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수다의 제목은 슈퍼 타쿠마 105mm f2.8이라고 내걸었지만, 타쿠마(Takumar) 렌즈의 역사나 특징, 소감에 대해서 여러 번 다루었던 탓에 105mm f2.8에 대한 특징적인 감상을 제하고 유사하게 되풀이되는 부분이 꽤 있다. 슈퍼 타쿠마의 견고한 만듦새는 이 렌즈에서 또한 다름이 없고, 과하지 않은 안정적인 성능 범위에서의 광학 설계, 그리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경제적이고 효용에 중점이 있는 상용 렌즈란 타쿠마 렌즈에 어린 인상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 이제는 잊힌 Takumar에 대한 2020년의 소해
카메라나 광학 제품/렌즈에 있어 개인적인 선호는 흔히 애호가들 사이에 회자되는 명품이니 희소해서 귀하다고 알려진 이름값의 렌즈들보다 대중적이고 안정적인 성능에 저렴하면서 잘 찍히고 험하게 굴려도 부담 없는 카메라와 렌즈를 좋아한다. 이런 취향은 최신의 카메라에서도 다를 바 없어서 흔하디 흔한 보급형?의, 카메라 사면 으레 함께 딸려오는(그렇다고 공짜는 아니지만) 번들 렌즈의 가장 흔하고 저렴한 렌즈가 사용하기 편했고 이런 과유불급의 적절한 가성비를 좋아한다. 타쿠마 렌즈는 개인적인 이런 선호와 취향에 잘 어우러진다. 광학적 성능이든 만듦새든 동시대의 렌즈 중에서 첫 손에 꼽힐 정도고, 당시의 인기로 흔해서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매물을 찾을 수 있고, 지금의 이런 풍요로움?과 흔한 올드/빈티지 렌즈에 대한 적당한 무관심으로 저렴하기도 해서 마음에 든다.
현재 시점에서 타쿠마에 대한 저평가는 조금 억울한 면도 있다. 캐논, 니콘, 후지, 올림푸스 등은 디지털 카메라에서도 카메라 브랜드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타쿠마의 유산은 현재까지 닿지 않는다. 렌즈 등에만 타쿠마라는 브랜드를 사용했고 카메라는 펜탁스로 불렸으며, 이마저도 70년대 중반 이후는 렌즈에도 펜탁스로만 불려서 타쿠마라는 이름이 새로운 제품에서 사라진 지도 40년이 훌쩍 지났다. 이제는 펜탁스 브랜드마저 그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필름/디지털 전환기에 쪼그라들어 작금에는 어지간한 사진 애호가가 아니고서야 그저 그런 과거의 이름이 되었으니, 타쿠마는 이제 '듣보잡' 신세로 처량하다. 특정 시기의 몇몇 타쿠마 렌즈들은 방사선이 검출되는 일명 '방사능 렌즈'로 타쿠마의 오점이 되기도 해서, 타쿠마 찬가를 마냥 부르기엔 여러모로 참 난감하다. 누군가 수동 포커싱의 빈티지 렌즈를 추천해달라면, 이런 구질구질한 사정 설명이 귀찮아서라도 (스스로의 선호와 상관없이) 무난하고 무탈할 듯한 니콘이나 캐논 등의 수동 렌즈를 권하지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타쿠마 렌즈에 대해 장황하게 떠드는 것은 "젊은 시절 낭만의 거친 바다를 가로지르던, (이제는 항구에 발이 묶여 바다만 바라봐야 하는) 검게 그을린 주름진 얼굴에 이글거리는 두 눈은 아직도 강렬해서 마음속에는 여전히 더 넓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모험을 갈망하는 노회한 마도로스" 느낌의 렌즈로 남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105mm 초점거리/준망원 렌즈의 (지극히 주관적 관점에서) 효용
단(프라임) 렌즈의 초점거리에 따른 특징은 줌 렌즈와 비교하면 서로 상반되는 즉, 고정 초점거리가 단점인 동시에 장점이 되는 것 같다. 다양한 촬영 조건에 즉각적인 대응에서 최신 AF 줌 렌즈의 편리함은 부정하기 어렵고, 이제는 광학적 성능에서 단 렌즈에 그리 뒤처지지 않는 고사양과 성능의 경우도 꽤 흔하다. 그래도 여전히 최대 개방 조리개나 MTF 차트 등의 수치적 광학 성능 지표면에서 근소한 차이가 있고, 줌 렌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단렌즈 그리고 때에 따라 골라 쓰는 맛이 있는 단렌즈가 아직은 좋다.
