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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Cinema & video shooting/Video and digital camera

필름 감성/필름 룩에 대하여 - 필름과 아날로그 화상 신호 그리고 디지털 이미지 III / Film look - Film & analog video signals and ... Digital image signals 3

Notice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오해하고 오/남용했던 용어 중 하나가 '아날로그'가 아니었나 싶다. 얼마 전 수다에서 "필름은 아날로그가 아니다"는 사실, 그간의 스스로의 무지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이자 고백이었다. 하지만, 이 무슨 대단히 중요하거나 교양 있는 현대인 누구나 알아야 할 지식이나 정보도 아니니 그냥 필름을 아날로그라 부른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고, 소양 없는 사진가라고 불리지는 않을 테다. 

 

아날로그 감성에 잘 들어맞는 것은 책상 앞에 펼쳐둔 책은 뒷전인 채 이리저리 주파수를 맞추며 음악을 듣던 라디오나 태풍이 한번 지나고 나면 화면이 흔들리고 훌렁거려서 옥상에 올라 안테나를 이리저리 돌려서 맞춰야 했던 VHF/UHF 공중파 방송이 아날로그에 딱 맞지 싶다. 학창 시절 이후로는 라디오를 들을 여유 없이 지나서 잊고 살았는데, 문득 지지직거리는 그 아날로그 특유의 잡음이 때로는 그립다. 

 

이미지/화상 기술에서의 아날로그의 주인공은 분명히 (디지털 방송 이전의) 텔레비전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아날로그 화상 기술의 사진기는 필름의 고화질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성능이라 상용 제품으로는 출시된 바 없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와 이로 만들어진 디지털 사진과 영상 등등은 모두 아날로그 텔레비전 영상의 기술을 계승해서 업그레이드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정작 아날로그 기술의 계승 심화된 버전인 디지털 화상 기술을 즐기고 향유하면서, 아날로그 기술도 아닌 필름을 보면서 아날로그 감성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치에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이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보자.

 

일반의 상식에서 보면, 필름 카메라를 계승하여 발전/업그레이드된 것이 현재 디지털 카메라라고 생각하지 싶다. 물론 이는 카메라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 측면에서 보면 타당하다. 하지만,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화상/이미지로 다시 재현하는 프로세싱의 기술에서는 꽤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름의 감광 소자에 의한 광화학 반응에 대해서는 여러 번 언급했으니 생략하자) 현재의 디지털 카메라의 기술적 뿌리는 사실, 텔레비전 카메라이며, 방송용의 ENG 카메라나 가정용 캠코더가 카메라 모양으로 소형화되고 여기에 필름 카메라에서의 각종 기능(필름 카메라의 기계식 셔터, 측광과 노출 결정, 포커싱에서의 AF/MF 등이 결합된 형태이다. 즉, 겉은 필름 카메라의 것을 속은 아날로그(텔레비전 또는 캠코더) 카메라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고, 아날로그 화상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여 저장장치(초기에는 디스크나 자기 테이프, 지금은 디지털 메모리 장치)에 저장하거나 외부 출력(SDI, HDMI 등)하여 재생할 수 있는 형태다. 어설픈 비유를 들자면, 친부는 아날로그 화상 신호 카메라이지만 필름 카메라 가문에 입양되어 스틸 카메라(근래에는 영상 카메라 까지) 가문을 계승한 (양)아들이 지금의 '디지털 카메라'라 하겠다.

