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거의 잘 언급되지 않는, 그래서 용어도 생소한 '초점 호흡/포커스 브리딩(focus breathing)'에 대해 수다의 주제로 삼아보자. 사실 스틸 이미지에서는 그리 문제 되지 않았고(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루자) '초점 호흡이라는 현상이 있다' 정도로만 언급하는 것으로 충분했지만, 동영상 촬영이나 시네마 관련 전문 촬영에서는 광학계/렌즈의 초점 호흡의 영향이 초점(포커스) 이동에 있어 시각적으로 유의미하게 드러나게 되므로 종종 언급되며, 최근 SNS 활동으로 일반의 영상 촬영에 관심이 커졌으니 이번 기회에 한번 다루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초점 호흡/포커스 브리딩'의 양태
'초점 호흡'(focus breathing)은 포커싱에 따라 원경에 초점을 맞출 때와 근경에 초점을 맞출 때 즉, 포커스 이동, Rack focus에서 화각(엄밀하게는 포커싱에 따른 배율의 변화와 그 결과로 인한 시야 범위의 미세한 변경)이 영향을 받는 것을 지칭한다. 즉, 원경에서 근경으로 초점을 조정하면 전체 화상은 미세하게나마 확대(zoom in)되고 그 반대로 근경에서 원경으로 초점을 조정하면 전체 구도는 축소되어 줌 아웃(zoom out)과 유사한 시각적 변화를 보인다. 사진/영상을 촬영 시 초점/포커스 이동이 이루어지면 뷰 파인더나 라이브 뷰를 통해 화상의 시야 범위가 미세하게 확장되거나 축소하는 등이 변화를 인지할 수 있다. 포커스 브리딩/초점 호흡의 용어는 외국어를 그대로 또는 우리말로 직역한 탓에 조금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왜 이런 이름으로 불려지는지 쉽게 유추할 수 있으므로 구구절절한 설명은 생략하자.
아래의 두 이미지를 비교/참고하자. 삼각대에 고정한 채 근경에 초점을 맞춰 촬영한 것과 원경(무한대)에 초점을 맞춰 촬영한 샘플 이미지에서 화각(실제적인 광학계의 초점 거리)이 일부 변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겨울 황사와 미세먼지로 하늘이 희뿌옇다)
초점 호흡은 단렌즈나 줌 렌즈 구분하지 않고 초점(포커스) 이동이 일어나는 광학계/렌즈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발생한다. 단, 심도가 매우 깊어서 초점/포커스 이동이 필요하지 않은 고정 초점 렌즈(fixed focus lens)에서는 포커스 조작이 없고 따라서 초점 호흡 또한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고정 초점 렌즈/fixed focus lens와 고정 초점거리 렌즈/fixed focal length lens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단/單 렌즈라고 부르는 렌즈는 fixed focal length 또는 prime lens이고, 이와 달리 '고정 초점 렌즈'는 무 초점 렌즈 등으로도 불린다)
초점 호흡은 초점을 맞춰 상을 선명하게 하는 대부분의 광학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이를 사진 촬영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는 이유는 피사체와의 촬영자 사이의 거리 조정 등으로 비교적 쉽게 상쇄/만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동영상/시네/비디오 녹화 등에서는 이를 주목해야 한다는 걸까. 고가의 시네마용 렌즈 등에서 초점 호흡 최소화하려는 노력의 이유는 뭘까.