매뉴얼 포커스 기준으로 각 고정 초점거리에 따른 렌즈들의 대략적이고 개인적인 감상을 정리하면, 표준 렌즈의 범용성과 뛰어남은 으뜸이고 35mm 광각은 표준 렌즈에 못지않은 범용성과 스냅 촬영 등에 제일 잘 어울린다. (표준 렌즈와 35mm는 '이제는 좁아서 답답하다'는 일부의 평도 동의하고, 예전의 그 독보적인 효용과 인기를 사라렸지만, 그래도 사진기와 함께 외출이라도 할 때면 먼저 손이 가고, 만족한 선택이었다) 24mm와 28mm 초점거리는 스마트 폰 카메라 모듈 등의 익숙함으로 이제 표준 렌즈만큼이나 친숙하고 익숙하며, 35mm 초점거리 렌즈의 특징을 꽤 많이 공유한다. 그 탓에 해당 초점거리/화각의 개성이 희석되어서 (조리개를 조여 찍으면) 스마트폰 카메라(폰카)로 촬영한 시야범위(FOV)가 별 차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24mm 초점거리 정도의 초광각은 탁 트인 해방감을 주며, 시원시원해서 또 자주 손이 간다. 그 이상의 광각은 광활한 풍경/볼거리가 많은 여행 스냅 등에서는 좋겠지만, 너무 많은 주변의 시각 정보를 정리하지 못해 난잡했고 개인적으로 여전히 익숙하게 다룬다고는 못하겠다.
망원 쪽에서는 85mm를 싫어할 수 없지만, 한때는 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다. 이 좋은 렌즈와 화각을 잘 못쓰는 이유를 꽤 고심했는데, 아마도 표준 렌즈처럼 매뉴얼 포커스를 고집했던 탓이 컸다. 인물용으로 사용할 때는 이 초점거리에서 부터 매뉴얼 포커싱으로는 적절한 활용을 찾기는 어려웠고, 매뉴얼 포커스를 포기하고 최신의 AF에 기대며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105mm 초점거리부터는 인물 사진에서 매뉴얼 포커싱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해서 거꾸로 편하게 사용했다. 정물을 촬영할 때는 매뉴얼 포커싱으로 충분하고, 조리개를 열면 얕은 심도가 확연해서 배경을 분리하고 주 피사체를 강조하는데 좋다. 사실, 자주 활용하는 망원은 85~135mm 정도이고, 150mm도 꽤 좁아서 개인적으로는 135mm 정도가 한계이고, 그 이상의 망원 단렌즈는 가지고 있지 않고, 그나마 필요할 때면 AF 망원 줌 렌즈로 대신할 때가 많다. 그 마저도 잘 사용하지 못한다.
장초점의 망원은 인물용으로 사용하면 훔쳐보기나 도촬의 느낌이 나서 꺼려지고 정물 촬영에서는 최단 포커싱 거리가 길고 파사체와 거리가 너무 멀어서 불편해서 잘 활용하지 않았다. 더구나 긴 망원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의 사진(조류 촬영이나 천체 촬영 등)에 경험이 없고 잘 다루지 못한다. 스스로의 허섭한 실력과 사용 습관에서 105mm와 135mm 까지가 겨우 감당할 수 있는 정도였다.
▶ Super Takumar 105mm f2.8에 대한 소소한 감상 (35mm 풀프레임 카메라 장착 기준)
이 렌즈는 광학적으로 안정된 성능을 보여주지만, 최대 개방 조리개 촬영에서는 조금 소프트하다. 눈에 거슬릴 정도로 화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인물 사진에나 어울릴 법한 소프트함을 보여준다. (인물 사진에서는 소프트함은 부드러운 피부 묘사 등에 효과적이고, 인물을 이쁘게 표현해주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인물 촬영용이 아닌 정물이나 풍경을 선명하게 촬영하고 싶을 때는 최대 개방 조리개는 살짝 조여서 사용했다. 일정 조리개를 조이면 선명해지고, F8 이상 조이면 이미지 묘사는 매우 선명하고 예리해서 흠을 찾기 어렵다. (사실, 이 정도 조여주면 어떤 렌즈도 해상력 성능에서 아쉽지 않다. 만약 광학적으로 선명하지 않다면 어딘가 고장을 의심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망원은 광각에 비해 동일 F 값 설정에서 조리개 개구(유효 구경)가 더 커서 회절에 의한 화질 저하가 상대적으로 없으므로, 충분히 조여서 촬영해도 좋았다. 이 렌즈에서는 f22까지 조일 수 있다.
