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렌즈 기본 액세서리 중의 하나로 UV(또는 MCUV) 필터는 애용되고 있다. 근데 이 필터의 효과나 효용은 무엇일까? 대체로 렌즈 구면의 오염이나 스크래치 등의 방지 등 보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질적인 효과와 그 외 다른 효용은 없는지 수다를 떨어보자.
궁금한 점을 찾아 이리저리 자료를 찾다 보니 필터 하나하나에도 숨겨진 얘기가 참 많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서 신나는 상황은 조금 당황스럽다.
자외선(Ultraviolet rays)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고 가자.
태양은 광범위한 파장을 가진 빛 에너지를 방출한다. 가시광선의 파란색이나 보라색 광선보다 더 짧은 파장을 가진 자외선 복사는 살갗을 태우고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준다. 성층권에 존재하는 오존층은 대부분의 해로운 자외선이 지구상의 생명체에 도달하는 것을 막아준다. 그러나 성층권의 오존층이 얇아지면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 복사량이 증가한다.
과학자들은 UV-C, UV-B, UV-A 세 가지 종류로 UV 복사를 분류한다. 성층권 오존층은 이러한 종류의 UV를 모두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분을 흡수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두산백과
성층권 오존층에 흡수되지 않은 자외선은 지역(고도), 날씨, 계절이나 시간에 따라 조사량이 차이가 있고, 특히 높은 고도의 지역과 맑고 청명한 날씨와 햇볕이 강렬한 정오 무렵, 계절로는 여름에 자외선의 영향이 크다.
UV 필터를 판매하는 곳에서 종종 위와 같은 홍보 또는 기능 소개의 이미지를 볼 수 있는데 과연 예시된 대비의 이미지와 같은 효과가 발휘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결론만 먼저 간단히 말하면 이미지 상의 효과는 발휘될 수도 있고 발휘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홍보나 광고가 그러하듯이 가장 최상의 효과가 발휘될 때를 가정하여 나타내고 있음을 전제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자외선 필터 판매용의 효과를 설명하는 내용을 통해 그 실효성에 대해 알아보자
Ultra Violet 필터는 일부 일광 촬영에서 눈에 띄게 드러나는 흐림을 줄이기 위해 자외선을 차단하는 투명 필터입니다. UV 필터는 대부분의 가시 광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렌즈 보호의 완벽한 형태이며 노출을 변경하지 않습니다. 대기압 헤이즈를 줄이고 디지털 사진에서 가끔 나타나는 악명 높은 보라색 줄무늬를 줄이는데 더 효과적인 '강력한'UV 필터가 있습니다. 자주색 줄무늬는 피사체의 가장자리가 약간 흐려지면서 자주색 유령이 보입니다.
영문 자료를 번역기로 돌리고 일부 어색한 부분에 대해 조금 수정하였다. 대기압 헤이즈는 아마도 대기중의 입자로 인해 발생하는 푸르스름 & 뿌옇게 보이는 상태를 지칭하는 듯하다.
