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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Personal delusions about photography

디지털 카메라에서 중대형 포맷의 효용. I - Fujifilm GFX100,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 Is medium format better than 35mm full frame?

Notice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후지필름 GFX100이 출시되었다. 신제품이 나오면 어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었고 기존의 카메라와는 뭐가 다른지 사진 촬영에 어떤 새로운 즐거움을 가져다 줄지 기대하며 요목조목 살펴보고픈 호기심이 생긴다. 사실, 현재에 만족하는 편이라 구매와 관련은 별로 없지만, 사진이나 카메라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카메라는 언제나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리저리 gfx100 관련 정보와 기사, 리뷰 등을 찾다 보니 어느 GTX100 기사 제목에 달린 'Game changing'이란 문구에 흥미가 동하고, 이전부터 중형 또는 대형 포맷의 디지털카메라의 효용과 장단점에 대해 고심했던 적이 있었던 터라 이에 대해서 주절주절 수다를 늘어놓은 좋은 계기(契機)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마음으로 두서없는 수다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후지필름 공식 사이트나 기사, 리뷰 등을 통해 확일할 수 있으니 눈길을 끄는 특징적인 사양에 대해서만 다루어 보자. 무엇보다 이 수다는 리뷰나 사용기가 아니며, (해당 제품을 실물로 본 적도 없다) 단지, 후지의 공식 발표 자료에서 공개된 사양과 후지필름의 홍보 자료, 유튜브 상에 공개된 일부 리뷰와 관련 기사 등을 참고하고 개인적 생각과 망상이 곁들여져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수다에서 주장하는 바의 진위 여부와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의심과 각자의 판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리저리 사양이나 특징을 소개하지만, 이는 그리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 싶다. 말하고 싶은 부분은 언제나 글의 마지막 즈음에...

 

 

▶ 중형 디지털 카메라 GFX100의 특징적 사양

 

- 43.8 x 32.9 mm(대각선 길이 55mm)의 이미지 센서 장착된 1억 200만 화소의 고해상력 중형 디지털카메라

 

기존 필름 포맷의 대표적인 중형 포맷(645 또는 6x6, 6x7)과는 차이가 있다. 중형 필름 포맷 중 가장 작은 645 판형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아서 '크롭 중형 포맷'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기존 35mm 풀프레임 포맷(대각선 길이 44mm)과 비교해서는 약 1.7배 (정확하게는 1.67배) 넓은 포맷이므로 '중형 포맷의 디지털카메라라고 부르는데 그리 인색할 이유는 없지 싶다.

촬상소자(필름이나 이미지 센서)의 판형은 사진의 시야 범위를 결정하는 '시야 조리개' 역할을 한다. 판형의 크기에 따라 유/불리에 대한 장황한 설(說)들이 분분하고 특히 '공간감이 다르다' 거나 심도 표현에 유불리 등이 공공연하게 언급되지만, 이런 문제의 가장 핵심은 장착되는 광학계의 초점거리와 촬영 시 설정한 조리개 값의 영향이고, 판형의 크기는 결과물에서의 시야 범위(FOV 또는 AOV)에만 영향을 준다. 시야 범위에 확대나 축소에 따라 결과물의 이미지에서 공간감 -달리 표현하면 입체감과 원근감, 사물의 배치에 따른 구조상의 느낌- 표현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다루자. 

 

따라서 커진 이미지 센서 크기만큼 동일한 초점거리의 렌즈를 장착하였을 때, 촬영물의 시야 범위(FOV) 또한 늘어난다. 35mm 풀프레임 카메라 + 45mm 초점거리 렌즈와 GFX100 +45mm 초점거리 렌즈를 장착하여 촬영하면 전자보다 후자가 약 1.7배 넓은 시야 범위의 촬영이 가능하다.

