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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Personal delusions about photography

돌고 돌아 다시 35mm 풀 프레임의 전성시대? - 마이크로 포서드 위기와 APS-C 규격의 불안한 미래 - "어디서부터 꼬여버린 걸까?" / The heyday of 35mm full frame? / Micro Four Thirds crisis and the uneasy future of AP..

Notice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기다리던 가을이 왔으니 그동안 미루었던 수다를 다시 이어가 보자. 기대치가 크지 않은 수다이니 굳이 억지로 쓸 이유도 없었고, 몇 달 동안은 더위나 감염병 판데믹의 답답한 나날에 갇혀 뭘 이야기하고 싶은 의욕도 없었던 것 같다.

 

 

돌고 돌아 다시 35mm 풀 프레임의 전성시대? / 마이크로 포서드 위기와 APS-C 규격의 불안한 미래

 

"어디서부터 꼬여버린 걸까?"

 

 

▶ 카메라 마켓 규모 축소와 그 영향

 

십여 년 지속 하락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 판매량 지표와 관련 제조사들의 카메라 관련 '사업부 매각'이나 '철수' 등의 이슈로 카메라 업계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20세기의 신문이나 잡지 그리고 라디오나 텔레비전(공중파와 케이블 등)이 중심이던 사회에서 인터넷과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한 웹 서비스와 소셜 네트워크,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영상 공유나 스트리밍 서비스가 지배하는 즉, 활자나 일방의 정보 제공자와 시청자에서 누구나 이미지나 영상 등의 정보를 공유하거나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사회가 되었음에도 이런 이미지와 영상 정보를 만드는 주요 장치인 카메라가 소비자 시장에서 점차 외면받고 있다는 점은 조금 의외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용의 카메라는 시대적 변화와 흐름에 대응/적응하지 못하고 있고, 자신의 텃밭의 작물이 시들어가는 것을 마냥 지켜보는 안일함이 지금의 꼴을 초래한 원인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동안 주류로 손꼽히던 전용 카메라 제조사 입장에서 보면 십수 년째 계속된 시장의 축소는 분명히 영업적 실적의 하락과 수익의 악화로 눈앞에 닥친 위기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로 대표되는 정보화 사회의 사진이나 영상의 활용성과 효용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고, 앞으로 이 흐름은 지속/심화될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즉, 현재 카메라 제조사의 위기는 '사진이나 영상'의 위기와는 전혀 동떨어진, 도리어 사진과 영상의 수요와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존의 '전용 카메라' 제품이 시대적/소비자의 니즈와 필요 그리고 유행/흐름에 편승하지 못하면서 (시장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소규모 또는 변화에 소극적인 카메라 제조사들에서 벌어지는 위기라 생각한다. 물론, 이런 위기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더 큰 규모의 카메라 제조사들에게도 곧 벌어질 일이다. (카메라 모듈을 통해 기존 전용 카메라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 폰 등의 모바일 기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호황이 전용 카메라 제조사의 부진과 위기라는 상황과 좋은 대조/대비를 보여준다)

 

오랜 역사만큼 카메라와 관련해서 과거의 명성을 뒤로한 채 잊힌 카메라 제조사들이 꽤 많은데, 20세기 초 중반을 주름잡던 '자이스 이콘'의 70년대 파산, 6~7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던 Pentax, 80년대 전자 제어기술의 정점을 보이던 기술의 '미놀타' 등은 타 회사에 인수 합병 등을 거치며 이제 잊힌 이름이 되거나 이름만 남은 꼴이 되었고, 디지털 카메라에서의 나름 뚜렷한 자신만의 콘셉트를 보여주던 올림푸스 또한 사업 매각 선언으로, 그리고 몇 해 전부터 회자되는 니콘의 위기, 코로나 감염병 판데믹으로 인한 올해의 경제 침체와 더불어 파나소닉의 실적 악화 소식 등 익숙한 기성의 몇몇 카메라 전문 제조사에게는 험난한 앞날로 전망이 불투명해 보인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콤팩트 카메라의 몰락. 그 이후의 변화

