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2월.
연말연시는 이벤트가 많은 시기이니 사진에도 조금 특별한 연출을 통해 연말의 샤방한 분위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이미 몇 해 전부터 해외 나 국내에서도 심심찮게 소개된 바 있고 최근 드라마에서도 로맨틱한 분위기 연출용으로 종종 하트 보케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았는데 이번에 연말을 맞아 겸사겸사 자작하면서 소소하게나마 소개할 목적으로 제작/소개를 남긴다.
다양한 모양의 보케를 만드는 필터 제작은 단순하다. 보케가 잘 만들어지는 렌즈(표준 또는 준망원 이상의 초점거리를 가지는 대구경-조리개 개구가 큰 밝은 렌즈) 대물부의 전면에 차단막을 만들고, 차단막의 중심에 적절한 크기와 모양을 뚫어서 제작한다.
차단막에 뚫은 형상의 크기는 렌즈의 유효구경과 관련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다. 유효 구경은 단순히 대물부 렌즈의 구경이 아니라 조리개의 개구 구경과 관련되어 있어 보인다. 따라서, 최대 개방에서의 조리개 개구(구멍)의 1/2 크기 정도가 적절한 듯하다. 너무 크게 형태를 만들 경우에는 조리개가 만드는 보케와 중첩되고 형태의 일부분이 조리개 개구 테두리에 의해 잘려 의도한 모양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수 있다.
너무 작은 형태일 때는 렌즈에 유입되는 광량이 극감하므로 셔터 속도 확보와 화질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다.
재질은 렌즈로 유입되는 빛을 차단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므로 종이 또는 불투명의 얇은 막 등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빛의 산란을 막기 위해 검은색이 좋겠지만 자작이니 딱히 재료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 주변에 보이는 흔한 재료로 만들었다. 렌즈 전면의 필터링 규격에 맞춰서 제작하여 바로 렌즈 대물부에 장착 가능하지만 장/탈착의 편의를 위해 필터나 후드 직경에 맞춰 제작하여 사용하는 방법이 더 나아 보인다.
각각의 모양에 따른 보케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자작한 보케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렌즈 본래의 보케다. 사실 원형의 보케가 제일 조화로운데 괜히 엉뚱한 일을 벌였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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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케 만들기에 도움을 준 점광원의 집합체다. 이런 장식을 만나니 연말이 실감된다.
보케 촬영에서 별다른 팁이나 노하우는 없다. 개방 조리개 상태에서 점광원에 초점이 맞지 않는 상황이면 보케가 잘 발생한다. 보케는 피사체의 앞쪽에 발생하는 앞 보케와 피사체의 뒤쪽에 발생하는 뒷 보케가 소소한 차이가 있는데 거울상으로 서로 대비되는 형태를 가진다. 따라서 좌우상하 모양이 다른 경우 즉, 하트나 음표 등은 해당 상의 상하 또는 좌우 모양에 조금 신경을 써야 한다.
보케를 활용하여 촬영한 사진을 예시로 몇 가지 첨부하고 어설픈 제작/소개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