자외선은 공기 중에서 산란하여 헤이즈(Haze)와 같은 뿌옇게 흐려 보이게 하는데 이를 제거하는 효과 이외의 사진 결과물의 차이를 찾기 어렵다. 특히나 요즘처럼 미세 먼지가 창궐해서 푸른 하늘을 보기 힘든 때에 자외선의 산란으로 발생한 헤이즈 제거가 얼마나 사진을 달라지게 하는지 모르겠다. 강렬한 자외선이 내려쬐는 환경(높은 산이나 쾌청한 날씨의 바닷가 등)에서 선명한 경관을 촬영할 때를 제외하고 그 차이를 실감하기 어려웠고, 최근 렌즈의 고대비(높은 콘트라스트) 효과 탓인지 개인적으로 UV 필터 장착으로 사진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저가의 UV 필터는 무코팅인 경우가 많고, 반사 방지의 단일 코팅이 대부분인데 이런 저렴한 코팅 없는 UV 필터는 투과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렌즈에 전체 투과율에 부정적이며, 플레어 발생을 증대시킨다. (필터의 코팅에 대해서는 다른 수다에서 다시 다루자) 특히, 야경 촬영에서 필터 면에 나타나는 밝은 광원의 반사된 빛망울은 아주 못마땅하다. 개인적으로 비나 눈 오는 오는 날씨나 먼지가 많은 촬영 장소, 또는 자외선이 강렬한 등의 조건 등에서 사용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UV 필터 구매 비용으로 다른 잡다한 것을 구매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그 외에 필터의 코팅 적용에 대한 차이 등은 아래 추가된 수다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라면 라이트룸 등의 후보정 프로그램에서 '디 헤이즈 기능'을 통해 자외선에 의한 헤이즈 효과를 쉽고 간단하게 제거 또는 강조할 수 있기도 하다. (헤이즈뿐만 아니라 먼지, 연기, 안개 등의 흐릿함을 제거하는데도 효과적이다) 따라서 필름 카메라가 아닌 디지털카메라에서 UV 필터의 효용은 사실 그리 크지 않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더 확실하고 편한 방법이 존재한다. 자외선의 산란으로 발생하는 헤이즈를 제거하는 데에는 편광 필터(PL/CPL)가 더 효과적이며 스카이라이트 필터 또한 UV 필터와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UV 필터의 과장되고 부풀려지는 효과만큼이나 영향이 크고 항시 착용하여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라면 렌즈 또는 카메라에 그 기능이 적용/고정 장착되지 않는지 설명하기 곤란하다. 많은 사람들이 UV 필터를 장착하고 원래 장착된 렌즈의 부속 마냥 한 번도 빼지 않은 채 사용하는 경우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이 UV 필터는 디지털 사진에서는 그 어떤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고 단순히 렌즈 보호용이 된 (필름 카메라에서 보호용 필터로 UV 필터와 함께 자주 사용되던 스카이라이트 필터(Skylight filter)는 이제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추억의 필터 즈음이 되었다) UV 필터의 매출조차 없었으면 필터 회사들의 영업 실적은 아주 엉망이었을 것이고 필터 회사를 먹여 살리는 효자 품목임에는 틀림없다.
좀 더 하나씩 자세히 뜯어보자.
▶ 자외선과 필름 그리고 디지털 이미지 센서
자외선 필터가 카메라 렌즈에 사용하게 된 이유는 카메라에 촬상소자로 사용되는 감광 유제 '필름'이 자외선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흑백 필름은 자외선/UV에 특정 감도를 가진다) 고도가 높은 지역이나 한여름의 해변, 설원 등, 자외선 강렬한 촬영 조건 하에서는 자외선으로 인해 필름은 정상적인 발색 등에 악영향을 받는데, 해결법으로 수광부로 유입되는 과도한 자외선 노출을 차단하는 용도의 UV 필터를 사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의 대부분의 디지털카메라의 디지털 이미지 센서(CMOS와 CCD)는 자외선으로 인해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일부 특수 디지털 이미지 센서의 경우, 자외선의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다)
간혹 UV 필터류를 판매하는 곳에서 게시한 정보에는 "디지털 이미지 센서가 자외선에 매우 민감..." 등으로 표기된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실제는 이미지 센서의 최종 가공단계에서 자외선 등을 차단하기 위하여 질화 실리콘으로 코팅(passivation)을 하거나 수광면 앞에 UV/IR cut 필터를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이는 근거가 불분명한 주장이다. 이런 근거가 없거나 희박한 가능성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공포? 마케팅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 종(수직) 색수차와 UV 필터
"디지털 사진에서 가끔 나타나는 악명 높은 보라색 줄무늬?" - 보라색 색수차는 보통 종(수직 또는 경도, 축) 색수차를 의미하는데, 이미지 경계면에서의 보라색 색 번짐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사실 종 색수차는 가시광선 영영의 파장에 의해 발생하고, 조리개를 조여서 촬영하거나, 디지털 이미징 프로세싱 옵션을 선택하거나 후보정 프로그램에서 비교적 쉽게 보정할 수 있어서, 악명도 그리 높지 않다. 차라리 악명이 높은 쪽은 횡(가로) 색수차 쪽인데, 종 색수차는 조리개를 조여주면 감쇄하여 사라지지만, 횡 색수차는 조리개를 조이는 것만으론 해결되지 않으며 다른 방법을 강구하여야 한다.(색지움 또는 저분산 요소, 비구면 요소 등을 사용하여 색수차 + 구면수차 전반의 문제를 해결해야 개선된다). 최근 렌즈들은 색수차 문제에 비교적 잘 억제되고 있고,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의 보정으로 "디지털카메라에 가끔 나타나는 보라색 줄무늬-퍼플 프린징"은 나름의 해법이 있다.