먼저, 정지된 하나의 이미지로 구성된 사진과 달리 영상은 연속적인 이미지의 합으로 만들어지고, 이 때 시각적으로 포커스 브리딩에 의한 변화가 눈에 드러난다. 초점 이동은 촬영자 혹은 감독의 의도에 따라 관객의 시선이나 주목을 집중시키거나 유도할 수 있는 유용한 표현 방법 중의 하나이고, 영상에서의 주요한 촬영 기법 중의 하나인데, 초점 이동 시에 프레임의 변화 즉, 미세하지만 줌 인과 줌 아웃 효과가 수반되는 것은 의도하지 않은 부분일 수 있고, 이는 초점 이동으로 만든 집중과 주목을 산만하게 하는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즉, 초점 이동 촬영 기법을 활용할 때 함께 수반되는 초점 호흡은 "소개팅에 따라 나와 사사건건 참견하는 입심 좋은 상대방 친구"처럼 썩 달갑지 않다. 필름에서는 이는 후반 작업에서 수정하기 어려웠고, 최근 디지털 기술에 의해 초점 호흡으로 인한 미세한 프레임의 변화는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의 후반 편집 과정에서 일정 조정 가능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 또한 작업량이 늘어나고 번거로움을 증가시킬 것이다.
근거리 피사체에 초점이 맞을 때와 원거리 피사체에 초점이 맞을 때 쉽게 드러나는 초점 호흡의 양태를 좀 더 시각적으로 확인하기 용이하게 Gif로 만들었다. (매달 결제만하고 잘 사용하지 않는 포토샵을 이런 때라도 활용하니 기쁘다)
▶ 초점 호흡의 발생 원인
포커싱을 위한 광학계의 이동으로 초점 거리(배율)에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원경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광학계(포커스 요소군이 전체 구성요소 군과 분리되어 설계되지 않은 광학계/렌즈의 경우)가 촬상면에서 좀 더 멀어져야 가까워야하고 근경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광학계와 촬상면의 위치는 더 가까워 멀어져야 한다. 이는 렌즈의 광학계 중심이 제2 주점과 촬상면의 거리가 포커싱에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며 다르게 표현하면 포커싱에 따라 광학계/렌즈의 초점거리가 연동하여 변화되는 효과를 보이게 된다. 보다 자세한 포커싱 원리는 이전 수다의 링크를 확인하자.
일반적으로 35mm 필름 규격 기준으로 50mm 초점 거리의 렌즈는 무한대에서는 50mm 초점 거리에 해당하고 최근접 촬영 시에는 55~60mm 내외의 초점거리를 보이며, 그 변화의 폭은 무한대에서 최단 촬영 거리까지의 포커스 가능 범위가 렌즈마다 다르고 광학계의 구성이나 렌즈 고유의 특성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 싶다. 일반적인 단렌즈에서 렌즈의 최근접 촬영 거리와 무한대의 초점거리 변화를 쉽게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은 (광학계 전체 요소가 이동하여 초점을 맞추는 렌즈 유형) 무한대에서 최단 거리로 변화할 때 경통의 돌출 길이를 계산하면 쉽다. 즉, 50mm 초점 거리의 단렌즈의 경우, 무한대에서 최단 촬영 거리로 포커싱 이동 시에 경통 돌출이 10mm 일어난다면, 무한대에서의 초점거리는 50mm, 최단 촬영 거리에서의 초점거리는 60mm가 될 것이다.(포커스 브리딩 억제를 위해 설계된 렌즈의 경우에는 이런 계산은 큰 의미가 없다)
초점 호흡에 의해 포커싱에 따라 광학계/렌즈의 초점거리가 가변적인 것이라면, 카메라 렌즈에 표시된 초점거리 표시는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 것일까?
앞 설명에서 살짝 나왔듯이 '무한대에 초점이 맞을 때'의 광학계의 제2주점과 촬상면까지의 거리가 그 렌즈의 초점거리가 된다.
초점 호흡/포커스 브리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광학 설계(포커싱에 따라 초점거리가 변동하여 발생하므로 포커싱 조작에도 광학계의 초점거리 변화를 억제하는 설계/디자인을 통해 초점 호흡의 발생 정도를 억제/완하 할 수 있다)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자면, 초점거리(또는 배율)를 결정하는 광학 요소군과 포커스에 관여하는 광학 요소군을 각각 독립적으로 설계하는 방식이 있다. 이에 대한 보충적인 내용은 '파포컬(parfocal) 줌 렌즈'의 광학적 특성과 관련해서 다루면 이해하기 좋을 듯해서 별도의 포스팅에서 다루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는 것도 조금 도움이 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