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카메라와 관련한 초점(焦點)이란 용어는 몇 가지 의미로 사용해서 조금 헷갈린다. 잘 알고 있을 내용이라 그리 새로울 것은 없지만, 그 개념을 적절하게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늘 생각해 왔는데 이번 기회에 정리해 보자. 물론 기하학(geometry)의 초점이나 인문학적 용어로 쓰이는 초점의 경우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흔하지만, 광학적 의미와 구분은 그리 어렵지 않고 이상적인 광학계의 초점 또한 기하학에 근거하고 있는 개념이므로 서로 맞닿은 지점도 있으므로 따로 구분해서 언급하지는 않았다. 카메라 렌즈(광학계)에서 초점은 시야 범위, 배율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개념이지만, 단순히 렌즈의 환산된 화각 정도를 파악하는 숫자나 포커싱의 의미 정도로 단순화시켜 이해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 아쉽다.
▶ 초점 / Focal point
흔히 장착하는 광학계의 '초점거리(focal length) 등에서 언급되는 정의로, 기하학에 근거한 광학적인 초점을 의미한다. 이를 조금 더 자세히 정의하면 상공간의 초점과 물공간의 초점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 상공간의 초점과 물공간의 초점
광학계에 있어서 주요점의 일종. 물체 초점과 상초점이 있다. 그림 Ⅰ에 나타내는 것처럼 광학계의 광축상의 무한원(無限遠)에 있는 물점에 대응하는 상점 F'를 상초점이라 한다. 따라서 물체 공간에서 광축에 평행하게 입사하는 평행 광선은 상공간(像空間)에서 상초점 F'에 수렴된다. 또 그림 Ⅱ에서와 같이 광축상의 무한원에 있는 상점에 대응하는 물점 F를 물체 초점이라 한다.
따라서 물체 공간에서 물체 초점을 통과하는 모든 광선은 상공간에서는 광축에 평행한 평행 광선이 된다. 이들은 모두 이상적인 광학계의 경우이며 실제의 광학계에서는 근축(近軸) 영역을 제외하고는 수차(收差)가 존재하기 때문에 초점은 1점으로는 되지 않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초점 [焦點, focal point, Brennpunkt] (화학대사전, 2001. 5. 20., 세화)
상공간의 초점을 뒤 초점(back vertex focal point)이라고도 하고 물공간의 초점을 앞 초점(front vertex focal point)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광학계의 초점거리는 상공간의 초점(뒤 초점)을 의미한다.
광학계 특히 카메라 렌즈에서의 초점(focal point)는 광학계의 주요점 중 하나로 흔히 해당 광학계의 중심(주점)으로 불린다. 초점거리에 따라 배율이 달라지고, 상이 맺히는 촬상 소자의 크기(필름 규격 또는 판형)와 연동하여 촬영되는 이미지의 화각/시야범위(AOV/FOV)이 정해지며, 조리개 위치하는 이상적인 지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줌 렌즈 (가변 초점거리 렌즈)에서는 광학계 내부 구성요소의 이동으로 광학적 초점(focal point)의 위치를 이동시켜서 배율 화각 등의 변화도 만들어낸다. 때로는 고정된 초점거리를 갖는 단렌즈 등에서 포커스 이동으로 미세한 초점거리 변화가 발생하고 이에 배율과 화각(FOV)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는 '포커스 브리딩(focus breathing)'의 원인이 된다.
▶ 초점(상점-像點) / Focus (image point)
흔히, '초점이 맞다'로 사용될 때의 초점은 '포커스(focus)' 또는 '상점(image point)'을 뜻한다. 즉, (기하학적 광학에서) "피사체의 한 점에서 시작한 광선이 광학계를 통과한 후 수렴하는 지점의 초점"을 의미한다. 이때 광선이 해당 지점에 대해 수렴 정도에 따라 초점이 흐려지거나 선명해진다. 힌 지점에 수렴 정도를 '착란원'(circle of confusion)의 크기로 설명하기도 한다. 수렴의 정도가 클수록 상은 뚜렷해지고 착란원의 크기는 작아지며, 초점(포커스)이 더 맞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사람의 시각을 기준으로 일정거리에서 일정 크기의 이미지의 크기로 인화하였을 경우에 선명하다고 느끼는 정도를 '허용 한계 착란원'이라 하고 이를 기준으로 초점이 맞는 지를 대략적으로 정의하는 것이 필름 카메라 때부터 흔히 인정되던 방식이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이미지의 경우 이미지 확대 축소에 제한이 없고 재생(디스플레이) 환경에 따른 이미지의 크기 또한 제각각이라서 필름 카메라 시대의 허용 한계 착란원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그리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리고, 확대 정도나 주관적 기준에 따라 초점이 맞았다고 판단하는 기준 또한 각자 다르게 판단할 여지도 크다. 또한 다양한 규격의 촬상소자(필름 또는 이미지 센서)에 이미지 서클의 크기가 다르고 이에 따른 허용 한계 착란원의 허용치를 개별적 기준으로 정하기도 현실적이지 않다.
촬영된 이미지의 확대(인화하는 이미지의 크기 등) 정도에 따라 '초점이 맞다'라는 의미는 상대적인 것이 되므로, '초점이 맞다'라는 기준 또한 '조건'이나 '각자의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겠다.
카메라 제조사 등에서는 이미지 센서 크기 등을 감안하여 허용 한계 착란원에 대한 내부 기술적인 기준(Auto foucs에서의 정밀성의 허용 오차 등)을 저마다 두고 있지만, 공인된 기준이나 강제된 규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종종 광학계의 포커싱과 관련하여 초점을 ‘핀트’(Pinto)라고 칭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일본에서 유래된 용어로 추측컨데 Pin point(한 개의 좌표로 표시되는 작은 지점으로 카메라의 장착 방향에 따라 수직, 측방 시각, 전방 시각, 점표적으로 구분)의 일본식 축약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의미는 '상점'/이미지 포인트를 의미하지만, 정확하게 정의하기 위해서 사용하기에는 그리 적절한 용어가 아니므로 '이미지 포인트'로 순화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정리하자면, '초점' 용어에 대한 혼란은 광학적 주요점으로서의 '초점(focal point)'과 '상의 초점'(상점, image point -foucs-)이 서로 다른 것을 하나의 용어 명칭(초점)을 사용하는데서 비롯된 혼동의 문제라 생각한다. 즉, 영어에서는 Focus와 focal point로 쉽게 구분되는 것에 비하면 우리말 '초점'이라는 하나의 용어 사용으로 두 개념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다.
이런 혼란을 피할 목적으로 상점으로서의 '포커스'에 해당하는 초점을 ‘핀트/핀’ 등등 정체와 출처가 모호한 용어로 대체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싶고, 상의 초점(image point)을 ‘상점’(像點)이란 용어로 대체하기에는 '상공간의 초점'과 혼동할 우려가 커 꺼려진다. 이런 혼란을 피하기 위해 '포커스'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하는데, 이런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순 우리말 용어를 아직 찾지 못해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