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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Personal delusions about photography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와 DSLR 카메라에 대하여 - DSLR의 미래 / The future of DSLR camera

Notice -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수다 떨기에 좀처럼 의욕이 생기지 않아서 한동안 무기력에 빠져 있었다. 그간 떠벌려놓은 글을 보니 왜 이런 쓸데없는 것을 길게 써놓았나 싶고 정리되지 않은 생각과 미숙함에 완성되지 못하고 중간에 멈춘 글도 여럿 보인다. 초심을 유지하기란 참 어렵고, 사는 건 그리 흥미진진하거나 즐겁지 않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기다리던 가을인데 좀 아쉽고 허전하다. 니콘 Z 시리즈와 캐논 R, 그리고 파나소닉의 내년 초반을 목표로 한 풀프레임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 개발 등 이목을 잔뜩 끄는 이슈에도 청개구리 심보는 그 반대쪽의 쓸쓸한 DSLR에 대해 이야기해보라고 한다. 이제 풀프레임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꽃길 서막이 올랐음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 시기에 별 관심을 못 받고 있는 DSLR에 대해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니콘과 캐논에서도 35mm 풀프레임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 제품을 출시하면서 여러 뉴스와 각 제품의 장단점에 대한 리뷰와 정보가 연일 쏟아진다. 사진과 영상, 그리고 이를 촬영하는 장비 등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으로서 지금의 뉴스와 정보들이 신상에 대한 달뜬 마케팅의 결과일지는 몰라도 카메라 자체가 이목을 끌고 흥미로운 제품들이 쏟아져 기쁜 마음이다. 최근의 메이저 카메라 제조사의 이런 변화/행보는 이제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전성기의 서막처럼 보이며 동시에 그간 고급/플래그쉽 카메라의 정점에 있던 DSLR의 몰락이 현실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DSLR 판매량이 최고점 대비 반토막이 나고 다시 반토막이 날 기세이며 여러 곳에서 위기설이 있었다. 그래도 그간 카메라 시장 전반의 침체에도 DSLR 카메라의 위상은 꽤 굳건했었다. 하지만, 최근 일반적인 카메라 소비 시장의 인식 변화는 꽤 뚜렷해서  몇 해 전만 하더라도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입했다고 하면 왜 DSLR을 구입하지 않고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를 샀는지 설명하여야 했지만, 최근에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아니라 DSLR 카메라를 구입한 이유를 궁금해하는 의견을 더 많이 보게 된 것 같다. 몇 해 사이에 렌즈 교환용 카메라 선택에서 우리의 인식과 소비 패턴에 큰 변화가 있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렌즈 교환형 카메라 시장에서 DSLR과 디지털 미러리스의 세대교체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카메라 시장의 중심은 디지털 미러리스 시장으로 급격하게 기울어갈 것이다. 이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의해 어쩔 수 없는 변화의 과정일까? 이에 대해 조금 더 심도 있는 수다를 나누고 싶었다.

 

 

▶ DSLR 카메라의 시대는 저무는가?

 

몇해 전부터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를 전용으로 사용해 왔다. 짧은 플랜지 백 거리를 활용한 교환용 렌즈의 이종 장착(교배?)에 관심이 많았고, 수십 년이 지난 올드 렌즈를 사용하는 취미 생활을 즐겨온 탓에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다양한 활용 방식에 환호했고, 열열한 사용자가 되었던 것 같다. 물론 그 이전에 DSLR 카메라로 즐겼던 취미 생활도 만족스럽긴 했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런 환호와 즐김은 카메라를  다양한 렌즈와 조합하고 촬영하는 즉, 자유도 높은 방종? 의 취미 생활이었기에 가능했지 싶다. 만약, 업(業)으로 카메라를 다루고 사진 그 자체의 질적인 결과물과 사진의 전문 기기로서의 효용만을 중시했다면 선택은 아마도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 생각한다.

 

DSLR이 가지는 장점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고, 왜 아직도 사진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최근에 핫한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가 아니라 DSLR을 고수하는지 이유를 생각해 보자. 기존 스튜디오 등에서 사용하는 조명(순간광) 장치와의 연동에서의 편의성 등을 이야기 하지만, 사실 이 부분에서 디지털 미러리스가 가지는 불리함은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한다.(단순히 니콘, 캐논, 소니 등 각 제조사의 접점 방식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각종 보조 장치들의 호환 등의 문제는 사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 예찬론자이고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만 사용하지만, DSLR 특히 사진 촬영에 있어서 결과물을 질과 직결되는 정확성과 신뢰성에 있어서 DSLR 카메라의 장점을 현시점에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2배 이상 차이나는 카메라 본체의 가격이나 각각의 장착할 수 있는 렌즈군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이점도 있겠지만, SLR 필름 카메라 시대에서부터 장기간 이어진 기술적 고안과 그 시기 동안 갈고닦아진 기술적 안정성 그리고 최근에도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다져진 성능의 탄탄함은 매우 인상적이다. 

