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 카메라와 수동 초점의 올드 렌즈를 아직도(여전히) 애용한다. 매뉴얼 포커싱만의 손맛?을 꽤 즐기는 편이고, 느긋한 촬영 버릇 탓에 수동 초점의 답답함을 그리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고 자동 AF 기능의 편리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의 재미는 수동 카메라가 취향에 맞아서 여전히 가벼운 외출에는 수동 렌즈를 물린 RF 필름 카메라나 올드 렌즈를 물린 디지털 카메라에 제일 먼저 손이 간다.
RF 카메라 교환용 렌즈는 대부분 콤팩트한 외형이라서 초점 조절링 또한 작아서 조작하기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 포커스 링의 손잡이 용도로 만들어진 레인지파인더 전용의 렌즈나 무한대 잠금 장치 역할을 겸용으로 하는 작은 돌기에 손가락을 걸어서 조작하면 수동 포커스 조작에 꽤 도움이 되는 편이다. 그리고 디지털 미러리스에 라이카 M 마운트 타입의 렌즈를 장착할 수 있는 헬리코이드 어댑터의 조절링이 카메라에 밀착해 있어서 조작하기 편하지 않아서 예전부터 포커싱 조작 편의를 위한 손잡이를 따로 달아주고 싶었다. 꽤 오래전부터 적당한 제품이 있나 이베이 등을 검색해 왔는데, 썩 적당한 제품이 없었다. 나무라도 깎아서 제작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때 마침 한 달 전 즈음 이베이에서 적당한 녀석을 발견하고 주문했다. 너무 기쁜 마음에 서두르다가 미국의 배송대행지로 발송하는 바람에 제품 구매 비용보다 배대지 대행비가 더 들어간, 배보다 배꼽의 구매가 된 해프닝도 있었다. 아래 알리익스프레스 링크가 더 저렴하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RF 카메라용 렌즈의 이 작은 돌기에 대한 정확한 영어 명칭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아마도 'focusing tab', 'focus wrench'라고 부르나 보다. 예전에 focus handle이나 knob 등으로 검색했을 때는 원하는 결과를 찾을 수 없었다. 렌치라고 하니 공구가 자꾸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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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의 포커스 링 크기가 제각각이라 안맞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부드러운 고무(연성 플라스틱?)이고 같이 제공되는 양면테이프로 붙이는 방식이라 원형의 포커스 링이라면 큰 무리 없이 부착이 가능하고, 촉감과 조작감도 꽤 좋은 편이다. 라이카나 보이그랜더 렌즈에 달린 돌기보다는 큰 편이고, 전면으로 조금 경사진 모양이었더라면 더 편리한 모양이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나무를 깎아서 만들고 붙이는 수고에 비하면 만족스럽다. 동봉된 양면테이프의 성능이 괜찮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쉽게 부착할 수 있었다. 제법 단단히 붙어서 불만은 없으며 여분의 양면테이프까지 챙겨주는 꼼꼼함이 마음에 든다.
3개를 주문해서 하나는 헬리코이드 어댑터의 조작부에 하나는 jupiter 3의 포커스 링에 부착해 보았다. 보이그랜더 40mm에 달린 포커스 렌치와 새로 부착한 헬리코이드 포커스 렌치가 아래위로 나란히 위치하는 꼴이 되었다. 어댑터의 헬리코이드 조작링이 본체에 너무 붙는 구조라서 포커스 렌치의 후면이 앞으로 오도록 장착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