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소통하기 위해 만든 블로그라서 읽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궁금하고 재미있을 수다거리를 찾아서 종종 인터넷 커뮤니티 질문 게시판을 종종 어슬렁거린다. 그 중에 관심이 동하는 주제를 찾으면 답글을 달기도 하는데, 최근 후지필름에서도 F-log를 선보였고 이에 관한 질문이 보여서 냉큼 '설명충'?이 되기로 했다. 잘 정리되지 않아 장문의 댓글이 되어 버렸지만, F-log에 대한 설명이 웹에 많지 않으니 정리해 보는 것도 좋지 싶다. 일단 질문과 답글을 ctrl + V 하고 이후 살을 붙여서 보완 설명하며 수다를 이어가 보자.
f-log가 정확히 어떤 기능인가요?
바디 내에서 지원이 안된다면 어떤 점이 불편한지 궁금합니다.
f-log를 위시한 log는 동영상 촬영 시에 부족한 다이내믹 레인지를 확장하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스틸 이미지에서는 원시 데이터(RGB 색정보, 명도, 채도 등)를 가지고 있는 Raw를 통해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구현할 수 있고, 색보정 등의 후반 작업이 용이한 대신 이미지 데이터 용량이 큽니다. 이를 대신해서 압축된 JPEG로 용량이 적은 파일을 선택할 수 있지만, 구현 가능한 다이내믹 레인지가 좁아지고 압축으로 인해 화질 일정 부분(특히 색정보)이 손실됩니다.
동영상은 카메라 하드웨어 성능 문제로 Raw로 촬영된 영상을 처리/전송/저장하기에 아직은 소형 카메라의 하드웨어 성능으로는 무리입니다. 따라서 현재는 대부분 MPEG4 (정확하게는 H.264) 형식으로 손실 압축하는 방식이지요. 이는 스틸 이미지의 JPEG를 영상의 연속된 이미지의 중복 데이터를 더욱 압축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편합니다. 물론 JPEG에서 처럼 명도를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지고 화질이 손상이 있는 단점이 있지만, 용량이 줄어 소형 카메라의 하드웨어 성능으로도 동영상으로 프로세싱과 전송/저장이 가능합니다.
log는 이런 동영상에서의 단점,그 중에서도 좁아지는 다이나믹 레인지를 좀 더 넓혀서 명도 표현의 단계를 확장하기 위해 고안된 방법입니다. 밝기를 나타내는 감마 곡선을 대수(log) 함수를 이용해서 더 넓은 명도 표현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실질적인 용량/비트율 상승 없이 꼼수로 명도 단계만 늘렸으므로 콘트라스트와 채도가 감소한 일명 플랫(flat)한 이미지로 보입니다.
물론 얻는 것이 있으니 잃는 것도 있습니다. 더 넓은 다이나믹레인지를 위해 어두운 부분의 색정보를 일정 희생시키는 방식이고 감소된 대비와 채도를 보정하기 위한 후반 색보정 작업이 필요합니다. 색정보 손실에 대한 대응으로 새로운 색역/게멋(Gamut)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후지에서는 독자적인 gamut 대신 F-log에서는 BT.2020을 사용한 듯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플랫(flat)한 저 대비 색감 탓에 색보정과 후반 작업이 이루어지기 전의 플랫 한 영상이 좋다는 사람도 간혹 있습니다만, 사실적인 색감과는 거리가 멉니다. 다이내믹 레인지만 확장된 형태이므로 청명한 자연 풍광 등 밝기/명도 차가 큰 환경에서 효과적이지만, 그 대신 기본 최저 감도(ISO) 상승이 불가피하므로 ND 필터 등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감도 증가로 노이즈 증가도 신경 써야 합니다.
