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에 SLR 교환용 수동 단렌즈를 물려서 여전히 즐겨 사용한다. 이것저것 하나씩 세팅하면서 느릿하고 손이 많이 가는 촬영법이 왠지 취향에 맞는 탓에 AF 최신 기능의 편리 없이도 그리 불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APS-C 규격 이미지 센서의 카메라나 영상 촬영에서 Super 35mm 등에서 포컬 리듀서는 꽤 요긴했고, 따라서 이에 대한 사소한 감상을 언제 한번 정리해야지 마음먹고 벌써 몇 해가 지났다. 주로 메타본즈 스피드 부스터와 렌즈 터보 2를 이종 마운트 교차 사용 등에 수년째 활용하며 느꼈던 사소하고 아주 주관적인 사용 후기이다.
▶ 축소광학계로써 광학 성능 / Optical performance as a focal reducer
메타본즈 스피드 부스터(울트라 버전이 아닌 이전 구형 버전)와 렌즈 터보 모두 포컬 리듀서로써 사진이나 영상 용도에 사용하며 눈에 띄는 광학적 하자나 결과물에서 화질 저하를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이는 포컬 리듀서 자체의 안정적 성능 덕이라기보다는 장착하는 올드 수동 렌즈 자체가 수동 포커싱이라는 한계로 모든 경우에 선명한 초점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여주리라 기대하기 어려웠고, 올드 렌즈의 최대 개방에서 잔존 구면 수차에 의한 해상력 저하와 대비/콘트라스트 감소 등의 문제 등으로 렌즈 자체의 문제로 생각해서 포컬 리듀서 사용으로 인한 문제라고 별도로 인식하지 못한 이유도 컸다. 35mm 풀프레임 디지털 카메라에 올드 렌즈를 장착하고 사용했을 때와 비교해도, 결과물에서 전체적인 효용이나 만족도에서는 차이가 크지 않아서 따로 비교해보려 하지 않았다.
올드 수동 렌즈를 즐겨 사용하는 것에서 이미 결과 이미지의 해상도나 선예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측면도 있고, 이미지를 확대해서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하는 부지런함도 없으며, 사실, 취미 범주에서는 이미지를 확대해서 픽셀 하나하나의 상태를 확인할 이유도 크지 않다. 스피드 부스터와 렌즈 터보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된 각각의 이미지의 화질(해상도, 선예도, 콘트라스트 등등)을 자세히 비교/분석한 바는 없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포컬 리듀서 자체가 올드 렌즈를 본래의 화각/시야 범위로 즐기는 것에 목적이 있었으므로 이런 기능에 충실함에 만족했고, 광학적인 세밀함에 기대하지 않은 탓인지 크게 아쉽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포컬 리듀서의 광학 성능면에 집중한다면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메타본즈 스피드 부스터의 화질(해상력과 선예력 기준)이 더 나은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의심의 여지는 없다. 물론, 이런 차이는 이미지를 어느 정도 확대하지 않고서는 체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디테일한 표현이 가지는 장점은 분명하니 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아래 샘플 이미지를 확대하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체감되지 싶다)
축소 배율은 메타본즈 스피드 부스터가 0.71x, 렌즈 터보 2가 0.726x으로 스펙에 명시되어 있다. 아주 작은 차이지만, 축소 광학계의 사용 이유와 관련해서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둘을 각각 50mm 렌즈, 그리고 APS-c 카메라에 장착하고 시야 범위(FOV)를 시각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좋을 듯해서 급조한 샘플이며, 삼각대에 고정하여 각각의 포컬 리듀서를 APS-C 카메라에 장착하여 촬영하였고, 대조군으로 35mm 풀프레임의 카메라에 동일한 렌즈를 장착하여 책상 위를 촬영하였다.
촬영 설정은 a6000 (조리개 우선 모드, ISO 100) + 포컬 리듀서(매타본즈 스피드 부스터 EF -E or 렌즈 터보 2 EF-E) + 렌즈 슈퍼 타쿠마 50mm f/1.4이며 조리개 f/5.6이다.
위의 이미지 비교를 통해 축소 배율(0.71x과 0.726x)에 의한 미세한 차이가 어느 정도 체감된다. 하지만, 사양에 표시된 정도의 차이도 미미하고 실사용에서 효용에서 의미있는 차이라고 보기는 어렵겠다. 그래도 렌즈 본연의 시야 범위/화각에 근접하는 것에서 이 또한 메타본즈 스피드 부스터가 조금 낫다.
