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의 후보정 여부를 묻거나, 후보정의 필요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로 사진 커뮤니티나 사진 애호가 모임의 단골 토론 주제로 등장하곤 한다. 하지만, '후보정'(後-보정)에 대한 용어는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고, 각각의 경우, 또는 개인적인 인신의 차이 등으로 '후보정'의 의미는 때에 맞춰 또는 상황에 맞춰 다르게 사용하는 것 같다. 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망상)을 두서없는 수다로 정리해 보자.
이전에 다루었던 주제와 내용이 일부 중복/반복되는 부분이 꽤 있는데, 그 당시 수다를 보충하는 의미와 전개와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오류를 바로잡는 의미 또한 가지고 있다.
2018/05/28 - [사진과 카메라 이야기/사진 그리고 한 걸음 더] - 사진이란 무엇인가! 2 / 사진과 디지털 편집에 대하여
▶ 사진 후 보정(후반 작업/후 처리)에 대한 인식의 차이
사진의 후보정은 사후 조작에 불과해서 있는 그대로를 반영하지 않는 즉, 있는 그대로의 사물이나 현상을 표현하는 것이 사진의 본질이며 이를 사후 변형/조작/왜곡하는 일체의 행위를 거부하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있어 왔고 지금도 이를 지지하는 의견 또한 많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진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이므로 충분히 존중받을 필요도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진에서 타당한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견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후 보정에 대해 부정적 소견을 가진 사진 애호가가 꽤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주장이나 소견의 정확한 근원이나 논거를 확인하기 곤란하다. 추측하건대 이런 주장/의견의 기저에는 사진이 회화로부터 독립하여 별도의 예술 장르로 인정받기 위해 고심하던 시기 즉, 100여 년 전의 회화주의 사진에 대한 논쟁에서의 일부 쟁점과 1900년대 중반 이후 사진계를 풍미했던 리얼리티(사실주의) 기반의 사진 철학의 중요 내용 중 일부 쟁점을 주요 근거로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에 대해 여물지 않은 개인적인 생각을 장황하게 떠드는 것보다는 잘 정리된 내용의 인용으로 대신하고, 20세기를 관통하며 가장 영향력 있었고 지금도 뿌리 깊은 사실주의 사진과 포토 저널리즘에 대해서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겠다.
회화주의 사진 (Pictorial photography)
사진 표현의 목표를 미학적, 감정적, 지적이 효과에 두는 방법, 회화주의 사진가들의 사진의 주제보다는 그림 자체에 중점을 두다. 회화주의는 이미지를 창조하는 물체, 즉 카메라와 사진이라는 도구를 사용한 자기표현의 한 형태로 정의될 수 있다. '회화주의'라는 용어는 비판적인 의미에서 사진 매체에 대한 이해 부족과 사진에 대한 '감상적인'태도를 드러내는 것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사실상 회화주의는 1850년대 중반 발명된 사진이 예술을 생산할 수 있는 매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시작된 것이었고 당시에는 '고급 미술(high-art) 사진'이라고 불렸다. 여기서 회화적(pictorial)이라는 말은 곧 예술적(artistic)인 것의 동의어였다. 1890년대와 1900년대 초의 회화적 사진들이 인상주의 시대의 회화, 드로잉, 인그레이빙과 흡사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회화주의 사진은 기계적 사실성을 추구하기보다는 고무 인화법이나 합성 사진 같은 작위적인 암실 기법을 사용하여 당시의 회화와 유사한 사진을 만들었다.
유럽에서는 제1차세계대전까지, 그리고 미국에서는 1930년대까지도 유행했었다. 회화주의 사진가로는 드마시Robert Demachy, 레일렌더, 피치 로빈슨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현재의 회화주의 사진은 회화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 완벽함, 신중한 구도, 예술적 표현에 대한 의식적 추구를 특징으로 하는 유미주의적이고 자기 충족적인 사진을 의미한다.