f-log를 스틸 이미지 촬영 모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겠지만, Raw를 사용할 수 없는 동영상에서 다이나믹 레인지 영역 확대를 위해 나온 기술에 불과하므로 스틸 이미지에서는 Raw 촬영에 비해 그리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후지의 F-log는 외부 저장장치 사용 시에만 제한적으로 가능한데, 이는 카메라 내부 하드웨어의 부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신형 카메라가 나오면 소니가 S-log 초기에 A7S에서 그러했듯이 내부 저장장치에서 사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후지의 JPEG 파일이 압축률이 낮고 용량이 큰 편이라 동영상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용량이 좀 크지 싶습니다.(압축률이 낮고 용량이 크다는 것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만큼 화질이 좋을 개연성도 높습니다) 내부 저장 장치 사용이 안됨으로 인한 불편은 휴대용 외부 저장장치 가격이 웬만한 카메라 한대 가격이 나오고, 영상 촬영 시 연결 사용 등은 번잡하고 불편합니다.
댓글에서 다루지 못한 세부적인 부분을 마저 살펴보자.
▶ Log Picture profile과 HDR(High Dynamic Range)의 이해
위의 답글에서 언급하였듯이 Log 픽처 파일은 스틸 이미지가 아니라 동영상의 더 나은 화질을 위해 만들어졌다. 화질이라고 뭉뚱그려 칭하지만 화질을 결정하는 요인은 해상도 이외에도 밝기의 범위와 단계의 표현력, 색 표현력 등등 여러 요소가 관여한다. 로그 픽처 프로파일은 그중에서도 '밝기 표현의 범위와 단계의 세밀함'의 성능과 관련 있다. 이는 용량 대비 고효율을 얻기 위해서 디지털에서 자주 사용되는 ‘데이터의 효율적인 분배를 통한 전반적인 성능 향상’이라는 아이디어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즉, 기존 디지털 카메라에서 사용되는 동영상의 비트 심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만들어지는 데이터/파일 용량의 큰 변화 없이 사전에 설정된 로그 함수를 이용하여 노출에 따른 데이터를 재분배하여 더 넓은 밝기 표현 범위 하이 다이나믹 레인지(HDR -High Dynamic Range)를 통해 기존의 기술(디지털 HD 기술 표준)의 한계와 단점을 넘어서는 밝기 영역의 데이터까지 포함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 방식은 기존 동영상 코딩 방식을 그대로 활용하고 데이터가 크게 늘어나지 않으며 다이내믹 레인지(명도/채도의 표현 단계 범위) 확장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기존의 방식보다 모든 점에서 개선된 상위 호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효율적인 분배’ 과정에서 더 높은 효율을 위해 부득이하게(또는 필연적으로) 희생?된 부분이 존재한다.
- 감마 보정
로그 픽처 프로파일의 가장 주된 내용은 감마(Gamma) 보정이다. 먼저 감마(Gamma)는 "감광 재료의 콘트라스트 상태를 나타내는 척도로 농도 변화 및 노광량의 변화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에서 A/D 변환으로 만들어지는 노출 데이터 즉, linear recording은 용어 그대로 선형이다. 하지만, 사람의 시각은 밝은 부분보다 어두운 부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밝기에 대해 비선형적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카메라 이미지 프로세싱 과정에서 JPEG나 MPEG로 변환/코딩될 때 선형의 데이터는 비선형으로 감마 보정( 비선형 부호화)으로 더욱 인간의 시각에 적합하게 만들어진다. Raw 파일은 원시 데이터이므로 비선형으로 감마 보정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감마 보정의 변환이 일어나는 이유는 데이터 저장 측면에서는 linear/선형의 감마가 유리하지만, 사람이 보는 측면에서는 nonlinear/비선형의 감마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Rec.709 (또는 BT.709)는 비디오나 영상용으로 색역 + 비선형 감마 곡선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HD방송의 기준이어서 지금까지 대부분의 비디오 영상에 사용되었다. log 픽처 프로파일에서는 기존 Rec.709와 다른 비선형의 감마 곡선을 보여준다. 이를 비교하면 log PP의 특징을 이해하기 쉽다. 즉, 더 높은 입력(빛의 세기)을 기록하기 위하여 변화된 곡선을 보이는데,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감마 보정된 무비, 비디오, 시네마 감마 (일명 '하이퍼 감마') 등도 존재한다. 흔히 카메라의 동영상 모드에서 시네 또는 비디오 등등으로 메뉴 선택이 가능한 제품에서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기존 하이퍼 감마(Hyper-gamma)들에 비해 log 감마는 더 극단적인 커브로 압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로그 픽처 프로파일 자체가 대단한 기술적인 변화는 아니며 좀 더 넓은 명도를 담을 수 있도록 압축 효과를 증폭시킨 옵션이 하나 더 추가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언제나 환영할만한 일이다.
