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3D 프린팅을 이용한 카메라 관련 액세서리 만들기 취미에 열중해 있는데, 모두가 똑같은 그리고 용법에 맞춰서 정해진 사용법에 따라서만 사용해야 할 듯한 기성 공산품에 만족하지 못했던 부분을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 노력 중이다. 무엇보다 카메라 관련 액세서리들은 묵직한 금속으로 만들어져서 안정적이지만, 너무 무거워 사용하기 불편했던 것들을 대체해 보려 했는데, 이젠 소소한 아이디어를 엮어서 3D 모델링과 출력 재미에 빠져서 꽤 즐겁다.
주관적인 3D 프린팅 활용도에서 렌즈 커스텀 하우징이나 핸드 헬드 액세서리 등 소량의 맞춤 제작에서 3D 프린팅의 효용이 가장 잘 드러나는 듯하다. 아래 사진에서 렌즈의 검은색 부분 중 일부 빛 반사 부분은 렌즈 본래의 도색이고 그 외 부분은 카본 파이버 필라멘트로 만든 시네 스타일 커스텀 하우징이며, 그리고 메타본즈용 USB 전원 내장의 사이드 핸드그립의 검은색 부분 또한 카본 파이버 필라멘트로 출력되었다. (자작의 액세서리 제작 후기도 다루고 싶은데, 정리할 시간이 없어서 자꾸 미루게 된다)
하지만, 3D 프린팅을 전적으로 실내 생활 공간에서 출력을 하니 필라멘트 재질 선택에 제한이 있어서 PLA를 주로 사용할 수밖에 없어서, 내구성(PLA가 강성은 비교적 좋으나 충격에 잘 부러지는 단점이 있다)이나 후가공이 쉽지 않아서 조금 불만이었다. 그리고 카메라 액세서리의 블랙은 차광 효과나 반사 억제를 위해 무광 흑색이 주로 사용되는데, PLA의 검정은 유광 재질뿐이라 아쉬웠다. (따라서 빛 반사 억제를 위해 표면을 요철 형태로 만들기도 했는데, 모델링과 출력 과정에서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적절한 재질을 찾던 중 카본 파이버 필라멘트(카본 섬유 조각이 20% 정도 포함된 PLA이므로 정확하게는 카본 파이버 PLA라 하겠다)가 적절해 보였는데, 완전 무광은 아니지만, PLA 검정에 비해 빛 반사가 적고, 카본 파이버 재질의 가벼움과 높은 강성이라는 일반적인 특징에 이끌려 여러 개를 구입했다. (브랜드 별로 가격 차이가 있고, 사용 후기도 별로 없어서 가장 저렴한 제품을 선택했다)
일단 비교 대상은 일반 PLA 필라멘트를 기준으로 하자.
대부분의 물성은 PLA와 다르지 않다. 출력 전에 조금 탄력이 있고 유연한 편이지만, 출력물에서는 그 차이가 잘 체감되지는 않는다. (어쩌면 조금 더 탄력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출력 시 설정 온도나 냄새 등도 거의 비슷하다.
PLA와 구별되는 카본 파이버 필라멘트의 장점으로 PLA에서 찾기 어렵던 '차분한 무광 검정'이란 점과 3D 프린팅 시 플레이트 안착/정착력이 일반 PLA에 비해 뛰어나다는 점을 들고 싶다. (플레이트 정착력은 PLA 또한 제품별 편차가 꽤 있지만, PLA 재질에서는 꽤 최상급의 플레이트 정착력이라 생각한다) 현재, 별도 구매한 유리 플레이트를 사용하고 있는데 별도의 접착 보조제 없이 잘 사용했다.
