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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Personal delusions about photography

스냅 사진과 핸드핼드 샷 그리고 판형의 영향에 대하여 / Snapshots & handheld shots And about the film format

Notice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스냅(또는 캔디드) 촬영의 유행은 '135 필름'으로 통칭되는 '소형' 필름 규격(이하 '판형')과 작은 판형 카메라와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35mm 소형 필름' 이에 최적화된 소형 카메라(라이카 바르낙)의 등장, 정밀한 거리계와 실용적 뷰파인더가 결합한 RF 카메라는  '스냅샷'에 날개를 달았다. 나아가 현실을 과장하지 않고 가장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리얼리즘' 사진을 구현하는 최적의 도구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광학 소재 기술과 개선된 광학 설계로 f/2.0에 이르는 빠른 렌즈 등장도 주요 요인이다. 이전에  핸드핼드 캔디드 촬영의 시초/시발로 여겨지는 밝은 렌즈와 '중형 필름(6 x 4.5) 판' '에르노스타와 엘마녹스/ Ernostar & Ermanox'에 대해서는 소개한 바 있으니, 그 설명은 이전 글로 대신하자. 이 글에는 필름 규격(포맷)과 스냅샷 (캔디드 포토) 촬영과의 관련성, 그리고 핸드핼드 촬영을 가능케 한 광학적/기술적 특성과 판형의 영향에 대해서만 다루자. 

 

2017.03.16 - [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Optical Lens Design] - <렌즈의 광학구성(Optical Design)과 구조 X IV> 에르노스타와 조나 / Ernostar & sonnar

 

<렌즈의 광학구성(Optical Design)과 구조 X IV> 에르노스타와 조나 / Ernostar & sonnar

Notice -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출처: http://surplusperson.tistory.com/313 [산들산들] Not

surplusperson.tistory.com

 

'판형'과 그에 따른 특성 이야기를 또 주제로 다루는 것에 대해 스스로도 지겹다. 노파심에 몇 가지만 언급하고 시작하자. 이 잡설은 작디 작은 1/2" 규격과 새끼손톱보다 작은 광학계로 구성된 '폰카' /카메라 모듈의 사진이 "왜 그렇게 잘 찍히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비롯했다. 그리고 그동안 (큰 포맷 카메라들에 대한 관심과 비교하면) 작은 판형(사진에서 하프 카메라, APS-C 규격 또는 영화에서 16mm와 8mm 등등) 카메라의 특징과 장점에 대해서 무관심했고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크고 비싸면 더 좋을 것이다'는 속물적 가치 평가에 매몰되었던 것에 대해 스스로에게 부끄럽다. (일부 수다 중에 디지털 이미지 센서에서 작은 판형이 가지는 이점 즉, 빠른 이미지 판독을 통한 연사나 고속 FPS 설정에 유리함이나 작고 정숙한 셔터 구현 등의 기기 장점에 대해 다루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간의 행태와 짧은 생각에 대한 일종의 반성문인 샘이다.

 

 

▶ 스냅샷과 캔디드 포토 / Snapshots & Candid photos

 

먼저, 용어 정리부터 시작하자. 스냅 사진/스냅샷(Snapshot)은 '순간적인 장면이나 움직이는 물체를 포착한 사진'이며, Candid 사진은 '특별한 형식이 없는 (연출되지 않은) 자연적인 장면의 사진'으로 주로 인물 사진에 사용된다. 두 용어의 의미는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이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캔디드 사진이 주로 '인물 사진'을 의미하기 때문에 더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런 구분 또한 개괄적인 정의에 불과해서, 엄격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SNS에 올리기 위해 이쁘게 보이도록 이리저리 돌려가며 촬영한 사진이 연출되었으므로 스냅사진이 아니라고 힘줘서 말할 이유가 있을까? 또한 기본적 '연출'이 전제된 특정 행사/이벤트의 자연스러운 순간 장면의 촬영 또한 스냅 사진이라 범위를 넓혀 칭해도 문제없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지엽적 문제에서 '나는 관대하다' ("But I am a generous god.")

