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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One more step

흑백(모노크롬, 회색조) 사진에 대한 고찰 그리고 망상 / Monochrome image (Black & white image)

Notice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의 일반적인 컬러 사진(이미지)과 구별되는 흑백 사진(이미지)만의 매력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흑백 이미지와 컬러 이미지를 구분하는 이 매력의 본질과 장점 요소나 이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생각과 주장이 다른 것 같다. 어떤 이는 '색의 간명함을 통한 단순함' 또는 '흑백 명암의 대비를 통한 사진의 주제를 쉽게 강조할수 있는 점'이라 하고, 어떤 이는 흑백으로 표현되는 이미지에서 ' 본래의 색을 상상하게 하는 호기심'이라고도 한다. 혹자는 흑백에 의해 연상되는 '과거를 회상하는 힘'이라거나 단순히 '흑백의 독특한 매력'이라고 두루뭉술하게 말한다.

컬러 사진이 등장한 후에도 흑백 사진은 사진 예술의 표현 수단으로 많이 사용되었으며, 컬러 필름을 통해 자연 색상의 향연이 펼쳐지는 디지털 컬러 이미지가 주류인 세상에서 흑백 사진은 여전히 ​​예술적 표현 수단이나 모노크롬의 깊이와 무게를 표현하는 기법으로 호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흑백사진이 컬러사진과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다면 그 실체나 주요 요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는 우리 내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시각적(지각적) 그리고 미적 작용으로 이어지는걸까?

이 잡담은 흑백사진의 매력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며, 아직 답을 찾지 못한 미완의 잡담이다(이 블로그 대부분의 글이 그러하듯) , 잡담의 주된 논거는 조잡한 망상에 기초하고 있다. 따라서 자의적으로 꾸며낸 허술한 잡담에 불과하므로 타당성이나 옳고 그름에 대한 신뢰가 없음을 미리 밝혀둔다.

 

  • 흑백 사진과 모노크롬(단색화) 사진 / Black & white image and monochrome image

최초의 사진이 흑백 사진이었다는 것은 사진 역사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고 컬러 사진이 본격 등장하기 이전에 '사진'은 흑백 사진 또는 모노크롬 사진을 의미했다. 이 시기에는 컬러 사진이 없었으므로 흑백이나 모노크롬 등의 수식어 없이 그냥 '사진'이라 불렸을 테고 흑백 사진이라는 용어는 컬러 사진과 구분하기 위해 컬러 사진이 생겨난 후에 만들어진 말일 것이다. 정확하게는 컬러 이미지의 반대라면 모노크롬(단색화) 이미지라고 하여야 하지 않을까. (컬러 사진 이전에도 단순히 일부만 채색된 사진 등이 존재했겠지만, 이런 구분은 큰 의미가 없으므로 무시하고) 모노크롬 사진에는 흑백 사진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세피아 톤의 사진, 또는 차가운 푸르스름한 톤의 사진 등이 있고, 이는 필름 현상 과정에서 화학적 처리 방식(화학 약품의 종류나 처리 시간 등)의 변화로 구현 가능하였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흑백 사진이라 불리는 사진 속에는 흑과 백의 사진뿐만 아니라 세피아 톤이나 쿨 톤의 모노크롬(단색화) 사진까지 포함하는 경우가 흔하다. 세피아 톤 사진 등의 모노크롬 사진은 엄밀하게 따지면 흑백 사진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그 구분이나 따로 구별할 실익은 그리 커 보이지는 않는다.

 

 

  • 그레이스케일(grayscale) 이미지와 회색(무채색) 음영 또는 회색조 사진

'흑백' 사진이라는 용어 자체의 의미에서만 보면 일반적으로 칭하는 모노 톤이나 회색 음영의 사진을 모두 포괄하는 용어로는 조금 적절하지 않은 감이 있다. 흑백 즉, 흑과 백으로만 표현되는 사진이라면 극단적인 실루엣 사진을 떠오르게 한다. '흑백'이라는 용어의 의미에만 집착하면 진정한 의미의 흑백 사진은 아래 이미지와 같지 않을까.