광학 설계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타쿠마 105mm f2.8과 타쿠마 85mm f1.9의 구성(4군 5매)이 거의 같다는 점이다. 차이는 초점거리와 구성 요소들의 구경/지름, 그리고 3번째 요소의 곡률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데, 전면 필터 규격으로 비교하면 85mm는 58mm 필터 스레드를 가지고 105mm는 49mm 스레드이며 전면 구성 요소의 지름에서 약 8~9mm 정도 차이를 보인다. 당연히 큰 구경과 밝은 조리개, 그리고 인물용의 대표 렌즈인 85mm f1.9가 조금 더 인기 있다. 그리고 SMC 타쿠마 85mm f1.8는 광학 구성이 6군6매이고, 또 그 조금의 차이만큼 조금 더 좋은 평을 듣는다. 이런 선호나 거래 가치의 순위가 도토리 키재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사진 관련 종사자나, 사진을 업으로 하는 촬영자에게 빈티지 수동 렌즈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장비라고 생각한다. 비용이나 소모값의 효율을 생각하면 최신의 AF 렌즈가 더 작업 효율이 높다. 그리고 인물 사진에서의 소프트한 특성의 장점은 필름 시대의 카메라와 렌즈에서 찾을 수 있던 장점/덕목이지 싶다. 필름과 달리 디지털 이미지에서는 선명하게 촬영한 후 후반 작업에서 특정 부위에 마스크를 씌워 미드 톤의 디테일(선예도)을 줄여서 얼마든지 소프트한 효과를 쉽고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선명한 이미지를 소프트하게 만드는 것은 쉽고, 그 정도의 조절도 쉽지만, 그 반대는 어려우니 디지털 카메라용 렌즈는 선명하고 날카로운 결과물을 얻는 것을 우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후반 작업 시 이미지 일부의 영역을 지정하거나 특정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그 정도를 조절하여 작업할 수 있으니, 디지털 이미징에서 인물 사진 소프트한 묘사 렌즈를 장점이라 치켜 세우기는 적당치 않다.
하지만, 업으로서의 사진이 아닌, 인물을 촬영하고 이를 모델과 촬영자가 함께 현장에서 촬영된 이미지를 감상하며 즐기거나 별도의 후반 작업을 선호하지 않거나 여전히 필름 사진으로 촬영하는 경우에 인물 사진에서 자연스러운 소프트한 특성을 가져다주는 렌즈는 꽤 효과적이다. 올드 수동 초점 렌즈의 장점은 찍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직후 카메라 액정에서 촬영물을 확인할 때의 즐거움이 절반 이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래 급조된 샘플 이미지에서 최대 개방 촬영에서의 소프트함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구면 수차의 영향이라 생각하며, 횡 색수차도 일부 눈에 띈다. (퀵 릴리즈 크램프의 흰 눈금선에 마젠타 프린징 이슈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조리개를 일정 조이면 구면 수차와 종 색수차는 눈에 띄게 줄어든다.
이 렌즈의 포커스 조작은 부드럽지만, 매우 길고(포커싱 조작 링이 약 300º 정도 회전) 세밀한 조정이 가능해서 순간 포착이나 움직이는 피사체에 대해 순간적 대처 등의 촬영에서 장점을 보이기 어렵다. 그리고 최단 촬영 거리도 1.2mm 정도로 근접 촬영이나 간이 접사는 가능하지 않다. 이 보다는 느긋하게 세밀하게 초점을 맞추고 촬영의 주변을 하나씩 둘러보면 여유로운 작업에 잘 어울린다. 핸드 핼드로도 촬영이 가능하지만, 꽤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 삼각대에 고정해서 사용하는 것이 더 좋고, 자유로운 이동이 필요하다면 모노 포드도 좋겠다. 핸드 핼드 촬여에서는 벽 등에 살짝 기대어 안정적으로 촬영하는 것도 도움이 꽤 되지 싶다. 봄날 따스한 햇살을 머금은 가벼운 산책길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취미 사진 생활이라면 꽤 유용하고 즐겁게 느껴지는 렌즈라고 생각한다. 명품이라거나 독특하고 개성진 표현의 렌즈는 아니다. 앞에서 기술한 타쿠마의 렌즈들의 감상과 같이 무난하고 잘 만들어진, 기본에 충실한 렌즈다.
영상 촬영용으로 사용해도 꽤 매력이 있어 보인다. 영상 촬영에서 많은 부분은 인물 촬영일 수밖에 없고, 앞에서 언급했듯이 최대 개방의 소프트한 인물 묘사가 꽤 쓰임이 좋을 듯하다. 105mm 특성상 인물에 집중하거나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데 이점이 있고, 개방 조리개 조건에서 부드러운 인물 촬영 용도로 좋겠다. 조여서 선명하게 정물 클로즈업 용으로도 꽤 쓸만하지 싶다. 한동안 관심을 두지 않던 개별 올드 렌즈에 대한 사용 감상을 정리하고 있는 이유도 조만간 이 렌즈를 시네마 렌즈 리하우징으로 개조하고 싶어 서다. 개조를 앞두고 본래의 모습일 때의 감상을 정리해서 남겨두고, 달라진 후의 새로운 감상도 조만간 한번 다루어 보고 싶다.
Super Takumar 105mm f2.8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이를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https://www.pentaxforums.com/lensreviews/Super-Multi-Coated-TAKUMAR-Super-Takumar-105mm-F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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