 

카메라 모듈은 다른 기기 특히 모바일 기기와 결합하며 전용 카메라가 가지던 사진에 대한 기능 상당 부분을 대체하면서 전용의 카메라만의 확고한 입지/영역(나와바리?)을 허물고 이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서 강력한 하드웨어와 각종 앱의 소프트웨어를 통한 스마트한 기능을 통해 현재의 소비자가 요구에 딱 들어맞는 맞춤 기기로 자리매김했다. 이로 인해 휴대와 편의성에 치중한 콤팩트 카메라 시장의 몰락은 당연해 보인다. 특히, 1인치 이하의 콤팩트 카메라는 (카메라 모듈과 결합한 스마트 폰 등과 비교하여) 차별화된 성능과 기능을 보여주지 못했고 도리어 기능적으로 부족했으므로 그 이후의 결과는 피할 수 없는 정해진 수순이었지 싶다.

 

그나마 마이크로 포서드나 APS-C 규격의 크롭 이미지 센서 카메라는 카메라 모듈의 작은 판형(1/2.5인치)과는 차별화되는 성능으로 꽤 선전했지만, 컴팩트 카메라를 집어삼킨 '스마트 폰 발 들불'이 이제는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을 집어삼키려고 번지고 있는 꼴이다.  마이크로 포서드나 APS-C 등 크롭 이미지 센서 규격만의 장점 또한 분명히 존재하지만, 35mm 풀프레임과 차별화되는 장점이라고 주장하던 부분이 곧 스마트 폰의 카메라 모듈과는 반대로 단점이 되어서 돌아온 것은 아닐까. 

 

 

-  판형의 변천

 

150여 년의 카메라 역사에서 주류 판형의 변화는 새로운 기술과 관련하여 그리 드물지 않게 있었다. 초기의 유리판에 감광제를 발라서 사용하던 카메라의 경우 판형이라 부르기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코닥의 필름이 등장하면서 익히 한 번씩은 들어봤을 116, 120(220), 135, 110, APS 등이 있다. 그리고 135 필름을 세로로 반을 나눠 촬영하는 하프 프레임 카메라 규격도 존재했다. 그리고 영화에서도 35mm 필름을 사용하는 Super 35mm 또는 그 반을 잘라 사용하는 16mm 다시 그 반에 해당하는 8mm 필름이 있다. (고해상도의 영사를 위해 아이맥스 시스템에서는 70mm 필름이 사용되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 https://thedarkroom.com/old-rolls-film-developing/

 

필름의 규격과 관련해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필름의 해상도는 (제품의 종류 등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판형의 크기에 따라 결정되는 특징이 있어서, 큰 판형과 작은 판형은 사진의 사용 목적이나 인화하는 크기에 따라 다르게 선택되었다.

 

 

- 디지털 카메라에서의 마이크로 포서드와 APS-C 규격의 입지

 

