카메라 이외에는 마땅한 경쟁 상대 자체가 없었고, 초창기 모바일 기기의 카메라 모듈이나 웹캠 등의 성능은 매우 열악해서 사진과 영상 촬영에서 전용의 카메라와 경쟁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아이폰의 등장 이후, 비록 화질이나 성능에서는 전문 디지털 카메라와 격차가 있었지만, 일반적인 사용에서 화질적 차이가 가져다주는 것이 실제적인 차이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아 보인다.
둘째, 손안의 컴퓨터로 대변되는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다재다능함에 비해 카메라는 단순히 사진을 촬영하고 저장하는 정도에 그쳐서 휴대성과 작동 편의성, 간편함 그리고 네트워크와 연동되어 사진을 공유하고 즐기는 (기존 디지털 카메라가 PC에 연결하여 일정 작업을 거치는 수고스러움과 비교하면 월등한) 간편함에서의 기능적 격차를 부정하기 어렵다. 일부에서는 디지털 카메라에 네트워크(특히 무선망)와 연동할 수 있는 해법이 절실하다고 주장지만, (물론, 이 의견에 일부 동의하지만) 현재의 일반적인 사용자가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고 소모하는 방식에서 현재의 디지털 카메라를 네트워크망에 연결하는 정도의 개선으로는 이미 몰락한 디지털 카메라의 사장의 흐름을 반등으로 이끌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스마트 폰으로 대표되는 카메라 모듈 장치가 포함된 스마트 기기의 경쟁이 현재 카메라 시장 침체의 직접적 원인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모든 카메라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 싶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좀 더 세분화해보면, 콤팩트/하이엔드 카메라 시장, 전문가용의 플래그쉽 카메라 제품, 가정용 캠코더 시장, 전문 영상녹화/시네마 카메라 등에서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 측면도 있다. 이는 아래에서 다시 다루자.
셋째, 카메라 모듈로 대표되는 스마트 모바일 기기의 카메라 기능과의 상대적 비교 우위에 있는 이미지 또는 영상 소스 화질의 우수함을 살릴 수 있는, 즉, 질 좋은 (고화질) 이미지/데이터를 활용하여 얻을 수 있는 차별화된 컨텐츠나 환경(사용/소비문화)을 만들지 못한, 찾지 못한 요인이 크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전용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은 화질(화소수의 증가나 HDR, 계조 성능)의 향상과 정확하고 신속한 AF 그리고 각종 편의 기능의 발전 등등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얻어진 고품질의 이미지 소스로 얻을 수 있는 이익 즉, 좋다는 것은 알겠는데, 일반적인 용도에서 얻는 이점이 있느냐? 와 차별화된 성능이 손쉽게 발현될 수 있는가? 의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과 영상 분야에서 이를 전문으로 하는 즉, 업으로 삼는 경우에 고화질의 이미지의 효용은 꽤 중하고 이렇게 얻어진 데이터를 이용한 고품질의 결과물을 얻는 활용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전문가 시장에서 고성능의 디지털 카메라는 여전히 스마트 폰의 카메라 모듈로는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 있는 기기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일반의 즉, 디지털 카메라 소비 시장의 확장을 견인해온 일반 소비자(아마추어 사진가)에서는 '개 발의 편자'나 '그림의 떡' 정도로 실제적 효용에서는 카메라 모듈의 사진과 큰 차별성을 보이지 못한다. 그간 전문 카메라의 뛰어나고 큰 광학계를 통해 구현한 얕은 심도 표현 등, '아웃포커싱'으로 배경이 확 날려서 주 피사체(주로 인물)를 강조하는 사진 등의 전용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 또한 스마트 폰카의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인물사진 모드에서 유사한 효과 등으로 대체 가능해서 이런 장점마저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카메라 시장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이고 기술적인 흐름이었을까? 스마트 폰이 등장하면서 그 폰카에 카메라 시장은 밀려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을까? 쇄락의 과정에서 카메라 시장을 이처럼 쪼그라들게 한 원인 제공의 행위나 부작위는 없었을까?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사진을 사용/소비하는 환경은 10년 전이나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 여전히 8bit 심도 기반의 JPEG 이미지가 주요 이미지 포맷으로 여전히 맹활약 중이고, 이를 출력하거나, 웹/소셜 커뮤니티에 게시하는 등등, 이용 환경에도 큰 변화는 없다. (그나마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정도가 눈에 띄는 변화인데, 이는 아래에서 다루는 것이 낫겠다)
2000년 초반에서 2010년 무렵까지의 DSLR로 대표되는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인터넷과 디지털 이미지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당시의 각종 이미지 게시판/갤러리의 넘쳐나던 용도, 우리에게는 대표적으로 '싸이월드'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의 영향이 지대했다고 생각한다. 즉, 그 당시 DSLR 등의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사진은 종이 사진으로 출력하는 전통적인 사진 활용에서 벗어나 네트워크로 연결된 새로운 소셜 공간에서 (디지털 이미지의 사용자인 동시에 소비자, 즉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 재생되는 이미지로 즐기며 활용할 수 있는 즉, 전용 디지털 카메라로 인해 만든 이미지가 활용될 여지가 다양한 환경이 DSLR 카메라 시장 폭발적인 성장의 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소비 시장에서 스마트 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카메라 모듈이 이런 기능을 충분히 대체하고 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그나마 부족한 광학적 효과 등의 격차는 있지만, 스마트 폰에서 바로 앱(인스타 등등)으로 구현한 (더구나 대부분 무료) 각종 필터링 기능이나 간편한 합성 기능으로 더 손쉽게 즐길 수 있다.