 

아래 "접힌 글"은 사족과 같아서 환산 화각과 관련해서 정보가 필요한 경우에만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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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에 따른 시야범위의 차이를 35mm 풀프레임 기준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흔히 환산 화각이니 크롭 계수/팩터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편의상 시야 범위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한 환산 화각과 크롭 팩터를 무분별하게 심도 비교 등에 이용해서 비교와 이해에 더 혼란을 가중시키는 경향이 있지 싶다. 개인적으로는 소개는 하겠지만, 환산 화각이나 크롭 팩터를 통한 설명이나 이해 방식이 단점이 더 많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환산 화각 방식이 직관적으로 이해하는데 이점이 있으므로 소개는 하고 가자. (환산 초점을 구하기 위해서는 대각선의 길이 비에 따라 55mm/44mm = 약 1.25(실제는 1.27)이고 GFX 렌즈의 초점거리 / 1.25에 의해 35mm 풀프레임 카메라 장착 렌즈의 초점거리 근삿값을 구할 수 있겠다. 

 

아래 GFX용 렌즈의 초점거리에 1.25를 나누면 GFX 63mm 렌즈의 경우 35mm FF 기준 약 50mm 렌즈를 장착한 경우와 유사한 시야 범위/화각(FOV/AOV)을 보인다. (노파심에서 다시 한번 더 강조하면, 앞에 언급된 1.25를 다른 용도의 계수로 무분별하게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35mm FF, APS-C, MFT 각각의 판형에 따른 평가 등에서 심심찮게 등장해서 이제 뭐라고 말하기도 지겨울 정도지만, 매번 다른 의견으로 사진/카메라 커뮤니티를 어지럽히는 문제 중 하지이지 싶다.(매번 되풀이되는 판형 논란이 싫어져서 사진 커뮤니티를 찾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심도의 정도를 설명하기 위해 이를 다시 조리개 값에 적용해서 GF 63mm F2.8 렌즈는 풀프레임에서 50mm F2.2 정도에 해당하고 여기에 사족과 같은 확대 해석을 덧붙여서 판형의 크기에 따라 노출이 다르다거나 설정 ISO가 다르다거나 이에 한발 더 나아가 증가된 ISO 만큼 노이즈가 더 생긴다는 이상한 논리 전개가 안타깝다. 다른 판형의 카메라에 비슷한 시야범위/화각을 얻기 위해 다른 초점거리의 렌즈를 장착한 경우, 조리개 값에 따른 심도의 정도를 이해하기 위해서 이런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F값의 본래 용도는 노출을 정의하기 위한 개념이지 심도의 정도를 정의하기 위한 개념이 아니라서 이런 방식의 설명의 실질적인 상관관계를 이해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으며, 더구나 판형의 크기에 따라 노출이 달라진다는 주장은 이치에 전혀 맞지 않고, 단순히 판형 크기와 노이즈 발생 정도가 직접 관련되는 것이 아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전제 조건을 달지만, 조건이 많다는 그 자체부터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방증 아닐까 싶다. 노이즈 발생 정도는 바로 아래에서 다루는 고화소와 관련해서 설명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Fujifilm GFX용 GF 렌즈 라인업

 

 

1억 200만의 고화소 이미지 센서 장착 또한 눈길을 끈다. 기존의 GFX50S와 GFX50/R이 5,140만 화소였으므로 약 2배 증가한 고화소 이미지 센서가 적용된 셈이다. 고화소 이미지 센서는 분명한 장점을 가진다. 증대된 화소(픽셀) 만큼 해상력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해 보이고, 이에 그치지 않고 늘어난 픽셀 데이터의 평균화를 통해 향상된 노이즈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감소된 노이즈로 인해 다이내믹 레인지(DR)가 넓어지는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다. 고화소화의 장점 또한 이전에 다루었던 내용이므로 세부적인 근거는 링크로 대신하자. 