앞에서의 필름과 판형에 따른 해상력(또는 이 결과물로서의 사진의 해상도)의 특징과 달리 디지털 이미지 센서는 동일한 판형(면적)이라 하여도 픽셀의 집적 정도에 따라 해상력이 저마다 다르게 구현되므로 판형의 크기가 곧 화질(해상력)로 직결되던 필름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고, 따라서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135 (35mm 또는 풀프레임) 규격을 답습할 이유가 없으며, 이는 "과거의 유산"에 불과해서 라이카(최초의 35mm 카메라는 라이카 바르낙)의 규격을 디지털 카메라에서 추종/답습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주로 마이크로 포서드 진영나 APS-C에 집중했던 후지 등의 제조사에서 주창)이 꽤 힘을 얻었다. 이를 근거로 마이크로 포서드와 APS-C 규격의 디지털 미러리스가 작고 가벼운 휴대성과 성능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카메라로 디지털 시대의 대표/보편적인 규격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물론, APS 규격의 경우, '필름' 카메라에서 자동 ISO, 자동 이송 및 되감기 기능 편의성에 향상이 있었고, 미놀타를 중심으로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며 필름에서 이미 실제 제품화되었던 규격이었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예측과는 정반대의 대실패 -대규모 자금 투자 실패에 의한 막대한 재정적 부담으로 미놀타의 몰락이 가속화되었다- 비운의 규격이기도 하다. 그리고 초창기 DSLR에서 APS-C 규격이 가격과 성능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규격으로 널리 사용되기도 했고, 최근까지도 플래그쉽과 콤팩트의 중간을 이어주는 일명 보급형 라인업으로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마이크로 포서드와 APS 등 크롭 이미지 센서 규격이 적용되는 카메라는 꽤 분명한 장점이 있는데, 먼저 작은 이미지 센서 규격으로 인한 고유의 성능 향상(이미지 데이터의 판독/Read out 속도에 따른 여러 장점/연사 속도 향상과 영상 녹화에서의 높은 프레임 설정 가능, 그리고 젤로 현상의 최소화 등과 상대적 저전력으로 인한 효율적인 전원 관리 등) 그리고 카메라 자체를 작은 크기로 설계/제조가 가능했으며, 렌즈/광학계 또한 35mm 풀 프레임 카메라에 비해 작은 이미지 서클만으로 충분했으므로 렌즈/광학계 또한 작고 그리고 더 밝은, 한마디로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렌즈로 제조하는데 유리한 장점이 있다. (작은 판형이 가지는 장점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 주제로 다뤄보자 - 아래 링크 참조-)

2022.04.19 - [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Personal delusions about photography] - 스냅 사진과 핸드핼드 샷 그리고 판형의 영향에 대하여 / Snapshots & handheld shots And about the film format

 

스냅 사진과 핸드핼드 샷 그리고 판형의 영향에 대하여 / Snapshots & handheld shots And about the film format

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스냅(또는 캔디드) 촬영의 시작은 '135

surplusperson.tistory.com

 

생각해 보면, 디지털 카메라에서 크롭 이미지 센서 카메라의 기술적/기능적 장점은 충분히 수긍할만하다. 실제 디지털 카메라 초기의 시장은 콤팩트 카메라와 더불어 APS-C 규격이 상대적으로 가격 대비 성능에서 경쟁력이 있었고, 디카로 통칭되는 카메라 소비 시장의 저변 확장과 DSLR 전성기를 이끄는 주요 동인이 되었지 싶다. 그렇다고 제조사들이 주장한 기술적 주장만이 전적인 이유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렌즈 교환형 카메라의 경우, 기성의 35mm 판형 중심의 시장에서 마이크로 포서드나 APS-C 등 새로운 규격의 등장은 기존 필름 카메라에서부터 누적되었던 135 필름에 최적화된 교환용 렌즈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규격의 제품(렌즈)의 수요를 만들고 이를 통한 기존 카메라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욕심과 전체 매출 증대와 영업 이익의 극대화가 숨겨진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공공연하게) 제조사의 동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디지털 카메라 초창기의 동일한 규격에도 불구하고 EF와 EF-S가 호환되지 않도록 렌즈 마운트 부분에 장난질하던 것 등 또한 이런 상호 호환을 막아 추가적인 수요를 만들고 싶은 바람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캐논의 경우를 예로 들었지만, 타 제조사들의 행태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작고 가벼움 그리고 기존의 크고 무거운 DSLR과는 구분되는 스타일리쉬한 렌즈 교환형의 카메라는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로 차별화하며 꽤 성공적인 실적을 거뒀다. 마이크로 포서드 연합의 하나인 올림푸스 펜-PEN 시리즈는 작고 깜찍한 크기의 장점과 최신 기술과 복고가 조화로운 디자인과 함께 렌즈 교환형의 카메라의 고성능 구현으로 인기를 끌었고 파나소닉에서 사진뿐만 아니라 영상 녹화 기능에서도 탁월한 성능을 자랑하는 Lumix 카메라를 주력으로 삼았으며, APS-C 규격 카메라에서 후지필름의 복고적 감성의 아름다운 X 시리즈와 소니 NEX 5와 알파 6 시리즈의 작고 가벼운, 그리고 고성능, 다기능의 렌즈 교환형 카메라, 그리고 이제는 사라진 삼성의 미러리스 카메라, 캐논과 니콘의 뒤늦은 APS-C 미러리스 카메라 합류 또한 이런 흐름에서 이해할 수 있겠다. 

