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테사(Tessar) 타입 설계 렌즈는 개인적으로 그리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테사 광학식 자체에 대한 불만이기보다는 다른 광학식의 렌즈들이 더 개인적 취향에 맞기 때문이다. 더블 가우스 타입의 렌즈들은 빠릿빠릿하고 시원시원해서 아주 만족스럽고, 올드 렌즈에서는 조나의 묘사력이 훨씬 취향에 맞다. Industar-61은 저렴함과 러시안 테사의 궁금증에 해외직구로 장만했다가 한번 손에 들어오면 좀처럼 내보내지 못하는 게으름 탓에 계속 선반 위에 덩그렇게 놓여 그간 쓰임이 거의 없었다. 나쁘지 않은 외형에 평소 좋아라 하는 RF 카메라 교환형 타입의 비교적 작은 렌즈이지만 왜 손이 그렇게 가지 않았었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있었다.
간밤에 내린 눈에 동해서 오늘 모처럼 이 렌즈를 카메라에 물려 동네 산책을 나갔었는데, 모노크롬(흑백) 모드에서 느낌이 괜찮다. 짐짓 칼라사진에서 이 녀석의 결과물이 그리 탐탁치 않았던 것 같다. Industar-61의 칼라 사진은 화사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차분하고 조금은 침울한 느낌을 주는 발색이었던 듯도 하다. 꽃이 피거나 신록이 우거진 화사하고 정열적인 계절에 어울리는 발색은 아니었지 싶다. 하지만 겨울이 되고 선명하고 화사한 색들이 사라지니 흑백 모드를 즐겨 찾게 되고, 화사함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 렌즈는 흑백에서 제법 효용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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