 

사진 속 장면의 '연출'에 대한 논쟁은 '낭만주의(회화주의)'와 '사실주의(리얼리즘)' 이후로 현재까지도 그 일면이 이어지고 있다. 다큐멘터리와 저널리즘 사진, 스트리토 포토 등의 사진에서는 '냉철한 현실인식에 기반한 사회성에 중점을 둔 리얼리즘'으로 연출적 조작에 부정적이지만, 파인 아트 포토와 상업 사진에서는 '낭만주의와 이에 연장된 심미 추구'의 경향성(조형주의나 표현주의, 다원주의 등)에서는 연출에 긍정적인 듯하다. 물론, 스냅사진에서 극적인 순간 포착 장면과 심미적 예술 사진의 경계는 때때로 모호하고, 사실적이면서 동시에 극적인 이미지를 상업 목적의 광고 등에 활용하는 경우도 흔해서, 양 특성이 혼재되거나 걸쳐있는 사진이 더 일반적이다.

 

"리얼리즘(사실주의) 사진"에 대해 이해를 돕는 글

(링크 - "리얼리즘 사진, 리얼은 무엇인가")

 

사진은 현실의 시각적 기록이며 취향(미학)과 예술적 표현이다. 그리고 사진술은 광학 원리에 기초한 '과학적 산물'인 동시에 작가에 의해 감성적/창조적 표현에 의한 '미적 창작물'이 된다. 이에 고유한 창작/저작물로써 사진의 권리(저작권)가 인정받고 보호되지만, 동시에 풍경 사진 등에서 타인에 의해 동일한 위치에서 동일한 구도로 촬영한 사진이 선행한 사진가의 권리(저작권 등)에 대한 침해 인지에 대한 법적 논쟁과 현실에서 다툼도 종종 뉴스 보도의 한귀퉁이의 화제로 다뤄진다. 

 

<출처>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MYH20140327020100038

 

 

▶ 35mm 필름 판형의 카메라와 스냅 사진

 

35mm 소형 필름 판형 카메라의 성장은 스냅사진의 유행의 주 요인이다. 작고 휴대가 간편하여, '135 롤 카트리지 필름'으로 간편하게 필름을 장착해서 촬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작아진 필름 규격 탓에 손에 들고 가볍게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본체의 크기는 휴대에 편리하고 135 필름 주변의 천공을 통한 효율적인 필름 이송 방식은 간단한 레버 조작만으로 연속해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으며, 촬영 후 다시 되감아서 보관하고 새로운 필름을 장착하고 다시 촬영이 가능한 편의성이 향상되었다. 그리고 작은 판형은 작은 크기 덕분에 렌즈 셔터에서 포컬 플레인 셔터로의 변화를 가능하게 했고, 이는 렌즈에 셔터 장치가 생략되어 구조가 간단해지고 렌즈가 가벼웠으며, 장착 렌즈의 가격을 낮추는 것에 기여했다. 포컬 플레인 셔터가 장착된 필름 전면을 가로막아서 필름 장착 여부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렌즈 교환 장착이 가능한 이점도 있다. 따라서 이런 변화는 각기 다른 초점거리의 렌즈를 활용할 수 있는 편리한 렌즈 교환식 소형 카메라로 이어지며 지금도 애용되는 RF 카메라로 완성되었다. 

작고 가벼워진 (캠팩트) 소형 카메라와 위 '링크'로 언급한 밝은 렌즈/광학계가 스냅사진 그리고 캔디드 사진을 가능하게 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외에도 스냅사진에서 요구되는 깊은 피사계 심도와 블러로 인해 이미지가 흐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빠른 셔터 스피드의 확보에서의 유리함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

 

물론, 소형 필름 판형의 카메라만 스냅 샷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렌즈 셔터와 미러 박스가 없어서 져속 셔터에서도 상대적 강점이 있었던 이안 리플렉스 카메라와 소형화된 핫셀브라드 카메라, 그리고 펜탁스 67 등등 중형 포맷 카메라로 고해상도의 스냅샷을 촬영하는 전문작가들도 흔했다. 물론, 조도 확보가 용이해서 빠른 셔터 스피드를 확보할 수 있는 촬영 조건, 또는 풍부한 광량을 담보할 수 있는 조명 장치를 활용하는 패션 사진에서 주로 활용되었다.