35mm 풀프레임의 본래 시야 범위(FOV) 비교를 위해 동일한 조건에서 35mm 풀프레임 카메라로 각각 촬영하였다.
카메라 설정에서 ISO 감도는 고정하고 A 모드로 촬영하였는데, 위에서 순서대로 셔터스피드는 1/3, 1/3, 1/1.6, 1/4로 나왔다. 마지막은 모니터 화면이 자동 잠금 된 변수를 감안하면, 포컬 리듀서 사용으로 약 1 f-stop(조금 모자란 듯하지만 컴퓨터 바탕화면이 바뀌면서 측광-평균 측광 모드-에 영향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차이가 발생한다.
▶ 광학 설계와 만듦새 / Optical design and build quality
메타 본즈 스피드 부스트의 광학 요소나 외부 등의 만듦새는 흠잡을 곳이 별로 없다. 묵직하고 단단하며 기능적으로 잘 만들어졌다. 개인적으로는 메타본즈 어댑터에 달린 알카 스위스 발이 꽤 요긴하고 쓰임이 좋았다. 포컬 리듀서나 확장형 어댑터를 사용해서 큰 구경이나 긴 초점거리의 렌즈를 장착하면 렌즈 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려서 카메라 파지나 삼각대 고정 등에 안정감이 떨어지고 불편했는데, 이런 불편의 상당 부분을 해소해 준다. 물론, 가벼운 렌즈 등을 사용해서 핸드핼드 촬영에서는 조금 걸리적거릴 수도 있지만, 탈착이 가능하니 선택 옵션이 하나더 있는 이점이 있다.
렌즈 터보의 광학 요소 구성과 외부 만듦새는 메타본즈 스피드 부스터와 비교하면 조금 불만족스럽다. 일응 단단하고 묵직한 점은 비슷하지만, 일단 축소 광학계의 배율이 0.726x로 메타본즈 스피드 부스터의 0.71x 보다 떨어짐에도 광학 요소의 전체 차지하는 공간이 길어서 SLR 교환 렌즈 중에 광학 요소 사출부가 돌출한 렌즈에서 축소 광학계 전면 요소와 충돌해서 원거리 포커싱에 장애가 생기는 문제가 있고, XF 마운트의 렌즈 터보의 경우,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 주변 구조물이 닿아서 장/탈착 시 긁혀 원형의 흠집(스크래치?)을 만들기도 하며, EF FX 렌즈 터보 2 제품에서는 캐논 렌즈를 고정하는 EF 마운트 부분의 구조가 별도의 판스프링으로 조이는 방식이 아니라, 단순화된 구조라서 렌즈 결착과 견고한 고정에 문제가 있었다.
소니 카메라에 장착하는 NEX에서는 일반적인 EF 장착 마운트 방식이지만, E 마운트 잠금 방식이 또 일반적이지 않은 breech lock포미 잠금 방식이고 회전 반경이 아주 짧아서 견고하게 고정되지도 않는 등, 꽤 불편했다. 이는 이미지 센서 주변 구조물로 인한 불가피한 방식이었던 것 같지만, 광학계 요소가 좁은 공간에 압축되어 잘 설계된 메타본즈 스피드 부스터에서는 이런 문제가 없으니, 상대적으로 렌즈 터보의 광학 설계에 의한 기술상 문제라고 볼 수 있다.
▶ AF 기능 지원 여부와 성능 / AF function support and performance
렌즈 터보는 렌즈와 카메라를 연결하는 전기 접점이 없고, 메타본즈의 스피드 부스터는 EF 렌즈를 E 마운트 또는 MTF 마운트의 카메라에 사용할 경우 전기 접점을 통해 AF 기능와 조리개 조절을 활성화할 수 있다.
EF 렌즈는 캐논의 EOS 시스템이 적용된 AF 렌즈들이다. 그리고 조리개 조작이 렌즈에서 할 수 없고, 카메라 본체에서 조작하는 방식이라 캐논 렌즈의 경우 전자 접점이 있는 메타본즈 스피드 부스터가 AF 사용을 차치하고서라도 조리개 조작이 가능하므로 더 유용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EF 마운트에 수동 렌즈를 사용하거나 다른 마운트 방식과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했다면 이런 이점은 크지 않다.