단점은 비용 측면에서 구매 가격이 일반 PLA 대비 약 2배 이상 소요되고, 출력 시 노즐이 잘 막히는 듯하다. 아마도 출력 노즐의 작은 구멍에 카본 섬유 조작이 걸리는 것이거나 필라멘트의 두께(1.75mm)가 일정하지 않는 특정 제품 고유의 품질 문제가 원인이 아닐까 추측하는데, 현재 0.4mm 노즐을 주로 사용해서 그런 것인지, 중단된 출력으로 몇 번 낭패를 겪었고 그리고 번거로운 노즐 갈기를 해야 했다. 하지만, 다른 원인일 수도 있으니 상당한 의심 정도의 수준이다. 일반 PLA의 사용 경험에 비추어 보면 (1Kg 필라멘트 3~10개 사용에 하나 정도 막히는 정도였을까 싶다)
카본 파이버 필라멘트의 노즐 막힘의 빈도는 높은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장시간 출력하던 출력물이 망가지는 것은 여로모로 시간 낭비와 심력 소모가 크다. 조금 더 큰 구멍 규격의 노즐을 사용하면 나아질까 생각해서 새로 주문했는데, 게으름에 그냥 0.4mm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알리 ***** 發 황동 노즐의 품질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일반 PLA 출력에서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녹았을 때 더 묽고 점성이 좋은 것 같다. 이는 정착력이 좋아지는 요인이지 싶은데, 동시에 출력물에 거미줄(Stringing)이 더 잘 생기는 것 같다. 200 또는 210으로 설정한 프린팅 설정 온도가 적절하지 않은 이유일 수도 있겠다.
카본 파이버 함유로 확실히 질기다는 느낌은 있다. 하지만 출력물의 강성은 일반 PLA에 미치지 못하는 듯하고, 출력물의 적층 방향에 따라 강성이 꽤 다른 일반적 특징도 그대로 나타난다. 일반 PLA 필라멘트 대비 상대적으로 층층이 쌓인 수직(종적) 부분은 PLA 보다 강성이 약해서 쉽게 부러지지만 수평(횡적) 부분은 꽤 질겨서 잘 끊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잘 부러지면서도 잘 끊어지지 않는, 때때로 서포터 제거할 때 잘 부서지면서도 뜯기지는 않아서 `질긴 잡초나 나무의 섬유질 뜯기' 느낌이 나기도 한다.
질기다는 것은 인장력이니, 강성은 기존 PLA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 인장력이 좀 더 낫다고 해야 하나 싶은데, 정확한 실험이나 테스트로 얻은 결론이 아니라 단지 주관적인 느낌일 뿐이다. (참고로 수다쟁이의 엉터리 감(感) 탓에 톡톡히 망신을 당한 일도 그간 매우 잦았다)
사용 후기를 마무리 하려다 보니 장점보다 단점에 대해 길게 떠들었는데, 주관적인 사용 감상을 정리하면 (그간 일반 PLA 검정에 질려 있었던 탓인지) 몇몇 눈에 띄는 단점이 있음에도 지금까지는 카본 파이버 필라멘트에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험한 필라멘트 중 가장 무광/매트에 가까운 블랙이고, 출력물 표면에 요철 처리하면 (빛 반사를 완전히 방지하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무광 느낌을 살리는 데 꽤 효과적이다. 무채색 검정에서 미묘한 질감과 빛의 반사 정도는 꽤 큰 차이가 있어서 사소한 차이라도 꽤 체감되고, 기존 PLA의 부실한 검정에 불만이었다면 카본 파이버 필라멘트를 추천하고 싶다.
추후, 또 추가되는 감상이 있다면 수다 말미에 덧붙여 둘 생각이다.
덧붙임
0.6mm 노즐 교체 후에도 노즐 막힘의 증상은 여전했고, 익스트루더에서 필라멘트를 이송하는 힘의 문제가 아닐까 해서 고심했지만, 이 문제 또한 아니었으며, 익스트루더 보우덴 방식의 구조적인 한계인가 의심해서, 직결 방식으로 개조했으나 카본 파이버 필라멘트 사용 시 노즐 막힘은 변함없이 자주 발생했다. 아직 의심되는 하나는 황동 노즐 구멍 내부의 매끈하지 않은 가공면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고급 스틸 재질의 노즐로 교체하면 나아질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이럴려고 카본 파이버 필라멘트를 샀나" 하는 자괴감(다른 PLA 필라멘트에서는 노즐 막힘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에 그냥 남은 카본 파이버 필라멘트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잠정 결심했다. 카본 파이버 PLA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이런 불편한 점이 있음을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덧붙임 2
관련 정보를 찾다보니 금속이나 카본 파이버 등의 특수 파우더가 성분이 함유된 PLA에서는 파우더 성분이 노즐을 막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노즐 청소를 하여야 한단다. (사실 상 노즐 청소하기 귀찮아서라도 이런 류의 필라멘트 선택을 기피하게 된다), 해결 방법은 정기적인 청소나 일정 출력 후에 정기적으로 노즐을 교체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