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일전에 렌즈의 해상력에 대해서 다룬 바 있었는데 벌써 1년도 훨씬 전의 일이 되었다. 이전 수다에서는 고해상력의 카메라 등장에 맞춰 렌즈 즉, 카메라 광학계의 해상력에 국한하여 주제로 삼았다. 해상력 저하의 원인은 광학계(렌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니 광학계를 제외한 다룬 부분과 해상력 관련에 대해 다루는 것도 좋을 듯하다.
최근에 고해상력에 대한 신제품 홍보나 마케팅, 그리고 이에 동조한 각종 뉴스나 감상을 보면 해상력 또는 해상도에 관한 부분만을 너무 강조하는 것에 못마땅하고 의아한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미지 화질이나 품질은 단지 해상력에 의해서 오롯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테다. 하지만 한편으론 광학기기나 카메라의 성능에서 해상력은 예전부터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었고 성능을 대변하는 중요 지표 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아래 수다에서도 해상력에 대한 이야기로 대부분 도배? 되겠지만, 이미지의 화질이라는 조금 더 넓고 확장된 의미로 고려하는 것도 괜찮지 싶다.
카메라는 광학계인 렌즈와 화상의 이미지 정보를 얻기 위한 촬상소자가 결합한 형태이고 이 둘을 따로 분리해서는 온전한 카메라를 떠올리기 쉽지 않다. 그리고 이를 제어하기 위한 카메라 본체의 성능은 디지털카메라에 A/D 전환과 디지털 이미징을 위한 프로세싱 전송/저장 등의 과정을 거치므로 이전 필름 카메라와 비교하면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진의 해상력 또한 디지털카메라에서는 이미지 센서와 이와 관련된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의 비중이 더 높아진 듯하다. 예전 수다에서 광학계와 해상력에 대한 관계에 대해서 다뤘으니 이번에는 광학계(렌즈)를 제외한 디지털카메라의 다른 요소에서 해상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자.
해상력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와 광학계와 해상력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전 글의 링크로 대신하자.
(광학계에 국한하여 해상력 저하 원인을 간략히 정리하면 광학 수차 (자이델 5 수차와 색수차), 플레어, 빛의 회절 등이 있겠다)
▶ (광학계를 제외한) 카메라의 해상력 저하 원인
아래 순서의 나열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해상력 저하에 관련이 높은 요인 순으로 정리했다. 이는 사소한 경험에 입각한 순서에 불과해서 그리 믿을 만 하진 않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정도로만...)
- 포커싱의 정확도
부정확한 초점은 상의 선명도를 떨어트리고 해상력을 저하시킨다. 익히 잘 알고 있을 내용이고 카메라에서 가장 기본적인 조작 중 하나이므로 달리 길게 설명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피사계 심도와 포커싱의 원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면 그리 어려울 것 없다. 즉, 조리개를 조여서 심도를 높이면 초점의 정확도와 관련된 여러 문제가 대부분 해결된다. 그리고 최근 디지털카메라의 AF 성능은 매우 우수하고 빠르며 신뢰할 수 있는 정도라서 그리 아쉽게 느껴지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기계 자체의 성능 문제보다는 사용자의 사소한 실수로 인해 포커싱의 정확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단순히 카메라의 기계적 성능에만 마냥 의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SLR/DSLR '핀 문제'로 흔히 통칭되는 일부 문제는 일부 AF 카메라에서 고질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 또한 아래 링크로 대신하자.
- 촬영 시의 흔들림과 영상 흔들림 방지 기술 (Image stabilization)
촬영 순간의 미세한 흔들림도 해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 카메라에 흔들림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많은데, 촬영자의 실수에서 발생하는 손떨림이 가장 대표적이다. 단순히 수전증에 의한 손떨림 뿐만 아니라 셔터 릴리즈 버튼을 누를 때 등의 미세한 흔들림도 포함된다. 최근 카메라에서는 손 떨림 방지에 대응하는 기술이 적용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광학적 안정화 기능과 이미지 센서를 이용한 흔들림 방지 기능 등으로 나룰 수 있다. 업체마다 용어가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캐논은 image stabilizer, 소니는 stedy-shot 등으로 부른다) 대체로 기술적 원리나 효과는 비슷하다.
