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광복절 하루 종일 장대비가 내렸다. 멍하니 창밖 빗줄기 구경이 무료해서 카메라에 플래시를 달고 이리저리 가지고 놀다가 문득, '광질'(light quality)에 대해서 수다 주제로 다루면 재미있을 듯해서 충동적으로 포스팅하게 되었다. 광학이나 조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전무하고 1그램도 직접 관련된 일을 한 적도 없었고 더구나 평소 소소한 의문을 해결해 보려고 헤매며 주워 모은 잡다한 웹 자료와 비전문가의 막무가내 작두 타기의 넘겨짚기가 포함되어 있어서 정보의 신뢰도에 있어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굳이 의미를 두자면 꿈꾸는 아마추어가 긴 휴일의 나른함에 지쳐 꿈틀대는 몸부림이나 '소리 없는 아우성'이며, 딱 그 정도 수준에서 거칠 것 없고 잃을 것 없는 자의 수다임을 미리 참고하고 글을 읽는 것이 좋겠다.
사진 또는 영상 촬영에서 입문 단계를 지나 어느 정도 이해와 촬영 숙련이 오르면 주변의 빛 조건에 대한 아쉬움을 절감하게 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인공적인 조명 장치에 관심을 갖게 되는 듯하다. 인위적인 조명 장치를 통해 적절한 광량과 색온도에 등등은 매우 재미있는 부분이지만, 한편으로는 능숙하게 다루려면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의 경험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조명 장치에 대한 이런저런 공부와 경험을 쌓고 잡다한 정보를 얻다 보면 '광질(光質)이라는 용어와 마주하게 되는데, 이 녀석의 정체가 모호하다. 대충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은 잡히는데, 딱 부러지게 설명하려면 알쏭달쏭하고, 명확하게 설명하는 자료를 찾기도 쉽지 않다.
▶ 광질(光質, light quality)이란?
먼저, '광질'에 대한 설명이나 개념의 명확한 해답을 얻기 어렵고, 의미조차 모호한 것은 용어 자체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광질'은 너무 여러 가지 개념과 성질을 뭉뚱그려서 대충 설명하려 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모호하고 명확하지 못하다. (때로는 이런 모호함이 이러저러하게 개념이나 의미를 뭉뚱그려서 대충 그렇고 그런 무엇이라고 설명하기엔 적당할지도 모르겠다) 대략적인 의미는 빛의 파동이나 입자의 상태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가지 차이/변화라고 설명할 수도 있지만, 이것 또한 적절하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광(光) 즉, 빛은 사실 단순하지 않아서 그 물리적 성질 또한 빛의 이중성(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의 성질을 가진 전자기파의 일종)을 가지고 파장에 따라서 감마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장파로 구분된다. 빛을 측정하는 단위는 광도, 광속, 조도, 휘도이고 단위로 칸델라, 루멘, 룩스, 니트 등이 사용되는데, 이런 복잡한 성질은 광질 하나로 뭉뚱그려서 정의하는 것은 무리다. (각 측정 단위의 자세한 정의는 웹 검색으로...)
* 가이드 넘버란?
스틸 카메라 순간광 조명 장치에 광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사용되는 '가이드 넘버'(Guide-number, Gn)는 사진용 플래시 광원의 광량을 실용적으로 표시한 값으로 공인?된 빛의 측정 단위는 아니다.
가이드 넘버(GN)는 플래시로 촬영할 때 피사체와 플래시의 거리를 계산하여 적절한 노출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수치다. 플래시의 광량을 실용적으로 표시한 숫자로, 수치가 클수록 광량이 많아진다. 가이드 넘버를 사용하는 방법은 광원에서 피사체까지의 거리를 가이드 넘버로 나누면 F수(조리개 값)가 된다. 플래시 노출을 설정할 때 플래시-사물 거리에 대한 필수적인 f-stop을 계산하거나 주어진 f-stop의 거리를 계산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이 두 변수 중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장치의 가이드 넘버를 다른 쪽과 나눈다. 통상적인 DSLR의 내장 플래시는 GN 10~13 정도의 값을 가지고 있다.
