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귀를 기울이면/쥐구멍에 든 볕

경인 아라뱃길 그리고 정서진


정서진을 찾았다. 아라뱃길과 서해안이 맞닫는 지점이자, 아라인천여객터미널이 위치하고 있다. 살고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등잔 밑이 어둡듯 그간 쉽게 발길이 나서지 않았다. 아라뱃길(경인운하)이 한참 토목공사 중이던, 몇해 전 정서진에서 락앤롤 페스티벌이 열려, 한 여름 우중충한 회색 하늘아래 이 곳을 찾은 적이 있었다. 더운 날씨와 도중에 쏟아진 비 탓에 습하고 무더웠지만, 페스티벌은 일상을 벗어나 뭔가 해방구 같은 구실을 했던 듯하다. 그래봤자 며칠 후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갔지만 가벼운 일탈도 나름의 효과를 가지는 법이다. 그리고 그 후,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에 한번 찾아봐야지 하던 차에, 선홍빛 석양을 기대할 수는 없는 시간이지만, 평일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정오 무렵에 찾을 기회가 왔다.




한동안 둘러보고 느낀 점은 여기는 무엇을 위해 만들어진 곳인지 의아하다. 여객터미널인지 공원인지, 물류 허브인지 알 수 없어 고개가 갸웃거린다.


평일의 여객터밀널 안은 한적하다. 아니, 적막하다. 오가는 뱃편이 있기나 한 것인지, 편의점 하나만 가게 문을 열었다. 이들의 생계까지 걱정하는 오지랖 넓은 나를 보게된다. 여기를 찾는 사람이 없다보니 여유롭게 차를 주차할 수 있다. 주차장엔 제법 차들이 보이지만, 주차비가 없어 그런 듯이도 보인다. 사람들로 붐비는 혼잡을 싫어하지만, 간간이 지나치는 이들이 보이는 이곳에선 사람들이 그립기 조차 하다. 정오의 정서진, 풍력 발전기 블레이드(blade)를 스치는 바람소리가 울린다.




경인 아라뱃길

뱃길수로, 인천터미널, 김포터미널, 자동차도로, 자전거도로 등에 총 사업비 2조 2458억 원이 투입된 국내 최초의 내륙 운하다. 경인아라뱃길에는 인천터미널(244만 ㎡ㆍ12선석)과 김포터미널(187만 ㎡ㆍ10선석)이 설치되어 부산과 포항 등 국내도시뿐 아니라 중국 칭다오, 베트남, 몽골, 러시아 등의 해외 10개 도시를 왕복하는 선박 18척이 운항한다.

한편 2010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한강 르네상스의 일환으로 김포와 여의도(용산) 사이 한강에 15km 뱃길, 서해뱃길을 만들어 중앙정부(국토해양부ㆍ수자원공사)가 공사한 내륙 운하인 경인아라뱃길(인천항~김포)과 연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2013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2012년 5월 서울시는 서해뱃길 사업 백지화를 확정하고 여의도에 건설 예정이었던 서울항의 무역항 지정도 취소하기로 결정하였다.

출) 네이버 지식백과 경인아라뱃길(시사상식사전, 박문각)


경인운하라고 부르다가 2009년 5월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하였다. 이 뱃길은 고려와 조선 시대에도 추진되었으나 기술 부족으로 성사되지 않았는데, 오늘날 인천광역시의 굴포천은 당시에 조성된 도랑으로 알려져 있다. 1987년 7월 굴포천 유역에 대홍수가 발생하여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이듬해 대통령 선거에서 경인운하 건설이 공약으로 제시되었다. 1991년 굴포천 치수사업 계획이 수립되어 이듬해 15㎞에 이르는 굴포천 방수로 사업이 착공되었다. 1995년 방수로 사업이 경인운하 건설로 변경되어 민자유치 대상사업으로 선정되었고, 1999년 현대건설 등 8개 민간기업과 정부가 출자하여 (주)경인운하를 시공사로 설립하였다.

그러나 환경오염과 경제적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되었다. 2003년 경제성 평가가 과장되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 등에 따라 운하건설 사업을 재검토하기로 결정된 데 이어 2004년 7월 공식 중단되었다. 이에 다시 네덜란드의 운하 전문업체인 DHV사에 사업 타당성 검토를 의뢰하여 2006년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과를 얻었고, 2008년 보완된 사업계획을 토대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재검증하여 사업 타당성이 있다는 최종 결론이 내려져 같은 해 12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사업 추진을 확정하였다.   인천시천동 인천시천동 개화동 신행주대교 한강

사업 진행은 민간투자사업에서 공기업이 직접 시행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어 한국수자원공사 경인아라뱃길건설단이 주관하였다. 2009년 1월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3월부터 방수로와 김포터미널을 연결하는 수로가 건설되었고, 6월 교량과 갑문 등 주요 공정이 착공되었다. 2012년 5월 25일 개통되었다.

주() 운수로는 당시 조성되었던 굴포천 방수로 14.2㎞를 활용하고 한강쪽으로 3.8㎞를 추가하여, 인천광역시 서구 시천동에서 서울특별시 강서구 개화동까지 총 18㎞이다. 주운수로의 양단에 면적 280만㎡의 인천터미널과 200만㎡의 김포터미널이 조성되었고, 터미널 안에는 각각 면적 108만㎡와 6000㎡의 배후단지가 조성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경인 아라뱃길 [京仁-] (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경인아라뱃길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2조 2천여원을 쏟아부었으나, 결과적으로 효용없는 이 뱃길(운하)은 볼 때마다 토건/건설족들을 위한 돈잔치, 그리고 전임 서울시장의 치적에 대한 과욕이 남긴 결과물로 느껴진다. 3월 초, 겨울을 지나 생동감을 되찾는 분주한 봄의 전령 따위는 찾아 볼 수 없다. 나른하다 못해 적막하다.




이 곳을 찾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개개인의 감상이니 이에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나에게 이 곳은 돈의 비릿함과 허무한 욕망의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잊혀진 옛 권력자의 화려한 동상 같다.


Industar 61 2.8/53mm



아라인천여객터미널 건물의 비상하는 듯 하늘로 치민 처마의 형상 조차 덧없어 보인다.



"); wcs_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