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키예프 RF 카메라에 관한 대략적인 관련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자. 무얼 분해하든지 수리하든지 고장 내든지 어떤 것인지 알고 하면 더 재밌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7/02/13 - [Soviet & Russian Camera & Lenses] - 키예프 레인지파인더 카메라 / Kiev(КИЕВ) rangefinder camera
Contax II와 같은 설계로 적용된 카메라 Kiev RF 카메라를 하나 해외 직구로 장만했다. 사용 목적의 구매는 아니고 순전히 외부의 모양으로만 확인한 콘탁스 등의 구조와 사진이나 기타 자료로만 확인 가능했던 내부의 구동 방식에 대한 호기심이 가장 컸다. 기계식의 카메라는 전자 부품이 많은 카메라에 비해 기계적 작동 메커니즘을 확인하는 것이 쉽고, 정치한 설계를 보면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분해하여 구조 확인용으로 구매한 탓에 정상적이고 상태 좋은 카메라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으므로 소소한 문제가 있다는 카메라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했다. 상태가 좋고 작동이 멀쩡한 카메라를 분해하는 것은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하지만 고장 난 카메라를 정상적으로 수리하면 왠지 병든 카메라를 구한 듯한 기분이 들어서 좋다.
1930년대 중반에 등장한 이 카메라의 모태가 된 'contax II'는 이후 1950년대까지도 아류 및 카피된 제품이 계속 만들어질 정도의 유명세를 떨쳤던 카메라가 아니던가. 그리고 당시에 기본 장착용으로 설계된 Sonnar 렌즈를 무척 좋아하니 콘탁스 카메라에 대한 궁금증은 한층 더 커졌다. 그리고 라이카와는 조금 다른 내부 구조의 레인지파인더 구조도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지금은 골동품 취급을 받지만 어쩌면 현대의 소형 카메라의 원조로서 카메라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재미있는 카메라임은 틀림없다.
▶ Kiev 분해의 시작
차근히 분해 과정을 좇으며 내부 구조의 특징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먼저 분해 / 수리 이전의 정상적인 모양을 기념 촬영해두고 시작하자.
전면의 나사를 풀고, 마운트와 파인더 입사구 근처의 감싸고 있는 커버를 제거하자. (이후, 분해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점이지만, 이 커버는 전면에서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같은 재질의 상부 커버를 제거하고 앞 커버를 제거하는 것이 더 적절한 순서인 듯하다, 그리고 전면 부분에 이상이 있는 고장이 아니라면 굳이 분리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전면 커버 제거 후에 마운트 부분의 4개 나사를 제거하면 마운트 부 전체가 분리된다. 렌즈의 포커싱과 거리계 연동을 위한 나사 장치가 맞물려 있다. 내부의 연동 방식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어 보자.
분해는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내부 구조가 복잡한 듯하지만, 필요한 곳에 효과적으로 잘 설계되어 분해나 재조립 과정도 그리 어렵지 않다. 상부의 겉 커버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오른쪽의 필름 장전 로브와 셔터 스피드 설정 장치를 분리하고, 필름 되감기 로브도 분리 후, 순차적으로 분리가 가능하다. 액세서리 슈가 부착된 커버 바로 아래의 내부 어셈블리는 필름실 안쪽에서 고정된 나사가 있다. 고정된 나사를 제거하면 뷰파인더를 구성하는 부속과 셔터 기어 장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Kiev 거리계 연동 장치 문제의 수리
분리한 카메라의 거리계 연동 문제는 렌즈의 포커싱이 변화하여도 이중 합치상의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입사구(Rangefinder window)의 광학요소가 포커싱에 따라 연동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로 생각된다.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렌즈의 포커싱 조정으로 인해 변화하는 값은 아래 금색의 톱니바퀴를 통해 그 회전 값을 전달하는 커플러 구조로 라이카의 직선식 운동량을 전달하는 커플러와는 차이가 있다. 렌즈의 포커싱 값 변화에 따라 각 톱니바퀴가 잘 작동하므로 현재 이 카메라의 고장 문제는 커플러의 전달상의 문제는 아니다. 좀 더 분해한 상태의 내부 구조를 확인해 보자.
비슷한 유형의 RF 카메라이지만 라이카 RF 타입 카메라의 거리계(Rangefinder)와 콘탁스 RF 타입은 '삼각 측정'의 기본 원리는 같지만 각각의 구조와 앞에서 언급한 연동 방식과 거리계 입사구(Rangefinder window)의 구조 등에 차이를 보인다. 라이카 RF 카메라에서는 거리계 입사구에 작은 반사 거울을 위치하고 렌즈의 포커싱에 따라 커플러로 전달되어 반사 거울의 각도 변화로 이중상이 합치하는 방식인데 비해, 콘탁스 RF 타입은 거리계 입사구에 볼록 렌즈가 위치하고 렌즈의 각도 변화로 이중상의 위치가 연동되는 방식이다. 어느 방식이 더 뛰어나다고 단정하기 힘들고 각자 특징이 있어 보인다.