 

 

 스냅 사진과 피사계 심도 그리고 포커싱의 관계

 

스냅사진의 '피사계 심도'는 반드시 깊어야 한다는 제한은 없다. 단지, 수동 포커싱에 의존했던 초창기 필름 카메라를 사용한 촬영에서 '순간 포착'의 스냅사진에서 선명한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심도를 일정 이상 깊게 설정하는 (일명 '존 포커싱') 방식이 유리하다.

 

중형 카메라(6x6 또는 6x7) 판형의 35mm 소형 필름 판형 대비 크롭 팩터(Crop factor) 계수는 대략 0.5인데, 이는 동일한 시야 범위와 노출 설정(F값)에서 더 깊은 피사계 심도를 보인다.

 

일례로 120 필름의 중형 판형의 초점거리 100mm f/4 렌즈와 135 필름 소형 판형의 초점거리 50mm f/4 렌즈는 동일한 촬영 조건에서 같은 시야 범위로 촬영된다. 이때 심도 표현은 중형 판형에 비해 소형 판형이 더 깊은 피사계 심도를 보인다. - 각 렌즈의 유효 개구는 100mm f/4에서 25mm, 50mm f/4에서 12.5mm- 더 작은 판형의 APS-C 규격이나 16mm 규격 사용의 카메라 (half 카메라나, 컴팩터 카메라, 그리고 스파이 카메라 등)에서는 이런 차이가 더 확연하다.

 

 

▶ 판형에 따른 렌즈/광학계의 심도 표현과 광량 확보의 관계 (feat. 셔터스피드)

 

 빠른 셔터 스피드의 확보는 흔들림에 의한 블러 또는 움직이는 물체의 모션 블러 등의 발생을 막아서, 별도의 조명을 사용하지 않는 일상의 실내 촬영 또는 저조도 촬영 조건에서 순간적인 장면을 촬영하는 스냅샷에 도움이 된다.

 

이전 잡설의 주제로 여러 번 다루어서 반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간략히 정리하자.

 

동일한 촬영 설정에서 큰 판형은 작은 판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얕은 심도 표현에 유리하다. 하지만, 이를 살짝 비틀면, 동일한 시야 범위의 촬영 (+ 피사체와 카메라의 거리가 동일한 조건)에서 큰 판형과 작은 판형의 같은 파사계 심도로 결과물(사진 또는 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그 (장착 렌즈의 초점거리) 변동에 상응하는 만큼 조리개 값에도 변동을 반영하여야 한다.

 

앞에 예시한 예를 다시 인용하면, 35mm FF 판형 대비 0.5의 크롭 팩터 계수를 갖는 중형 판형의 100mm f/4는 35mm FF 소형 판형 카메라에서 50mm f/2와 동일한 피사계 심도로 촬영된다. 이 예시에서 여기서 주목할 점은 중형 카메라의 f/4와 소형 판형에서의 f/2라는 점이다. 즉, 중형 판형 대비 소형 판형은 동일한 감도(ISO)의 설정 + (시야 범위와 심도가) 같은 이미지를 얻는 조건에서 2 STOP(4배)만큼의 더 많은 광량이 렌즈를 통과해서 촬상면에 도달한다. 결과적으로, 2 스탑에 해당하는 4배 빠른 '셔터 스피드'로 설정하여 촬영할 수 있다. 이 또한 더 작은 판형의 APS-C 규격이나 16mm 규격 사용의 카메라 (half 카메라나, 컴팩터 카메라, 그리고 스파이 카메라 등)에서는 이런 차이가 더 확연하다.

 

 

▶ 무비 카메라에서의 판형과 핸드헬드 샷 촬영의 관계

 

필름 무비 카메라에는 이 필름을 각각 세로로 잘라서 이등분한 규격 16mm, 다시 이를 이등분한 8mm, 이후 기술적 문제(오디오 트랙 등)로 달라진 규격으로 Super 35mm, Super 16mm, Super 8mm 등이 대표적 무비 카메라 규격이라 할 수 있다. 그 기준점인 '35mm' 무비 규격은 스틸 카메라의 35mm와 거의 동일한 필름이지만, 필름을 각기 가로와 세로로 활용하는 방식이 달라서 동일한 규격은 아니다.

