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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 금지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 교육규제 특별법)으로 본 공교육과 사교육의 문제

선행학습 금지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 교육규제 특별법)으로 본 공교육과 사교육의 문제

- 2014년 2월 20일

 

 

 

지난 18일 교육 문화 체육 관광위원회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선행교육 규제 특별법' 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으며, 언론에서는 선행학습 금지법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정식 법률의 명칭에서 보듯이 이 법의 내용은 공교육에서 선행교육과 관련된 문제의 출제를 금지하고, 위반한 경우 재정 지원 중단이나 학생 정원의 감축 등의 징계를 골자로 한다. 또한 학원 등의 선행학습에 대한 광고/선전 등을 금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금지를 어겼을 경우 처벌 조항은 없다.

 

법 제8조(선행교육 및 선행학습 유발행위 금지 등)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학원, 교습소 또는 개인과외교습자는 선행교육을 광고하거나 선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출처 : 경향신문>

</출처>

 

 

                                                                                                         

현재 우리 사회의 교육 현실에서 볼 때 이 법에 취지인 선행학습 금지에 대해 약 60%가 찬성한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선행교육/학습에 대한 개념이 추상적이고 모호하다. 무엇이, 어디까지가 선행학습인가에 대한 논란은 잠재되어 있다.

 

 둘째, 공교육에서의 선행학습/교육에 대한 규제는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라도, 사교육에서의 선행학습은 여전히 성행할 가능성이 있다. 과도한 사교육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공교육의 정상화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이번의 이러한 입법적 조치가 공교육의 정상화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또한 사교육비 억제 차원에서 사교육에 대해서 이 법이 규제하고 있는 부분은 광고나 선전을 할 수 없다는 것에 국한되고, 이러한 선전, 광고에 대하여 위반하였을 경우도 어떠한 처벌 조항조차 없다는 점은 실질적인 효과를 담보하는 것에는 부족해 보인다.

 

 셋째, 선행학습을 필요로 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한 문제 해결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그대로 존속하는 상태에서 이러한 법률로 선행학습/교육을 규제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 과거에 대대적인 정부의 사교육 금지에도 불구하고 사교육이 음성적으로 만연했던 경험이 있다.

 

 

우리 사회의 사교육 관련 실태를 보면, (2012년 기준)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우리나라의 사교육비는 19조 원으로 2011년 20조 100억에서 일부 감소하였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6,000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하였고, 사교육 참여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약 30만 원을 초과하는 수치이다. 사교육 참여율은 69.4%로 전년대비 2.3% p 감소하였다.

<출처 : newsis>

</출처>

 

                                                                                                      

 사교육은 개인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사적 영역에서 국가나 정부가 강제적으로 이를 금지/규제하는 것은 좋은 방식이 아니다. 사교육은 공교육이 담당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교육을 제공하며, 일반의 요구와 수요는 존재하지만 공교육이 감당할 수 없는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성격도 가지고 있다. 예체능 분야 등에서 특히 그러한 특징이 잘 나타난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하는 사안은 공교육의 정상화와 사교육비의 현실화에 있다. 공교육의 정상화는 불필요한 사교육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공교육 정상화와 과중한 사교육비 문제 해결은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개선하려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단순한 교육 열의 고조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고 있어 해결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쉽지 않다. 그리고 공교육/사교육의 문제는 대학 진학의 문제, 취업/일자리의 문제, 개인의 자아 성취 등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공교육 -  공적 준거와 절차에 따라 공적 주체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교육

제 도로서의 공교육은 학교 제도로서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교육의 기회균등을 실현하기 위하여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교육 기회의 균등 원칙은 학교 제도 운용의 기본이 되고 있으며, 이 맥락에서 의무교육과 무상교육의 원칙을 제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교육 제도는 초등교육, 중등교육, 고등교육 단계로 구분되어 있으며, 여기에 평생교육의 영역을 연결하고 있다. 이러한 공교육의 체제는 1997년 교육법제의 개편을 거쳐 헌법과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평생교육법을 근간으로 하는 교육 관련 법체계로 제도화되어 있다. 공교육의 제도화란 공교육을 운영하는 원칙과 기준, 절차를 법으로 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교육 관련 법체계에서는 공교육의 운영에 관한 학교의 종류, 교육기간, 교육목적과 방침, 입학과 졸업의 기준, 교육과정과 교과, 교사, 학교의 설립기준, 학교 운영에 관한 기본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렇게 교육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공적으로 규정하여 운영하는 교육을 공교육이라고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공교육은 정부 조직의 통제와 규제의 대상이 된다. 이로 인하여 교육의 획일화와 행정통제로 인한 규제와 관료적 통제가 문제로 제기되는 경향이 있다.