<출처> 월간미술 https://monthlyart.com/encyclopedia/%ED%9A%8C%ED%99%94%EC%A3%BC%EC%9D%98-%EC%82%AC%EC%A7%84/
사진가 하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한 시대를 풍미하며 사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경우, 흔히 후보정이라 부르는 암실에서의 후반 작업에서의 변형/조작/왜곡에 매우 부정적이고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대표적 인물로 생각된다.(그렇다고 현상과 인화의 암실 작업의 중요성을 부인한 것은 아니며, 구도와 사진의 주제 의식 즉, 촬영의 모든 선택과 결정 요소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 촬영자가 이미 결정한 상태로 이루어지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사진집 이름이기도 한 '결정적 순간'의 진정한 의미는 어떤 사건이나 현상의 '결정적 순간'의 포착인 동시에 이를 촬영하는 사진가에게도 모든 것이 '결정되는 순간'의 복합적/이중적 의미 아닌가 생각한다. 다르게 표현하면 촬영이 이루어지는 순간은 촬영 인화 현상 등의 과정을 거치는 사진 작업에서 일부분에 해당하는 미완의 것이 아니라 이미 하나의 완성된 '결정적' 순간(물론 현상과 인화 등 부수적인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이어야 한다는 결정론적? '사진 철학'을 가지고 있었지 싶다.
"약점 투성이의 구성을 지닌 사진이 암실의 확대기 아래에서 재구성되어 구제되는 경우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주장에서 잘 드러나는데, 브레송은 사진 속의 구성을 매우 강조/집착했고, 이런 구성이 촬영이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완전하게 구현하는 것이 이상적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따라서 암실에서 사진의 구성을 조정하는 일(현재의 일반적 용어로는 '크로핑')에 부정적이었고, 따라서 자신의 사진이 암실에서 재구성된 것이 아니란 점을 확실하게 드러내기 위해 필름의 현상과 인화 과정의 테두리(film full) 부분까지 그대로 드러나게 작품을 공개/전시하곤 했다. (브레송 사진을 크로핑 하여 사용한다면 그의 미움을 톡톡히 받지 싶다) 그리고 사실과 현장의 리얼리티를 강조해서 여하한 변형이나 왜곡 또한 경계하여 현실적인 원근감을 위해 표준렌즈로 대부분의 사진을 남겼다.
이런 브레송의 사진 철학이 당시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많은 사진 애호가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브레송의 사진 철학이 잘못되었다거나 구시대적인 사진관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직도 그의 사진 철학과 신념은 매력적이고 많은 영감을 준다) 그의 사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며 철학의 연장선에서 일관된 주장과 실천으로 생각되고, 그가 표방한 일상의 (생활+공적) 사실주의 사진 그리고 포토 저널리즘의 측면에서는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흔히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사실주의 사진이나 포토 저널리즘 사진에서 일부의 프레임의 조작만으로도 사실을 왜곡하거나 의도적 조작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최근의 넘쳐나는 가짜 뉴스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거짓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사실을 기반으로 부분적으로 조작되거나 특정한 프레임에 의한 즉, 의도적으로 가공되어 왜곡된 형태가 더 흔하고, 결과적으로 이런 사실 기반의 조작과 왜곡이 더 효과적으로 사람을 속일 수 있는 것 같다.
즉, 사실을 증명하는 수단이나 기록으로써 사진(다큐멘터리 사진이나 르포르타주 사진)은 그것이 후보정이었던 후가공이 되던 부정적인 조작으로 비칠 우려가 다분하다. 따라서 사실의 증빙이나 기록과 실제 사실의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사진에서 후반 작업과 후처리 등 기타 여하한 가공으로 인한 '조작과 왜곡'에 반대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된다.
하지만, 사진의 장르가 리얼리즘 사진이나 포토 저널리즘 또는 르포르타주의 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며, 다양한 장르의 사진에서는 사실이나 현상의 실제를 증명하기 위해서만이 사진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유미주의적 사진이나 상업적 목적의 사진 등에서는 후반 작업/후가공의 효용은 두 말할 필요가 없고,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에서는 더욱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라 생각한다.
