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더운 날씨는 게으른 천성을 더 나태하게 한다. 평소에 수다 떨기 좋아하는 품성도 게으름에 밀려 멍하니 하루를 보내기 일수다. 선풍기 바람이 자꾸 눈을 간질여서 나른하고 졸리지만, 마음을 다잡고 그간 한 번쯤 블로그의 포스팅 주제로 다루고 싶었던 디지털 흑백 이미지 센서에 대해 수다를 시작해 보자.
▶ 컬러 이미지 時代에서 디지털 흑백 이미지 센서의 효용
디지털 시대는 천연색 컬러가 넘쳐나는 시대다. 색역은 S-rgb를 넘어서 어도비, 프로포토 rgb 사용으로 점점 확대되고, 색 심도(Color depth)는 8bit에서 10bit 대중화 시대로 향하고 있다. 보다 정확한 색 표현을 위해 카메라나 캠코드의 이미지 센서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장치, 각종 인쇄물도 고사양과 신기술 경쟁이 한창이다. 컬러 매니지먼트와 사진의 색보정, 영상에서의 기존 HD 영상의 기준이 되었던 ITU-BT. 709에서 확장된 다이내믹 레인지와 색역 구현 그리고 컬러 커렉션(Color correction), 컬러 그레이딩(color grading) 등등 색과 관련된 후반 작업이나 기술 또한 넘쳐난다. 이와 같은 컬러 전성시대에 '디지털 흑백 이미지 센서'는 마땅한 쓰임이나 경쟁력이 있는 것일까?
흑백 (모노크롬-Monochrom- 또는 블랙 앤 화이트-B & W-)의 효용은 각자의 취향과도 연관되겠지만, 컬러가 만연한 시대에서도 효용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직도 많은 영상과 화상이 꾸준히 컬러가 제거된 명도와 계조로만 표현되게 만들어지고 있고 흑백만의 매력을 고집하는 작가들도 많으니 굳이 중언부언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하지만, 컬러 이미지 센서로 촬영된 이미지 또는 영상에서 색정보를 제거하여 손쉽게 흑백으로 전환할 수 있으므로 디지털 흑백 이미지 센서의 효용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이미지 센서 제조 업체인 소니 등에서 디지털 흑백 이미지 센서는 개발되고 있는데 나름의 이유와 장점이 있지 않을까?
디지털 흑백 이미지 센서의 특징/장점에 대해서 순차적으로 쫓아 보자.
▶ 라이카 M 모노크롬 Typ 246
흑백 디지털 장치는 그리 흔하지 않은데, 라이카 M 모노크롬 Typ 246 정도가 떠오른다. 라이카 제품답게 범접하기 곤란한 가격대로 출시되어서 직접 소장해본 적 없지만, 잠깐 만저본 경험과 웹에서 얻은 실사용 정보를 정리하면 우수한 흑백 묘사와 저조도 상황에서도 뛰어난 감도 성능을 보여 준다고 한다. 이를 유구한 전통의 라이카 흑백 기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엄밀하게는 디지털 흑백 이미지 센서만이 가지는 특징(장점)의 결과이다. 뉴 라이카 M 모노크롬 Typ 246에는 35mm 프레임 규격의 2400만 고화소 흑백 이미지 센서가 사용되었다.
라이카 M 모노크롬 Typ 246에 대해 혹자들은 '라이카라서만 제작 가능한 카메라'라고 말하기도 한다. 일응 동의하는 부분이 있지만, 기술적인 특별함이나 라이카만의 고유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총 천연색의 디지털 시대에 -더구나 극악한 가성비로- 흑백 이미지 센서를 사용하여 흑백 사진만 촬영 가능한 카메라를 라이카가 아닌 타 제조사에서 만든다면 수익은커녕 관심이나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아래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디지털 흑백 이미지 센서가 갖는 뚜렷한 장점이 있음에도, 컬러 이미지 센서가 적용된 카메라에서 간단한 조작/세팅만으로 일정 수준의 흑백 이미지 촬영이 가능하므로 컬러 이미지를 배제한 흑백 전용의 디지털 카메라 제품군의 발매는 예상하기도 어렵고, 그 성공을 장담하기는 더욱 어렵다. 첨단의 고성능이나 편의성과는 조금 동떨어진 매니아 중심의 라이카 카메라의 독특한 제품 출시 특징과 라이카 브랜드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과 아우라가 어우러져 비로소 가능한 ' 고급 디지털 흑백 전용 카메라'가 아닌가 생각한다.
▶ 디지털 흑백 이미지 센서의 구조
디지털 흑백 이미지 센서의 특징은 컬러 이미지 센서와 비교하면 쉽게 장점을 파악할 수 있다. 익히 잘 알고 있듯이 일반적인 컬러 이미지 센서는 센서 상의 Pixel 앞에 컬러 필터를 설치해서 각각의 컬러 레인지(R, G, B)에 따라 선별된 파장의 빛 세기만을 측정한다. 컬러 필터는 격자 형태로 각각의 픽셀 앞에 위치하고 일정한 패턴(Bayer filter 모자이크)을 띠게 된다. 카메라나 캠코더 장치의 컬러 이미지 센서는 흑백 이미지 센서에 컬러 필터(Color filter array)가 결합된 구조이다.