요약하면, 렌즈의 개방 조리개 값 상태에서 색수차는 UV 필터나 자외선 차단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UV 차단 코팅 방법으로 해결된다면 왜 렌즈 제조사에서는 UV코팅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그냥 방치하겠는가.
▶ 렌즈 보호 효과
대부분의 사용자가 UV 필터를 사용하는 주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과연 렌즈 보호 효과가 얼마나 있는 것일까? 이는 경험적인 문제와 사용습관, 개인 취향과 관련한 문제라 뭐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렌즈 보호 효과도 크게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렌즈 대물 구면을 각종 오염으로부터 보호하고 구면의 코팅 등에 흠결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낙하와 외부 충격에 범퍼와 같은 일차적인 충격흡수의 역할이다. 렌즈를 떨구었지만 필터가 산화하고 렌즈를 멀쩡히 지켜낸 경험이 있는 사용자는 보호용 필터의 효용을 누구 못지않게 체감하고 있을 것이고, 필터와 함께 렌즈까지 망가졌다면 무용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보호 효과의 유무에 대해서는 확언하기 어렵다.
고급 필터의 경우 재질은 여전히 황동 재질을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빛의 산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검정 도색으로 마감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가볍고 얇은 슬림 필터 또는 가변 회전 방식의 필터(편광 또는 가변 ND 필터)에는 알루미늄 합금 재질도 사용된다. 알루미늄 합금은 가볍고 선반(CNC) 작업 등을 통한 성형에도 유리하고 황동에 비해 폭넓게 사용되지만 전통적인 황동 재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특정 자동차 회사의 주장처럼 "잘 찌그러져야 사람을 잘 보호한다"는 궤변처럼 잘 찌그러지는 황동 그리고 알루미늄 합금 필터가 렌즈 보호에 더 좋은 것일까?
종종 촬영 환경에 따라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곳이나 흙탕물이 튀는 오지에서의 촬영이라면 렌즈 보호용 필터의 효과는 어느 때보다 최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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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 필터 사용에 따른 단점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 광량 감소와 해상력 저하
렌즈 앞에 설치되는 필터는 렌즈에 유입되는 광량을 감소시키고 해상력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 최근의 멀티 코팅의 투과율은 99.X%의 고성능을 자랑하므로 MCUV 필터 등 멀티 코팅이 적용된 필터에서는 광량 저하는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다. 하지만 광량 감소가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상적인 완벽한 평면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해상력의 저하 또한 미미한 수준이지만 발생한다. 그리고 품질 검증이 없는 필터, 특히 무코팅의 저렴한 필터나 코팅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더 심각한 문제 될 수 있다.
▷ 플레어와 고스트의 증가
플레어와 고스트 모두 렌즈 요소 구면의 반사와 산란으로 발생하므로 필터로 요소 하나가 더 추가된 형태이므로 당연히 플레어와 고스트의 발생 확률은 증가한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렌즈로 입사하는 빛이 난반사하기 좋은 조건에서는 필터를 제거하는 것이 플레어와 고스트 방지에 도움이 되는 것은 경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두운 밤 야경 촬영 중에 가로등 류의 광원 근처에서 고스트나 플레어가 아주 쉽게 발생하는 환경이 되고 필터가 있는 경우에는 더 심화된다.
위의 수다만으로도 애써 결론을 도출하려 노력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견뎌야 하는 경우도 있고, 별 효용은 없지만 반드시 하고 싶은 것들도 있듯이 요지경 세상에서 각자의 취향과 선택에 쫓아 즐기는 것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