▶ 사진의 보정과 보간 그리고 후반 작업(후처리)에 대하여
근래 일반적으로 칭하는 '후보정'의 의미에는 본래의 보정의 의미뿐만 아니라 후반 작업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가공을 모두 포괄하는 넓은 의미인 동시에 조금 모호하고 부정확하게 사용되는 듯하다. 하지만, 용어 본래의 의미를 감안하면 이는 그리 적절한 용어 사용은 아니지 싶다.
먼저, '보정'(補正)의 사전적 의미를 인용하면,
1. 부족한 부분을 보태어 바르게 함. ‘바로잡음’으로 순화.
2. 물리 실험, 관측 또는 근삿값 계산 따위에서 결과에 포함된 외부적 원인에 의한 오차를 없애고 참값에 가까운 값을 구하는 것.
3. 법률 소장(訴狀)의 형식적 요인 따위에 결함이 있을 경우에 이를 정정하고 보충하는 일.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보정이란, 모자람을 보태거나 잘못된 것을 바로잡음을 의미한다. 즉 어떠한 실험 또는 자연현상의 관측에 대한 측정값 또는 계산 값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부가적으로 가감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또는 측정이나 관측을 함에 있어 보다 참에 가까운 값을 구하기 위하여 기기나 환경 조건에 의한 변동 값 등을 기입하여 주는 행위 자체를 보정이라 칭하기도 한다. 보정은 참값에서 측정값을 뺀 만큼의 크기를 가지기 때문에 오차와 대응하는 개념이다. 보정은 오차와는 같은 절댓값을 가지지만 부호는 반대이다. ‘보정’은 통계, 계측 공학, 실험적 측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다. 보정에는 정적 보정, 동적 보정, 감마 보정 등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보정 [Correction] (물리학백과)
영어로는 Correction이나 compensation에 해당하겠다. 부족한 부분을 보태거나 바로잡는 것을 보정이라 한다면, 보정의 과정은 실제 사실에 더 부합하도록 바로잡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후보정'은 국어사전이나 기술 용어 사전에 따로 등재된 바 없으니, 추정컨데 후(後)+보정의 의미라 생각된다. 뒤에 이루어지는 보정이란 의미로 생각되는데, 그렇다면 '선(先) 보정'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촬영 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설정의 상당 부분이 '선 보정'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기계적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필름 카메라에서 색온도 전환용 필터를 사용하거나 디지털 카메라의 화이트 밸런스 설정, 그리고 흑백용 정색 필터 등의 사용 등 기계적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설정이나 일부 효과를 강조하기 위한 설정 등이 대표적인 선 보정이라 해야 하지 싶다.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보정 또한 디지털 이미징 프로세싱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이미지 센서에서 취득된 아날로그 정보 값을 디지털화하는 A/D 변환의 과정에서 각종 노이즈 제거와 광학계의 한계 등으로 인한 왜곡 보정, 그리고 컬러 필터 어레이의 이미지 센서 방식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색정보를 보완/보간하는 리모자이싱(데모자이싱, Re-mosicing or Demosicing)알고리즘의 보보간 등이 이루어진다. 이는 보다 세밀히 보면 보간과 보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보간과 보정은 아래에서 따로 다루고 그 외 카메라 내부의 보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 또한 근래 다뤘던 수다 링크로 대신하자.
이런 보간/보정과 달리 편광이나 ND 필터 등 특정 효과의 필터를 장착해서 조정/조절하거나 인공조명(플래시 등)이나 반사판 등의 활용하여 피사체의 음영 표현에 변화를 주거는 설정 그리고 일정한 컬러 효과를 위해 각종 설정으로 촬영이 이루어 경우는 엄밀한 의미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태고 바로잡는" '보정'을 넘어서서 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사진가의 개입이 이루어지는 '사전 설정' 또는 특정한 효과나 표현을 강조하기 위한 '사전/현장 작업 단계의 연출'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서두에서 다룬 여하한 '보정'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간 사진에서 용인되던 촬영 현장에서의 선 보정이나 일정 목적의 작업/연출 행위로 촬영된 사진은 예전부터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것이므로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후 보정이나 후반 작업을 거친 사진은 진정한 사진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모순된 결론에 도달하게 되지 않을까! (물론, 사실주의 사진의 화신이었던 브레송은 이런 '사전 설정'도 사실성을 헤치는 부정적인 요소라고 거부했겠지만...)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보정과 보간에 대해서도 조금 궁색한 처지에 놓이지 싶다.
