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시그마 DP 콰트로(QUATTRO) 시리즈와, SD 콰트로 카메라 등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아무래도 다른 디지털카메라와는 확연히 다른 방식의 포베온 X3 이미지 센서가 아닐까 싶다. 그동안 포베온 센서에 대해서는 기존의 대다수 이미지 센서가 채택했던 Bayer 필터 방식의 대안으로 수직 3 적층으로 이루어지는 포베온 x3 센서에 대해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었고, 뛰어난 색 묘사와 높은 화질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사실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 이유야 시그마에서만 채택된 포베온 센서에 대한 정보와 신뢰 부족과 렌즈 그리고 렌즈 교환 장착이 가능한 카메라 출시가 늦었던지라 사용 용도나 원하는 바와 맞지 않았고, 웹에서 읽은 사용기 등에서 지적된 느린 AF나 중/고감도 촬영에서의 노이즈, 후반 작업의 불편 등에 우려가 있었으며, 기존의 익숙한 카메라를 떠나 새로운 기술과 기종에 도전하기에는 용기 또한 부족했다. (그리고 영상 촬영이 불가능한 사진만을 위한 외골수 카메라라는 점도 한몫을 했다)
사실, 포베온 X3 이미지 센서가 적용된 카메라의 장단점을 체감할 정도로 사용해 본 적이 없었고, 알고 있는 정보도 거의 없었다. 얼마 전 포베온 센서에 대한 댓글을 접하고, 그동안 막연히 알고 있던 포베온 센서에 대해서 그 특징이나 구조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는데, 국내에서는 포베온 센서의 장단점에 대해서만 제조사의 홍보 자료 수준으로 간략히 기술되어 있어서 궁금증 해갈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번 수다에서는 해외 사이트 등에서 얻은 잡다한 자료를 정리하는 수준이 될 듯하다.
먼저, 포베온 x3 센서의 구조나 작동 방식은 기존 디지털 이미지 센서의 선구자격이고 대표 격인 Bayer 필터 방식의 이미지 센서와 비교하면 이해하기가 쉬운데, Bayer 필터 방식은 국내에도 자료가 많고 흑백 이미지 센서에 대해 다루며 간략히 언급한 바가 있으므로 아래 링크와 각자의 검색으로 대신하는 것이 좋겠다.
▶ 포베온 x3 센서의 구조
위 이미지는 포베온 센서의 구조를 간략하게 잘 나타내 주는 자료인데, 이해하기 편하지만, 몇 가지 오해의 소지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미지 상으로만 보면 3개의 적층 필터를 가진 구조로 오인하기 쉽다.(구조와 작동 메커니즘에 대한 자료를 확인하기 전에는 BGR필터가 3 적층 된 구조로 생각했고, 따라서 수광률(집광률)이 감소하여 중/고감도 ISO에서 노이즈가 증가하는 단점이 발생한다고 착각했다) 엄밀하게 정의하면 '3 적층의 필터 구조'가 아니라 'BGR의 각 파장을 다른 깊이(실제는 실리콘으로 구성된 단층이지만 파장의 정보가 검출되는 깊이가 다르므로 각 층으로 표현하고 있지 싶다)에서 각각 검출'하는 방식이다.
포베온 x3 센서의 구조는 렌즈를 통과한 상이 맺히는 결상면(이미지 센서의 면)이 실리콘 (단일)층으로 구성되고 이 층을 통과하는 빛은 각 파장(가시광선 스펙트럼에 따른 파장, 즉 파랑/초록/빨강)에 따라 반응/흡수하는 깊이가 달라지며, 3개 층으로 나누어진 포토사이트(Photosite)에서 이를 각각 검출하는 방식이다. 즉, 필터에 의해 다른 색의 파장은 제거하고 지정된 색 파장만 통과시켜 포토 다이오드에 반응하는 Bayer 필터 방식의 이미지 센서와 다르게 포베온 x3 센서는 노광 되는 빛을 손실 없이 모든 파장의 빛을 흡수하여 수광/집광률이 높다. 포베온 x3 센서의 높은 수광/집광률은 우수한 분해능과 풍부한 색정보의 기본 베이스가 된다.
