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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이면/산들산들(日常茶飯事)

22.08-09_ 늦여름과 이른 가을 사이

 

여름의 끝 즈음에 큰 비가 왔고 곳곳에서 물난리를 겪었다는 데, 며칠 지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은 푸르기만 하다.

 

Fujifilm X-pro1

Super Wide-Heliar 15mm f/4.5

 

여름과 가을 사이 즈음. 남쪽에선 큰 태풍이 북상 중이고, 추석을 며칠 앞두고 있었다. 개인적인 일로 십수 년 만에 마포구 성산동을 모처럼 다시 찾았다. 2호선 홍대입구역 주변으로 높이 치솟은 빌딩 풍경은 예전 모습과는 사뭇 달랐고 다소 낯설다. 이 거리는 언제나 젊음으로 넘쳐났고, 새로움에 맞춰 계속 변해왔으니, 나처럼 '불쑥' 다시 찾은 이에게 달라진 모습이 생경해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나마 성산동 주택가의 골목들은 옛 모습이 군데군데 남아서 반갑다. 골목을 따라 제각각의 모양의 건물들, 전신주를 타고 얽히고설킨 전선, 그 뒤로 펼쳐진 하늘, 이 복잡한 풍경과 서로의 얽힘이 정겹다.

 

Fujifilm X-pro1

Nokton Classic 40mm f/1.4

 

사진 속 하늘색은 당시 실재(實在)의 하늘보다 더 푸르다. 하늘의 푸른 색은 종잡을 수 없고, 언제나 하늘은 실재보다 조금 더 푸르게 기억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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