 

필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제 주류에서는 한참 밀려났고, 과거의 추억이나 기술 정도로 인식되지 싶다. 더 이상 새로 출시되는 필름 카메라 소식이 끊긴 지 오래고, 어지간한 예술적 목적이 아니면 상업 영화에서 필름은 이제 거의 사용되지 않으며, 몇몇의 새로운 필름 카메라가 만들어진다 해도 기술적/기능적 발전이라기보다는 단순한 복고나 클래식의 재해석에 불과해서 혁신은 찾을 수 없는 즉, "필름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라고 해도 터무니없는 말은 아닐 테다. ('끝났다'라는 표현은 아직 필름 사진이 존재하고 그리고 필름 카메라와의 옛정을 생각하니 차마 표현하지 못했다) 

 

그럼 이 즈음에서 근래 자주 회자되는 '필름 감성'이니 각종 사진이나 영상에서 필름 룩 등에 대해 궁금해지고 조금 의아한 부분도 생긴다. 아날로그 감성이니 필름 감성이니 등은 이전 옛 추억이나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 또는 단순한 복고의 영향일까? 필름의 시대가 이미 장강의 앞 물결로 사라졌다 해도 여전히 필름으로 사진을 찍을 수는 있으니, 다시 오지 못할 옛 것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하기도 마땅찮다. 더구나 필름 사진에 대한 별다른 추억이나 감흥이 없는 젊은 세대에서도 이런 필름 감성에 대한 공감을 보면 이는 단순히 복고나 추억으로 인한 감성이라 보기도 어렵다. 디지털 시대에 피로감이라고 하기에는 디지털 기술이 본격 시작된 지 길게 잡아야 십수 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이제 디지털 기술의 초입 정도에 위치에서 디지털의 새로운 기술이 보여주는 편리함과 즐거움 앞에서 갑자기 디지털 피로로 인한 아날로그 향수는 그리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 필름 감성(film look)에 대하여

 

"'필름'이라 하면 우리는 무엇을 먼저 떠올릴까?"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은 필름 사진(흑백과 컬러 사진)을 떠올릴 테다. 중년이 된 아마추어 사진 애호가인 스스로에게 자문하면, 필름으로 촬영되어 현상 후, 확대기로 인화지에 인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사진이 먼저 떠오른다. 아주 오래된 흑백 사진들은 색이 바래 보이는 느낌일 테고, 컬러 사진들은 그 당시의 추억이 아로새겨진, 현재의 색과는 조금 다른 색감으로 보여서 특유의 필름 색감이라 느껴지는 그런 사진이다. 따라서 현재 나의 필름 감성은 추억의 사진 속의 그 장면, 그리고 그 분위기와 그 색감, 디지털의 선명하고 사실적인 (때로는 후반 작업으로 인위적인) 색감에 반대되는 아련한 '감성' 정도가 아닐까 싶다. 

 

(항상 범하기 쉬운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버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일반의 이런 필름 감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전제에서 보면, 우리의 '필름 감성'은 추억의 오래된 스틸 이미지에 치중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세대나 취향, 즐겨 향유하는 문화 등에 따라 감성?이 모두 똑같을 수 없고, '감'이라는 특정 시대나 일단의 집단/무리의 특성으로 정의될 수도 있고, 이성적 사고로 정의되는 합리적인 인과라고 하기 어려워서 자체가 종잡을 수 없는, 때로는 아주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경향(개취?)도 있음에 주목해 볼 필요도 있겠다. 더구나 서로 다른 국가, 문화권이라면 이런 감성의 차이는 더 크다고 생각한다. 

 

 

필름 감성과 유사하게 쓰이는 용어로 영미 문화권에서는 '필름 룩'(film look) 또는 Filmizing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학 실력이 별로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 필름 룩이 필름 감성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 주시길 기대한다) 하지만, 이 '필름 룩'은 앞에서 필름 감성과는 유사하면서도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데, 이는 필름으로 만들어진 정적 이미지와 함께 '영화' '영화스러운 화상 효과 등으로 보인다. 이전 수다에서 언급했듯이 영어권에서는 필름은 곧 영화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영상 촬영 업계에서 필름은 곧 영화 자체, 그 필름으로 만들어진 사진과 영상 모두를 포함하는 결과물을 의미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싶다. (필름이란 물건 자체를 떠올릴 때도 우리는 35mm 카메라에 들어가는 135 필름 카트리지나, 120 중형 필름 등 사진용의 소분된 필름을 떠올리고, 영어권에서는 영화 촬영용의 릴에 감긴 필름 뭉치를 떠올리는 것 같다) 따라서, 필름 룩(필름 감성)은 필름으로 촬영된 스틸 이미지보다는 영화적인 감성이 더 가까워 보인다. (필름 또는 시네마틱 등 영화적 속성/특성에 대해서는 이전의 이와 관련한 수다를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사실, 본질적인 차이보다는 필름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에 사진과 함께 영화를 비중 있게 연상한다는 정도의 차이이니 그리 다를 것 없다고 해도 달리 토를 달고 싶지는 않다.