사교육 - 공교육과 구별되는 사적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개 인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는 사교육은 국가나 공공단체에 의해 이루어지는 공교육과 그 성격이 다르다. 첫째, 공교육은 국가나 사회의 필요에 의해 국민에게 제공되는 교육인 반면, 사교육은 개인적 필요에 의해 스스로 찾아가는 교육이다. 둘째, 사교육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비교적 적게 받는다. 셋째, 공교육은 교육과정과 교육내용의 제약을 받지만 사교육은 비교적 자유스럽다.넷 째, 공교육의 공급자는 최소 자격기준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등질적이지만, 사교육의 공급자는 최소 자격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공급자 간 질적 편차가 매우 심하다. 다섯째, 공교육은 전인교육이 목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교과목을 일정한 기간에 걸쳐 다루지만, 사교육은 특기 신장, 취미활동, 상급학교 입학 등 제한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수의 교과목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사교육은 공교육에 비하여 교육 부담 비용이 크지만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며 공교육보다 개인의 선택권이 매우 높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교육 [私敎育]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우리나라에서 공교육과 사교육의 문제는 공교육에서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사교육이 병행될 수밖에 없는 구조의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 인식은 사회 전반에 일반적으로 공유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능에서의 '쉬운 출제' 등의 방법으로 해결을 도모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이 근본적인 해결이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또 다른 문제를 야기(변별력의 상실 등)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과 시도는 다방면에서 계속되어야 한다.

 

 우리 공교육에서의 문제는 공교육의 근본 취지와 현실적인 효과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에서 일차적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공 교육의 근본 취지는 일정 수준을 갖춘 국민으로의 자질 향상을 위한 국민 보통교육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런 근대적인 공교육의 이념이 현대에 적합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이 논의에 대해서는 여기서 별론으로 하자) 하지만 이러한 공교육의 근본적인 취지와는 달리 대학 진학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욕구와 결합하여 공교육의 정상화는 요원해지고 사교육을 통하여 경쟁 우위를 점하려는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성적 지상주의나 대학입시 경쟁에 매몰되어 공교육의 기본 취지를 망각하거나, 우수하고 전문성 있는 인재 교육을 위한 특별한 단계의 요구 (특수 목적고 등 -그러나 실상은 명문대 진학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등은 공교육의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한 공교육에서 "미래의 정보화사회에 필요한 높은 사고력(思考力)과 가치관의 함양, 교육 시설의 확대, 공교육의 충실화에 의한 과열 과외의 방지, 사학의 자율성과 공공성 향상 등이 한국 교육의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당 초 특목고는 기계 전자 농업 수산 등 이른바 실업계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점차 외국어고 또는 과학고를 특목고와 동일시하여 명문대 진학을 목적을 자녀를 특목고에 입학시키려는 학부모가 많아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2011년 기준 과학고 19개교, 외국어고 33개교·국제고 4개교, 예술고 25개교·체육고 15개교, 마이스터고 2개교가 설립·운영되고 있다. 고등학교 신입생 선발은 전기와 후기로 나뉘어 실시되는데, 특수 목적고 신입생은 전기에 선발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특수목적고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얻고 명문대 진학을 목적으로 하는 잘 못된 공교육은 대학 진학뿐만 아니라 특목고 진학을 위한 초/중등교육 과정의 사교육까지 만연하게 하였고, 이는 공교육의 위기와 사교육 부담의 과중의 악순환을 야기한다.

 

 선행학습의 문제로 돌아가서, 공 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의 경감을 위한 일련의 행위는 필요하고 앞으로 계속 되어야 한다. 이번의 공교육에서의 선행학습 금지를 위한 입법 조치 또한 그러한 목적에 부합하는 조치로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개선하여야 할 부분들이 산적해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교육 및 선행학습을 필요로 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취업, 일자리 등에 유리한 명문대 진학을 위한 목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단순히 일부분의 선행학습/교육 금지로 공교육의 정상화나 사교육 부담의 경감이라는 국지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며, 그 효과에 대한 기대 또한 요원하게 느껴진다. 즉, 선행학습이 성행하는 이유는 학습과정에서의 과도한 경쟁, 즉, 대학입시(명문대 진학) 또는 특수목적고의 진학 등에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르기 위한 것이다. 해결을 위한 접근은 일차적으로 대학 진학에 급급하지 않도록 개선하여야 한다. 이는 학벌과 경쟁 중심에서 탈피하여, 공교육의 기본 취지에 부합하는 교육의 질 개선과 단지 시험 성적에 따라 대학 진학이 결정되는 방식의 변화, 대학 진학이 아니라도 양질의 일자리와 직업의 선택이 가능하도록 변화하여야 한다. 이는 비단 교육 과정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제도적 개선에 의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자세한 주장은 이전 포스팅으로 대신한다.)

 

 

 사회적 이해관계가 엇갈린 문제의 근본 해결을 위한 방안은 각 분야의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통하여 합리적으로 도모하여야 한다. 이는 지난하고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것이며, 각 분야의 양보와 타협을 전제로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의 이익이 심각하게 침해되거나 위협받는 경우도 예상할 수 있다. 공교육/사교육의 문제,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한 대학의 구조조정/구조개혁, 80%에 육박하는 대학 진학률과 대학 등록금의 문제, 청년 실업문제, 일자리 문제, 고령층의 빈곤문제, 사회의 고령화로 인한 성장 동력의 상실 등 모든 문제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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