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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이면/쥐구멍에 든 볕

"굥정"과 어려운 시절_22.04

 

 

지난 5년을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는 어느새 선진국이 되었고, 세계 속에 더 높아진 우리의 위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어 기뻤다. 이명박근혜 시절의 퇴보는 '촛불'을 기점으로 수정/보완하고, 그 여력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초석이자 또 다른 도약점에 서 있다고 느꼈다. 호사다마처럼 삶에 언제나 시련은 있어 왔기에 우리와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을 앗아가고 괴롭힌 코로나, 그 길고 지난한 싸움에도 서로를 위로하며 세상 누구보다 잘 견뎠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조금의 차이로 인해, 5월 이후에 드리 닥칠 가혹한 정치적 시련은 너무 당연히 예견되어 슬프고, '굥정'이라는 기이한 눈속임과 특권과 이익에만 몰두하는 속물들의 세상에서 이를 견제할 수나 있을지, 아니 인내하며 견딜 수 있을지 속절없이 걱정만 앞선다. 스스로의 양심과 정의를 위해 진심으로 바랐던 검찰 개혁/정상화의 길이 여전히 멀게만 보인다. (어쩌면 더 퇴행과 악화를 거듭하다가 검찰 공화국이라는 파국으로 치닫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더 커진다)

 

그 와중에 검찰 개혁/정상화의 불쏘시개로 제 몸을 불사른 '조국'과 그를 급박하기 위해 "굥정" 무리배들에게 인질로 잡혔던 그의 가족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부끄러움과 열패감, 더구나 시민의 절반과 언론에 의해 (때로는 촛불의 뜻을 같이했던 사람들 중의 일부조차) 검찰 개혁/정상화를 위한 그의 희생을 폄하하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기레기와 썩은 기사들로 도배되어 더 이상 관심조차 두지 않는 레거시 언론에 대한 가열한 개혁과 집단적 이기심과 이익 집단임을 판결로 토해내는 사법 농단의 세력에 대한 개혁이 언제 가능할지 기약할 수 없어 마음이 더없이 무겁다. 한편으로 나의 시간은 이제 정점을 지나 내리막에 들어섰고, 과거의 작은 성공과 지금의 큰 좌절이 오롯이 스스로의 인과에서 비롯된 것이며,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을 절감한다. 더 가열차고 치열하게 맞서 싸우지 못했음에 반성한다. 

 

앞으로의 날들은 새로운 세대가 주역인 시대가 될 것이고, 그들이 생각하는 바라는 정의가 내가 지향했던 그리고 계속 지향할 정의와 서로 맞닿아 있기를 바란다.

 

허무함과 무기력함에 무너지지 않길 바라며.. 지난 몇 년간 삶의 즐거움에 젖어 잊고 있었던 '숨어 있기 좋은 방'의 문고리에 슬그머니 손을 올려두고 있다. 길고 험난할 앞날에 마음이 무겁고, 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하며 긴 고난의 여정이 될 것이니, 마음의 자그마한 안식이라도 얻을 곳을 지금이라도 마련해 두자.


"어려운 시절이 닥쳐 오리니, 모두 잘 견디어 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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