- 보정과 보간
사실, 이 용어를 반드시 구분하여 사용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용어만 잘 정리해도 복잡하게 생각되던 부분들이 쉽게 이해되는 측면이 있어서 부득이 언급하고자 한다.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보간(補間) 또한 일종의 보정이지만, 조금 더 기술적이고 좁은 의미이지 싶다. 먼저, 보간의 용어 의미부터 인용하자.
생략...
임의의 x값에 대한 함숫값을 추정하는 것
대표적인 보간의 형태는 노이즈 제거를 위한 필터 등에서 노이즈로 판별된 픽셀의 값을 제거하고 함수를 통해 주변 데이터 값의 평균값 또는 중간값 등을 구하여 치환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인 보간이라 하겠다. 그리고 빛의 회절 등으로 인해 저하되는 해상력 등을 보완하기 위한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 상의 처리, 그리고 (그 효과가 매우 부풀려지고 과장되게 표현된 것이지만) CSI 드라마 등에서 나쁜 화질의 CCTV 녹화 화면을 디지털 가공하여 해상도를 높여서 선명하게 만드는 처리 등의 기본적인 메커니즘 또한 '보간'이라 할 수 있다. 그 외 픽셀 단위의 보간뿐만 아니라 낮은 프레임 레이트의 영상에 기존 프레임 사이에 보충되는 프레임을 끼워 넣어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보이게 하는 보정(옵티컬 플로우) 또한 각 화면의 중간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보충하는 방식으로 화상 프레임 단위의 보간이라 하겠다. '보간'은 부족하거나 잘못된 데이터 값을 수학적 계산(함수)을 통하여 추정 값을 대입하여 바로잡음으로써 이루어지는 보정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보정이라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해도 큰 문제는 없겠다.
한편, 디지털 카메라는 빈번하게 보정이 있으니 (후보정한 사진은 진정한 사진이 아니라는 의견을 가진 입장에서는) 진정한 사진은 필름 사진만 해당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보정은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프로세싱 과정에만 있는 것일까?
필름 사진에서도 보정은 매우 중요하며, 빈번하게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노출 보정'이지 않을까. 필름은 현상과 인화가 이루어져야지만 비로소 온전히 촬영된 상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필름으로 촬영이 이루어지는 단계에서는 필름에 표시된 노출 조건과 카메라의 설정(셔터스피드와 조리개 등)의 계산을 통해서 추후 현상과 인화의 결과를 예측하며 촬영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런 계산과 실제의 노출 정도는 완전하게 일치할 수도 있지만, 일정 오차를 가질 수밖에 없었고, 이는 현상과 인화 과정에서 노출 보정을 거쳐야지 비로소 사실에 부합하거나 또는 사진가가 의도한 표현이 가능하다. 즉, 현상과 인화의 과정 속에 노출 보정 때로는 부분 보정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야 하지 싶고 노출 보정 또한 필름의 노출 관용도 내에서 가능했다. 흑백 사진의 경우, 현상과 인화 과정이 비교적 단순해서 사진가가 직접 이를 수행하기에 용이했지만, 컬러 현상과 인화는 화학적 처리가 더 복잡하고 정밀한 처리의 필요가 있어서 사진가가 직접 수행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많은 사진가들은 촬영에서부터 현상 인화에 걸쳐 스스로 처리하는 흑백 사진을 작품 사진에 많이 활용하였고, 유명 사진가들은 전속의 암실 작업자를 두기도 했으며 현재의 사진가의 작업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필름의 암실 작업에서는 보정뿐만 아니라 버닝과 닷지, 이중노출, 필름 긁기, 에어 브레싱 등 적극적인 후반 작업 또한 포함된다. 따라서 사진이라는 결과물을 만드는 데 있어서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는 것 못지않게 암실 또는 후반 작업의 중요함은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충분히 중요하다.