이미지 센서를 이용한 흔들림 방지 기술은 기계적 방식과 전자적 방식으로 나뉜다. 먼저 등장한 방식은 전자식인데 이미지 센서의 일정면(10~20%)을 흔들림 보정을 위한 구간으로 설정하고 이를 활용해서 흔들림을 보정한다. 결과적으로 이미지 센서의 일부분만을 사용하는 만큼 해상력의 일정 저하가 발생한다. 이에 비해 기계적 방식은 이미지 센서를 유동인 상태로 만들어 흔들림이 발생하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여 흔들림에 대응한다. 전자식과 달리 이미지 센서 전면을 사용하므로 해상력에 저하는 없다.
미러 쇼크는 SLR/DSLR 타입의 광학식 뷰파인더를 실현하기 위해 미러 박스 구조가 필요하고 촬영 시에는 촬상면(이미지 센서 또는 필름면)에 노광을 위해서 미러가 열리고 닫히는 작동 과정에서 발생한다.
셔터 쇼크 - 셔터의 동작으로 미세한 흔들림이 발생할 수 있다. 셔터 쇼트를 줄이기 위해 신기술과 소재로 셔터 박스를 제조하기도 하고,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작은 경우 셔터 박스 자체도 작아서 쇼크 억제에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전자식 셔터를 사용하여 셔터 쇼크에 대응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전자식 셔터도 단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화질에서 항상 좋은 결과만을 가져다준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아직 스틸 이미지 카메라에서 기계식 셔터가 화질 또는 해상력 등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
- 피사체 또는 카메라 프레임의 움직임과 셔터 스피드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나 카메라가 좌우 또는 상하로 큰 움직임을 보일 때 촬영되는 이미지에 블러가 발생하고 해상력과 분해능이 저하될 수 있다. 높은 분해능과 선명한 이미지를 위해서는 충분히 빠른 셔터 스피드를 확보할수록 상은 선명해진다. 단, 디지털 이미지 센서의 작동 방법에 따라 전자식 셔터에서 조금 더 고려할 부분이 있다. 이는 아래에서 알아보자.
- 셔터 작동 방식에 따른 해상력 관련성
롤링 셔터(rolling shutter)는 그 방식 자체의 한계로 빠르게 이동하는 물체의 상이 왜곡되는 젤로 효과(jello effect)와 함께 상의 왜곡이 발생한다. 상의 왜곡은 단순히 해상력이 낮은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지만, 해상력/분해능과 선예도에도 영향이 미치지 싶다. 기계식 ‘초점면/포컬 플레인 셔터’ 또한 롤링 셔터 방식이므로 일정 고속 셔터 이상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회전하는 선풍기 날개 등)에서 젤로 효과가 발생하지만, CMOS 롤링 셔터 방식의 이미지 센서에서는 느린 판독 속도로 인해 전자 셔터 사용 시(또는 동화상 녹화 등)에서 더 확연하게 젤로 효과가 나타난다.