 

2018/12/03 - [사진과 카메라 이야기/사진과 카메라에 얽힌 잉여로운 감상] - 고 해상력 카메라의 장점 - 고화소 뽕?에 대하여 / Benefits of high resolution camera

 

고 해상력 카메라의 장점 - 고화소 뽕?에 대하여 / Benefits of high resolution camera

Notice -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무료한 수다에 조금의 활력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자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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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으로는 익히 모두 잘 알고 있을 촬영 이미지의 용량 증가에 따른 제 단점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중형 포맷과 고화소로 인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 

 

CMOS 이미지 센서는 이미지 센서 상면의 정보(픽셀의 전압)를 픽셀 행에 따라 순차적으로 읽는 롤링 셔터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또한 카메라의 구조 설명에서 거하게 다루었던 부분이므로 참고하자) 롤링 셔터 방식은 결과적으로 이미지 센서 각 행 픽셀 정보를 판독(read-out)하는 데 미세하지만 시차가 발생하고 이런 시차에 따라 이미지 정보가 저장되므로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나 빠르게 이동하는 촬영 조건에서 결과물 이미지의 상이 왜곡되는 '젤로 현상/효과'가 발생한다. 이미지 센서 상면의 픽셀의 정보를 읽는 판독 속도는 판형의 물리적 크기와 고화소화에 영향을 받아서 판형이 커질수록, 그리고 화소가 높을수록 느리다. 그리고 일반 스틸/정지 이미지에서는 기계식 셔터를 통해 판독 속도에 따른 젤로 효과를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지만, 영상에서는 기계식 셔터를 사용할 수 없고 전자 셔터 방식에 의하므로 중형 포맷의 이미지 센서 상면 전체를 통해 4k 30P 녹화 기능이 가능한 GFX100에서는 판독 속도 문제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젤로 효과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사뭇 궁금하다.

 

그리고, 고화소 카메라는 높은 해상력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만큼 흔들림에 취약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중형 판형의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본체에 5축 손떨림 방지(IBIS) 기능을 적용하였지 싶다.

 

 

 

-  상면 위상차 검출 AF과 콘트라스트 검출 AF가 결합된 중형 최초의 하이브리드 AF 시스템 적용

 

AF 검출 방식에 대한 장단점 또한 이전에 다룬 부분이므로 링크로 대신하고, GFX100에서 특징적인 부분만 다루자. 

 

2018/05/14 - [사진과 카메라 이야기/Camera & Lens Structure] - <카메라와 렌즈의 구조 43> 카메라의 AF 시스템 - 4. (하이브리드 AF 방식) / Auto-focus system (Hybrid AF system)- part.4

 

<카메라와 렌즈의 구조 43> 카메라의 AF 시스템 - 4. (하이브리드 AF 방식) / Auto-focus system (Hybrid AF system)- part.4

Notice -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괜히 시작했다는 부질없는 후회가 샘솟는 조금은 지겨운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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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GFX50S와 R에서 콘트라스트 검출 AF만 적용되던 것에 비해, 위상차 검출 AF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검출 AF로 단렌즈 장착 시 약 2.1배 빠른 AF 성능을 보여준다고 한다.(위상차 검출 AF는 조리개 값에 영향을 받으므로 모든 조리개 값에서 빨라졌다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겠지만,) 그리고 X-T3 등에 적용되어 호평받았던  피사체 추적과 얼굴/눈 검출 AF 기능이 있다고 한다. 

 

위상차 검출 AF를 위해 376만 개의 위상차 감지 픽셀이 이미지 상면에 적용되었는데, 이는 한편으로 조금 의외이기도 한데, 고화질에 집중한 중형 디지털카메라에서는 위상차 검출 AF 적용의 단점으로 위상차 감지 픽셀로 인해 해당 픽셀의 정보를 얻지 못하고 해당 픽셀이 데드 픽셀과 같이 작용하는 문제 때문에 콘트라스트 검출 AF 방식이 주를 이루었지 싶다. 예를 들기에는 그 종류가 그리 많지 않지만, 핫셀브라드나 펜탁스, 후지의 GFX50 시리즈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기존보다 2배 수준의 1억 200만 화소로 증대하였다 하여도 376만 개의 위상차 감지 픽셀은 전체의 약 3.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빠른 AF 성능과 촬영 결과물의 화질 중에서 촬영자의 편의성에 더 주력한 것이 아닐까. 물론, 376만개의 위상차 감지 센서 또한 주변 픽셀 정보의 평균화를 통한 보간이 가능하므로 화질에서 눈에 띄는 저하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5축 손떨림 보정 기능(IBIS) - 최대 5.5 stop의 안정화