장황하게 이야기했지만, 사진에서의 '보정'은 이미 사진 촬영 속에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고, 우리가 후보정이라 말하는 것 또한 실제로는 완성도 높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하나의 과정이라 해야 하지 않을까. 일련의 작업 프로세스에서 마지막 화룡점정의 과정이 후반 작업이라 할 수 있고, 후 보정은 후반 작업의 일부분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진의 증빙력을 목적으로 하거나 포토 저널리즘, 프로프타주 사진이라도 부족한 부분을 보태고 바로 잡는 '후보정'은 인정하고 그 외의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의 후 처리 (리터칭, 채색, 리퀴파이) -때에 따라서는 구도의 재구성을 포함하여-에 대해 자신의 사진 철학에 견주어 판단하는 것이 일응 타당해 보인다.
▶ 사진 후반 작업과 후처리 / Pos-productiong & Post-processing
필름 사진의 후반 작업은 디지털 후반 작업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효과면에서는 그 폭이 크지 않고 단순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중요도는 결코 디지털 후반 작업에 못하지 않다. 주로 암실에서 이루어지는 현상과 인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사진가가 의도한 표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일부분 기술적인 후보정(버닝, 닷지, 이중 노출, 채색, 에어 브레싱, 필름 긁기 등)이나 구도의 재구성 등이 포함된다.
이전 수다에서 디지털 후반 작업을 디지털 '편집'이라고 칭한 적이 있는데, 편집은 영상의 기준에서는 부합하는 용어일 수 있지만, 사진에서는 조금 마땅찮아 보인다. '후반 작업' 또는 '후 처리'가 적절해 보이지만, 후 처리는 왠지 정리하여 치르거나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어감이 조금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앞에서 언급한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포토 저널리즘/르포르타주 사진에서 사진 후반 작업은 조금 제한적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을 보태어 바로잡는 '보정'에 대해서 부정적일 필요까지 있을까? 후반 작업/후 처리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연출/조작(HDR이나 리터칭이나 픽셀 유동화를 통한 형태의 변형, 합성 등)에 대해서는 이를 배제한다고 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후보정'이 들어가는 것은 사진의 본질에서 어긋나는 조작이라는 주장은 카메라라는 기계의 기계적인 오류나 결함을 인정하지 않는 기계적 완벽함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어서 그리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어찌 보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나 양자역학이 등장하기 전까지 뉴턴 물리학을 우주를 관통하는 불변의 절대적 진리로 믿었던 근대 물리학의 맹신/오류와 꽤 닮은꼴이지 싶다.
'조작된 사진' 또는 '사진 조작'(Photo manipulation)은 작품 또는 창의적인 사진으로 간주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단순한 눈속임, 또는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조작된 가짜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는 조작된 사진으로 행해지는 (정치적 또는 상업적) 의도나 목적과 관련이 있어서 때때로 윤리/도덕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현재까지 사용되는 디지털 사진의 후반 작업/후처리는 다양한 효과와 방법은 매우 범위가 넓고, 앞으로 기술 발전에 따른 변화 또한 예측하기 어렵고,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들이 등장할 것이므로 후반 작업의 종류를 열거하거나 특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다양하고 효과적인 그리고 현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기발한 후반 작업이 속속 등장하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사진 작업에서 카메라와 촬영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기술 발전보다 디지털 기술 기반의 후반 작업/후처리 분야가 더 흥미를 끌고, 사진 분야의 블루 오션에 해당하지 싶다. 새로운 가능성은 기대와 동시에 기존 가치나 질서에 도전하는 것으로 비춰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여지도 많다. 하지만, 변화에는 언제나 기대와 우려가 있어 왔듯이 이 또한 시간이 지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정립되고, 이를 대하는 대중 또한 익숙해지며 적응할 것이고 이런 과정을 거치며 새로운 변화에 따른 이점도 모두가 수긍하고 공유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