- 디스플레이 장치(모니터 등)에서의 감마 보정
디스플레이 장치 감마 곡선 보정의 이유는 시각적으로 보다 만족스러운 영상을 얻기 위한 것이다. 여러 선택 가능한 감마 설정을 통해 사용자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하고 그 선택을 통해서 다양하고 적절한 영상을 표시 할 수 있다. 감마는 모니터 등의 디스플레이 장치의 감마 커브와 카메라 장치의 감마 커브로 구분할 수 있고, 모니터 감마 곡선은 1930년대부터 CRT 모니터에서 사람의 시감각에 부합하는 화면 재생을 위해 고안되었다. 카메라 감마 곡선은 필름으로 제작된 영화를 텔레시네하여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하는 과정에서 고안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어서 사뭇 등장 시기의 차이가 크다.
앞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Rec. 709는 감마 커브와 색역(sRGB)으로 구성된다. 더 넓어진 다이나믹 레인지에 따라 각 명도 단계의 색 영역 또한 확장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시네/하이퍼 감마나 로그 픽처 프로파일에도 각각의 감마 커프에 접합하도록 맞춤형 색역/Gamut을 제공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후지필름의 F-log는 고유의 게멋을 적용하는 대신에 Rec.709(BT.709) 보다 확장된 색역인 BT.2020의 Gamut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BT.2020이 UHD 색역이고 X-T2가 4K UHD 녹화를 지원하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카메라의 log 픽처 프로파일은 그동안 캐논의 C-log, 소니의 S-log, 파나소닉의 V-log 등이 있고, 실제적인 효용보다 사용자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는 심리적인 만족이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UCC, SNS 등의 성행으로 디지털카메라에서도 동영상 녹화 용도가 증가하였지만, 여전히 많은 디지털카메라의 실사용자 대다수는 스틸 이미지 카메라를 주용도로 하고 있고, 동영상의 경우 예외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고 일상의 대부분 상황에 기존 카메라의 비디오 또는 기본 영상 모드로도 충분하다. 때때로 여행 영상 등 멋진 풍광을 영화처럼 만들고 싶은 아주 예외적이고 부지런한 그리고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 금손이 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로그 픽처 프로파일이라 할 수 있다. 결론은 대부분의 사용자는 로그 픽처 프로파일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알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디지털카메라의 로그 픽처 프로파일이 전문가만을 위한 기능이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급 나누기 시절 종종 등장하던 '준 전문가용? 또는 전문가와 아마추어를 아우르는'이란 용어를 써야 하나 싶다. (물론 전문 시네마 카메라에서도 로그 픽처 프로파일이 활용되기도 하겠지만, 다룰 수 있는 데이터가 높은 비트 심도로 확보해서, 일반 소비자용 디지털카메라의 8 bit 심도와는 질적인 면과 활용도에서 확연히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래저래 잘 활용하지 않는 기능이라도 있는 데 안쓰는 것과 없어서 못 쓰는 것은 기분부터가 좀 다르긴 하다.