손떨방이야 최근 디지털카메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능 중 하나이고 여러 제품에 적용되며 그 효과가 입증되었으니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그 효과야 두말할 것 없고,( 후지필름 또한 X-H1(APS-C 규격)에 본체 손떨방을 장착하여 호평받은 바 있다) 중형 포맷의 카메라에 적용된 최초의 본체 손떨방이 시사하는 바가 제법 크지 싶다. 즉, 기존의 중형 포맷 카메라의 제한적이고 정적인 촬영 스타일을 탈피하는 계기(삼각대에 의존하지 않고 핸드 헬드 촬영이 가능한 중형)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고화소화로 인한 흔들림에 취약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이는 아래 4K 30P 동영상에서 다른 특징과도 엮여 있는 부분이라 글의 마무리 즈음에서 다시 다루자.

 

- 동영상 녹화 기능 (DCI4K/4k UHD, 29.97P)

사진과 동영상에서 GFX의 55mm(대각선 길이) 대형 포맷 센서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센서와 "X-Processor 4"가 결합되어 4K/30P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네마 카메라보다 큰 GFX100의 센서는 얕은 피사계 심도와 10bit 출력의 계조 재현성, 고감도를 실현합니다. 섬세한 질감 표현은 물론, 55mm 대형 포맷만이 가능한 입체감과 현장감 넘치는 표현으로, 현장의 분위기까지 담아낼 수 있습니다. 이터나라는 후지필름 영화 필름을 재현한 "이터나" 모드를 포함한 모든 필름 시뮬레이션을 동영상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카메라는 디지털 시네마 화면비(17:9), 압축 코덱(예: H.265 및 H.264) 및 최대 400Mbps의 비트레이트를 지원합니다.

영상 기능은 현재 발표되는 스틸 카메라와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을 고사양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물론 현재 동영상 녹화 기능에 대해 눈높이가 매우 높아져 있어서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물론 영상 전문을 표방하는 카메라에서 더 높은 스펙을 기대할 수 있지만, 기존 상용 카메라들의 이미지 센서의 판형 등을 감안하면, 중형 포맷에서 GFX100의 동영상 사양은 매우 놀랍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이미지 센서의 물리적 크기는 판독 속도에 영향을 미치고, 4K가 약 800만 화소를 상회하는 정도의 픽셀 정보만을 요하는 수준이므로 보다 높은 전체 이미지 센서(DCI4k - 디지털 시네마 화면비/17:9에 일치하여 상하가 약간 크롭 되지만 가로 범위는 픽셀의 전 범위를 사용한다. (4K UHD에서는 아마도 좌우의 아주 일부도 크롭 되지 싶다. DCI4K-17:9와 4K UHD-16:9는 세로 픽셀 수는 2160으로 동일하고 가로 픽셀 수에서 4096과 3840으로 조금 차이가 있고 화면비도 다르다) 위 참고 이미지의 짙은 회색 영역, 43.8x32.9mm)의 픽셀에서 필요한 화소만큼의 정보를 얻기 위한 방식 또한 다양하다. 

 

35mm FF의 카메라에서 조차 4k 30P에서는 이미지 센서의 일부분만을 사용해서 판독 속도를 높이거나 4K 수준으로 전체 화소 수준을 맞추는 과정에서의 픽셀 비닝, 픽셀 리드 아웃, 오버 샘플링 등의 방식 등의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아주 복잡하다. GFX100에 적용된 동영상 기능은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젤로 현상은 좀 심하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우려가 없지 않지만, 안정적인 촬영 조건이라면 거의 문제 될 일은 없지 싶다. 