 

2020/03/06 - [영상 녹화에 관한 카메라 이야기/영상과 디지털 카메라] - 시네마틱 영상과 '영화적 속성'에 대하여 / What is cinematic footage?

 

시네마틱 영상과 '영화적 속성'에 대하여 / What is cinematic footage?

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었던 유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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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룩 또한 영화적인 감성 정도이므로 이에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필름 룩(영화의 시각적) 정의/속성으로는, 영화적인 프레임 레이트(24p), 모션 블러를 위한 셔터 스피드, 필름 특유의 계조(그러데이션)와 색감 그리고 다이내믹 레인지, '그레인'으로 불리는 필름 특유의 입자감-종종 노이즈와 혼용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노이즈는 아니다-, 동적인 시점과 변화무쌍한 화면 전환효과와 "얕은 심도 표현" 등이 대표적으로 떠오른다. (위 링크의 '시네마틱 영상과 영화적 속성'에 대한 수다는 시네마/영화의 전반적 속성에 주목하려 했고, 따라서 결론은 '영화적 연출'이 가장 본질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필름 룩이나 영화의 비주얼적 속성/특징(필름 룩)으로 범위를 한정하면 조금 다른 결론에 도달하는 것 같다)

 

이를 정리하면, 우리가 필름 감성이라고 칭하는 가장 주된 요소는 필름으로 만들어진 사진(정지 이미지)에 있다면, 영어권에서의 필름 감성/필름 룩은 영화적인 화상 감성이 우선해서 서로 다른 것 같다. 우리는 필름 감성 하면 복고 + 주로 사진 이미지를 연상하는 '정적 사진 감성'처럼 보이고, 영어권에서는 영화적인 시각 효과 + 영화적인 연출이 덧붙여져 있는 상대적으로 필름으로 시각화되는 '영화 감성'이라 생각한다. 조금 더 보태면, '필름 룩'의 의미는 흔히 우리가 "영화 같은 장면"이라고 말하는 극적 미장센의 미적 표현이란 의미도 포함된, 그런 비주얼의 감성인 것 같다. (어느 것이 좋거나 낫다거나 더 옳다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가 있다는 정도의 의미) 이는 '느낌적인 느낌?'의 개인적인 망상에 의한 '필름 감성'에 대한 분석이므로 논거는 한참 부족하다.

 

이미지 출처 - 구글링

 