Bayer 필터 방식의 일반적인 이미지 센서는 RGB 중에서 하나의 색 필터 통과한 빛에 대해 선택적으로 반응/검출하는 방식이므로 해당 색 필터에 파장/색정보만이 포토 다이오드에 수광/집광되는 방식이므로 필연적으로 빛(다른 파장의 정보)의 손실(집광/수광률 + 색정보의 손실)이 예상된다.
그리고 포베온 센서의 우수한 분해능은 3개 층의 구조에서 얻어지는 해상 정보를 합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이지 싶다. 즉, 동일한 크기와 화소수의 일반적인 이미지 센서는 하나의 층, 더구나 Bayer 필터에 의한 빛 손실까지 발생한 상태에서 해상 정보를 얻지만, 포베온 x3의 적층 구조에서는 1층의 해상력에 2층과 3층에서 얻어진 해상 정보를 모두 합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인다. (이런 합산하는 특징 탓에 포베온 x3 센서의 화소수에 대해서 논란이 있었다) 즉, 포베온 x3 센서에서는 이미지 센서 상면에서 빛의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따라서 해상력(분해능)의 손실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포베온 x3 센서와 달리 QUATTRO 센서는 1층에서 아래 두층에 비해 더 작고 4배 자세한 해상정보를 얻도록 설계되었다. 5100만 화소로 알려진 Cigma sd QUATTRO H의 포베온 이미지 센서 화소는 3.400만 화소 + (850만 화소 x 2)로 계산된 것이 아닌가 싶다, 콰트로 이전의 포베온 x3 센서에서는 3층에서 해상정보의 픽셀 수가 모두 동일했다)
▶ 포베온 x3 센서의 중/고감도 노이즈
이런 높은 수광률과 장점에도 불구하고 왜 포베온 x3 센서가 적용된 카메라에서 중/고감도 조건에서 많은 노이즈가 발생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디지털 카메라에서의 '노이즈'(Noise)의 발생원인은 꽤 다양하다. 저조도 상황에서 이미지 센서에 수광되는 빛이 감소한 만큼 픽셀 다이오드에 포집되는 광자 수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주로 저조도 촬영 조건에서) 광자 샷 노이즈와 ISO 감도를 설정값에 따라 영향을 받는 증폭기(AP) 고유의 노이즈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 외 리셋 노이즈, 암전류 노이즈, 양자화 노이즈 등등은 별론으로 하자) 아날로그 및 디지털 기록 장치 모두에서 노이즈는 유입되는 정보의 질/정확도를 낮춘다. 노이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아래 링크의 포스팅으로 대신하자.
Bayer 필터 이미지 센서에서 노이즈를 감소하는 방법에는 픽셀 하나당 수광률을 높여, 저조도 촬영 조건에서 발생하는 광자 샷 노이즈를 줄이는 방식과 일정한 패턴 없이 무작위 발생하는 노이즈는 정상적인 주변 픽셀의 데이터로 노이즈 픽셀의 잘못된 정보값을 보간(디모자싱) 프로세싱하여 (즉, 주변 픽셀 정보의 평균화를 통해 노이즈를 제거하는 방식) 노이즈를 억제하고 있다. 전자는 Sony a7 S 시리즈로 대표되는 경우를 떠올릴 수 있겠고, 후자는 디지털카메라 전반에 활용되는 방식인데 고화소/고해상력 카메라에서 평균화할 수 있는 픽셀이 더 많으므로 노이즈 제거가 더 효과적인 측면이 있다.
포베온 x3 센서 중/고감도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는 Bayer 필터 이미지 센서와는 조금 다른 발생 원인인 듯하다.
