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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s of the world/Fujifilm Digital camera

후지필름의 로우 파일과 필름 시뮬레이션 / Fuji film's Raw(.RAF) & Film simulation

Notice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후지필름 카메라의 클래식한 외형과 인터페이스를 좋아하고 훈훈한 후지필름 커뮤니티(후지 피플)의 분위기에 호감을 갖고 있어서 비록 제대로 글 하나 쓰지 못하고 존재감이 거의 없는 유령 회원이지만 부담 없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 외에는 은둔형의 모난 성격 탓에 정기적으로 찾게 되는 커뮤니티가 없어서 현재로선 유일한 곳이고 종종 최신의 정보(주로 신제품에 대한 강한 유혹이 대부분이지만)도 얻고 훈훈한 사진을 감상하는 고마운 곳이기도 하다. 간혹 장터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은 덤이다. 질문 게시판을 자주 찾는 편인데, 수다거리의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관심 있는 주제를 발견하면 소소한 답글을 남기기도 한다. 이번 수다의 모티브도 해당 질문 게시판의 답글을 작성하다가 좀 더 자세히 다루면 좋을 듯해서 냉큼 물어왔다. 

 

후지필름 카메라의 독특한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이 아닐까 싶다. 필름 시뮬레이션 선택만으로도 다양한 분위기의 사진을 얻을 수 있으니 꽤 간편하다. 물론 다른 제조사 카메라 등에서도 '마이스타일'이나 '사진 효과' 등의 선택 기능이 있으므로 후지필름 카메라만 가지는 장점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단순히 특정 스타일이나 효과에 머무르지 않고 필름의 종류에 따른 시각적인 색감과 대비 등의 변화는 무척 흥미롭고 완성도도 높으며 꽤 유용하게 사용했던 것 같다. 오늘 수다의 주제가 필름 시뮬레이션은 아니므로 일단 이 정도로 마치고, 질문 게시판의 질문의 요지를 대충 정리하면, "raw(. RAF)로 촬영했을 때에도 필름 시뮬레이션의 선택에 따른 효과가 적용되는가?" 였지 싶다. 해당 답글에서 미처 다 쓰지 못한 수다를 좀 더 보충해서 포스팅해보자.

 

 

 

원시 RGB 데이터

 

흔히 일반적으로 Raw 파일은 이미지 센서에서 얻어진 아날로그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여 가공되지 않은 원시 RGB 정보/데이터라고 일컫는다. 즉, 화이트 밸런스나 색공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각종 매개 변수 또한 적용되지 않은 순수한 빛의 세기에 대한 RGB 정보라고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원 소스를 그대로 보존/저장/전송하는 것이 Raw 파일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raw와 비교되는 jpeg의 경우, 설정된 값에 따라 해당 이미지의 정보를 가공하고 원시 정보를 삭제한다) 

 

Raw 파일은 특정한 파일 포맷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의 데이터 파일로 설명하지만, 이 설명은 두루뭉술해서 단지 Raw라는 단어를 우리말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Raw는 이미지 파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파일에서 A/D 변환으로 얻어진 원 소스를 일컫는 용어이다. 보통의 경우, 디지털 데이터는 전송/저장/처리의 편의를 위해 압축되거나 변형되는데, 이렇게 변형/파생된 파일과 구분하기 위한 변형이 이루어지기 전의 원본 소스/데이터를 의미한다. 그리고 일부 압축이 이루어지더라도 원 소스로 다시 복구할 수 있다면 Raw라고 부를 수 있겠다. 이미지 파일/포맷에서 Raw 파일 공인된 규격이나 양식이 없고, 제조사 별로 다양한 파일 포맷을 활용하므로 제조사별로 다른 파일 확장자(.arw, .crw, .raf, .rw2, .nef 등)를 갖는다.

 

현재의 상용 카메라 기준으로 Raw 파일이라 부를 수 있는 특징은 'RGB 색공간에서 채널(R, G, B)에 따라 채도(색도-chromaticity-와 계조), 투명도 등의 정보가 보존되는지 여부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본래의 원 소스 데이터로 복원할 수 있는가의 차이가 무손실과 손실의 차이지 싶다. (무압축 Raw와 무손실 압축 Raw는 사실 용량을 줄이기 위해 압축하였는가 하지 않았는가의 차이만 있을 뿐 데이터의 디테일에서 차이는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비트 심도가 8bit 수준의 로우 파일도 당연히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로우 파일이 JPEG보다 높은 비트 심도를 가진다고 말하는 것은 대체로 옳겠지만,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하지만, 현재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에서의 여러 조건을 감안하면 8 비트 심도의 Raw 포맷이 가지는 장점이 거의 없고, 따라서 최소 10 비트심도 이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Raw 파일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려면 대표적인 손실 압축 이미지 파일이라 할 수 있는 JPEG 파일과 비교하면 한결 수월하다.