 

전업의 사진가에서 중요한 카메라의 기능 중에 정확하고 빠른 AF와 측광의 중요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DSLR의 AF 정확도와 신뢰성 그리고 측광의 정밀함은 (이를 담당하는 전용의 AF 모듈과 측광 센서 모듈을 가지고 있어서)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이는 AF 알고리즘이나 내부 하드웨어 성능으로 인한 연산/처리와도 관련되어 있겠지만, 전용의 센서가 포착하는 정확성에서 아직은 DSLR이 더 나아 보인다. 렌즈를 통과한 빛/상을 미러박스를 통해 각각의 AF 센서(위상차 전용 센서) 모듈과 측광 모듈에 보낼 수 있다.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는 미러박스가 생략된 구조이므로 이미지 센서 상에서 AF를 위한 위상차를 검출하여야 하고, 측광 또한 이루어지며, 동시에 EVF 또는 후면 디스플레이 장치에 상을 전달하여야 한다.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전 과정에서 이미지 센서에 수광된 빛을 양자화하여 디지털 데이터로 만드는 과정이 계속 연속되고 유지된다. 최근의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는 이 모든 과정을 매우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있지만, DSLR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정확한 면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DSLR에서는 각각의 단계(측광과 AF 검출 등)를 별도의 전용의 장치에서 담당하고, 수광된 빛을 양자화하고 디지털 데이터로 만들어 저장하는 과정은 셔터를 누른 후 이루어지고 진다. 이는 전원 관리뿐만 아니라 발열관리 등등 여러 부분에서 장점이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DSLR에 적용된 기술도 꾸준히 발전/보완 되어왔다. 플래그쉽의 최고 사양 카메라를 표방하고, 그 비싼 가격을 생각하면 한편으론 당연하다. 위상차 AF 센서의 측거점은 시기가 지남에 따라 더욱 증가하였고, 전용의 센서라 불리는데 부끄럽지 않도록 저조도에서도 정확한 위상차 감지를 위한 성능이 개선되었다. 그리고 측광 센서 또한 측광만을 위한 고화소/고성능의 RGB 센서를 통해 저 휘도 촬영 조건에서 더 정확하고 향상된 측광 성능을 보여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용의 위상차 방식과 디지털 미러리스에 주로 사용되는 이미지 센서 상면 위상차 AF 방식과 영상 녹화 기능에서 콘트라스트 AF 검출까지 결합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사소하게 보이지만, AF와 측광에서의 정확도와 신뢰도는 DSLR을 더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사진용 카메라라는 굳건한 인식을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적어도 사진 촬영을 위한 최고의 도구로서 DSLR의 위상과 효용은 아직은 건재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풀프레임 디지털 미러리스와 DSLR의 기술적 격차는 아직 역전되지 않았고 여전히 DSLR이 이 부분에서는 비교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상면 위상차 AF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이미지 센서 상면의 픽셀에서 위상차 검출 센서가 없는 이점으로 화질 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장점도 갖는다)

 

 

하지만 이 방식 또한 전용의 장치로 구성되어야 하니 내부의 구조는 복잡해지고 제조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DSLR의 약점이 뚜렷한 점도 있다. 최근의 디지털카메라에 일반 소비자가 바라는 유형은 사진뿐만 아니라 영상 녹화 기능도 중시되는데 영상에서의 기능/성능, 정확성과 신뢰는 상대적으로 허술해서 이에 대한 장점을 내세우기는 곤란한 점도 있다. 녹화되는 화면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한 기능이나 동영상의 AF 방식에서 미러 박스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으며 따라서 미러 업 상태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개선한 DSLR 방식이 있지만, 이 또한 선택적 투과 미러의 영향으로 화질이나 기능에서 더 이롭다고 말하기 어렵다. 

 

DSLT 방식은 DSLR의 기술 개선 방식에서 꽤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DSLT 방식이 분명한 단점 또한 가지고 있고 DSLR보다는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에 가까운 특징(단지 미러 박스는 존재하지만 OVF가 아니라 EVF 뷰파인더 방식을 취하는 등)을 보이지만, DSLR의 특징과 장점을 유지하며 보다 향상된 성능과 기능을 보일 수 있는 점에서는 얼마든지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의 부재가 아닐까.

 

 

 

 

 

 

디지털 시대의 사진과 동영상

 

최근 디지털카메라의 변화와 관련하여 사진과 동영상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디지털 기술과 이를 언제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 장치의 발전은 유튜브 등의 SNS 서비스를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었고 이제 동영상을 즐기는 것에 큰 불편함이 없다. 스틸 이미지가 담당했던 많은 역할을 동영상이 보다 효과적인 방식으로 빠르게 대체하고 있고, 앞으로 이런 흐름은 지속될 것이 뻔하다. 정지 이미지의 시대는 한물간 것처럼도 보인다. 하지만, 이전의 성세에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여전히 정지 이미지의 효용과 장점은 유지될 것이고 계속 사용될 것이다. 정지 이미지와 동영상의 관계를 비유하자면 시와 장문의 글(소설이나 에세이)과 유사하지 싶다. 함축적이고 정제된 문장은 서사나 묘사의 상세함은 부족할지 몰라도 나름의 감동이 있듯이 말이다.

