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이나 카메라에 관심 있는 사람들로부터 가장 흔하게, 자주 받는 질문 중에 필터를 뭘 쓰는지 어떤 필터가 좋은가를 묻는 것이다. 아마도 UV 필터에 대해 묻는 질문이겠고, 결론만 말하면 UV 필터는 거의 쓰지 않는다. 필터를 장만할 만큼 금전적 여유가 없고, UV 필터의 효과에 대한 기대치가 낮고, 그리고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환경(자외선이 강하게 내려쬐는 조건)에서 촬영이 거의 없다. UV 필터에 대한 효과와 코팅 유무에 따른 차이 등은 이전 수다에서 다룬 링크로 대신하자.
UV 필터 안 쓴다고 하면, 소양이 부족한 사람 또는 장비 험하게 다루는 이로 보는 눈치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UV 필터를 사용하지 않아서 겪은 불편이나 문제는 거의 없었고 나름 무사했으며 그 대신 '기능성의 필터들' 마련하기 위한 자금에 도움이 되었으니 만족스럽다. 사실,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한다면 아무리 고품질의 UV 필터라고 하여도 결과물에 유의미한 결정적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 의견에서 오염 방지와 렌즈 보호 효과를 말하지만, 필터의 오염은 오염 아닌 것도 아니고, 렌즈 보호만큼 필터도 보호해야 할 값비싼 필터도 많은 것 같다.
그렇다고 UV 필터 등이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고 렌즈 등을 구매할 때 한두 개씩 따라온 것이 여러 개 있다. (필요성을 느끼고 직접 구매한 적은 거의 없다) 평소에는 정리해두기도 귀찮아서 상자에 모아 두고 방치하는데, 몇몇 저가의 필터는 품질이 아주 엉망이어서 이에 대해서 한번 언급하고 싶어서 간단히 테스트를 했다.
먼저, 모두 UV 필터이고 비슷비슷한 부류가 많아서 비교하기 편한 몇 가지만 추렸다. 먼저, 빛(가시광선) 투과(또는 반사) 정도를 시각적으로 잘 드러나게 필터 아래에 검은색 보드를 깔았다. 빛의 입사 각도에 따라 반사율이 달라진다. (아래에서 언급한 코팅 유무에 따른 가시광선 투과율 수치 등은 유리 면에 수직으로 빛이 입사한 때를 의미한다)
무코팅과 코팅 여부에 따라 반사되는 정도가 확연히 구분된다. 유리는 가시광선 흡수가 거의 없어서 투과하지 않은 정도는 곧 반사의 정도라고 할 수 있고, 유리 종류나 두께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광학 유리의 반사율은 약 3~4%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코팅이 적용되면, 단일 코팅의 경우 약 1% 미만, 최고 성능의 멀티 코팅의 경우 0.3% 내외 가시광선 투과율이 99.7% 정도라고 한다. (멀티 코팅의 경우에도 코팅 층이 몇 겹으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카메라 렌즈의 멀티 코팅은 그 방법에 따라 7~15겹으로 구성되지 싶다)
왼쪽부터 (중국산 짝퉁으로 추정되는) 겐코 무코팅 UV, 멀티 코팅의 B+W UV-Haze MRC 필터, 40년 가까이 된 캐논 UV 필터, 알파 55mm + made in KOREA라고 적힌 제조사 표기가 없는 필터(아마도 카메라 판매점에서 사은품으로 주거나 때로는 추가 판매하는 필터로 추정), 겐코 MC UV 필터 순이다.
어떤 재질의 유리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서 투과율이 낮은 필터와 단일 코팅으로 추정되는 캐논 필터를 분해했다.