 

  

Super 35mm 규격과 Super 16mm 규격의 크롭 팩터 또한 대략 (Super 35mm 기준) 2에 해당해서 앞서 스틸 카메라 규격에서 예시한 중형 판형과 35mm 소형 판형에서와 동일한 촬상면의 차이에 의한 피사계 심도 문제와 광량 확보 문제를 보인다. 따라서 Super 35mm 카메라 대비 Super 16mm 카메라는 작고 가벼워서 휴대에 유리했을 뿐만 아니라, 동일한 시야 범위 촬영에서 더 깊은 심도를 보여서 포커싱에 유리한 면이나, 동일한 피사계 심도에서 더 많은 광량 확보가 가능한 장점은 같다.

 

프랑스 New wave Cinema

작은 판형에서 포커싱과 광량 확보에서 유리함은 (영화 촬영을 위한 전용의 세트나 조명 장치에 의지하지 않아도 되었고, 세트장이나 전문 스튜디오에서 벗어나,) 자전거를 타고 촬영하는 등, 영화 촬영을 위한 세트장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실 공간을 사실적이고 현실감 있는 영화와 다큐멘터리에 담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사진에서 스냅사진에서와 같이) 영상 촬영에서도 자유로운 핸드핼드 샷 촬영이 가능했고 16mm(Super 16mm) 무비 카메라로 촬영되어 '16mm Look'으로 불렸다. 또한 영화 제작비를 줄일 수 있어서 소규모 독립 영화 제작에도 잘 어울렸으며, 1960년을 전후, 영화에서 '프랑스 새로운 물결(뉴 웨이브/누벨 바그)'의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Movies shot on 16mm <출처 -구글링>

 

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을 위한 8mm 카메라 (이후 아날로그+디지털 핸디캠에서는 8mm와 6mm 등), 더 소형 규격의 무비 카메라는 더 깊은 피사계 심도와 광량 확보에서의 유리함은 더 두드러진다. 하지만, 필름 촬상면의 면적은 해상도와 직결되는 요소이므로, 8mm와 6mm 규격은 해상력이 낮을 수밖에 없어서 주로 아마추어용이라는 한계도 있다.

 

핸드핼드 샷은 고정된 카메라 위치에 의존하지 않는 촬영 유형으로 촬영자의 손이나 어깨에 카메라를 지지하고 촬영하는 방식으로 촬영자의 움직임에 따라 카메라의 흔들림이 수반된다. 핸드핼드 샷은 영화 초기부터 시도되었지만, 주류 촬영 기법 중 하나가 된 것은 1960년대 누벨 바그 '장 뤽 고다르' 이후다. 핸드핼드 샷은 매우 불안정한 촬영 방식이지만, 이를 현대 영화의 주요 촬영 방식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찾자면, 스틸 카메라의 스냅 사진과 같이 판형에서의 특성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 디지털 기술에서는 핸드핼드 샷을 보완하는 다양한 기계 장치 (스테디 캠, 짐벌, 스테빌라이저 등등)로 판형에 관계없이 훨씬 부드럽고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다.

 

(사진 촬영을 위한 전용의 스틸 카메라와 다르게) 무비 카메라에서는 움직이는 피사체의 자연스러운 표현을 위해 적정 프레임 레이트라는 제한이 있고, 무비 카메라 설정에서 셔터 스피드의 선택은 개각도 180' 룰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작은 판형 무비 카메라의 '더 많은 광량 확보' 특성은 촬영 장면의 조도 조건에 따라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장점과 단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하는 '상대적 -비교에 의한- 가치 평가')

 

풍부한 광량으로 인한 과다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서 첫 번째 옵션으로 조리개를 더 조여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심도가 너무 깊어지는 문제와 일정 이상 조인 작은 조리개 개구에서 빛은 회절이 발생하고, 화질(해상력) 저하가 심화되는 문제가 있다. 촬상면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물리적으로 줄여주는 'ND 필터'가 즐겨 사용된다. 이런 해법은 현재의 소형 판형 캠코더에도 면면이 이어져서 '내장 ND 필터' 지원을 기본 내장하는 캠코더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작은 규격과 광량 문제로 '내장 ND 필터' 기능은 작은 규격의 소형 캠코더일수록 필수적인 기능이라 할 수 있다)

 

 

▶ 스냅샷과 판형에 따른 특징은 현재의 디지털 카메라에서 그대로 유효한가?

