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거리로 최근에 발매된 카메라나 렌즈 제품에 대해서 리뷰 형태는 거의 다루지 않으려 하는데, 이유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리뷰가 될 정도로 분석적이지 못하고, 쓰는 것만 계속 쓰는 좁은 사용 습관, 감성 운운하며 감상적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태반인지라 스스로도 리뷰어의 자질이 없고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현재 사용하는 카메라만 해도 후지의 X-pro1, X-t1, 소니 a6000, a72 등이 있고 최신의 렌즈도 몇 있지만 변변한 사용기 한번 작성해 보지 못했다. 감성 가득한 올드 렌즈와는 사뭇 다른 느낌과 신기능에 익숙해지는데 느려 터진 적응력이 걸림돌이 되어 장단점이나 효용을 판단하는데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그동안 APS-C 미러리스에 올드 렌즈를 물려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많이 다루었으니 35mm(135 film) 풀프레임 미러리스와 수동 렌즈에 대해서도 한번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내용도 제품에 대한 리뷰나 정보 전달이라기보다는 소소한 감상에 그칠 듯하다.
사실,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장만하게 된 계기는 사진 촬영의 목적이 아니라 영상 촬영과 영상에서 Raw 포맷 사용의 현실적 어려움을 대신할 목적의 Log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고있는 바가 일천하여 그동안 수다의 주제로 다루지는 못했지만, vDSLR(정확하게는 DSLR이 아니라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로 촬영하는 영상과 영상 후반 작업에 대한 관심으로 VDSLR 영상 관련한 카메라와 스테디 촬영을 위한 편의 장비(Rig와 스테빌라이저, follow focus 등)를 장만하고, 그리고 프리미어 프로나 다빈치 리졸브 등을 배우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일정 부분에 사진과 영상은 촬영과 후반 작업의 공통점이 많아서 함께 즐기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영상의 촬영에 있어서 필수 요소나 조명 등 빛의 활용이나 컬러 커렉션과 그레이딩의 후반 작업은 글로 대신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으니 기회가 된다면 유튜브 등의 영상으로 준비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다. 시대가 이제 Blog에서 Vlog 시대로 바뀌어가니 스스로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지 싶다.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현재 출시한 곳은 Sony a7 시리즈와 a9 밖에 없으니 아래에서는 별도로 제품명을 밝히지 않아도 무엇인지 짐작하리라 생각한다. 이전에도 한번 언급한 바 있지만, 카메라를 사용할 때는 기계적 성능보다는 카메라 조작과 촬영에서의 특유의 감성과 기계식의 직관적인 조작을 좋아해서 소니스러운 '전형적인 디지털 전자기기' 느낌의 카메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영상 촬영용으로는 카메라라기 보다는 캠코더의 느낌이 전이되어서인지 그리 거부감이 없었다.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로 본연의 사진 촬영 성능에서도 발군의 성능을 보여준다. 그동안 익숙했던 카메라의 조작부와 달라 좀 아쉽고 메뉴 항목 등에서의 복잡함은 원하는 해당 기능을 찾느라 머뭇거리게도 하지만, 이런 복잡함을 야기할 만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나 세부적인 조정이 가능성이 많아보인다. 이 또한 자주 사용하면 익숙해지는 문제이니 그리 문제 될 것 없다. 최신의 미러리스 카메라의 성능에 대해서는 웹에 자세한 리뷰가 많고 개인적으로 크게 지적하고 싶은 부분도 없다.
개인적으로 간단한 스냅 사진 촬영을 위한 올드 렌즈는 작고 휴대하기 편한 RF 카메라의 교환용 렌즈를 선호해서 Canon Serenar 35mm f/2.8 LTM 렌즈를 자주 물려 다닌다. (물론 영상 촬영 시에는 RF 카메라 렌즈보다는 SLR용 수동 렌즈가 그보다는 최근의 영상용 수동 렌즈가 조작하기 편하고 요긴하다)
하지만, 35mm 포맷 풀 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에 올드 렌즈를 물리면 APS-C 이미지 센서의 카메라에서는 잘 체감 못하던 최대 개방 근처에서의 주변부 광량 저하는 조금 눈에 띈다. 후반(보정) 작업에서 주 피사체의 집중도를 위해 비네팅을 선택하듯이 렌즈 나름의 특징이나 개성으로 생각해도 크게 문제는 없지 싶다. 그리고 플레어의 발생은 최신 렌즈에 비해 올드 렌즈에서는 확연히 높다. 고성능의 (멀티) 코팅과 내부 난반사를 최대한 억제하여 플레어 회피를 위한 광학 설계 기술력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겠다. 위 이미지에서 처럼 역광에서 만들어지는 둥글고 큰 그리고 명확한 플레어는 대단히 매력 있지만, 원하지 않는 순간에 플레어와 글로우 현상은 그리 달갑지 않다. 이 또한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격언처럼 멋진 플레어 만들기에 도전해 보고 글로우로 만들어지는 할레이션 효과의 나른함을 즐겨보자.
한 가지 위안이라면 35mm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에서 플레어와 고스트는 APS-C 이미지 센서의 카메라에서 보다 좀 더 크고 아름다워 보인다.
몇 번이고 수다의 주제로 다룬 내용이지만, 올드 렌즈라 하여도 단렌즈의 해상력 등 광학적 성능은 꽤 준수하다.(흑백 사진용 카메라 렌즈나 또는 일부 렌즈에서 균형적인 색 재현의 문제, 최대 개방에서의 해상력 문제도 종종 있지만) 35mm 풀 프레임 기준 40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소 이미지 센서가 사용된 카메라를 사용해 보지 않아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조리개를 조금 조여준다면 이런 고화소 카메라에서도 대부분의 수동 단렌즈는 해상력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샘플 이미지는 Raw로 촬영되었고 기본 보정-계조 확보를 위한 크리핑- 정도만 이루어졌으며 샤픈 등의 보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소니의 수동 렌즈 포커싱을 위한 편의 기능 중 하나인 초점면 확대 기능은 확대 배율이 꽤 높고, 뷰파인더가 선명해서 수동 포커싱에 꽤 도움이 되었다.
5~6월 무렵에 피었던 능소화가 아직도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2달 남짓 꽃을 계속 피우는 꽤 열정적인 식물인가 보다.
35mm 풀프레임 카메라와 수동 렌즈 이종 장착(교배)의 장점은 무엇보다 렌즈 본연의 화각을 사용한다는 점 아닐까 싶다. 별도의 포컬 리듀서를 장착하는 번거로움 없이 간단한 어댑터만으로 연결해서 35mm 포맷의 올드 렌즈를 제 화각으로 사용하니 뭔가 홀가분하다. 그리고 잘 알고 있다시피 이미지 센서의 물리적 크기가 가져다주는 장점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
사진에 다시 흥미를 불어넣는 방법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항상 쓰던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메라나 렌즈를 사용하는 것만큼 흥미를 동하게 하는 것은 없어 보인다. 비록 목적은 영상 촬영을 위한 서브용이었지만, 제대로된 영상을 찍기 위해서는 적절한 기획과 계획이 필요한지라 직관적인 사진 촬영이 한결 자유롭다. 보관함에 잠들어 있던 수동 렌즈를 다시 하나씩 꺼내어 물리고 사진과 영상 촬영을 위해 주말 나들이 계획이라도 세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