 

우리가 흔히 일컫는 흑백 사진은 사실 그레이스케일 이미지, 우리말로 순화하면 "회색 음영 또는 무채색 음영 사진"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정의일 수 있겠다. 곰곰이 생각해 봐도 흑백 사진보다는 회색조 사진이라 칭하는 것이 의미 전달에서는 더 옳다.

 

그레이 스케일은 회색 음영의 단계로 광도(또는 명도)에 따라 가장 어두운 검정에서부터 가장 밝은 흰색까지 단계를 가진다. 가장 밝음과 가장 어두움의 범위를 다이내믹 레인지라고 할 것이고 각 단계의 세밀한 밝기(광도 또는 명도) 차이에 대한 구분이 흑백 이미지의 품질/화질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흑백(회색조) 사진은 그레이 스케일 내에서의 상대적인 밝기 변화를 통해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하다. 강한 명도(또는 광도) 대비는 거칠지만 강렬한 느낌을 만들고 낮은 명도 대비의 부드러운(한편으론 희미하고 심심한) 표현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서는 이전 관련 포스팅의 링크로 대신하자. (로우키와 하이키의 경우 그레이 스케일에서 명도 대비에 의한 효과 설명이 가능할 듯하다)

 

2017/03/28 - [사진과 카메라 이야기/디지털 카메라와 수동 올드렌즈의 이종 장착] - <올드렌즈와 디지털카메라의 이종결합 X VII> 사진 노출과 톤의 기준 - 존 시스템.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에서의 효용 / Zone system & Utility of Zone System in Digital Camera

 

<올드렌즈와 디지털카메라의 이종결합 X VII> 사진 노출과 톤의 기준 - 존 시스템.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에서의 효용 / Zone system & Utility of Zone System in Digital Camera

출처 - http://www.littlebellows.com/blog/2014/11/17/joyces-quick-tip-the-zone-system-the-basics 그레이 차트 - 존 시스템과 RGB 색공간 하지만 한편으로는 존 시스템이나 존 스케일을 반드시 이해하고 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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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30 - [사진과 카메라 이야기/사진 그리고 한 걸음 더] - 로우 키와 하이 키, 그리고 이에 관한 조명법에 대하여 / Low-key & High-key lighting

 

로우 키와 하이 키, 그리고 이에 관한 조명법에 대하여 / Low-key & High-key lighting

Notice -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로우키와 하이키(Low-key & high-key)'는 단순히 노출 부족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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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망상 속으로 들어가 보자. 컬러 이미지가 넘쳐나는 환경에서도 사그라들지 않는 흑백 이미지의 묘한 매력/마력의 정체는 무엇일까? 

 