 

앞에서 다룬 판형에 따른 심도 표현과 광량 확보 문제는 필름 카메라에서와 디지털 카메라 모두 동일하다. 하지만, 각각의 촬영 소자의 변화나 시대적/기술적 영향에 따라 달라진 점도 있다. 

 

먼저, 필름의 해상도는 고정적이라 단위 면적당에 비례하므로, 필름 판형의 크기는 곧 해상도의 질과 직결된다. 하지만, 이미지 센서는 집적 기술에 따라 단위면적당 가변적인 픽셀/화소가 되고, 따라서 판형의 크기가 곧 해상의 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때때로 픽셀 하나당 수광량의 정도에 따라 화질에 더 좋고 나쁨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화질 평가 속에는 해상도와 색재현력, 명도 표현력 등 여러 요소가 있다. 화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꽤 많고, '양과 질'이 면밀히 관련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양과 질이 관련되는 예를 들어 광량의 많고 적음은 이미지 센서의 노이즈 발생에서 '광자 포집에 의한 노이즈'와 관련된다. 이전 주제로 많이 다루었으니 이 또한 생략하자 - 필요하다면 이전 '노이즈' 관련 찾아서 참조하기 바란다)

 

앞의 예시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작은 규격 카메라 시스템은 동일한 시야 범위와 동일한 심도 표현에서 큰 판형 카메라 시스템에 비해 더 많은 광량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촬영되는 렌즈의 초점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진 만큼 근접 촬영이 가능한 범위도 줄어서 매크로 촬영에 유리하다. 이로써 그 작은 이미지 규격(대략 1/2")의 '폰카'로도 왜 그렇게 사진이 잘 찍혔는지 이해할 단초가 될 수 있을 게다. (자세한 것은 아래에서 다루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판형에 만족할 수는 없는 뚜렷한 약점도 있다. 얕은 심도 표현만큼은 큰 판형과 비교에서 열세를 면하기 어렵다. 픽셀당 수광률에 의한 질의 문제 또한 여전히 질적인 차이를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수동 포커싱의 필름 카메라에서 피사계 심도 차이는 순간적인 장면에 대응하기 위해 요구되는 포커싱의 정확도나 빠른 속도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므로 작은 판형이 스냅 촬영에 분명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신 카메라의 빠르고 정확한 AF 성능은 판형에 따른 포커싱의 속도나 정확도 문제를 꽤 상쇄시켜서, 소형 판형의 스냅사진에서 장점을 그리 부각되진 않는다. 이 또한 디지털 카메라와 빠른 AF 기술이 가져다준 변화점이라 생각한다. 한편, 신속하고 정확한 AF가 적용된 카메라로 인해 얕은 피사계 심도의 감성적인 스냅사진이 넘쳐나는 이유가 아닐까. 이는 과거 수동 포커싱의 필름 카메라에서 보던 깊은 심도에 의해 만들어진 스냅사진과 또 다른 디지털 카메라로 인해 야기된 '감성' 사진에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판형에 따른 셔터 스피드 확보의 유리한 점도, 디지털 카메라의 ISO 감도 설정의 폭이 대폭 증가함으로써 상쇄된 점도 크다. 필름의 감도 설정은 제한이 많았던 것에 비해, 최신 디지털 카메라의 감도 설정은 그 폭과 적용의 자유로움이 매우 커서, 2 스탑 정도의 광량 차이는 ISO 기준 100에서 400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쉽게 상쇄된다.

 

따라서, 디지털 카메라에서 얕은 심도가 빠른 포커싱에 불리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고, ISO 감도 설정의 변화를 통해 셔터 스피드 설정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도 해서, 큰 판형이 반드시 스냅 사진에 불리하지도 않다. 따라서 최근에는 디지털 기기로 인해 작아진 중형 카메라로 촬영된 얕은 심도의 감각적이면서 동시에 선명하게 포커싱 된 스냅 사진도 흔하고, 손떨림 방지 기능 등을 통해 낮은 셔터 스피드의 단점을 만회하는 기술도 있다. 

 

 

▶ 가장 최고의 스냅 샷 머신은 폰카?

