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봄의 정취를 만끽하며 봄 나들이라도 나서서 그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 지는 나날이다. 디지털카메라도 좋고, 필름 카메라도 좋다. 봄의 정취를 담을 수 있다면 무엇인들 좋지 않겠는가.
장롱 속에 고이 모셔둔 카메라의 먼지를 털고, 모처럼 필름으로 봄의 정취를 한번 담아보자. 하지만, 오래된 수동 필름 카메라는 종종 노출계가 정상 작동하지 않거나 고장 나기 쉽다. 장롱 속에서 조용히 수명을 다한 노출계! 카메라 수리점을 찾아 수리가 가능하겠지만, 가까운 곳에 수리점이 없거나 수리가 여의치 않을 때도 있고, 현대인들은 때로는 일 없이도 바쁘고, 먹고사는 것과 관련 없는 일에는 한 없이 게을러지기도 한다. 카메라의 내장 노출계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별도의 노출계를 활용하거나, 스마트 폰에서 노출계 앱을 다운로드하여서 활용하는 방법, 그리고 2개의 카메라가 있는 경우에 고장 나지 않은 카메라의 노출계를 이용하여 측광 하고 각각의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 정보를 그대로 옮겨 적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중에서 그나마 가장 간편하다고 생각되는 방법, 이제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 폰을 활용하여 필름 카메라의 고장 난 노출계 기능을 보충 또는 대신해 보자.
먼저, 앱 스토어에서 노출계 앱을 다운로드하여 설치하여야 한다. 앱 스토어에서 'Light meter 또는 Light meter free'로 검색 후 설치하자. 무료 앱으로도 충분하므로 굳이 유료 앱을 사용할 필요는 없겠다. 몇 종류의 유사한 앱이 있으나 그 기능은 대동소이하므로 마음에 드는 것으로 설치하자. 이번 포스팅에서는 폰에 이미 깔려있는 'Light Meter Free' 앱을 사용하였다.
촬영고자 하는 파사체의 노출정보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측정하고 (내장) 노출계가 고장 난 카메라에 M(매뉴얼) 모드로 각각의 조리개 값, 셔터 스피드를 대입하여 촬영하고자 한다. 일응 복잡할 듯 하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적절한 측광을 위하여 별도의 노출계로 측광 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먼저, 필름의 감도를 ISO 값에 입력하여야 한다. 하단의 표시창의 ISO 박스를 터치하고 + - 또는 조절 바를 터치하여 값을 조정할 수 있다. 노출 측정(측광)하고자 하는 피사체를 화면 중앙에 위치시키고 화면 속 사각 프레임 부분을 터치하면 이미지가 찍히고 관련 노출 정보가 표시된다.
(노출에 대한 포스팅이므로 샘플 이미지 모델은 평생 옷 한번 걸친 적 없는 노출 끝판왕 '목형(木兄)'이 출연하였다)
Av모드는 조리개 우선 모드이며 Av모드로 활성화된 경우, + - 또는 하단 조절 바를 터치하여 조리개 값을 설정할 수 있다. 설정된 조리개 값에 따라 셔트 스피드 값이 연동하여 변한다.
Tv모드는 셔트스피드 값을 고정하고 이에 따른 조리개 값을 구하는 방식이다. Av 모드의 거울상이다.
EV 값은 노출광의 총량?을 나타내며 사용상에 있어 크게 유념하지 않아도 되는 값이다.
위의 방식으로 구한 값을 각각 카메라의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에 대입하여 촬영한다. 위 샘플 이미지에 나와있는 측정값을 카메라 M모드에 그대로 적용하면, 필름의 감도는 200이고 조리개 값 1.4일 때 셔트 스피드를 1/30으로 세팅하거나 또는 셔트 스피드를 1/8에 조리개 값 3.3(2.8과 4의 중간)으로 세팅하면 적적한 노출로 촬영할 수 있다. 단 셔트 스피드 값이 1/60 이하 일 경우에는 사진이 흔들릴 우려가 있으므로 삼각대를 이용하거나 피사체에 조사되는 광량을 증가시키는 특단의 조치(플래시나 인공조명의 사용)를 취하여야 할 것이다.
필름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는 때에는 결과물의 적정한 노출을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없으므로 노출계를 사용하여 피사체의 적정한 노출값을 구하여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에서는 결과물을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노출계를 사용하는 빈도가 많이 줄어든 듯하다. (입사식 노출계의 경우에는 피사체에 조사되는 광량을 직접 측정하여 조명비 등을 계산/적용할 때 유용해서 인공조명의 광량 조절 등에 종종 활용되기도 한다)
오래된 수동 필름 카메라의 경우, 노출계가 고장 났거나 또는 때때로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정확한 측광을 못하는 때가 종종 있다. 이 경우 노출계(또는 노출앱)을 이용하여 그 측광 값의 정확성을 보충할 수 있겠다. 중요한 사진에 있어 실패를 줄일 수도 있으며, 부정확한 측광으로 인하여 이제는 고비용의 취미가 되어버린 필름과 인화 현상비 절감에도 조금 도움이 될 듯도 하다. 다소 번거롭고 귀찮은 방법이지만, 사진을 찍는 행위 그 자체를 즐기는 마음이라면 이 또한 재미있는 사진 생활의 과정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고 싶다. 그리고 아직 수동모드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카메라의 측광과 그 원리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