그간 '광질'이라는 용어로 퉁치듯 사용했던 대표적 몇 가지 주요한 의미를 구분/나열해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 광원(光源)의 크기에 따른 변화와 색온도(Color temperature)
그렇다면 조명 장치 등에서 흔히 사용되는 '광질'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관용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광질'의 의미는 (광량(光量)과는 명확하게 구분되어 사용되지만) 빛의 특성이나 여러 측정값이 혼재하는 모호한 면이 있다. 대략적인 의미는 '빛의 등급이나 속성', '빛의 품질'의 의미로 사용하는 듯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하였듯이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성질의 빛의 속성이나 등급을 광질이란 하나의 용어로 뭉뚱그려서 모두 설명하기에는 빛은 너무 다채롭고 복합적이다.
광질이란 용어가 자주 언급되는 경우는 조명 장치(플래시나, 스튜디오용 조명) 발광부의 상태나 특성에 의한 차이를 칭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듯하다. 즉, 조명장치의 빛이 고르게 확산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이는 조명 장치의 발광면의 구조나 확산판의 기능 그리고 줌 발광 기능의 상태, 다시 말하면 '발광면의 크기 조건'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를 '광질'의 차이라고 정의하기는 그리 적절하지 않다. 빛의 확산과 관련하여 피사체에 음영의 표현 정도에 따라 부드러운(soft) 또는 딱딱한(hard) 빛으로 구분하는데, 엄밀한 의미에서 이는 광질이 아니라 '광원(발광면)의 크기에 의한 시각적 차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전구 또는 아크방식의 조명 장치는 작은 크기의 광원에서 강한 빛을 발하므로 광원 자체가 매우 작아서 피사체에 조사되면 음영 경계 부분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즉, 딱딱한 그림자를 만든다.(자연광인 태양 또한 실제 크기는 무척 크지만, 지구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지구에 도달한 일광은 매우 작은 크기의 점광원과 비슷하다. 상대적으로 태양과 가까운 수성에서라면 지구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좀 더 큰 광원이라 할 수도 있겠다)
일반적인 조명 장치는 점광원인 경우가 많고, 따라서 피사체 사이의 경로에 확산/반사판, 디퓨저 등을 사용하기도 하여 더 부드러운 빛으로 피사체에 작용하도록 광원(엄밀하게는 '발광면')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부드러운 정도의 차이는 (태양이 실제 크기는 매우 크지만 지구와 태양간의 거리차에 의해 작은 크기의 점광원이 되 듯이) 광원의 크기뿐만 아니라 광원과 피사체와의 거리와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만약, 조명의 빛을 부드러운 빛으로 만들기 위해,) 발광면을 확대하여 점광원과 파사체 사이에 디퓨저 또는 확산(반사) 판 등을 사용하는 경우, 광원과 디퓨저/확산(반사)의 거리 그리고 디퓨저와 피사체(촬영하려는 물체) 간의 거리도 피사체 경계면의 (하드와 소프트) 표현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확산판을 이용한 조명 스킬은 사진이나 영상에서 촬영자가 의도하는 묘사/분위기로 연출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새로운 수다 주제로 다루어 보면 좋을 듯하다 - 뭐든지 다음으로 미루고 보는 수다쟁이의 무책임함에 지금 몸은 잠시 편하지만, 다가오는 미래가 두렵고 무겁다)
물론, 때때로 색온도의 차이(5600K) 등을 광질이 좋고 나쁨의 표현으로 사용하기도 하는 듯하다. 순간광 플래시의 경우 보통 5600K 또는 3200K의 색온도를 갖는데 제조사마다 미미한 오차가 있고, 발광 회수에 따라 색온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차이는 광질이라고 뭉뚱그려서 설명하기보다는 색온도의 정확도의 개념으로 다루는 것이 더 좋지 싶다.