아래 이미지는 거리계 연동이 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한 후의 촬영한 정상 작동하는 거리계와 포커싱의 연동 상태이다. 화살표로 표시된 레인지파인더 윈도 부분의 각도 변화에 주목하여야 한다. 원경일 때는 정면을 향하고, 근경일 때는 왼쪽으로 치우쳐서 기울어진 형태가 된다.
외부 충격이나 윤활유 등이 말라 붙어서 포커싱 변화에 따른 연동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에 뷰파인더 이중상 합치를 통합 정상적인 포커싱에 장애 또는 오차가 발생 수 있다. 주변의 먼지와 고착된 윤활유, 오염 물질 등을 제거하고 적절하게 동작할 수 있는 조건으로 마무리 하자. 포커싱 정확도와 관련되는 정밀한 장치이므로 정확한 세팅을 위해 신중하게 수리할 필요가 있다.
▶ Kiev 셔터막 문제의 수리
콘탁스 II와 III 그리고 이를 복제한 kiev 카메라는 셔터의 내구성이 취약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콘탁스 II를 참고하여 제작된 니콘 RF 카메라의 경우에는 셔터 구조를 다르게 설계하여 셔터 내구성 문제에서는 훨씬 낫다. 콘탁스와 키예프 RF 카메라가 수직(세로) 이동식 금속 포컬 플레인 셔터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니콘의 RF 카메라는 직물 재질의 막을 사용하는 수평(가로) 이동 포컬 플레인 셔터 방식을 취하고 있다. Contax RF 타입의 카메라를 실사용하기 원한다면 콘탁스의 구조적 단점을 그나마 보완한 Nikon S2, 또는 SP, S3, S4 등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상하 이동 방식의 포컬 플레인 셔터는 이동 거리가 짧으므로 고속 셔터를 구현하는 데 수평 이동 방식보다 유리하다. 따라서, 최고 셔터 스피드는 콘탁스와 키예프 RF가 1/1250 sec (버전에 따라서 1/1000) 사양을 보이지만 니콘 RF 카메라는 1/500 sec에 그쳤지만, Nikon S2에서는 1/1000 sec으로 향상되었다
왼쪽 셔터막 리본이 끊어진 것이 보인다. Kiev 카메라에 사용된 리본(Shutter curtain strap ribbon tape)은 폭 3.2mm의 화학섬유 직물로 만들어졌는데 오래된 탓인지 내구성이 위태롭다. 끊어진 부분을 수리한다 해도 다른 부분이나 반대쪽 리본이 끊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일단 끊어진 부분을 연결해서 수리해두겠지만, 셔터의 내구성은 셔터막이 금속 재질인 것에 비해 이를 지탱하고 고정하는 리본이 직물인 점과 셔터를 작동시킬 때마다 이를 고정/구동하게 하는 리본이 금속 재질 셔터에 계속 마찰하는 구조 등을 고려하면 쉽게 끊어지거나 셔터 자체가 고장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Contax와 Kiev 카메라용 셔터 수리 리본을 ebay 등에서 별도로 판매하고 있을 정도로 리본의 내구 문제는 이 셔터방식의 단점으로 생각된다.
보다 편리한 수리를 위해 셔터 박스를 카메라 본체 어셈블리와 분리하였다. 이 카메라 유일한 전선(파란색 선)이 보인다. 플래시 싱크 단자와 셔터 박스를 연결하는 전선이다.
대부분의 소형 카메라들의 셔터 박스는 카메라 가장 중심부에 위치하므로 접근이 쉽지 않고, 셔터 박스를 분리하기 전까지 다른 부분을 부수지 않고 분해해 나가는 것이 어쩌면 카메라 셔터 수리의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키예프 RF 카메라의 경우에는 비교적 셔터박스 접근 및 분해는 쉬운 편이다. 하지만 분리만 쉬울 뿐 정작 셔터 자체의 수리는 셔터의 금속 재질과 구조 등으로 쉽지 않은 편이다.
셔터 리본의 경우, 완벽한 수리를 위해서는 새로운 리본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셔터 자체의 내구성 문제 등으로 이를 완벽 수리한다 하여도 정상적인 사용을 오래 장담할 수 없는 구조이므로 간단히 끊어진 부위를 다시 연결하는 선에서 셔터 수리를 마무리하였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 빠르게 재조립해보자.
전면의 파인더 및 마운트를 가려주는 커버가 없는 것이 더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며, 아방가르드한 외형미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후면의 뷰파인더 사출부가 너무 답답하고 금속 재질로 안경 렌즈에 흠집을 남기기 쉬워서 이를 분리하였다. 거리계 연동과 이중상 합치는 훌륭하게 작동하고 있고, 셔터도 조금 위태위태한 느낌은 있지만, 일단은 정상적으로 잘 조작된다.
수리된 카메라는 다시 장식장 안에 진열해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