앞에서 살펴본 포베온 센서의 구조에서 수직의 3층에서 BGR 색 정보가 각각 흡수/검출 되는데, 실제는 이보다 훨씬 복잡한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즉, 제일 상부의 파란 층은 그림에서와 같이 파란색 정보만을 검출하는 것이 아니라 이 층을 통과하면 반응하는 모든 파장(BGR)의 정보가 검출되고, 두 번째 층에서는 초록과 붉은 파장만 검출되며(고에너지의 짧은 파장인 파란색 파장은 상층에서 모두 반응/흡수) 제일 하단은 가장 파장인 긴 붉은색 정보가 검출/흡수되는 방식으로 보인다. 이를 달리 설명하면, 정확한 파란색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상층에서 반응한 초록 파장과 붉은 파장 부분을 제외하는 연산이 필요하고, 두 번째 층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붉은색 정보를 제외하여 선별 검출하는 복잡한 연산과 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방식이지 않을까. 그리고 1층과 2층에서 뺀 녹색과 붉은색 정보는 다시 1~2층에서 제외되었던 수치만큼 최종 정보 값에 더하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이 때의 오류값이 '(주로 색/컬러) 노이즈'로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포베온 x3 센서의 중/고감도의 ISO 감도 증가에 따른 노이즈 증가에 대해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보면, 기존 Bayer 필터 방식의 이미지 센서에서는 픽셀 하나에 포토 다이오드가 각각 위치하고 개별적인 증폭기 또한 각각 가지고 있는 구조이다. ISO 기본 감도를 높이면 포토 다이오드와 증폭기의 전압이 올라가서 민감도가 증가하는 작동 방식인데 포베온 센서의 구조는 이와 사뭇 다르고 ISO 감도 증가에 따른 작동 메커니즘의 상이함 탓에 ISO 감도를 올려 아날로그 전기 신호를 증폭하는 데 있어 '노이즈 증가'와 '과도한 발열'의 문제점이 폭증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현실적으로 포베온 x3 센서의 구조상 셀 하나에 각각의 포토 다이오드와 증폭기 조합 구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수광/집광률은 기존 일반적인 이미지 센서에 비해 월등히 높지만, ISO 감도를 높여서 촬영하는 경우에는 각 색 정보를 분리/선별/합산하는 복잡한 프로세싱 과정과 증폭에서 구조적인 노이즈가 발생하며, 이는 ISO 고감도일수록 대폭 증가하게 되는 악순환의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한다. 즉, 이런 복잡한 프로세싱 과정이 포베온 센서 카메라의 느린 저장 속도와 과도한 연산으로 인한 오버 히팅(Overheating)도 관련되었지 싶다.(많은 색정보로 인한 데이터양 자체가 많은 것도 한 원인일 수 있다)
포베온 x3 이미지 센서의 구조와 특징에 대해 생각해 보면 현재 발매된 시그마 DP, SD 카메라의 장단점과 그대로 연관되는 부분이 꽤 많다.
▶ 그 밖의 특징
독특한 방식의 포베온 x3 센서를 채택하였으므로 이로 인해 만들어지는 Raw 파일 또한 일반적이지 않아서, 흔히 사용하는 후보정 프로그램에서 사용하기에 적당하지 않았고, 전용의 애플리케이션(시그마 포토 프로-SPP-)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아쉬웠다. 전용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되니 큰 불편은 아니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사실 최근의 전문적인 사진 촬영에서 후반 작업의 중요성은 달리 강조하지 않아도 될 정도이고 특히 디지털카메라에서 이미지 후반 작업은 접근성이 좋아서 아마추어에게도 매우 효과적이고 유용하다. 그리고, 범용의 디지털 후반 작업 프로그램(라이트룸, 포토샵, 캡처 원 등)의 편리함과 효용은 무시하기 어렵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것인지 최근 시그마 SD 콰트로와 함께 DNG(adobe에서 제시한 RAW 공용 포맷) 파일 포맷을 지원하기 시작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개인적으로 후지필름과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용하는데, 가장 큰 불만이라면 Raw 후반 작업 프로그램에서 후지 카메라의 Raw 포맷이 소니의 Raw 포맷과 비교해서 보정 효과가 잘 먹지 않는 느낌을 자주 받았는데, 이 문제 또한 후지필름 카메라에 적용된 X-trans 필터 이미지 센서의 독특한 Bayer 필터 모자이크 배열과 이로인한 이질적인 색정보 저장 알고리즘에 기인하는 아닐까 생각한다.
