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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Vintage Lenses & digital Camera

<빈티지 렌즈와 디지털카메라의 이종결합 X III> 수동 초점 맞추기 3 - 초점 심도와 허용 한계 착란원 / Depth of focus & circle of confusion

 

 

수동 초점 맞추기는 여러모로 어렵다. 촬영 시에는 초점이 맞아 보였는데 촬영 후 결과물을 확대해 보면 초점이 안 맞는 경우가 꽤 많다. 이런 불만과 불편은 특히 디지털카메라에 수동 렌즈를 이종 장착할 때 자주 발생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초점이 어긋나는 원인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수동 초점 포커싱 일반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앞서 작성된 두 개의 포스팅이 있으므로 이를 참조하는 것이 이해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초점 심도와 피사계 심도 그리고 허용 한계 착란원 관계

 

조리개를 조이면 심도가 깊어지고 조리개를 개방하면 심도가 얕아진다는 것을 경험과 이론으로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론적인 부분도 그리 어렵지 않으니 한번 다뤄보자. 생소한 용어에 긴장할 필요는 없다. 용어만 어려울 뿐 그 의미는 그리 어렵지 않다.

 

초점 심도와 조리개를 조이면 심도가 깊어지는 광학적 원리에 대해 간략히 그림으로 알아보자. 피사계 심도(Depth of field)와 초점 심도(Depth of focus)의 관계가 잘 정리되어 있다. 피사계 심도에서 초점이 맞는 영역은 촬상면의 초점 심도와 연동된다. (초점이 맞는 영역을 피사체 쪽에서 정의할 때는 피사계 심도가 되고, 상을 맺는 면(결상면)에서 정의하면 초점 심도가 된다)  이때 초점이 맞는다고 정의하는 범위를 결정하는 것을 '한계 착란원' 또는 '허용 한계 착란원'(Circle of confusion)이며 아래 그림에서는 분산 직경(dispersion diameter)이라고 칭하고 있다.

 

엄밀하게는 초점과 상은 구분되어야 하지만,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고, 그 의미 파악에 큰 혼란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므로 혼용하였다.

 

 

 

 

 

조리개를 조이게 되면, 피사계 심도와 초점 심도가 깊어지게 되는 원리는 아래 그림과 같다. 조리개를 조이면 입사하는 광선은 근축 부분을 통과한 광선으로 제한되고 허용 한계 착란원 내에 속하는 영역인 초점 심도가 확대된다. 그리고 초점 심도가 깊어지면(증가하면) 피사계 심도 또한 깊어진다(증가한다).

 

 

<이미지 출처> 구글링 - 이해하기 쉬운 이미지를 구글링으로 구하려다 보니 언어의 일관성이 부족하다.

 

심도를 결정하는 요인에 대하여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2018/01/25 - [사진과 카메라 이야기/사진과 카메라에 얽힌 잉여로운 감상] - 광학계의 초점 거리와 조리개 그리고 심도(배경 흐림)의 관계 Part.2 / Relationship between lens focal length, F-number and DOF (blur image background) II

 

광학계의 초점 거리와 조리개 그리고 심도(배경 흐림)의 관계 Part.2 / Relationship between lens focal length, F-number and DOF (blur image background) II

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광학계의 초점 거리와 조리개 개구(입사동의 크기)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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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 한계 착란원의 정의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일반적으로 '초점이 맞는다'라고 정의하는 것은 때때로 상대적이거나 주관적인 개념이다. 즉, 시력이나 관찰 조건, 확대 정도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데, 예를 들면 작은 이미지 크기에서는 초점이 맞아 보이지만, 이미지를 확대해서 보면 상이 흐려지고 초점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 또는 시력이 나쁜 사람과 시력이 좋은 사람이 다르게 판단하는 상황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광학적으로 표현하면 허용 한계 착란원을 어느 크기까지 인정하는가에 따라 초점이 맞는지 안 맞았는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달라진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상황에 따라 '초점이 맞는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주관적인 내용이 될 수밖에 없는 데, 이를 객관적으로 정의 내리는 기준은 없는 것일까? 사람의 일반적인 시력을 기준으로 한 분해능 즉, 식별/분별할 수 있는, 그리고 일정 확대된 이미지 크기와 떨어져서 보는 적정 거리 등을 고려한 '허용 한계 착란원'의 기준은 35mm 필름 규격에서 0.029mm로 정의하고 있다. (이 기준이 도출되는 방식은 일반적인 시력의 조건에서 일정 크기로 인화된 크기의 이미지를 일정 거리에서 확인할 때의 분해능(해상력) 등의 세부적인 조건이 있지만, 글의 요지와 크게 관련이 없으므로 결과만 기술하였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35mm 필름 규격에서 일반적으로 규정한 0,029mm의 허용 한계 착란원은 필름 카메라, 특히 존 포커싱을 설정하며 나온 정의이다. 이 정도의 허용 한계 착락원 범위 이내이면 초점이 맞는다라고 하자는 것인데, 필름과 달리 디지털에서는 더 고해상력이 가능하고 그리고 이미지 확대가 간편하며 이미지 일부를 크롭 해서 쓰는 일이 많은 디지털 이미지에서도 이 기준은 타당하고 실효성을 가지는 것일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은 잠시 뒤로 미루고 현재 AF에서의 초점이 맞았다고 인정하는 범위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카메라 제조사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필름 카메라'에서의 포커싱 시스템에서 허용 한계 착란원의 기준은 소형 필름(35mm) 포맷으로 약 0.029mm 이하로 제한된다. 이는 촬상소자(필름이나 이미지 센서)의 크기에서 따라 다를 수 있으며, 각 카메라의 포커싱 정밀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절대적인 기준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허용 착란원이 작을수록 더욱 선명한(고 해상력)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AF 속도와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제조사들은 적정한 선에서 이를 설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래 표에서도 알 수 있지만, 대부분의 제조사에서 AF 시 초점이 맞다고 정의하는 허용 한계 착란원은 더 낮은 감을 가진다. 따러서 AF 카메라로 검출하는 포커싱의 정확도가 일반적인 사람의 눈에 의해 결정되는 포커싱 정확도보다 더 정밀하다고 할 수 있다. AF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 자명해 보인다. 그리고 고해상력의 고성능 카메라일수록 AF 정확도에 대한 요구는 커지므로 허용 한계 착란원은 더 작아질 수밖에 없다.

