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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이면/산들산들(日常茶飯事)

2017년을 보내며...


처음에 이 블로그 수다의 시작은 조금 엉뚱했다. 일상의 소소한 감상을 그냥 흘려버리기 아까웠고 그 순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나를 취미와 버무려서 지난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사진 촬영 취미 탓에 카메라의 구조나 광학계의 원리에 대해 잡다한 정보를 모으며 느낀 사소한 노하우를 정리해두고 공유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의 바다를 마음 껏 항해할 수 있지만, 정작 카메라의 구조나 광학 원리에 대해서는 단편적으로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고, 눈길을 사로잡고 귀를 솔깃하게하는 상업적인 목적의 홍보나 마케팅 자료 속에서 허물을 뺀 고갱이 정보나 궁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자료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물론, 관련 직종의 전문가들이 훨씬 더 고매한 수준의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겠지만, 업과 취미는 사뭇 달라서 전문가들이 블로그에까지 이를 연장해서 다루는 경우는 많지 않을테니 ‘호랑이 없는 골에 여우’ 마냥 카메라니 렌즈니 광학이니 하며 이것저것 중구난방으로 저품질의 수다를 이어 온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사실, 이런 별 도움 안되는 수다 탓에 관심이나 공감을 끌어내기 어려웠고, 허술한 수다 한 토막을 위해서 몇 시간을 꼼짝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하루 2~3백명 남짓의 방문자와 아주 간혹 달리는 댓글과 공감이라도 나름 비슷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즐거움이 힘이 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그리고 언제까지 이 잉여스러운 블로그에 허섭한 수다를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수다를 이어가는 고충보다는 소소한 감상 속에 무엇인가 꿈꾸고 있다는 즐거움이 더 크니 힘 닫는 바 계속 나아가 볼 생각이다.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수다 속에 버젓이 살아있는 오류나 글쓴이의 망상, 비논리, 무식에 준엄한 심판과 애정어린 관심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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