예시된 이미지에서와 같이 이 필터는 각각의 컬러 레인지에서 해당 파장의 빛만을 선별적으로 통과시켜서 빛의 세기를 측정한다. 따라서, 빛에 대한 감도는 1/3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 (이미지 제조사 RGB 패턴의 디모자이킹 알고리즘과 프로세싱 과정이 상이하여 이미지 묘사에서 흔히 색감 등등으로 표현하는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흑백 이미지 센서의 픽셀 전면에는 컬러 필터가 없으므로 모든 픽셀은 빛의 파장에 관계 없이 빛의 강도를 측정할 수 있고 휘도(Luminance) 값만을 저장하며, 이미지에 조사되는 동일한 빛에 대해서도 컬러 이미지 센서보다 훨씬 높은 수광률을 가지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흑백 이미지 센서는 해상력과 감도에서 컬러 이미지 센서에 비해 우수한 장점을 보인다. 즉, 이미지 센서의 해상력과 선예도, 그리고 높은 수광률로 화질이 컬러 이미지 센서에 비교 우위에 있고 콘트라스트 묘사에도 뛰어나며, 동일한 저조도 상황에서 컬러 이미지 센서의 카메라보다 낮은 ISO 감도가 적용되므로 디지털 흑백 이미지 센서는 노이즈가 적어 화질(해상력과 계조 표현 및 저 노이즈)에서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색 정보 데이터가 생략되어 각 픽셀의 색 정보를 보간하는 프로세싱 과정 등이 필요하지 않아서 동일한 해상도의 이미지라 하여도 데이터의 용량이 줄어들고 이미지 프로세싱의 처리 속도에서도 유리하다.
컬러 이미지 센서로 촬영된 화상에서 색 정보(채도)를 제거하여 후보정을 통해 흑백 이미지로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의 모든 정보(데이터 값)는 컬러 이미지 센서를 통과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흑백 이미지 센서에 의해 직접적으로 생성된 흑백 이미지와는 질적인 차이가 당연히 존재한다. 그리고 카메라에서 모노크롬 모드를 선택하여 흑백 사진으로 촬영하는 기능도 있지만, 이 기능 또한 이미지 센서 앞의 컬러 필터를 임의로 선택 할 수 없어서 컬러 이미지 센서로 만들어진 이미지에 후보정과 유사한 프로세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물론 후반 작업을 통해서 흑백 이미지 센서로 촬영된 이미지와 유사하게 보정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흑백 이미지 센서로 촬영된 결과물과 비교하면 화질에서는 차이가 있다.
▶ 디지털 흑백 이미지 센서의 활용과 미래
이처럼 흑백 이미지 센서의 해상력에서의 장점으로 고화소 이미지 센서 개발에서는 흑백 이미지 센서가 먼저 개발되고 이후, 컬러 이미지 센서가 개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페이즈원은 1억 화소의 중형 카메라에 장착하여 디지털 백으로 사용하는 중형(53.4 x 40.1mm) 흑백 디지털 카메라 'IQ 아크로매틱'을 선보였다. 현재 최고의 상용 디지털 이미지 센서 제조사 소니에서 발표한 개발 로드맵에서는 올해(2017) 이내에 중형(55 x 41mm) 포맷 1억 화소의 흑백 이미지 센서를 선보일 예정이고 추후 컬러 이미지 센서 또한 개발될 계획이라고 한다. 디지털 이미지 센서의 구조가 획기적 변화를 맞이하지 않는 이상, 흑백 이미지 센서는 여전히 컬러 이미지 센서의 개발을 위해서 으레 거쳐야 하는 전 단계이고, 따라서 고성능의 흑백 이미지 센서는 계속 등장할 듯하다. 고성능 흑백 이미지 센서를 사용하는 상용의 카메라나 영상 장비 제작과는 관계없이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흑백 이미지 센서의 활용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스마트 폰에 적용되는 카메라 모듈에도 활용된다는 점이다. 단독으로 흑백 이미지 센서가 사용되기는 어렵지만, 듀얼 카메라 모듈에서 한쪽은 컬러, 한쪽은 흑백 이미지 센서를 활용하는 방식인데, 최근 스마트 폰의 카메라 기능에 많은 투자를 하는 화웨이 社의 차기 신모델 P10 등에 적용되었다고 한다. 추측컨데 컬러/흑백 촬영 모드뿐만 아니라 듀얼 카메라를 활용하여 컬러 이미지 센서의 색정보와 고해상력의 흑백 이미지 센서 이미지 정보를 프로세싱 과정에서 합성하여 스마트 폰 카메라로 촬영된 화상의 화질을 개선/향상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라이카와 제휴 중인 화웨이에서 단순히 라이카의 흑백 모드를 마케팅으로만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경조 흑백이라고 불리는 모드 등이 주요 마케팅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조 흑백에 대해서는 '라이카만이 가능한 기술력?'이란 조금 거품 낀 평가를 하는 세간의 평도 있어서 그 특징과 효과에 대해 조만간 별도의 포스팅으로 다룰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