  • 색 정보 배제/제거가 미치는 시각적 효과

많은 사람들이 흑백 또는 모노크롬 사진의 매력이나 장점을 '단순화'에서 찾는 것 같다. 이미지에서 색 정보를 제거했으니 이는 RGB 또는 CMYK의 색조 정보가 제거된 것 자체로 단순화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색의 정보가 빠져나간 정보만큼 색 정보로 인해 가려져 있던 다른 정보가 부각되는 것은 아닐까. 이를 마냥 단순화로 정보의 양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사물의 형태나 윤곽, 명암의 미세한 그라데이션을 통한 질감, 인물의 경우 세밀한 표정이나 내면적인 감정선) 즉, 흑백(회색조) 사진에서는 색 정보 이면에 가려져 있던 다양한 정보에 집중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사람의 시각은 대부분 일정한 조도 환경에서는 컬러의 이미지로 정보를 받아들인다. 시각의 지각과 인지에서 가장 주목하게 되는 것은 사람의 피부색에 매우 민감하고 반응하는 점이 아닐까 싶다. 타인의 표정이나 피부 색(혈색?)에서 우리는 최 우선적으로 정보를 얻는 것처럼 보인다. 신체적 건강과 감정 상태, 나아가 생활 환경과 경제적 형펀, 사람의 얼굴색과 표정의 변화에 민감하고 이런 정보를 무엇보다 우선해서 중요 정보로 다루는 의식+무의식적 인식이 우리에게 깊이 각인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유난히 붉은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의 시각에 대해 푸른 잎 속에서 빨간 열매를 찾기 위해서라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이 있지만, 수다쟁이의 근거없는 관점에서는 '사람의 얼굴색 특히, 흥분하거나 화가 났을 때의 피부색 (혈식) 등을 가장 중요한 정보로 인식하기 위한 영향'이 아닐까 추측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전제로 타인의 피부색이나 표정 등에 민감하고 이를 통해 빠르게 정보를 얻도록 진화했고 색에 의해 중요 정보를 얻는다고 가정하면, 만약 사람의 피부색이나 주변 환경, 사물의 색 정보를 얻을 수 없도록 차단된 조건에서 인간의 뇌는 결여된 정보를 채우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든지 특별한 반응/대응을 하지는 않을까? (예를 들면, 시력이 감퇴한 경우 청력이나 촉감이 발달하는 등 결핍이나 상실이 다른 한 방면을 자극하는 '보상 반응이나 작용'처럼 결여된 정보를 보충하기 위해 다른 것에 집중하는 보상의 반작용이 벌어지는 것은 아닐까)

 

사람의 시각/시력이 언제나 선명한 컬러의 이미지로만 시각 정보를 얻는 것은 아닐테다. 조도가 극단적으로 낮은 어두운 상황(밤)이나 사람 눈으로 인식할 수 있는 명도의 범위(디지털 카메라에서 다이내믹 레인지와 유사하게)를 벗어나는 아주 밝은 빛 등에서 색 정보는 얻을 수 없고 단순히 흑과 백과 윤곽이나 형태 정도로 부분적으로 정보를 얻는 특성이 있지 싶다. 아주 밝은 (태양을 맨눈/나안으로 직접 쳐다볼 때 우리는 태양의 색을 인식할 수 없고 단순히 밝게만 인식하는 경우 등) 경우는 매우 예외적이지만, 야간의 어두움 속에서 사람은 색 정보를 인식하지 못하고 명암의 구분만 사물의 윤곽이나 형태 등만을 파악한다. (이는 사람 눈의 간상세포와 원추세포 등의 특성과 관련 있다. 사람의 시력 특성에 대해서는 이전 수차례 수다 주제로 삼았으므로 이를 참고하길 바란다) 어두운 달빛 아래에서 보는 시각적 효과는 밝은 주간의 시각적 효과와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지각된 정보를 인식하고 다시 이 정보를 바탕으로 사고하는 일련의 복합적인 작용일지도 모르겠다.

 

2019/02/21 - [사진과 카메라 이야기/사진과 카메라에 얽힌 잉여로운 감상] - 사람 눈의 초점거리와 (피사계)심도는 어느 정도 일까? - "동공의 최대 크기와 최소 크기 그리고 사람 눈의 초점거리에 대해서" / Pupil size & DOF of human eye

 

사람 눈의 초점거리와 (피사계)심도는 어느 정도 일까? - "동공의 최대 크기와 최소 크기 그리고

Notice -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카메라의 광학계와 촬상소자(필름, 디지털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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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사진의 아리송한 매력은 단초는 여기 있지 않을까? 흑백 사진에서 제거된 색 정보로 인해 다른 부분에 더 집중하는 보상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 흑백 사진의 매력의 원인이라고 추정한다면 너무 근거 없는 망상일까. 특히 흑백 인물 사진에서 차단된 정보로 인해 표정이나 사소한 특징, 눈빛이나 주름, 그리고 주변의 시각적 단서, 미세한 계조의 변화, 피사체 표면의 질감 등 일상의 색에 가려져 있던 정보에 집중하는 즉, 흑백(회색 음영)으로 표현됨으로 인한 색의 부재로 다른 요소에 더 몰입하게 되는 것이라면, 흑백 사진 등에서 체감되는 특별함을 설명할 수 있을 게다. 시각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지각/인식하던 색 정보(특히 피부색 정보 등)가 차단/베제되므로 인해 다른 부가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집중'이 흑백 사진만이 갖는 '알 수 없는' (인간 시력의 특성에 따른) 마력의 실체가 아닐까. 