 

그 외에도 X-T3에 적용되었던 바와 같이 크로마 샘플링 4:2:0, 10 비트심도, 초당 400 MBPS의 비트 전송률로 영상 녹화가 가능하고, HDMI를 통해 외장 레코더를 연결하면 크로마 샘플링 4:2:2, 10 bit를 지원하고 있다.

 

- 16 비트 심도의 Raw

 

얼마 전에 계조와 색심도와 비트 심도를 수다의 주제로 삼았으므로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기존 카메라에서 12 또는 14 bit depth의 Raw 파일을 지원하는 것에 비해 16 bits depth는 화질(계조와 색 심도) 측면에서 매우 높은 수준이고, 현재의 기준에서만 보면 후반 작업에서 차고 넘치는 고화질이라 생각한다. 물론, 1억 200만 화소와 16 비트 심도로 인한 Raw 파일의 용량은 꽤나 무거워서 여러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겠지만..

16 bit depth의 픽셀 당 표현 가능한 계조와 색심도에 대해서는 위의 표를 참고하자. 현재 대부분의 35mm FF Raw 수준이 14 bit 임을 감안하면 계조에서 4배, 색심도에서는 R,G,B 채널 탓에 3x4 약 12배에 달하며, 그만큼 Raw 이미지 데이터의 양 또한 증가하지 싶다.

 

 

 

 

그 외, 뷰파인더의 화소가 576만으로 증가하는 등 소소하지만 더 높은 성능을 보인다. gfx50R이나 APS-C 규격의 X-T 시리즈에 구현되었던 기능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루지 않았다. 후지 필름의 G 마운트 플랜지 백 거리는 26.7mm이다. 

 

 

 GFX100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만약 가능하다면 어떤 게임의 체인저가 되려는 걸까? 

 

- 필름 시대의 중/대형 포맷 카메라의 위상과 효용

 

최근에는 중/대형 카메라들은 정적인 피사체의 고화질 이미지로 촬영하거나 중/대형 판형에서만 표현 가능한 심도 표현에 특화된 카메라 정도로 생각하고, 특히 이런 경향은 디지털카메라 등장 이후에 사진을 시작한 사람들에게서 강해서 중형 카메라는 풍경 사진을 전문으로 하거나 직업상 사진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포맷이나 카메라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중형 포맷이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라, 일반 아마추어 사진 애호가에게도 친숙한, 35mm 필름 판형으로 기초를 다지고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 중형 포맷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단계가 매우 일반적이고 당연했던 시절이었다. 제법 큰 액자 크기로 인화해서 벽에 걸어둘 만한 사진을 얻으려면 중형 포맷이나 대형 포맷으로 촬영된 사진이어야 했고, 이런 과정은 달리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탓도 크다. 이는 필름의 해상력(필름의 현상과 인화 과정을 거쳐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의 해상도)이 지금 기준에서 생각하면 그리 높지 않은 수준, 35mm 필름이 약 800만 화소 정도의 수준에 그쳤고, 645 판형이 약 2400만 화소 수준 정도였으므로, (물론, 35mm 필름 기준에서 볼 때 현재의 35mm FF 고화소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촬상소자의 크기 당 해상력은 그리 높지 않지만, 계조 표현이나 색감은 필름 특유의 세밀한 표현이 가능해서 단순히 해상력/분해능 비교로 화질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해상력이 낮아서 크게 인화하면 이를 근접해서 볼 때 상대적으로 선명하지 않은 점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 당시에는 크게 인화할 필요가 있거나 작은 인화에도 세밀한 디테일 확인이 필요가 있는 사진 (예를 들어 아주 많은 인원을 한 장의 단체 사진에 담을 경우 한사람 한사람의 얼굴 확인이 필요하다)을 촬영하려면 큰 판형의 중형 또는 대형 포맷 카메라로 촬영하지 않는 한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8~90년대의 졸업 사진 촬영 등에 삼각대에 대형 포맷의 필드 타입 뷰 카메라(4x5 inch 판형)를 거치하고 검은 암막천을 뒤집어 쓰고 촬영에 열중하던 사진사 모습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을 테다. 동네 사진관에서도 벽 한 면에 크게 걸어둘 가족사진이 필요하다면 대형 포맷의 모노레일식 뷰카메라를 사용했다. 작은 판형은 작은 사진 인화를 의미했고, 큰 판형의 사진은 큰 크기로 인화할 수 있는 정직한? 시절이었다.