 

현재의 동영상 녹화와 재생 기술은 짧은 시간에 많은 이미지를 순차적으로 구성한 형태인데, 많은 데이터의 가공/처리, 전송, 저장 그리고 디스플레이 장치 등을 재생을 위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고 이는 흔히 화질이라 말하는 측면에서 질적으로 한 장의 정지 이미지와 비교하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연속적인 이미지의 표현으로 정지 이미지와는 또 다른 장점을 가지지만, 보다 세밀하고 상세한 정보에서는 분명한 격차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정지 이미지와 동영상은 기술적 유사성이 있지만, 각자의 장점에 따라 그 용도와 효용이 유지될 것이고 두 가지 기능(사진 촬영과 동영상 녹화) 중에서 어느 한쪽에 중점을 두는 카메라 또한 경쟁력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 곤란하지 싶다.

 

 

▶ DSLR의 미래

 

필요 이상으로 수다가 길어졌는데, 현재 일반적인 소비자의 선택에서 사진과 동영상 모두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제품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더구나 미러박스와 광학식 뷰파인더를 위한 장치, 전용의 측광 모듈과 AF 모듈 등을 제거/생략함으로써 제조 비용의 절감과 제품 자체의 가성비에서의 장점뿐만 아니라 외형적 크기 제한에 보다 자유롭게 카메라 내부의 구조를 설계하는데도 이점이 있다. 하지만, 사진 촬영에 있어 성능에만 집중하려 한다면 아직은 DSLR의 장점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SLR의 이런 고유의 장점을 감안하고서라도  더 발전하고 진일보한 DSLR의 등장/출시 전망에 있어서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카메라 제조사의 수익 창출의 욕망에서 있다. DSLR 교환용으로 만들어진 렌즈는 이미 십수 년의 DSLR 전성기를 지나며 팔릴 만큼 팔려서 이미 포화상태(DSLR과 미러리스를 포함한 카메라와 교환용 렌즈 시장 자체의 판매량이 최근 몇 년 사이 하향세를 보이는 점 등)이므로 카메라 제조사는 더 많은 렌즈를 팔기 위해서 새로운 시스템/방식을 누구보다 기다려 왔고, 기존 DSLR 사용자층의 이탈이나 불만 없이 이를 전환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지 싶다. 이에 있어서는 최근 캐논의 R 마운트 발표나 니콘의 Z 마운트 발표가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외형적인 모습은 소비자가 원하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개발과 제품 출시로 보이지만, 기존의 DSLR 사용자들의 불만 없이 원만하게 디지털 미러리스 시장으로 물 흐르듯 유연하게 넘어가는 시기를 노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초기의 알파 마운트에서 E 마운트로 전환했던 소니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많은 기존 사용자를 가진 캐논과 니콘의 입장에서는 스스로가 앞장서서 변화된 마운트를 발표하고 제품을 제조하는 것은 아무래도 기존 열혈? 고객 층의 이탈이나 불만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지 싶다. 이런 시기적 측면에서 최근의 니콘 Z 마운트와 캐논 R 마운트의 발표는 매우 치밀하게 계산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DSLR의 선택은 이전의 전문 사진가와 일반 소비자를 아우르는 폭넓은 수요를 가졌던 것과 비교하여 앞으로는 전문 사진가가 사용하는 고가의 '사진 전용' 장비로 그 위상이 변화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는 사진 전문가용 카메라라는 측면에서는 매력적 일지 모르겠지만, 떠밀리는 느낌이 더 강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몇 해가 지나면 상대적인 무관심과 홀대로 기능/성능면에서의 장점도 서서히 퇴색하지 싶다.

 

카메라 제조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카메라 시스템 (마운트 등등)과 이를 통해  창출되는 카메라와 렌즈군의 새로운 수요/소비는 -DSLR 전성기만큼의 인기나 수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해도 그에 준해서- 충분히 매력적인 것일 게다. 따라서 카메라 제조사의 관심과 역량은 새로운 마운트 시스템 카메라에 맞춰 집중될 것이고 상대적으로 DSLR 카메라는 소비자의 변화된 취향/요구와 소비/수요의 변화라는 핑계로 상대적 홀대로 기술적 정체로 이어지고 서서히 그리고 의도적으로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처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는 어느 방식이 더 낫다거나 기술적인 적합의 문제와 상관없이 즉, DSLR이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구시대의 기술이라 하기보다는 제조사의 전략적인 선택의 결과일 테니 DSLR 사용자 입장에서 본다면 아쉬운 변화와 전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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