 

비단, 사람 피부색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풍경이나 자연적인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하면서도 우리는 색에 의해 가장 우선적으로 정보를 얻는 것 즉, 색의 정보를 통해 시각적인 정보만으로도 시간, 날씨, 기온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외 색이 주는 심리적인 효과나 감상 등을 감안하면 전혀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니지 않을까.

 

  • 사진 입문자에게 "왜 흑백 사진을 추천할까."

사실, 누구에게 충고하거나 질문에 답을 줄 수 있을 정도라 생각한 적이 없고, 흑백(모노크롬) 사진 촬영의 진중한 세계를 알지 못해서 지금 껏 한 번도 타인에게 흑백 사진을 찍어보라고 권해 본 적은 없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흑백 사진으로 의도한 바를 표현하는 사진을 만드는 것 또한 어렵다. 하지만, 그간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생각하면, 흑백 사진이 사진 초심자에게 사진 촬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나 즐거움을 주는 하나의 흥미로운 개기가 될 수 있을 듯하다. 

 

먼저, 사진(프레임)에 담기는 색 정보를 배제함으로써 사진에 의도한 주제를 형성하거나 전면에 쉽게 드러내는 데에 유리하다. 즉, 사진에서 주 피사체 또는 의도한 주제와 관련하여 불필요한 정보를 생략/제거하고 사진가의 의도를 명료하게 부각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한 장의 사진에 담기는 시각적 물체나 징표, 상징, 단서에는 차고 넘치는 수많은 정보가 혼재할 수밖에 없다. 비단, 중심이 되는 피사체에 집중하여 구체적 그리고 상징적 정보뿐만 아니라 배경의 정보를 통해 장소나 시간, 분위기, 구체적 사건이나 추상적인 느낌이나 감정 등 수많은 정보의 단서로 넘쳐난다. 촬영자(사진가)는  과도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의도에 맞게 배치하거나 또는 표하고자 하는 주제나 느낌에 거슬리지 않게 정리할 필요가 있고, 이에 부합하지 않는 정보들의 단서를 약화시켜서 숨기거나 제거할 필요가 발생한다. 색 정보가 불필요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때때로 색 정보는 다루기 까다롭고 촬영자의 의도나 사진의 주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사진은 "뺄셈의 미학"으로 정의되는데 이 뺄셈에 '색 정보'도 자주 선택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진을 뺄셈의 미학으로 정의 내리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을 덧붙이면, 사람의 시야에 보이는 시각적인 정보의 단서는 매우 많고 사람의 뇌의 절반 이상은 시각 정보를 처리(지각/인식)하는 것에 할당되어 있으며, 특히 사진처럼 정적 이미지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는 일반적인 사람의 눈에는 그냥 흘려보내던 사소하고 세밀한 정보까진 지각/인식하게 되므로 대부분의 사진에서는 이런 불필요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촬영자가 의도한 온전한 주제에 집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를 들어 사진은 뺄셈의 미학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에서 시각적인 정보의 양에 대한 내용은 이전 심도와 관련한 글에서 장황하게 다루었으므로 이 또한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2018/01/20 - [사진과 카메라 이야기/사진 그리고 한 걸음 더] - 초점 심도의 미학, 조리개는 얼마나 조여야 할까 - "심도 놀이에 대한 변명" / Proper aperture settings

 