▶ Log 픽처 프로파일의 효용
- 로그 픽처 프로파일 번거로운 점
감마 커브 보정으로 더 넓은 단계 명도 표현이 가능하지만, 사람의 시각 특성을 반영한 감마 곡선과는 달라서 이질적인 느낌의 영상 즉, 콘트라스트와 채도 등이 낮아져서 그리 선명하지 않은 허리멍텅하게 보여진다. 이를 사람의 시각에 알맞은 또는 연출자가 감각적으로 표현하고자 정도의 명도 단계와 색감의 영상이 되도록 조금은 번거로운 후반 보정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로그 대중화에 큰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종종 이런 색보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색 보정에 더 알맞다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흔한 듯하다. 로그 감마를 통해 명도 단계 표현력의 확장 효과와 색 보정 편의성이나 관용도는 모두 보정이나 후반작업으로 뭉뚱그려서 말할 수 있겠지만, 그 실질은 조금 다르다)
그리고 로그 픽처 프로파일은 사진의 Raw와 JPEG로 촬영한 것과 후반 작업 등이 필요하다는 유사함 탓에 종종 영상의 Raw와 log PP가 같은 것이냐는 과분한 오해를 받는다. 사실 Raw로 촬영된 영상은 감마 커브 보정이 적용되지 않고 원시 데이터(RGB 색정보, 명도, 투명도 등등)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log 픽처 프로파일과는 비교할 수 없는 보정 자유도와 적합성을 가지고 있으며, 후반작업에서 다양한 로그 감마를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도 있다. (사실 영화/시네마 쪽의 Raw라고 불리는 것 또한 데이터 압축의 일정 가공이 이루어진 경우가 많아서 완전한 Raw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측면이 있다) 그리고 그만큼 데이터 용량이 폭증으로 이를 처리하는 장비의 가격 등 여러 부수적인 문제로 쉽게 접하기 어렵다.
로그 픽처 프로파일이 적용되면 카메라의 ISO 최저 감도는 일정 수준으로 증가한다. 이는 이미지 센서가 폭넓은 다이네믹 레인지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로 생각된다. (스틸 이미지 촬영 모드에서 확장된 다이내믹 레인지 적용 시 ISO 최저 기본 감도가 높아지는 것과 같은 메커니즘이 아닐까 싶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영상 촬영 모드에 비해 3~4 F-stop 확장된 ISO 감도에 로그 픽처 프로파일은 작동하고 그만큼 광량이 풍부한 곳에서는 노출 오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ISO 감도 상승으로 노이즈도 증가한다.
로그 픽처 프로파일이 적용된 영상에서의 후반 작업은 먼저 콘트라스트/대비를 적정한 수준으로 보정하고, 감소된 채도를 다시 올려주는 변환 /컬러 컬렉션 또는 컬러 그레이딩의 과정을 거친다. 이런 변환 과정의 편의를 위해 각 로그의 Look Up Table이 있는데 흔히 LUT으로 불린다. LUT은 ‘영상값을 표시값으로 사용하기 위해 수치 영상 처리에서 사용되는 테이블’이다. 하지만 편의를 위한 LUT 적용만 하더라도 그냥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LUT을 포함한 모든 후반 작업은 영상 편집/보정 프로그램에서 가능하므로 가볍게 영상을 찍고 소비하려는 일반 사용자에게 권하기는 분명한 한계가 있어 보인다.