 

 

 컴팩트 카메라를 집어삼킨? 스마트 폰! 다음 타깃은 마이크로 포서드?

 

사실, 현재의 가장 보편적인 휴대용 전자기기(모바일 기기)인 스마트 폰은 전용 카메라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의 시장 지배적 위치에 있기 때문에 굳이 디지털 카메라를 집어삼킬 필요가 없어서 이런 자극적인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뉴스란의 흔한 제목 장사처럼...) 콤팩트 카메라는 스마트 폰의 성장 흐름에 의도치 않게 휩쓸려 나간 것에 불과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용 카메라의 관점에서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고성능 고기능의 길을 추구하는 모바일 기기 카메라 기능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다음 희생자/타깃은 마이크로 포서드가 되지 않을까? 이는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의 장점으로 내세웠던 부분과 관련 있다. 작고 휴대가 편리한 카메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고성능 또한 함께 추구하는 마이크로 포서드는 콤팩트 카메라가 지향했던 장점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은 휴대와 간편한 사용의 편의성에서는 카메라 모듈의 장착한 스마트 폰 등의 모바일 기기와는 애초 경쟁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렌즈 교환 등을 통한 차별화된 성능은 최근 다양한 화각에 대응하는 멀티 카메라 모듈과 스마트 폰의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의 발전, 그리고 더욱 자연스러운 그리고 거의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후보정을 통한 각종 광학 기능의 구현이 가능해서 마땅히 내세울 차별점이 이제 거의 남아 있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애초에 35mm 풀프레임과 차별화되던 사진이나 영상에서 마이크 포서드 규격의 장점은 여전히 유효한 점도 분명하다. (무비캠/캠코더의 작은 이미지 센서에서도 동일하지만,) 작은 이미지 센서는 동일한 해상력에서 상대적으로 더 빠른 판독 속도를 구현할 수 있어서 보다 높은 사진 연사와 프레임 레이트 성능을 보일 수 있고 젤로 현상 등을 감소시킨다. 그리고 이미지 센서 크기에 따른 동일한 동적 범위에서 더 높은 기능을 구현 가능한 요인으로 손떨방 등 이미지 안정화 구현에서도 비교우위에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은 더 큰 이미지 센서 규격에 대해서는 장점이지만 더 작은 이미지 센서를 갖는 카메라(스마트 폰의 카메라 모듈 등)에 대해서는 장점이라 하기 곤란하고 도리어 단점이 되지 않을까.

 