 

RGB 데이터, 정말 아무런 가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순순한 원시 데이터냐에 대한 논쟁도 있을 수 있다. 사실, 빛 신호를 이미지 센서에서 전압으로 변환하는 방식이고 이렇게 얻어진 아날로그 정보를 A/D 변환을 거쳐 얻어진 디지털 이미지 데이터 자체가 가공이 없는 상태라 할 수 없지 않을까. 원시나 순수를 끝까지 파고든다면 이 또한 가공된 데이터라고 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덜 가공된 것에 불과하다. 흔히 생수 광고 등에서 천연 암반수나 심층수의 순수한 물이라고 해도 제조 과정에서 최소한의 정제/여과 과정을 거쳐 제품화되는 것과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 콜라나 각종 음료수에 비하면 정제/여과만으로 만들어진 생수는 '순수한 물'이라고 불러도 무난할 것이다.

 

 

사진 촬영 시의 설정 값 - working profile 정보

 

일반적인 고성능 카메라에는 raw 모드 촬영 시에도 촬영자가 노출, 화이트 밸런스, 색공간, 색조, 채도 등의 설정을 선택할 수 있고 설정 값이 적용된 장면을 라이브 뷰 방식을 통해 뷰파인더나 후면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그리고 해당 정보를 별도의 추가된 프로파일로 raw 파일 데이터에 포함하여 것이 일반적이지 싶다. 이는 일종의 매개 변수로 raw 뷰어/후보정 프로그램 등에서 해당 정보를 적용하여 촬영자가 설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미지를 불러올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이런 구성/방식이 당연할 수밖에 없는데, working(또는 User) profile 설정 값을 raw 파일에 포함하지 않는다면 촬영자가 촬영 시 설정한 정보가 제외/삭제되는 것을 의미하며 사진 촬영 당시의 촬영자의 설정 행위는 전혀 무의미한 것이 될 것이다. 

 

카메라 제조사마다 각기 다른 raw 포맷을 활용하고 있고, 각자의 raw 포맷에 어떤 정보를 추가하거나 구성할지는 각 제조사의 선택에 달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만약 특정 제조사에서 raw + jpeg 모두를 담고 이를 자신들의 raw 파일이라고 지칭해도 (공용의 raw 파일이 존재하지 않으며, 원시의 RGB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것은 잘 못된 raw 또는 raw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단, 추가된 working 프로파일 정보/데이터에 의한 적절한 구현은 앱이나 애플리케이션의 지원/호환 여부에 달려있다. 

 

후지필름(. RAF)의 선택은 해당 로우 파일 속에 필름 시뮬레이션의 설정 값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raw 파일에는 촬영 당시의 노출, 화이트 밸런스, 설정 색공간(sRGB 또는 AdobeRGB 등) 뿐만 아니라 필름 시뮬레이션과 세부 색조 및 채도, 명도 등에 대한 설정값, 다이나믹 레인지 확장 값(DR200% 등) 등도 working 프로파일에 포함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raw 파일의 용량이 소폭 증가하는 점은 있지만, 후지의 가장 특징적인 기능을 raw 촬영 모드에서도 어필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working 프로파일에 기록된 노출, 화이트밸런스, 부가적인 색 관련 설정 정보 등은 일종의 매개 변수(파라미터)이며, 후 보정을 통해 매개 변수가 바뀌어도 원 소스인 RGB 정보에 새로운 매개 변수를 적용하여 큰 화질 저하 없이 시각적인 보정이 가능하다.  

 

타 제조사의 카메라에서도 raw 파일에 함께 저장되는 별도의 데이터가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용해 보지 못해서 직접 확인한 바 없어서 타 제조사의 카메라를 모두 열거할 수는 없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소니 A7r2와 a7II의 경우에는 마이스타일의 설정 사항은 raw(. ARW) 촬영 모드에서도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 working 프로파일에 포함되지만, '사진 효과' 설정은 JPEG에만 적용되고 Raw의 working profile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이지 싶다. 픽처 프로파일의 경우 raw 촬영 시 적용되지 않으므로 사진 효과와 동일하게 소니 raw(. ARW) 파일에는 포함되지 않는 정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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