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viet & Russian Camera & Lenses

주피터(Jupiter)-3 50mm f/1.5

 

올드 렌즈를 즐겨 사용하면서 마음에 드는 렌즈는 꽤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렌즈를 꼽으라면 당연히 표준 렌즈의 조나를 꼽고 싶다. 이는 개인적인 사용 습관이나 취향의 문제라서 객관적인 평가라고 할 수는 없고 합리적인 비교 분석이 가능할 만큼 많은 렌즈를 접하지 못한 좁은 안목을 감안하더라도 조나 광학식의 렌즈가 올드 렌즈 중에 손꼽히는 렌즈이니 그리 어처구니없는 취향/선호는 아닐 듯하다.

 

 

근래 RF 필름 카메라에 장착해서 오래 동안 사용할 요량으로 표준 렌즈 선택에 고심이 있었는데, 일단 SLR 카메라에서 흔하고 즐겨 사용했던 더블 가우스 타입의 플라나나 울트론 계열은 제외하고, 테사나 엘마 타입은 멋진 침동식의 고풍스러운 멋이 있지만, 왠지 개인적인 용법과 취향에 오롯이 맞는 편이 아니었다. RF 교환용 표준렌즈에서 이들 광학식의 렌즈를 제하고 나면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고 조나나 헬리어 타입 언저리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f/1.5의 조리개는 감도(ISO) 선택의 폭이 넓고 자유로운 디지털카메라 이종교배에서는 밝은 조리개 값의 필요성이 그리 강조되지 않는데, 필름의 제한적인 감도 문제로 필름 카메라에 사용하는 용도로는 밝은 조리개 값이 꽤 도움이 되고, Carl Zeiss sonnar 5cm f/1.5를 대신하여 '꿩 대신 닭' 그리고 '님도 보고 뽕?도 따는' 심정이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사실 LTM(M39 마운트) 타입의 sonnar 5cm f/1.5 칼 자이즈 오리지널 렌즈는 가짜가 많이 돌아 다닌다. 아주 일부만이 군 납품용 등으로 만들어졌으므로 이베이 등에 오르내리는 Carl Zeiss sonnar 5cm f/1.5는 상당수가 Jupiter-3의 네임링을 조작한 가품이 눈에 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칼 자이스의 많은 기술자들이 당시 소련에 압송되어 주피터 렌즈를 만들었고 광학 설계와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하였으므로 두 렌즈는 상당히 비슷하고, 따라서 네임링의 조작과 외형 비교만으로 둘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여러모로 LTM 타입의 오리지널 칼 자이스 조나 5cm f/1.5를 고집하는 것은 실사용자 입장에서는 상태 좋고 가격까지 매력적인 물품 고집은 그리 썩 현명한 선택은 아니고, 그런 의미에서 Jupiter-3은 훌륭한 대체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Canon serenar 5cm f/1.5(LTM)도 있지만 칼 자이즈 오리지널 조나만큼이나 가격이 비교적 높고, 매물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일전에도 몇번 언급했지만, 칼 자이스의 sonnar나 러시안 주피터의 sonnar나 큰 차이를 거의 체감하지 못하는 저급한 눈이고 상대적으로 금전적 가치가 높은 렌즈는 다루는데 신경 쓰이고 조심하게 되어 편하게 사진 찍는 용도에는 그리 잘 맞지 않았다. 가방에 카메라와 렌즈를 때려 넣고 필요할 때마다 막 쓰는 것이 여러 모로 습성에 맞고, 뭔가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분해/청소/수리하는 것이 성격에 잘 맞는 탓도 크다.

 

 

 

 

 

주피터 3 렌즈는 주로 소비에트 연방에서 수출용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수출용 카메라 'Zorki'에 장착되어 수출용으로 주로 제조되었고 그 탓에 서방 사용자에게도 꽤 친숙하다. (소비에트 연방의 내수용 카메라로는 'Fed'가 제작되었다)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 후에 러시안 카메라와 렌즈들은 제품 외적인 요소. 즉 소비에트 연방의 경제적 위기와 연방 해체로 인해 파산이나 작업소 폐쇄로 대부분이 생산 중단되었는데, 그중에 일부 인기 있던 렌즈들로 복각/재생산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고 그중에 대표적인 렌즈가 '로모'에서 제작하는 Jupiter 3 + Art lens이다. 이 렌즈는 복각되면서 소소한 변경이 있는데 주피터의 경통이 알루미늄 합금 재질이었던 것에서 내구성이 좋은 황동 재질로 제조되고, 최근접 촬영 거리가 0.7m로 변경되었다.

 

주피터 3은 광학 설계식부터 외형까지 1948년 처음 등장한 이후 복각된 현재 제조 렌즈까지 큰 변화가 없는 편이고, 50년대와 60년대, 70년대 각각 제작소가 크게 변경되는 점은 눈에 띈다. 40년 말부터  50년대 중반까지는 KMZ에서 5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중반까지는 ZOMZ (Zagorsky Optiko-Mechanichesky Zavod)에서 그리고 70년 중반부터 1988년까지는 VALDAI (Valdaijsky zavod Jupiter) 에서 제작되었는데, 소소한 외형이나 외부 도색 색깔, 제작소 마크 등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없고 광학성능과 특성에서 거의 비슷해 보인다.

 

 

RF 필름 카메라에 물려 두어 롤의 촬영했지만, 현상소는 멀고 나태는 기본 습성이라 현상하기 전에 디지털 미러리스에도 물려서 틈틈이 촬영해 보았다. 형제 뻘의 유사한 광학식 조나 5cm f/2와 공유하는 특성도 있지만, 구분되는 다른 부분도 몇몇 있어 보이는데, 색 재현력에서는 막눈에도 조금 체감이 되는 차이가 있고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 분석한 것은 아니지만, 체감상 좀 더 선명한 발색, 채도가 높아 보인다. 채도가 높아지는 여러 경우의 수가 있으니 단정해서 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일단 분해능(해상력)의 차이로 콘트라스트가 증가에 의한 결과일 수도 있고 색수차 보정에 의한 차이일 수도 있지 않을까. 특히, 붉은색을 선명하게 잘 표현해서 결과물이 좀 더 밝고 붉은색 묘사가 선명하다.

 

최대 개방 조리개에서도 꽤 준수한 분해능과 선예도를 보이는 점도 인상적이다. 칼 자이스 조나 5cm f/2나 Jupiter-8의 최대 개방 f/2에서 촬영 결과물은 해상도가 조금 떨어져 소프트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jupiter-3의 최대 개방 조리개 f/1.5에서도 중앙과 주변부 모두 꽤 준수해 보인다.

 

한번 수중에 들어온 렌즈나 카메라는 잘 내치지 못하는 편이라 오랫동안 천천히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추후에 한번 정리해 볼 생각이다.

 

 

Jupiter 3 50mm f/1.5, X-Pro1 PROVIA

 

 

 

 

 

 

 

태그


"); wcs_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