 

작은 판형 장점의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일례가 현재의 '폰카'(카메라 모듈)가 아닐까! 따로 구구절절 길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스냅샷에 폰카만큼 편리하고 사용하기 쉬운 카메라가 있던가. 

 

아이폰 13의 카메라 모듈을 통해, 이 카메라의 규격과 팩터 개수, 환산 화각 그리고 장단점에 대해서 따져 보자.  

울트라 와이드, 와이드, 망원 구성 멀티 카메라 모듈이므로 가장 중심이 되는 와이드 렌즈 모듈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이미지 센서 규격은 1/1.9", 35mm 소형 필름 판형 대비 환산 화각 26mm에 f값은 f/1.6이라고 한다.

 

위의 표의 내용을 풀어서 달리 표현하면, 이미지 센서 규격은 한 변이 6mm 내외의 직사각형일 것이고, (35mm FF 판형 대비 크롭 팩터는 대략 '5' 정도이고) 실 광학계의 초점거리는 약 5mm이며, 유효 개구의 지름(실제 f값에 따라 크기가 조절되는 조리개 구조는 아니다. 단지 광학계 제2 주점에 원형 구멍 형태)은 약 3.17mm 크기일 것이다. 위의 표에서는 35mm FF 기준에서 환산 26mm 초점거리 렌즈에서 f/8.2에 해당하는 피사계 심도를 보여준다고 표시되었다.

 

따라서, 35mm 환산 시 26mm 초점거리 렌즈의 f/8.2에 해당하는 피사계 심도는 꽤 깊지만, 센서에 도달하는 광량은 f/1.6 즉, 35mm 환산 광학계의 26mm f/8.2 대비 약 5 stop에 해당하는 풍부한 광량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작은 이미지 센서에 고집적(1200만)되었음에도 픽셀 당 상당한 광자 포집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셔터 스피드를 더 빠르게 설정 가능해서 흔들림(블러)을 줄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꽤 좋은 화질의 화상을 얻을 수 있다. 실제 카메라 모듈 광학계의 초점거리는 5mm 남짓에 불과해서 근접 촬영이 가능하고 풍부한 광량 확보에 이점과 결합하면 훌륭한 매크로 촬영 성능도 보인다. 폰카의 모듈 카메라는 작지만 성능은 결코 크기에 비례해서 줄어들지는 않는다. 깊은 심도의 풍경 사진, 일상의 스냅샷, 근접 (간이) 매크로 촬영까지 다재다능한 카메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픽셀 피치/사이즈(Pixel pitch/size - 두 용어는 엄격하게 따지면 다른 개념이다. 위 이미지 참조)는 작은 판형의 이미지 센서에 고화소 구현을 위해 상대적으로 작다. 위의 아이폰 광각 모듈의 경우 1.4 µm(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고, 35mm FF 카메라 이미지 센서의 픽셀 피치는 3.8~8.4 µm에 해당한다. (소니 알파R4와 후지 GFX 100의 경우 3.8 µm, 파나소닉 GH5의 경우 3.3 µm) 픽셀 사이즈 크기 문제는 작은 판형의 이미지 센서가 고화소/고해상력에서 동등한 화질을 구현하는데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TMI - 카메라별 픽셀 피치)

 

 

아이폰 13의 카메라 모듈의 사양과 퍼포먼스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소형 판형의 장점을  폰카 또는 소형 이미지 센서 규격의 각종 카메라 (고프로 등의 액션 카메라, 머신 비전용 카메라, CCTV용 카메라 등등)가 충분히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이런 작은 판형의 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고, 스냅 머신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이며 십수 년 사이에 우리 생활에 필수 불가결한 모바일 기기로 자리매김한 것이 스마트 폰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는데 스마트 폰만 한 것이 있나 싶다. 더구나 잘 찍힐 뿐만 아니라 우리와 항상 함께하고 있고, 촬영한 사진을 무선을 통해 간편하고 쉽고 빠르게 SNS에 공유하거나 다른 기기로 전송할 수도 있으며, 스마트 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 보정까지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큰 판형에 비해 명확하게 부족/아쉬운 것은 '얕은 피사계 심도' 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각각의 물체의 거리 정보를 이용한 소프트웨어적 해법으로 제법 그럴싸한 얕은 심도 효과를 구현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 기술이 고도화된다면 판형에 장담점을 따지는 지루한 논쟁은 아무 의미 없는 공염불이 될지 모르겠다. (1%의 차이에도 갖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을 전문 분야 종사자들까지야 해당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일반 사용자에게는 별도의 전용 카메라의 필요는 거의 사라질 것이다. 나름의 장점으로 일상을 기록하던 친숙한 '콤팩트/똑딱이 카메라'가 스마트폰 폰카에 의해 거의 잊힌 것처럼 말이다. 