중국산 짝퉁 필터로 추정되는 무코팅 필터의 유리가 꽤 충격적인데, 일반 청 유리? 가 아닌가 싶다. 40년 가까이된 캐논 UV 필터는 광학 유리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광학 유리와 일반 유리 (소다석회유리(Soda-Lime Glass) 주로 청 유리)의 차이는 꽤 크다고 할 수 있다. 청 유리는 일반 창문 유리, 유리병 등에 흔하게 사용되는 아주 저렴한 유리이다. 이와 구분되는 광학 유리와는 흔히 안경 렌즈-최근에는 유리 대신 CR이나 플라스틱, 폴리카보네이트 등이 사용- 나 각종 광학 장치 유리를 떠올리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이 둘은 비중 차이 때문에 무게 차이도 좀 채감할 수 있다. 참고로 크리스탈로 불리는 유리는 납 유리 또는 연 유리라고 불린다)
물론, 1880년 이전에는 소다석회유리 또한 망원경 등에 사용되었지만, 이후 광학 유리는 독일 O, schott에 의해 다양하고 새로운 유리 조성법이 개발되었고 이후 칼 자이스로 등으로 대표되는 독일 광학 기술의 기반이 되었으며 따라서 청유리(굴절률은 1.5~1.52) 또한 새로운 광학 유리가 개발된 이후에는 정밀한 광학 제품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어린 시절 종이 태우기 놀이용의 돋보기 정도라면 청유리로 충분하겠지만, 기본적인 광학 프리즘만 해도 소다석회유리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광학 유리에는 크라운과 플린트 유리가 대표적이고 굴절률(아베 수)에 따른 분류이며, 두 유리는 첨가되는 물질에 따라 밀도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자외선 차단을 위한 UV 필터에는 광학적 성능 등을 고려야하여 플린트 유리가 쓰이지 싶다. 란탄이나 토륨 등의 희토류로 조성된 유리 등이 개발되기도 하였으나 방사성 검출 등의 이슈가 문제 되기도 했다.
사실, 조금 당황해서 뭐라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항상 촬영할 때 카메라와 피사체 사이에 유리 창을 통해 촬영하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거의 비슷한 반사를 보인 알파 55mm + made in KOREA라고 적힌 필터 또한 같은 재질이 아닐까 싶다.(의심에 분리해 보니 역시 청유리였다. 이런 것이 Made in korea일리가 없는데 하는 자괴감이 들고 제조국 표시 마저 믿기지 않는다) UV 필터를 사용하지 않아서 그간 꽤 많은 필터를 분해하는 악취미?가 있었는데, 청유리로 만들어진 필터는 처음 봤다. 아마도 최근에 저가 필터들에서 비양심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유리 재질을 밝힌 적이 없으니 비양심이 아니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필터가 무코팅이라고 하여도 측면에서 보면 아이보리 빛의 흰색인 플린트 유리 재질이었다) 이 저질의 청유리 필터 두 개는 이를 정상적인 필터라고 믿고 사용하는 피해자가 다시 생기지 않도록 폐기해야겠다. (일반 청 유리도 자외선 차단 효과가 어느정도 있다. 자외선에도 파장의 길이에 따라 장파와 단파 자외선이 존재하고, 가시광선(보라색)에 가까운 장파의 자외선의 경우, 사진에서 흔히 자외선 차단이 필요한 영역이며 비교적 단파에 비해 차단이 용이하다. 광학 유리/optical glass의 경우 가시광선 영역에서의 높은 투과로 인해 자외선 또한 -청 유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과율이 좀 더 높고 광학 성능도 안정적이며 청유리에 비해 밀도가 높아서 동일 부피에서 상대적으로 더 무겁다. 참고로 청유리는 '막유리'로 불리기도 한다)
개인적인 감상을 정리하자면, UV 필터 자체의 효용이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필름 카메라에서 만큼 크지 않고, (사실, 자외선이 아주 강한 특수한 조건 이외에는 UV 필터가 사진 결과물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렌즈 보호 효과 등은 개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므로 각자의 취향과 선택의 문제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해야 한다면) 저렴 또는 짝퉁 필터보다는 어느 정도 품질이 보장되는 그리고 코팅이 적용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판매점에서 권하는 그 이상한 필터나 중국발의 직구 제품 중 짝퉁으로 의심되는 필터는 구매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필터 유리의 재질에 대해 정확한 설명이 없다면 , 청유리로 만들어진 저성능 필터에 속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다. 더구나 UV 필터는 사실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그 효용이 거의 사라졌으므로, 안쓰면 이런 골치 아픈 문제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