디지털 이미지에 적용되는 '필름 룩'을 쉽게 이해하려면, 이전(십수 년 전)의 초창기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 화상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이미지와의 비교를 떠올리는 것이 한결 낫다. 그 당시의 초기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는 아날로그 신호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전환(ADC)하여 자기 테이프나 메모리에 저장하는 단순한 방식에 그쳤고, 이 초창기 캠코더(ENG 카메라 등도 포함해도 무방하다)의 영상은 필름의 화질(당시 캠코더와 비교하여 상대적 고해상도와 치밀한 계조, 아날로그 & 디지털 영상의 다이나믹 레인지를 넘어서는 명암 표현력과 풍부한 색감의 색재현력 등)과 비교하면 한참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두 영상의 실질적인 용도는 명확히 구분되었다. 이후 이런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포스트 프로덕션의 과정을 통해 (물론, 필름에서도 이 과정이 현상/인화에서 이루어지지만, 이는 일부 전문가들의 영역이었고, 일반 사용자들이 향유하기 어려운 번거로운 과정이었지 싶다) 후반 보정(당시에는 감마 커브/곡선을 명도 단계에 따라 증감하여 대비 조절을 통한 비교적 단순한 후보정) 캠코더 등은 디지털 방송 표준에 해당하는 고화질 (SD/HD/FHD와 높은 비트심도 적용) 구현으로 해상도와 계조 표현에 꽤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필름의 다이나믹 레인지나 자연스러운 색감에 거리가 있었다. 이 지점에서 '필름 룩'은 (아날로그 화상 신호 기반의) 디지털 이미지의 결점을 보완하고 더욱 자연스러운 이미지나 화상의 기술로 발전하기 위해 수단이자 좋은 해결책이었다. (필름의 특성을 모방한 다양화된 감마 커브나 확장된 색역과 색공간으로 색 표현력의 영역을 확장하고, 상대적으로 부실한 색 정보를 보간하고 보정하는 기술(데모자이싱 등) 등을 통해 인위적인 표현의 아날로그/디지털 화상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고 있으며, 이 일련의 과정이 현재 디지털 화상의 고화질화와 관련한 주안점으로 여겨진다) 필름 룩이 감각적인 표현에 있어 이상적이거나 완벽한 수준이라는 의미는 아니며, 단지 당시의 아날로그 화상이나 디지털 이미징 기술이 구현하는 것보다는 훨씬 완성도 높고 효과적이었으므로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서 과정에서 이를 모방하는 단계였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은 아날로그 화상 신호 처리를 기반으로 얻어진 인위적인 디지털 이미지의 색감을 보완/보정하는 필름 룩을 모방한 후처리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고, (이는 주로 필름의 감마 특성, 색감, 계조/그라데이션 특성과 다이내믹 레인지, 색 표현을 모방하는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는 일정 수준에 올라와서 디지털 이미지에 거부감이 크지 않은 수준으로 발전했고, 진일보를 위한 현재 개발이 계속되고 있는 기술이라 생각한다) 즉, 서두에서 언급한 아날로그 화상의 친자이자 필름 가문의 양자인?", 한편으론 아날로그 화상 신호 처리 기술에 필름의 특성을 모방하는 융합의 기술이라 볼 수도 있겠다.  

 

 

사실적/객관적인 표현과 동시에 때로는 감각적이고 주관적인 이미지나 영상을 추구하는 즉, 두 마리의 토끼를 쫒는 사진가와 영상인들이 욕심 많아 보이기도 한다. 회화의 경우, 감각적인 표현을 위해서는 사실적인 것을 희생하는 추상이나 상징이 하나의 사조를 이루기도 하지만, 사진이나 영상은 사실적인 표현을 기반으로 감각적인 것을 추구하는 (따라서, 회화와 사진은 서로 독립된 시각 예술로 존재하는 것이겠지만...) 예술적 관점에서 사진이나 영상의 어려움이 아닐까 싶다. 필름 감성이나 필름 룩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아서, 사실성을 통해 보다 감각적인 표현, 여기에 필름 특유의 색감이나 영화적인 느낌 등이 더해진 것이 아닐까. 감성이란 모두에 제각각의 느낌이나 취향으로 저마다 다를 테니 단정해서 정의하거나 '이런 것이다!'로 굳이 한계나 범위를 한정할 필요도 실익도 없겠지만, 너무 모호해지면 실체가 의심받고 효과도 반감되니 한번 필름 감성에 대한 개인적인 망상을 정리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필름 감성 이면에 필름으로 사진을 찍는 것은 꽤 재미있는 일이지만,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잘 찍기는 또 조금 다른 문제다. 즉, 필름 감성 이면에 가려진 필름의 불편함이라고 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필름 감성의 아련함에 취해서 필름 사진에 도전했다가 결과물에 실망하는 경우 또한 흔하지 싶다. 이는 필름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것은 그리 쉽지않고 만만하게 볼 기술이 아니기 때문인데, (물론, 오토 선택하고 찍으면 일반적인 또는 기록용의 사진을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에 대해서는 또 다음을 기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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