3개로 분리되어 작동하는 포토사이트 (층)로 이루어진 포베온 x3 이미지 센서로 인한 광학적인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즉, BGR의 각 이미지 파장별로 포토사이트가 적층되어 작동하는 형태이고, 3층에서 각각 해당 색 정보를 취합하는 방식이므로 (기존의 Bayer 필터 이미지 센서와 비교하면) 아주 미세하지만 렌즈를 통과한 파장에 따른 색이 맺히는 면의 깊이가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이는 필름과 매우 유사한 방식이고) 필름 카메라에 최적화된 렌즈나 포베온 이미지 센서를 위해 각 파장별 상면 깊이가 이에 맞게 정밀하게 조정된 렌즈를 사용한다면 문제없겠지만, 기존의 일반 이미지 센서 또는 필름에 맞춰 설계/제작된 렌즈에서는 의외의 광학적 문제 즉, 각 파장의 미묘한 차이에서 오는 색 수차나 해상력/선예도 소폭 저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최근에 발매한 Cigma sd QUATTRO 렌즈 교환형 미러리스에서 어떤 결과를 보일지 궁금하다)
출처: http://surplusperson.tistory.com/385#comment11876596 [산들산들]
▶ Cigma sd QUATTRO H
시그마가 주창한 "트루 리얼리즘"의 실현을 주창한 포베온 x3 센서는 화질을 위해서 콘트라스트 AF 방식을 고집했었다. 콘트라스트 AF 방식은 느린 AF 속도 탓에 지탄을 받지만, 이미지 센서 상의 픽셀 일부분을 위상차 센서에 할애할 수밖에 없는 위상차 AF나 하이브리드 AF 방식에 비해서 화질에서 만큼은 더 나은 선택이란 점에서 의심의 여지는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용자들의 현실적인 요구와 쾌적한 AF 사용환경에 한계 탓인지 SD 콰트로 H에서는 위상차 AF를 채택한 것도 눈에 띈다. (그래도 AF 속도는 느려서 악평이 여전하다는 것은 '함정'이다)
최근의 시그마 SD 콰트로 H에서 보여주는 변화는 기존의 포베온 x3 이미지 센서의 장점 극대화에서 한걸음 물러난, 현 시대가 요구하는 일반적인 고급형 미러리스 카메라의 퍼포먼스를 갖추기 위한 일부 타협이 이루어지는 듯하다. 이런 변화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있고, 평가나 판단 또한 각자의 몫이다. 카메라의 프로세싱에 관여하는 하드웨어 성능 향상으로 기존의 단점으로 꼽히던 부분을 일부 개선될 것이고 발전할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포베온 x3 센서의 구조적/태생적 한계의 근본적인 해결이나 극복 가능성은 조금 미지수라고 생각한다.
포베온 x3 센서는 그 간 일반적인 Bayer 필터 방식의 이미지 센서 카메라와 비교해서 명확한 장점과 그리고 단점이 존재한다.(글을 마무리하려고 하니 포베온 센서의 장점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한 부분이 없는데, 사실 사진에서 화질과 색 재현보다 중요한 사항이 있을까 싶고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이미 포베온 센서의 장점은 중언부언할 필요조차 없어 보인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장/단점이 있지만 기존 방식과는 다른, 자신만의 차별화된 기술과 특징을 가진 카메라가 개인적으로 매력있어 보인다. 모두 비슷한 것들만 넘쳐난다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획일적인 카메라보다 이런 개성있는 장점이 뚜렷한 카메라들이 계속 발전하고, 그리고 앞으로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회가 된다면 매력적인 포베온 x3의 Sigma sd QUATTRO H 카메라를 사용해 보고 싶다. 하지만 기존 타 제조사의 카메라 퍼포먼스를 기대한다면 금방 좌절할 테니 아마도 쉽게 맺어지기는 어려운, 참 어려운 인연의 포베온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