 

아래 허용 한계 착란원에 대한 자료는 촬상소자의 규격에 따른 자료이다. 이미지 센서가 작을수록 허용 착란원 또한 작아야 큰 이미지 센서의 카메라와 비슷한 수준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즉, 각각 이미지 센서 크기가 다르지만 동일한 크기로 프린트(인화) 했을 때의 해상력과 분해능/선예도가 거의 동등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하여 차이가 발생한다.

Circle of confusion diameter limit based on d/1500

Image Format Frame size[3] CoC
Small Format
Nikon 1 series 8.8 mm × 13.2 mm 0.011 mm
Four Thirds System 13.5 mm × 18 mm 0.015 mm
APS-C[4] 15.0 mm × 22.5 mm 0.018 mm
APS-C Canon 14.8 mm × 22.2 mm 0.018 mm
APS-C Nikon/Pentax/Sony 15.7 mm × 23.6 mm 0.019 mm
APS-H Canon 19.0 mm × 28.7 mm 0.023 mm
35 mm 24 mm × 36 mm 0.029 mm
Medium Format
645 (6×4.5) 56 mm × 42 mm 0.047 mm
6×6 56 mm × 56 mm 0.053 mm
6×7 56 mm × 69 mm 0.059 mm
6×9 56 mm × 84 mm 0.067 mm
6×12 56 mm × 112 mm 0.083 mm
6×17 56 mm × 168 mm 0.12 mm
Large Format
4×5 102 mm × 127 mm 0.11 mm
5×7 127 mm × 178 mm 0.15 mm
8×10 203 mm × 254 mm 0.22 mm

 

 

<출처> Wikipidea.   Circle of confusion      https://en.wikipedia.org/wiki/Circle_of_confusion

 

 

▶ 수동 렌즈의 정확한 포커싱을 위한 조작

 

일반적으로 피사계 심도 범위 이내의 피사체는 초점이 맞았다고 말해왔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피사계 심도에 속하는 영역 내에서도 정확하게 초점이 맞는 지점과의 거리의 차이에 따라 초점의 정확한 정도가 다르다. 정확한 초점의 한 점(면)에서 멀어질수록 착란원은 점차 커지고 그 피사체의 상은 점점 흐려진다. 하지만 초점 심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즉, 허용 한계 착란원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모두 초점이 맞았다고 일반적으로 말해왔지만, 촬영 결과물 확대가 자유로운 디지털 이미지에서는 초점이 맞는 범위로서의 존 포커싱 시스템은 그 효용과 의미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필름 카메라에서는 상업용 또는 대형 출력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반적인 작은 이미지 크기로 인화하여 보관하므로 허용 한계 착란원 내의 이미지는 매우 선명하고 초점이 맞는 이미지로 생각했다. 그리고 수동 포커싱의 정확도에 대하여 관대하게 평가하는 것도 사실이다. 정확한 포커싱에 한계가 있는 목측식 카메라도 다수 존재하였다. 하지만, 흐른 시간 만큼이나 기준도 달라졌다. 디지털카메라에서의 일명 칼핀-정확한 초점에 대한 일반의 평가와 바람은 너무 엄격한 듯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고 해상력의 시대라 도래한 것과 촬영 결과물의 확대가 자유롭고 일부를 잘라서 사용하는 등의 활용이 많아진 것도 원인일 것이다. 그리고 최근 AF 카메라의 포커싱 능력은 속도뿐만 아니라 정확성도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수동 포커싱의 시대와는 정확한 포커싱에 대한 기대치와 정확도에 대한 기준의 눈높이(기대치) 자체가 달라진 것이 가장 주요한 이유라 생각한다. 따라서 필름 카메라 시대의 '허용 한계 착란원 기준'은 초점이 맞는다는 필름 시대의 일반적인 기준이라는 의미 이외에는 더 이상 효용이 퇴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지만,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이를 정의하거나 설명하는 용어나 개념의 정립이 이를 따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는 것도 한편으론 버겁고 혼란스럽다.