<출처> 구글링

필름 카메라 시절의 중형 포맷 카메라는 사진의 화질(주로 해상력)과 적당한 휴대성을 갖춘 카메라로 꽤 사랑받았고, 꽤 오랫동안 핫셀블라드, 펜탁스, 후지, 마미야, 등 많은 카메라 브랜드에서 중형 포맷 카메라를 만들었다. 역사로만 따지면 중형 카메라는 35mm 카메라보다 더 길고, 롤라이 등의 이안 리플렉스 카메라도 중형 포맷의 카메라다. 중형 포맷은 120 필름을 사용했다. 

120 필름

 

대형 사진 전시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업적으로 고화질이 필요한 사진가에게 중/대형 포맷 카메라의 선택은 당연할 수밖에 없었고, '판형이 깡패'라는 말도 이 탓에 생겼지 싶다. 대학 사진학과 교과 과정의 상당 부분은 대형 카메라 등의 활용법이 차지했다. 그렇다고 35mm 판형의 카메라가 아마추어 카메라라는 의미는 아니다. 보도 사진이나 다큐멘터리 사진 등 화질보다 순간 포착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그리고 스냅 촬영, 보다 활동적인 촬영이나 스타일리시한 촬영에서는 아무래도 다루기 쉬우면서 휴대에 장점이 있는 135 필름이 주로 선택되었지 싶다.

 

이런 필름 시대에 사진을 익혔거나 판형에 따른 가치 기준이 익숙한, 소싯적에 사진 좀 찍어보았다고 자부하는 어르신들은 "작은 디지털카메라 특히,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오겠느냐? 잘 찍으려면 큰 카메라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큰 것이 더 성능이 좋을 듯한 '크고 아름다운 것?'에 대한 무의식적 선호가 우리 모두의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 디지털카메라 시대의 중형 포맷의 위상과 효용에 대하여

 

디지털카메라의 등장 즉, 필름에서 이미지 센서로의 게임 체인징은 그 이전부터 공고했던 "판형이 깡패"라는 사실에 그리 다르지 않았지 싶다. 그것이 이미지 센서의 규격이든 카메라의 외형적 크기이든 상관없이 크기가 곧 성능으로 말해지는 듯한 판형 깡패의 시절을 살았던 것 같다. 그나마 크고 아름다운 것이 더 고성능이라는 상식 수준 즈음으로 통용되던 생각에 사소한 균열을 가져오는 계기가 2010년 이후의 고화소 경쟁과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등장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물론 2000년대 중반까지 대부분의 상용 디지털카메라의 해상력은 중형 카메라의 해상력에 미치지 못했고, 계조 표현과 노출 관용도(DR)에서도 필름이 더 우위에 있었고, 이때까지도 중형 필름 카메라는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었으므로 상당 수의 사진가들이 여전히 필름 사진을 고수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2010년 전후가 본격적인 판이 뒤엎어지는 변화의 순간이 아니었을까? 한편으론 디지털 이미징만의 특징과 기술적/경제적 고려와 큰 판형이 주는 전통적이고 현실적인 장점단 단점 등 복합적인 가치의 타협으로 상용/일반의 디지털카메라에서 '35mm FF 포맷'이 주요한 제품군으로 부상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카메라에서는 필름 시대와 달리 중형 포맷이 그리 압도적인 평가를 얻지 못했는데, 동일한 초점거리 렌즈 장착 시 넓은 시야범위와 화질에서의 장점 보다는 단점으로 '비싸고, 무겁고, 느리고, 다루기 불편한, 그기다 고장도 잦은' 카메라 라는 평가가 많았고, 따라서 근래에는 '판형이 깡패'라는 말이 한세대 이전의 말처럼 느껴져 디지털카메라에서는 그리 공감하기도 어려웠던 면도 있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디지털카메라가 고해상력을 위해서 이미지 센서 상면에 단위 면적당 더 많은 픽셀을 구현하는 즉, 반도체의 고집적 기술을 응용한 이미지 센서의 고화소화에 편중되었던 기술 발전 방향(이 방식은 작은 이미지 센서의 고화소/ 고성능을 가능하게 했고, 그 결과 작은 이미지 센서의 카메라 모듈이 상대적으로 큰 이미지 센서를 갖고 있는 전용 카메라 시장의 상당수를 잠식한 탓에 컴팩트 카메라 시장은 크게 위축되었다)과 판형을 크게 만들어서 얻는 이점 보다 단점(CMOS의 경우 판독 속도의 저하, 전원 관리의 어려움, 제조 상의 수율 문제로 비용 증가 등등)이 더 커 보였다. 