▶ 인공 조명의 광원 종류에 따른 연색성 (Color rendering)
같은 색도의 물체라도 어떤 광원(백열, 형광, 할로겐, LED 등등)에 조사되어 보는가에 따라 색감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를 연색성(Color rendering)이라고 한다. 연색 지수(CRI-color rendering index)는 이상적인 자연광과 비교하여 물체의 색상을 충실하게 보이게 하는 정도를 정량적으로 나타낸다. 연색 지수는 광원의 분광(스펙트럼)에 의해 결정되는데 연속적인 스펙트럼을 가지는 광원의 연색 지수가 높다.(연색지수는 이상적인 자연광을 100으로 설정하므로 100에 가까울수록 연색성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초기의 LED 조명은 연색성이 그리 좋지 못했으나 최근에는 매우 높은 연색성을 보이는 뛰어난 제품들도 등장하였다. 하지만 연색 지수가 높을수록 가격 또한 높아지므로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색 묘사가 중요한 고품질의 사진 또는 영상 촬영을 위한 조명의 선택에서는 연색 지수를 확인하고 높은 지수의 LED 조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백열등은 CRI 95 정도 수준이며, 백색 형광등은 62, 희토류 형광체를 사용한 형광등은 80 정도 수준이라고 한다. 초기의 LED는 CRI 80 수준에 미치지 못했으나, 최근에는 95 수준의 High CRI LED 조명이 등장하고 있다. CRI와 관련하여 실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상점, 특히 색상 표현이 중요한 과일가게 등의 매대에 에너지 효율이 좋은 LED 전구 대신 아직도 백열등 등을 사용하는 경우 등이다. 연색 지수가 낮은 조명은 과일 본연의 색을 제대로 표현 못해서 상품의 선도에 문제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는데 그리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크세논(제논) 방전을 이용한 전자 플래시의 순간광 조명은 태양광과 거의 유사한 연속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연색성 또한 매우 좋다. 참조 - 위 오른쪽 그래프의 청색선 "Xenon flash Lamps(15W)"
한가지 유념할 점으로, 크세논 방전 방식의 전자 플래시의 빛은 380~780nm 파장 영역의 가시광선 뿐만 아니라 그 외 영역의 자외선(380nm 미만) 파장 또한 포함하고 있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물이나 유적, 회화 작품이 자외선에 자주 노출될 경우 보존환경에 악영향(특히 표면 조성 물질의 손상 등)을 준다. 따라서 박물관이나 회화 전시회 등에서는 플래시를 사용한 사진 촬영은 대부분 금지된다.
▶ LED 조명과 전체 스펙트럼 조명 (Full-spectrum light)
최근 LED 조명의 약진으로 지속 조명에서의 발전이 눈부시다. 하지만 LED 조명이 전혀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닌데,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일부 주광색(5600 캘빈) LED 조명의 스펙트럼이 일부 청색 파장에 치중되어 자연광 등과 비교하여 전체 파장에 고르지 못한 점 등이었다. 물론 기존의 단파장 조명이나 삼파장, 할로겐 조명에 비해서 균형적인 색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제품의 특색에 따라 특정색의 파장을 강조하거나 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 자연광 스펙트럼에 가까운 LED 조명 등이 등장하고 있고, 자외선이나 적외선 등 가시광선 이외의 영역에 까지 확장하여 풀 스펙트럼 LED 조명 등이 다양한 용도로 제품화되고 있다. LED 조명은 간단한 조절로 특정 색의 파장으로 조절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은 기존 조명과 차별되는 점으로 빛의 세기 조절이나 필터 사용을 통한 조절의 번거로움을 해결할 수 있어 좋다.
자연광에 가까운 스펙트럼의 조명은 색의 사실적인 즉, 자연에 가까운 색으로 인식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 예술 작품의 색상 매칭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며, 농업 등에서도 활용도가 높다고 한다. 빛의 파장에 따른 인체 리듬의 변화도 있다고 하니 좀 더 흥미롭다. 여러모로 대부분의 조명 장치는 LED로 대체될 듯하다. 그리고 사진 촬영에서도 다큐멘터리식의 오지 등의 극한 촬영 환경이 아닌 일상 또는 상업적 촬영에서는 LED 조명이 기존 스틸 카메라의 사용하기에도 까다로운 순간광 방식 플래시를 급속히 대체하지 싶다.
최근 스마트폰의 후면에 발광하는 플래시는 LED 플래시가 사용되는데 전통적인 크세논(제논) 방전 방식의 전자 플래시에 비해 순간광에서의 광량에서는 부족하지만, 저전압에서의 작동과 높은 에너지 효율, 소형화의 용이성, 그리고 하나의 장치로 지속/순간광 모두 활용이 가능하고 때에 따라서는 AF 보조광 등으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활용도는 매우 높다.
충동적으로 급하게 시작한 수다는 끝맺음에서 항상 곤란을 겪게 된다. 대충이라도 수습/정리해 보면, 종종 사진이나 영상의 조명 장치에서 발하는 빛의 품질 정도로 언급되는 '광질'이란 용어의 모호하고 분명하지 않으니 되도록 명확한 용어(광도, 광속, 조도, 휘도, 색온도, 연색성 등등)를 사용하여 표하고자 하는 바 의도를 명확하게 하자 정도 인듯하다. '광질'은 아련한 군대 시절에 '군화 광내는 뻘 짓'을 칭하는 의미로 던져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