로그 픽처 프로파일을 적용하면 영상 화면의 채도(콘트라스트와 색도)가 감소하여 시각적인 대비가 줄어들어 선명도가 낮아진다. 이는 촬영 시 뷰파인더나 후면 디스플레이 장치에서 프레임의 포커싱이나 적정 노출을 판단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 Fujifilm의 F-log
F-log의 등장 배경은 Fujifilm 또한 X-t2 발매를 즈음해서 기존 제품의 동영상 녹화 기능을 업그레이드하여 4K UHD 화질, 향상된 동영상 초점, 그리고 별도의 동영상 모드, 오디오 레벨 표시 지원 등 영상 촬영의 편의성과 성능이 향상되었고, 이와 더불어 F-log까지 등장하며 최근 카메라 구매자의 사용 패턴과 수요를 반영하여 동영상을 중요한 기능으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후지필름의 이런 대응은 다른 경쟁 제조사에서는 몇해 전에 이루어져서 한 걸음 늦은 감이 있고, 그리고 늦은 만큼 그리 철저하게 준비하여 f-log를 선보인 것은 아닌 듯싶다. 기존 후지필름의 동영상에서 적용 가능한 효과는 스틸 이미지의 필름 시뮬레이션과 동일한 방식이었다. 이는 감마 보정의 방법보다는 색감을 선택할 수 있는 위주였고, 경쟁 제조사인 소니, 파나소닉, 캐논 등의 영상에 특화된 감마 커브 보정의 시네/비디오/무비 등등 방식은 후지필름 제품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다. 감마 커브 보정과 후지필름에서 자랑하는 컬러 사이언스는 조금 맥이 다른(효과에서도 다른) 접근이 아니었나 싶다. 늦게라도 감마 보정의 픽처 프로파일을 적용하여 선택지가 넓어진 것은 환영할 일이다.
X-t2와 F-log가 함께 등장하였지만, 몇해 전 소니의 A7S와 S-log 출시 당시의 몇 가지 문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도 아쉽다. log 픽처 프로파일이 적용된 영상이 카메라 내장의 저장장치에 그대로 저장되지 못하고, 외부의 별도 저장장치를 사용해야 가능하다는 것인데, 이는 최소 2~3년 정도의 기술 격차가 있고 이를 인정하는 꼴이지 싶다.
그리고, log 픽처 프로파일 적용으로 인해 후반 색 보정 작업이 필수적인데 이에 대응하는 자체적인 툴이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준비되었는가도 눈여겨 볼만하다. 현재 후지필름은 f-log에 대응한 소프트웨어 지원은 간단한 LUT 파일 정도를 공개한 것이 전부인 듯하다. (소니는 아쉬우나마 Catalyst browse 등의 동영상 보정 툴을 제공하고 있다)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f-log의 등장은 환영할 일이지만, 아직 일반적인 활용의 효용이나 편의 측면에서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물론 후속 신제품 출시 즈음에는 개선된 모습을 기대할 수 있지 싶다.
사족으로 몇마디 더 덧붙여서 로그 프로파일을 여행용 가방에 짐 정리에 비유하자면, 비디오, 시네, 무비, Log 픽처 프로파일 감마 보정은 상의 하의를 각각 어떤 비율로 넣어야 나중에 여행지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 효과적인지를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어떤 방식으로 옷을 접어 가방에 가지런히 많이 넣는 방법일까 하는 고민은 '코덱'의 역할과 비슷하고, 가방의 크기는 비트 뎁스/비트율 그리고 데이터 용량과 유사하다. 상의 하의를 각각 몇 벌씩 챙겨갈지 등의 고민은 사실 가방 크기가 한정된 이유가 크다. (로그 픽처 프로파일의 후보정 전 채도와 콘트라스트의 감소는 여행지에서 최상의 패션을 위해 여행지까지 도착하기 이전의 여정에서 허름한 옷을 걸치고 있는 것과 비슷하고 여행지에서 상하의 착용 후 거울을 통해서 옷맵시를 가다듬어야 하는 후 보정의 불편도 예정되어 있다) 물론 가방이 커지면(비트 뎁스의 향상) 무겁고 불편할 수도 있지만, 교통수단의 발달(이미징 프로세싱 하드웨어의 성능 향상)로 이제 큰 가방도 어렵지 않게 가지고 갈 수 있다.(예전에는 먼 길을 갈려면 봇짐 정도만을 덜렁 매고 갔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어떤 옷을 선택해서 가방에 넣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은 가방이 커져서 있는 옷 모두를 가져갈 수 있다면, 별 중요하지 않은 문제일 테다. 지금 더 높은 비트 뎁스의 고용량 고화질의 동영상으로 가는 길의 긴 여정에서 로그 픽처 프로파일의 역할이 딱 그 정도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