 

이런 문제의 상당 부분은 현재에도 해결되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GFX100가 보여준 사양과 성능 그리고 중형에는 적용될 것 같지 않았던 일부 기능이 더해져 신선한 충격으로 느껴진다. 물론, 1억 200만의 고화소와 16 비트 심도의 Raw를 제외하면 1천만 원이 넘는 가격에 비해 기존 35mm FF, 또는 APS-C 규격의 적용되었던 기술이고 새로울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중형 판형의 큰 이미지 센서로 인한 단점 즉, 작은 판형과 비교 시에 가지던 단점의 상당 부분의 사라졌거나 크게 개선되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중형의 장점은 그대로 계승하고 작은 판형이 가지던 장점은 거의 비슷한 수준을 균형을 맞춰 다방면에서 뛰어난 밸런스 있는 뉴타입의 중형 카메라 등장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 "왜, 35mm FF 미러리스 카메라를 만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한 후지필름의 답 - GFX100 

 

성능과 사양, 가격을 견주어 보면 GFX100은 꽤 매력적인 중형 디지털 카메라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중형(사실 완전한 중형 포맷이라하기에 살짝 아쉬운 이미지 센서 크기이기도 하다) 판형에도 35mm FF의 일부 DSLR 카메라 크기와 무게 밖에 되지 않고, 촬영상에서 조작 편의성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현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가장 핫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출시 흐름과는 동떨어진 듯한 중형 포맷 1억 200만의 고화소, 그리고 중형 카메라에 처음 적용된 기능(카메라 본체 손떨방(IBIS)과 상면 위상차 검출 AF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AF 시스템, 중형 포맷에서 이채로운 이미지 센서 거의 전체를 활용하는 4 K 동영상 녹화(DCI4k, 29.96p) )까지 기존 무겁고 둔하고 비싸기만한 중형이라는 틀에 박힌 선입관을 깨는 파격과 신선함이 있다. 결과적으로 정지된 피사체의 고화질 촬영용에 제한되었던 기존 중형 디지털카메라에서 고화질의 장점은 그대로 살리면서 IBIS와 강화된 AF 성능, 그리고 영상 녹화 기능 등은 35mm FF의 장점 중 상당 부분을 공유하였고, 정지 이미지의 화질 측면에서는 중형으로서 차별점이 명확해서 한 단계 높은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 기존 GFX50S가 가졌던 다른 규격과의 애매한 차별성, 어중간한 성능적 격차와는 달리 중형으로서의 강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한 점에 꽤 매력이 있다.  

 

타 카메라 제조사의 35mm FF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 출시 열풍에 대한 후지의 대답이 중형 디지털 미러리스 GFX100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해서 무척 재밌다. 