초점 심도의 미학, 조리개는 얼마나 조여야 할까 - "심도 놀이에 대한 변명" / Proper aperture settings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듯한 ‘초점 호흡’(focus breathing)에 대한 수다를 전번 포스팅에서 다뤘으니 이번에는 흥미를 조금 유발할 수 있는 수다거리를 주제로 삼아보자. 사실, ‘미학’이라 이름 붙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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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정보나 주목의 정도를 줄여이는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수행하여 오롯이 구도와 순간 찰나에 집중할 수 있지 싶다. 사실, 색 정보는 간접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꽤 있고, 색에 의한 영향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복잡하고 이를 다루는 것이 매우 까다롭다고 생각한다. 인물의 색 보정에서 사소한 색의 뒤틀림에도 부자연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특히, 사람의 피부색을 다루는 데는 이런 섬세함이 더욱 요구된다. 이런 적정 색으로 표현하기에 대한 까다로움을 색을 제거한 흑백 사진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적절한 노출을 얻거나 의도한 주제를 부각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톤 구성 즉, 구도 내에 각 사물의 톤이나 전체 프레임 내의 균형에 집중할 수 있다. 

 

'흑백-회색조 음영- 사진'이 후 보정이 필요없는 사진이라거나 초보자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는 쉬운 사진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흑백 사진이 컬러 사진보다 더 정밀한 후보정 작업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필름 카메라 시절부터 흑백 사진은 애초 칼라 사진보다 후반 작업과 보정(대표적으로 닷지, 번 등)이 용이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고, 따라서 촬영자가 의도한 후반 작업을 위해 흑백 필름으로 촬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의 많은 사진작가들이 흑백 사진을 즐겨 사용한 이유 또한 같다. (컬러 사진의 현상에서 화학반응은 절차와 시간 조절 등이 매우 복잡해서 전용의 기기에서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

 

무엇보다 흑백(모노크롬) 사진에서는 명도 대비만이 가능하고 컬러 사진에서와 같이 보색 대비 등 색에 의한 대비 자체가 없으므로 상대적으로 전체적인 시각적 대비가 컬러 사진에 비해 부족하다. 예를 들어 꽃잎의 선명한 원색에 의한 대비가 부족하므로 이를 보완하는 일련의 작업(적절한 컬러 필터 사용이나 피부 톤의 노출 등 시각적인 대비를 높이는 일련의 후반 작업이 필요하고 '번', '닷지' 등의 후보정 기법)이 필요하다. 흑백 사진에서 명도 대비를 강조하는 경조 흑백 등이 즐겨 사용되는 것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다. 비단 색 대비의 부재(不在)는 촬영 시 컬러 필터를 사용하거나 디지털 후보정에서는 조정이 가능하다. 디지털 후반 보정이 일반화된 현 시점에서 후 보정하면 색 보정(컬러 컬렉션이나 컬러 그레이딩 등)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겠지만, 후반 보정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노출과 관련된 밝기와 대비 보정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지는 일반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조 흑백은 명도 대비를 높여서 색 정보가 제거된 후의 상대적으로 줄어든 시각 정보 탓에 원활하게 정보를 얻지 못하는 답답함과 모호함에서 오는 불편을 해결해 주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색의 상호 작용에 의한 다양한 표현 방법이 '후반 작업(Post producition)에서의 색 보정'의 목적이자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색상의 대비 효과 (보색 대비, 유사색 대비, 톤 대비 등)나 채도의 강약 조절, 휘도 단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색 또는 채도 등, 대비를 강조하는 것으로 극적인 효과를 만드는데 효과적이지 싶다. 색 보정에 대한 이야기는 새로운 주제의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는 것이 좋겠다. 종종 언급되는 사진에서의 '극적(드라마틱) 효과'라는 것도 주제로 삼으면 재미있을 듯하다. 그리고 디지털 이미지로 대표되는 현재의 사진과 관련해서는 기존 사진 예술의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큰 변화의 줄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또한 조만간 다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 글이 길어지니 집중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더 횡설수설하게 되는 것 같다. 망상의 오류 부분에 대해서는 따끔한 지적의 댓글을 남겨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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