올림푸스의 카메라 사업 매각 발표와 파나소닉의 영업 이익 등 수익 악화는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의 당면한 위기가 이제 어느 정도 한계치/임계점에 도달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지표가 아닐까? 마이크로 포서드 기술의 실질적 맹주이자 구심점 역할을 하던 파나소닉마저 최근 35mm 풀 프레임의  카메라인 S와 SH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앞으로의 주력 카메라 라인업의 제품군 변경을 도모하는 절박한 이유 또한 여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면, 이는 2018년 파나소닉의 'L 마운트 연합'/L mount Alliance 참여로 인한 계획된 전략적 선택인 동시에 기존 MFT 연합의 와해와 새로운 전략으로 수정을 하였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마이크로 포서드나 APS-C 등 크롭 이미지 센서 규격의 등장 이유와 논리적 근거는 여전히 타당하다고 고개가 끄덕여지며, 35mm 풀 프레임과 차별화하여 얻을 장점이 분명하지만, 모든 일을 꼬이게 만든 것은 단 하나 "스마트폰의 등장과 대유행"이지 싶다. 그리고 전용 카메라 시장의 파이가 줄어들수록 이런 위기는 되풀이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하드웨어 성능 향상으로 이미지 프로세싱 처리 속도 등이 개선되어 판독 속도 향상 등으로 큰 이미지 센서 규격에서의 고속 프레임 레이트 성능 문제나 젤로 이펙트 문제를 해결하고 있고, 4K 해상도 이후의 6K나 8K 등 고해상도에서는 고집적에 따른 수광 등의 물리적인 문제로 이미지 센서 크기 자체를 작게 고집해서 얻는 이점이 줄고 단점이 늘어나는 이유도 큰 판형으로의 변화를 촉진하는 요인이 되지 싶다. 그리고 고감도 노이즈 억제 기술의 눈부신 발전 또한 '작은 판형' 카메라의 장점을 물 타기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마이크로 포서드에 비해 APS-C 규격은 아직은 여유가 있지 싶다. 먼저, 영상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유서 깊은 Super 35mm 규격이 APS-C 규격과 거의 유사해서 여전히 장점이 있고, 사진이나 영상에서 35mm 풀프레임과 성능/기능적으로 큰 격차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드러나는 주요 제조사들의 신제품 출시 정보와 이와 관련한 분명한 전용 카메라 시장한 흐름은 다시 35mm 풀 프레임 중심으로 전용/전문 카메라 시장의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영상 전문 카메라에서 고급 기종 중심으로 기존의 Super 35mm 규격에서 35mm 풀프레임 규격을 기준으로 하는 변화 흐름이 체감되지만, 전문 시네마급이 아닌 다양한 규모의 영상 촬영 등에서 APS-C/super 35mm의 장점이 갑자기 위협받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쪼그라들 데로 쪼그라든 카메라 시장의 앞으로의 주요 추세는 "세미 프로를 지향하는 아마추어와 전문가 중심의 카메라 시장"으로 재편되어갈 수밖에 없고 (어떤 의미에서는 스마트 폰 등에 떠밀려 ) 다시 "35mm 풀 프레임 전성시대"로 회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고 가벼운 것에서 경쟁은 스마트 폰을 이겨낼 수 없으니 '적당히 크고 적당히 무거운' 본래의 카메라 모습으로... 

 

콤팩트 한 카메라는 거리 사진(스트리트 포토)나 일상의 스냅, 자연스러운 사진 촬영 등에 꽤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크고 부담스러운 카메라보다는 작은 카메라가 피사체의 시선이나 주목을 줄여주고 동일한 시야 범위 + 피사계 심도 조건에서 더 빠른 셔터 스피드 확보가 가능한 장점으로 순간 포착 등에 더 어울린다. 하지만, 최근의 각종 도촬이나 초상권 이슈 등으로 거리 사진이나 스냅사진이 일종의 민폐나 타인을 불편하게 하는 행위로 간주되어 컴팩터와 스냅을 장점으로 하는 작은 카메라의 효용감이 확연히 낮아진 것도 같다. 그리고 사진보다는 영상이 더 주목받는 뚜렷한 변화의 흐름도 있고, 큰 포맷의 얕은 피사계 심도가 만드는 감성에 너무 매몰된 영향도 있겠고, 영상을 위해 각종 액세서리를 연결하다 보면 작은 카메라도 결코 작지 않게 되는 점도 경박단소의 콤팩트 카메라의 장점을 지운다. 결국에는 카메라를 따로 챙길 정도의 애정과 필요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왕이면 35mm 풀 프레임 카메라를 챙겨 나가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되지 싶다. 사실 고성능 고사양의 교환용 렌즈를 고집한다면 커다랗고 무거운 렌즈 탓에 작은 판형 카메라가 그 자체의 크기가 작다고 해서 렌즈까지 모두 장착하면 별 차이가 없는 점도 크다.

 

무엇보다, 작은 판형/포맷이 가지는 장점을 스스로 잘 납득하지 못하고, 흔히 "장비병"이라 칭하는 부심질과 "큰 판형은 고급"이라는 속된 오해가 여전히 우리를 옭아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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