일반 소비자의 디지털 사진의 용도/소비 경향은 여전히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작은 인화지에 인쇄/출력하는 정도에 그치고 사진을 저장하거나 인터넷 쇼셜 네트워크(이제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활용되는 이미지 화질/크기를 감안하면 최신의 초고화소/고화질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고품질의 이미지는 차별화된 매력이나 효용이 충분히 활용될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즉, 대부분의 경우, (저장/서버의 용량이나 트래픽 문제 등으로) 용량을 줄이기 위해 손실 압축(대표적으로 JPEG)되어 활용될 수밖에 없고, 이런 환경에서는 차라리 간편하게 편리한 스마트 폰의 카메라 모듈 시스템이 만드는 적당한(어떤 의미에서는 최적화된) 사진이 훨씬 낫다.
그렇다면 전용의 디지털 카메라, 그 제조사들은 어떤가? 스마트 폰카의 이런 편리한 기능에 대응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전용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소비자가 별도로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한 카메라와 렌즈 등을 통해) 폰카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질 좋은 이미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내장된 프로파일 또는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 등을 통해 스마트 폰카에 비해 월등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하기 어렵고(스마트한 필터링 기능 등은 스마트 폰이 훨씬 월등하고), 그나마 Raw 파일 등을 통해 더 다양한 자신만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 등이 겨우 남는다. 하지만, 여기에서 소비자들을 위한 배려는 그리 많지 않은데,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한 카메라의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사진 관리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이나 후보정 애플리케이션은 그리 소비자 친화적이지도 않고, 기능이나 성능도 그리 탐탁지 않다. 따라서 많은 소비자는 스스로 별도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며 후보정 프로그램(어도비의 라이트룸이나 포토샵, 캡처 원 등)을 구매하여야 한다. (부족한 데로 카메라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전용 툴을 쓰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사실, 그런 툴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유료 후보정 어플에 견주면 정말 쓸만하다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기도 하다)
카메라 제조사는 카메라만 잘 만들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나머지는 소비자가 알아서 해야 하는 것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사고가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지금의 곤궁을 야기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계속 전용의 디지털 카메라를 활용하여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카메라 제조사는 적극적으로 공여하고, 또 새롭고 다양한 소비 환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공유 경제' 또는 소비와 사용의 선순환 방식을 이루었어야 비로소 자신들의 제품 시장인 카메라 시장 또한 지속적으로 성장 또는 유지 가능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단적인 예로, Raw 후보정을 통한 보다 더 나은 사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그나마 전용 디지털 카메라에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일 텐데, 이마저 소비자 스스로 추가 비용을 지불하며 사용하도록 방치했으니 카메라 시장은 지금처럼 십년 연속으로 망할만했다! (그나마 최근에는 캡처원 등의 일부 기능을 제한한 버전으로 무료 사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지만, 이 정도는 생색 내기에 불과해 보인다. 아이폰이나 갤럭시 등 스마트 폰의 경우만 해도 스마트 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 스토어의 수많은 앱을 제외하고도, 애플이나 삼성에서 직접 개발해서 제공하는 무료 앱 등도 매우 퀄리티가 높고, 효용이 높다)
카메라 팔아 번 돈으로 더 좋은 카메라 만들어서 또 다시 판매하면 된다는 단순한 제조업의 틀에 박힌 사고로는 현재의 시장의 흐름에서는 분명한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참여자의 이익 공여를 통한 플렛폼 사업 모델과 공유 경제로 대표되는 현 시대적 요구에 전혀 부합하지 못한, 겉모양만 디지털이지 그 속은 필름 카메라 시대의 카메라 제조업 사고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텃밭은 스스로 만들고 가꾸어야지 지속적인 수확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고, 이런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고 무관심했던 카메라 제조사는 지금 톡톡히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카메라 시장 몰락의 모든 잘못이 카메라 제조사에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를 위한 혁신을 이루지지 못했으니 이에 분명한 책임이 있다)
그 외에도 자잘한 문제점 등이 있는데, 간략히 언급만 하면, 스마트 폰에 비해 너무도 질낮은 하드웨어 성능 그중에서도 디스플레이 장치에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전통의 카메라에서는 무엇보다도 사진을 촬영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었지만, 현재의 디지털 카메라는 촬영만큼이나 촬영 후에 촬영된 이미지나 영상을 바로 확인하고 이를 통해 다시 피드백하므로 디스플레이 장치의 질 또한 매우 중요하지 싶다. 하지만, 카메라의 후면 디스플레이 액정의 크기를 3인치에 약 100만 화소 정도 수준에 그친다. 전원 관리나 발열 등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스마트 폰의 디스플레이 장치 수준을 생각하면 이는 분명한 약점이라 생각한다. 그 외에도 스마트 폰과 비교되는 조작성 등 소비자의 니즈에는 관심 없고 사진만 잘 찍히면 여전히 선택받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조금 어긋난 갈라파고스적 장인 정신?) 매몰되어 있다면, 일반 소비자용의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정말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이외에도 하고픈 말이 꽤 많지만, 이 정도로 다루자.