위에서 언급한 상황 즉 피사체가 빠르게 움직이는 등의 조건 촬영 시, CMOS 롤링 셔터 방식의 이미지 센서를 가진 카메라에서 전자식 셔터를 사용할 경우에는 판독 속도 문제로 단순히 셔터 스피드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 노이즈
디지털카메라에서 노이즈가 발생하는 원인 또한 다양하다. 노이즈는 옳지 않은 픽셀 정보를 의미하며 대부분 색과 관련한 정보에서 발생하는 빈도가 높지만, 명도와 채도에서도 노이즈는 발생하고 대부분의 노이즈는 해상력을 저하시킨다.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판독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와 저조도 상황에서 발생하는 광자 노이즈로 구분할 수 있다. 촬영 시 프레임의 어두운 영역은 판독 과정에서 노이즈(잘못된 데이터/판독 신호)가 발생하기 쉽고, 저조도 상황에서는 광자의 물리적인 양 부족으로 인하여 광자 노이즈가 발생한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면, CMOS 이미지 센서는 빛의 기본 입자인 광자(포톤)를 포집하고 그 양(전압)을 측정(빛이 포토 다이오드에 수광되면 양공이 생겨 전류가 흐르고 전압이 발생)해서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데 저조도에서는 포집되는 광자의 양이 아주 적어서 정확한 측정이 곤란하고 따라서 광자 노이즈가 증가한다. CCD(전하 결합 소자)의 경우, 전압으로 전환하는 절차 없이 전자 형태의 신호를 직접 전송하여 판독 노이즈가 적지만, 아날로그 제조 방식으로 경제성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고 높은 소비전력을 필요로 해서 효율성 등의 단점이 있어서 현재는 CMOS가 디지털 이미지 센서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필름의 고감도 노이즈는 조금 다른데, 필름면의 수광 입자는 고유한 입자의 질감을 가지고 있고 현상 인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소자의 입자감이 사진에 드러나는데 이를 그레인이라고 부른다. 고감도 필름은 수광 입자가 커서 거친 입자로 표현되므로 해상력에 저하가 발생한다. 하지만 필름의 입자감 즉, 그레인은 사진 속 피사체에 일정한 질감을 증대하는 효과가 있어서 필름 사진 고유의 특징으로 취급되기도 하므로 디지털 이미지의 노이즈와는 조금 다른 평가를 받기도 한다. 디지털카메라에서는 고감도를 선택한다고 해서 필름에서와 같이 픽셀 자체가 커지는 등의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며, 각 픽셀의 데이터 값의 정확도가 낮아지고 잘못된 정보를 가진 픽셀이 증가하며 증폭의 과정에서도 일정 노이즈가 더 발생하므로 해상력의 저하가 발생한다.
- 모아레와 광학식 로우-패스 필터 OLPF - Optical low-pass filter
모아레 효과가 발생 원인 등에 대해서는 이전 이미지 센서의 구조에서 다루었으므로 그냥 붙여 넣기 해보자. (참고 링크가 많아서 자제를...)
- 모아레(Moiré) 패턴
디지털 이미지 센서의 Bayer 필터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모아레 패턴은 줄무늬 패턴이 만드는 일종의 간섭현상으로 디지털 카메라나 디스플레이 장치 등에서는 이미지 품질을 망쳐서 꽤 치명적이다. 즉, 이미지 센서의 필터 상의 RGB가 각각 위치가 조금씩 다르고 이로 인해 상이 조금씩 어긋나 발생한다. 광학 로우 패스 필터를 통해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지만, 필터로 인한 광학적 손실(화질 저하)이 발생한다. 이미지 센서 앞의 컬러 필터의 패턴 변화를 통해 어느 정도 완화하기도 하고, 이미지 센서 전면의 컬러 필터를 취하지 않는 포베온 센서는 모아레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Anti-aliasing filter로도 불리는 로우-패스 필터는 모아레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이미지 센서 전면에 사용된다. 이는 이미지 센서에 도착하는 상을 흐리게 하여 모아레를 방지하는 방식이므로 해상력을 일정 저하시킨다. 일상의 사진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고 해상력이 필요한 풍경 사진이나 천체 사진 등에서는 썩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최상의 이미지 품질이 필요한 고급형 카메라에서는 로우-패스 필터는 제거되고 다른 방식의 므아레 억제 기술을 도입(Fujifilm X-trans 등)하거나 Bayer 필터가 없는 센서(foveon sensor) 또는 사진가의 판단에 맡겨 대처하는 방식(후반 작업 등을 통한 제거)을 취하고 있다.
카메라의 해상력과 관련해서 떠오르는 원인 등을 정리해 보았다. 해상력 저하 원인은 단순히 카메라의 기계적 한계나 미비한 성능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사용자/촬영자의 부주의나 실수로 인해 발생한다. 그리고 해상력에 너무 집착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예시를 하지 않더라도 좋은 사진은 단지 해상력이 높거나 선명한 사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