 

Iphone으로 촬영된 매크로 사진

 

그렇다면 이런 작은 판형의 장점은 더 작을수록 극대화되는 것일까? 유감스럽게도 더 작은 판형은 더 작은 구멍/슬롯/틈에서 빛의 회절에 의한 화질 문제, 픽셀 당 수광률로 인한 문제, 작은 광학계의 정밀성의 문제 등이 심화될 것이므로 반드시 이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카메라 모듈이 이미지 센서 크기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장점과 단점을 비교 분석하고, 광학계를 포함한 카메라 모듈의 물리적 크기 & 두께 제한, 그리고 가성비 등을 고려하여 '최고의 성능과 기능적 이점'을 추구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지금의 '스마트 폰 카메라 모듈'이라 생각한다.

 

 

 소형 또는 그보다 더 작은 (필름) 포맷/규격의 장점을 너무 당연시해서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현시점에서 작은 규격의 장점을 극대화한 것이 '폰카'나 '고프로,Insta 360,DJI 오즈모 등의 액션캠' '소형 캠코더/핸디캠'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카메라의 역사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제조사에 성공을 안겨주었던 소형 규격의 콤팩트 스틸 카메라는 '폰카'의 카메라 모듈과 '액션캠' 등에 떠밀려 몰락한 현재 상황은 아이러니로 느껴진다. 하지만, 카메라 시장에서의 콤팩트 카메라의 흥망을 차치하고, 지금 촬영되고 사용되는 '사진/이미지'의 빈도나 총합 그리고 효용감에 주목해 보면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즉, 폰카(1인치 또는 그보다 작은 규격의 카메라 모듈)로 촬영되고, 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전송되며, SNS에 활용되는 무수한 사진과 영상들, 그리고 산업용 머신 비전이나 각종 보안용 무인카메라, 차량용 전후면 + 블랙박스 카메라에서부터 자율 주행을 위한 카메라 장치 등의 경우에서 보면, 작금은 '소형 판형'으로 촬영된 사진/영상의 전성시대라 할만하고, 현재와 앞으로의 당분간은 이런 흐름이 유지/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단지, 큰 판형의 심도 얕은 사진이 우리의 감성을 자극해 유혹한다면, 그 나름의 끌림과 재미에 취해서 모두 즐기면 그만이다.

 

돌이켜보면, 포맷(규격)에 따른 각각의 카메라 시스템은 '상대적 장점과 상대적 단점'이 있고, 100년이 넘는 필름 카메라의 역사에서 각각의 특성과 장점에 따라 각자의 용도와 쓰임을 가지고 다양한 포맷의 카메라가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했다고 생각한다. 이미지를 저장/재현하는 방식이 필름의 광화학 반응에서 아날로그 영상 신호 또는 디지털 데이터를 전환에도 불구하고 판형/규격에 따른 장단점이 일부분에서는 여전히 유효하고, 다른 일부분에서 유효하지 않게 변경된 부분이 있다. 단순히 이미지 형식/판형을 크기로 우열의 급을 나누는 것은 '크고 비싼 것이 더 좋고 훌륭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속설이나 세간의 평가에 매몰된 듯하고, 보급과 고급 또는 아마추어(준전문가)용과 전문가용이라는 판매나 이익 극대화의 상술에 기댄 '급 나누기'에 반대한다고 말해 왔지만, 어느새 판형이나 규격 크기에 따라 우열을 논하는 세태에 자연스레 젖어들었던 것 같다. 그것이 상술 탓이든 누군가 만든 프레임인지는 그리 중요치 않다. 그간의 무지로 인해, 때로는 알면서도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제대로 즐기지 못했음이 조금 후회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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