그나마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한줄기 빛은 유튜브 등의 인기로 전문적 영역으로 인식되던 영상 녹화가 일반의 관심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카메라의 동영상 기능이 좀 더 주목 받게된 점이 아닌가 싶다. 그 덕분에 유튜브나 기타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인기로 영상 촬영용 카메라의 수요가 일부 증가하고 있지만, 이 또한 최신의 전용 카메라가 만드는 이미지나 영상으로만 가능한 것이라 할 수 없고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카메라 모듈로도 충분한 경우가 꽤 많으며, 전문적인 영상 편집을 제외한 간단한 일상의 영상 녹화에서는 폰카메라의 조작성이 앞서는 점도 꽤 있다 (한편, 영상/비디오 부분에서 캠코더 시장을 디지털 카메라가 잠식하면서 캠코더까지 포함한 넓은 범위의 디지털 카메라에서 전체 파이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인지도 모른다)
현재,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몰락은 카메라 제품 자체의 성능이나 기술적 혁신이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라기보다는(디지털카메라의 성능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생각한다) 이를 통해 얻은 높은 화질의 이미지가 가지는 장점이 발현되는 사용 환경, 소비문화, 즉, 새로운 쓰임과 유희의 용도를 만들지 못한 일종의 소비 문화의 '정체'나 '지체'가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디지털 카메라가 계속 선택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무심했고 적극적인 대응이 없었던 제조사들의 탓도 상당 부분 차지하니 카메라 제조사들은 그리 억울해할 것 없을 듯하다. 동영상 시대에 발맞춰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리겠지만, 이 또한 근원적인 해결책(카메라 제조사가 직접 참여하고 개발한 플랫폼이 아니며, 새로운 문화라는 측면 또한, 유튜브 등의 동영상 플랫폼의 성장으로 인해 얻는 반사 이익에 불과하고, 더불어 기존 카메라 시장에서 캠코더가 담당하던 비디오 녹화 제품 시장을 잠식하는 제살 깎아먹는 형국)이라 생각하기 어렵다. 고성능의 최신 카메라에 걸맞는 '새로운 사진 소비 콘텐츠'나 '고화질 이미지 소스를 활용한 지속 가능한 유희? 의 수단'이 등장하지 않는 한, 현재의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현상 유지는커녕 침체와 쇄락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물론, 전문 영역에서 디지털 카메라의 위상은 여전할 것이지만, 일반 아마추어 사진 애호가를 중심으로 카메라 대중화 시대로 촉발된 카메라 시장의 유행과 인기는 이제 일반 사용자들의 외면으로 전용 카메라 전성기 영광의 옛추억 정도로 남지 싶다. 이런 추억에 기생하는 복고 감성풍의 '명품' 마케팅이 한동안 나타나겠고, 이 또한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하지 싶다. (사실, 기술 집약적인 제품에 복고풍은 -때로는- 그 제품의 실질적 효용이 사라지는 반증, 일종의 '회광반조' 모습일 때도 많은 듯하다)
카메라 미래 시장에 대해 어설픈 비유를 들자면 카메라는 '안경'에 해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폰 등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카메라 모듈은 '콘텍트 렌즈' 정도이지 싶고, 인공지능의 시대의 도래는 곧 '라식과 라섹'의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안경은 시력 보정이라는 본래의 시장에서 점차 자리를 잃어갈 것이고, 본래의 안경 용도와는 조금 다른 멋 내기나 기능성의 선글라스는 팔리겠지 싶다. 원래 선글라스는 캠코더 정도의 위치였을 테고, 시력 보정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안경+선글라스 = 사진 + 동영상 촬영)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현재의 디지털 카메라의 모습 같아 보인다. 멋내기용의 구찌 등 명품 썬글라스의 고가 정책처럼, 한동안 쇠락에 몸부림치는 디지털 카메라 시장 또한 명품+고가의 흐름도 예상된다. 인공 지능의 등장과 함께 '라식과 라섹'의 시대가 머지않았고, 어디에나 카메라가 있어서 별도의 카메라 장치가 필요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고, 따라서 DSLR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대표되는 제조사들의 '마지막 만찬'을 즐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