이종 마운트 간 AF 접점을 연결하고 이를 지원하는 어댑터의 경우, 그 효용에 있어서는 각자의 용법이나 용처 그리고 기대치 등에 따라 제각각의 평가를 하게된다. 이는 장착하는 렌즈의 종류나 카메라의 AF 성능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위상차 검출 AF를 중심으로 하는 스틸/정지 이미지 촬영에서는 어느 정도 쓸만한 수준이지만, 연속 AF, 추적 AF나 콘트라스트 검출 AF의 비중이 꽤 큰 영상 녹화 등에서는 사실, 네이티브 렌즈 수준에는 못 미치는 성능(버전에 따라 연속 /동영상 AF를 지원하지 않는 모델도 있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스틸 이미지 촬영에서도 포커싱 이동 범위가 큰 경우에는 버벅거리거나 시간이 많이 걸리고 종종 오류가 나는 경우도 흔했다. 하지만, 이미 초점이 잡힌 주변의 작은 범위의 포커싱에는 꽤 빠르고 쾌적하게 포착하기도 해서 어느 정도 쓸만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사용자의 취향/선호 등 주관적 판단에 따라 그 쓸만한 정도나 정확성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매뉴얼 포커스를 선호해서 단지 EF 마운트의 렌즈를 장착해서 사용할 때 조리개 조절이 가능하다는 정도로도 충분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메타본즈 EF-E 스마트 어댑터(T 버전 IV, V)에서 지원하는 그린모드와 어드벤스드 모드 등에 대해 언급해야하는데, 메타본즈 홈페이지에서 이에 대해 소개하고 있으니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겠다. 요약하면, 어드벤스드 모드에서 연속 AF 등 동영상 녹화 시 AF 성능 향상을 위한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구 버전은 이런 선택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
▶ 사후 지원과 가성비
메타본즈나 렌즈 터보 둘 다 적절한 사후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먼저, 해외 제조사의 제품이고, 대부분 해외직구인 경우가 많고, 국내 판매처에서도 적극적인 A/S를 지원하는 것 같지는 않다. 메타본즈 어댑터 중 하나(T smart mark V-스피드 부스터는 아니고 EF-E AF를 지원하는 제품)는 AF 기능이 먹통이 되어 A/S가 필요한데, 해외직구인 데다가 제조사 홈페이지에 수리 신청을 하고 제품을 홍콩에 직접 발송하는 등의 번거로운 절차와 배송 비용 탓에 그냥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메타본즈 스피드 부스터는 2003년 무렵 소니 E 마운트 제품을 출시한 이후, 다수 제조사의 카메라와 마운트에 대응하며 꽤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고, 이후 울트라 버전, 그리고 각각의 소소한 변화와 업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전 버전이 구버전이 되는 점은 아쉽지만, 지속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점은 꽤 고무적이다. 그리고 AF 기능 지원과 관련하여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소프트웨어와 펨웨어를 홈페이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이에 비해 초기 렌즈 터보의 광학 설계상의 문제를 개선한 렌즈 터보 2 이후 변화가 거의 없는 점은 아쉽다. 최근 빌트록스에서 가성비 높은 포컬 리듀서 제품과 AF 기능을 지원하지만, 광학적 성능에서 아쉬움을 떨치기 어렵고, AF 성능과 안정성도 아직은 메타본즈 제품에 비하면 만족하기 어려워서 선택하지는 않았다. 조만간 한번 체험해 볼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사실, 광학적 성능과 안정성에서 아마 선택하지 않을 듯하다.
가성비에서는 각자의 판단이 다를 수 있겠다. 기능이나 성능 등의 측면 등을 감안하면 아주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는 아이템이라 생각한다. 구매 가격은 2~3배 이상 차이를 보이지만, 또 그만큼 기능이나 성능, 품질 면에서 소소한 차이가 있어서 한마디로 평하기에 망설여진다.
개인적으로는 MF 또는 캐논 AF 렌즈를 소니 카메라에 물려 영상 녹화용으로 종종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론 디지털 카메라에서 현 시점에 기능적으로 최적화된 네이티브 렌즈를 사용하는 편리함과 유용함을 저버리고 굳이 추가적인 비용과 여러 단점 등을 감내하는 이유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도 마땅치 않다. 그래도 몇몇 사소한 불만이 있지만, 스스로는 꽤 즐겁게 사용하고 있고, 영상 녹화 시 Super 35mm 규격에서 풀프레임 수동 렌즈 등을 장착 사용할 때 이점이 꽤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 사진 작업에서 스틸 이미지 촬영용으로의 효용은 조금 어중간해서 그리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