 

 

GFX100은 성공할 수 있을까? 앞에서 인용한 기사의 제목처럼 '판을 뒤엎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사실, GFX100가 뛰어난 성능의 중형 포맷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라고 해도 기존 카메라 시장의 판도를 뒤엎는 '게임의 체인저'가 되길 기대하는 것은 현재의 카메라 시장의 규모와 다양한 수요자의 요구가 뒤섞여 다양한 제품이 경쟁하고 있는 복마전의  판도임을 감안하면 이는 너무 과한 기대가 아닐까. 페이즈 원이나 핫셀블라드, 펜탁스 등과 경쟁하는 중형 디지털 카메라 시장만을 국한해서 본다면 '게임 체인저'로 불리기 충분하고, 35mm 풀프레임이 차지하던 광고/상업용 인물 화보 촬영 등에서 경쟁력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중형 포맷 디지털 카메라에 범위를 좁히면, 작아지고 가벼워졌으며, 본체 손떨방(IBIS)을 통해 35mm FF 판형 카메라가 차지하던 동적 촬영 부분도 어느 정도 잠식/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중형 판형으로 높지않은 출시가격과 촬영을 위해 들이는 노력과 비용에 비하면 그리 부담스럽지 않고, 중형으로서 가지는 이점이 더 돋보인다. 하지만, 범위를 넓혀 카메라 전체 시장이나 일반 소비자의 구매에 미칠 영향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판을 뒤엎는' 게임 체이저라 불리기는 아쉽다. 그렇다고 해도 게임?은 이제 시작한 것에 불과하니 좀 더 기대를 갖고 지켜볼 일이고 미래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으니 너무 낙관도 비관도 필요는 없겠다.(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을 통한 사진 스타일이 대세를 이루는 변화 등을 감안하면 일반 소비자 대상의 전문 카메라 시장에 미래를 낙관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윗 부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형 디지털 카메라로서 매력은 충분하지만, 이런 매력만으로 카메라 시장 전반의 게임 체인저라 불리기에는 그리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디지털 이미징에서는 반드시 중/대형(미디엄 포맷) 판형만이 가능하고 따라서 큰 판형의 카메라 사용을 고집해야할 이유가 얼마나 남았을까?" 하는 생각(그렇다고 판형의 차이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을 떨치기도 어렵다. 조금 번거롭지만 디지털 이미징의 자유로운 후반 보정과 이미지 스티칭이나 픽셀 쉬프트를 활용한 여러 장의 사진 합성 방식이 판형 크기의 강점 상당 부분을 희석하고 있는 이유와 그리고 바로 지금도 DSLR이 크고 무겁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중형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을 즐기기 위해 감내해야하는 불편을 생각하면, 전문 고성능 카메라의 미래는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 사뭇 궁금하다.

 

이는 필름과 달리 디지털 이미징이 가지는 수정과 합성과 보정 등 (디지털 이미징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후반 작업의 높은 자유도  탓이 크고, 이런 특성을 이용하면 중형 판형이 가지는 상당 부분의 장점(상대적 고해상력, 동일한 초점거리에서 더 넓은 시야 범위의 표현이 상대적으로 작은 판형에서도 제한적 조건이지만 가능하다, 고화소를 얻기 위한 픽셀 쉬프트 촬영이나 여러 장의 이미지를 합성하여 넓은 시야범위의 고화질 이미지를 얻는 방법 등)이 사라지는 데, 이와 관련한 "디지털 이미징과 중형 포맷 카메라의 효용"에 대해서는 다음 편의 연작 수다로 더 보충하여 다루는 것이 좋겠다. 정리하자면 필름 시대에서와 같이 중/대형 포맷이 가지던 대체할 수 없던 장점의 상당 부분이 디지털 이미징 기술로 인해 희석되고 사라졌지 싶다. 글이 길어져서 이쯤에서 다음을 기약하자.

 

2019/07/06 - [사진과 카메라 이야기/사진과 카메라에 얽힌 잉여로운 감상] - 디지털 카메라에서 중/대형 포맷의 효용. II - 여전히"판형이 깡패"일까? / Is medium format better than 35mm full frame? 2

 

디지털 카메라에서 중/대형 포맷의 효용. II - 디지털 이미징에서 여전히"판형이 깡패"일까?

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얼마 전 출시한 중형 포맷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 Fuj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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