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수소'로 대표되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로 마음이 편치 못해서 (사실, 분노 상태) 우리나라를 자신들의 의도에 굴복하게 하려는 일본 정부의 저급하고 비열한 행태에 대해 사과와 수출 규제에 대한 원상복구의 조치, 그리고 과거 일제가 행한 만행에 대한 반성과 이에 기반한 역사의식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일본에 대해 신뢰할 수 없고, 더불어 일본산 제품의 불매 운동에 동참할 생각이며, 대체제가 없다는 핑계 따위에 굴하지 않을 생각이고 일본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관심 또한 접어둘 생각이다. 제조국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구애받지 않았고 좋은 카메라 그 자체에 애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까지의 이런 마음 가짐도 '혐한으로 무장하고 이웃나라애 해를 가하고자 하는 행태 앞에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
이미 사용하고 있던 일본산 제품을 내다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당분간을 가지고 있던 카메라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소심한 불만의 표시에 불과하겠지만, 추후 새로운 제품 구매에 일본 제품을 사지 않을 생각이고,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모여 큰 흐름을 만든다고 믿으며, 이런 큰 흐름의 물줄기에 물 분자 하나가 되어 동참하는 것도 좋겠다. 앞으로의 선택에서도 고민할 테고, 그렇다고 고의로 악평할 생각도 없으니 단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 싶다. 근 60여년 간 카메라와 관련 광학 제품에서 일본 제조사가 중요한 중심축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고, 그 기간 동안 축적된 기술력과 인지도를 기반으로 작금의 디지털카메라 왕국 일본이라는 굳건한 지위를 만들었지 싶다. (디지털카메라에서는 일본 제조사 독주가 더 확연해진 듯하다)
비록 현실은 신기술로 첨단을 달리는 일제 카메라일지라도 사진이 어디 카메라 성능이 뛰어나다고 좋은 사진이 그냥 담기던가! 사진을 업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취미 쯤이야 접어버릴 수도, 아니면 다른 나라 제품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겠다. 정말 대체할 수 없다면 취미마저 바꿀 용의도 있으며, 지금은 더 중한 것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해서 기꺼이 일제 불매에 동참할 생각이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에 선택에 참견할 생각은 없다. 불매 운동에 남의 눈치를 보며 행할 이유도 없고, 성과도 자발적인 결정에 의해야 더 효과적이지 싶다. 내가 불매하니 너도 불매해라라고 강요할 생각도 전혀 없다. 이미 사용하고 있던 카메라를 잘 사용해서 새로운 일제 제품을 사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미 가지고 있는 카메라도 꽤 쓸만하고 그 최신 카메라가 좋아봣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던가! 일본 카메라 관련 커뮤니티를 모두 탈퇴했는데 단지, 일본 카메라 제품을 구매하고 기쁨에 젖은 후기를 공감하기 어려울 것 같았고, 일본의 행태에 분노하면서도 그들의 제품에 대해서는 다른 잣대를 들이 되며 관대해지기에는 스스로를 설득하기 어려웠다.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 구경하는 정도의 유령 커뮤니티 회원이었으니 아무도 모를 일이고 폐를 끼치지 않으니 이 정도는 마음대로 하고 싶었다. 흔히 기분이라고 말하는 마음의 흥이 상해서 사진 취미도 결코 즐겁지 않을 듯해서 걱정이다.
그리고 문득 궁금해졌다. 만약, 일제 카메라를 더 이상 구매하지 않는다면 아마추어 사진 취미 생활은 어떤게 될까? (물론 지금도 최신의 제품과 기술이라는 측면에선 조금 거리가 있는 취미생활이지만,) 일제 카메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꽤 커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 보인다. 물론, 독일산 라이카나, 그나마 현실적인 가격의 시네마용 카메라 (블랙매직 등등)가 있지만,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것은 아쉽다. 일제 불매를 기회삼아 그동안 고민했던 '필름 사진으로 회귀'는 어떨까?
흑백 필름 사진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디지털의 선명하고 날카로운 컬러와 감각없는 색보정에 사실 헤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었고, 디지털의 화려한 효과의 피로감에서 벗어나 구도하는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흑백 필름 사진으로 구원?받을 수 있을까?
사실, 필름 사진에 대해 깊이있게 고민해 본 적은 없었다. 취미란 것이 늘 그러하듯 때때로 즐기는 것에 지나지 않았고, 으레 추억의 장면을 담기 위해 작은 필름 똑딱이/자동 콤팩트 카메라로 촬영한 필름을 현상소에 맞기고 밀착 인화된 사진에서 인화할 사진을 고르고 인화된 사진을 받는 것이 고작이었다. 기초적인 흑백 사진의 재미와 흑백 필름 현상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졸업과 취업으로 한동안 사진을 잊고 지냈다. 월급 덕에 생긴 금전적 여유로 작은 개인 암실이라도 하나 갖추려고 고민하던 중 DSLR이 등장했고, 그 시절 대부분이 그러했던 새로운 기술, 문물의 달달한 편리함에 빠졌다. 그 탓에 정작 필름 사진의 정수를 제대로 경험해 보지도 못한 셈이고, 필름 사진에 대해 그 즐거움을 온전히 알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런 어중간함이 필름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필름을 만만하게 보는지도 모르겠다.
편리하고 이제는 필름보다 더 사실적으로 보이는 디지털 이미징이지만, 편리와 화려함의 경계에서 느끼는 피로감에 다시 필름으로 사진으로 돌아갈까 하는 고민에 한동안 시달렸다. 잘 모르니 더 가보고 싶은 것이지 싶다. 자가 현상과 인화 그리고 필름만의 고유함에 대해 고민한 것들을 이번 기회에 길게 수다로 이어가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그리고 이미 편리함과 효용 측면에서 디지털에 완전히 밀려난 필름은 '그 알듯 모를 듯한 필름 감성'을 제하고 남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
부지런을 떨어서 2019년 현시점에서 필름 사진에 대한 허술한 수다를 시작할까 한다. 물론 핑계는 일제 불매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대체할 수 없는 기기라는 어줍잖은 핑계 없이 일본의 태도에 확실한 변화가 없는 한 새로운 일제 카메라 제품에 한눈 팔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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