 

피사계 심도를 이용하여 수동 렌즈의 포커싱(존 포커싱을 포함) 결과는 때때로 정확한 초점면과 일치하여 매우 선명한 사진의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허용 한계 착란원과 초점 심도 범위 내에서 시력에 의지하여 촬영되므로 오차가 있고, 작은 이미지 크기에서는 초점이 맞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확대하게 되면 초점이 맞지 않아 보이고, 이는 다른 방향으로 불똥이 튀어 수동 렌즈의 해상력이 떨어진다고 오해하는 이유가 되곤한다. 시대적 요구가 이러하니 더욱 선명하고 해상도가 높은 결과물을 얻기 위한 포커싱 방법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크게 확대할 필요가 없는 일반적인 해상도의 작은 사진이라면 기존의 전통적인 수동 포커싱 방법으로도 무난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최신 카메라의 고해상력에 걸 맞는 AF 포커싱의 정밀도에 근접하는 사진을 얻고자 한다면 수고스럽더라도 더 정밀한 수동 초점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심도를 최대한 얕게 하여(조리개 최대 개방)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피사체에 초점을 정확하게 맞춰야 한다. 피킹 기능이든 확대 기능이든 수동 포커싱에 도움이 되는 기능도 숙지하고 모두 동원하자. 일차적으로 얕은 심도를 활용하여 주 피사체를 초점면에 최대한 일치시킨 이후, 조리개를 원하는 정도로 조여서 촬영하자. 이런 번거로운 방식으로 원하는 심도와 정확한 포커싱을 통한 해상력과 선예도를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다. 방법은 번거롭고, 여러 번 손이 가지만 매우 단순하고 효과도 뛰어나다. 하지만 좋은 시력에 의지하여야 하고, 귀찮고, 몇 번 조작하여야 하며 순발력이 필요한 촬영 상황에 대응할 수 없는 점은 단점이다. 

 

손에 들고 촬영하는 경우에는 초점을 맞추고 난 이후에 카메라의 작은 이동/흔들림에도 초점의 정확도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우려를 제거하고자 한다면 삼각대 등으로 카메라를 고정하여야 한다. 이런 수고스러움에도 피사체의 움직임에 의해 초점의 정확도는 또 달라질 수 있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거나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려운 피사체까지 수동 초점을 고집할 필요도 없고 효용도 없다. 존 포커싱의 관대한 초점 영역이라는 범주 내에서 손 떨림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흔들림을 용인할 마음가짐과 어느 정도의 현장감이나 동적이 느낌, 생동감을 담는다는 정도에 만족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수동 포커싱이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인정하여야 하고 수동 포커싱의 장점과 명확한 한계를 인지하여야 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 수동 초점으로 가능한 선명한 이미지 수준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그래야 큰 실망도 없고, 중요한 순간을 수동 포커싱의 한계로 날려 먹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촬영된 이미지의 용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앨범의 작은 크기로 출력하거나 웹에 올리는 이미지 파일 정도의 수준을 원하는 수준이면 광각이나 표준 렌즈에서 존 포커싱을 활용하여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대형 인쇄물이나 일부를 크롭 해서 사용하거나 고화소 이미지 파일로 활용할 생각이라면, 수동 포커싱보다는 기계의 힘을 빌려 AF를 사용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일반적으로 AF 카메라에서도 초점이 흐린 사진이 매우 자주 발생한다. 기계적 결함인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적절하지 못한 이용과 우연의 요소가 결합하는 경우가 많다. 발생하는 주요한 이유를 가능성 높으 순서로 나열해 보면, 의도하지 않은 곳에 초점이 맞는 경우와 손떨림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고, 그 이외 피사체가 움직였거나, AF 특성, 조작 실수 등의 순이며, 렌즈 성능에 의한 경우는 매우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수동 포커싱에서 초점 흐림 또한 유사한 이유에서도 발생하겠지만, 시력에 의존하는 포커싱이라 포커싱 조작 실수가 꽤 많으리라 생각한다.

 

포커싱의 문제는 수동 렌즈를 고화소의 디지털 카메라에 이용하면 일정 고려하여야 할 대표적인 단점이다. 즉, 정확한 포커싱을 위해서는 보다 손이 많이 가고 일정 수준의 숙달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형 인쇄물로 출력하거나 높은 해상도를 요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정확한 포커싱보다는 감각적이고 빠른 포커싱의 방법인 피사계 심도를 활용한 존 포커싱 등을 활용할 수 있다. 각자 선택의 문제이고 취향을 많이 타는 문제이지만, 포커싱의 속도와 포커싱 정확도의 문제는 수동 렌즈의 숙명과도 같은 단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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