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귀를 기울이면

'비' 걱정 / 17년 7월 그 간 메말랐던 바닥에 내리는 비를 보자니 시원하고 마음 한 켠이 고맙기까지 하다. 희뿌옇게 먼지 쌓였던 골목도 깨끗히 씻겼다. 제법 많은 비가 내려서 창문을 꼭꼭 닫아둔 실내에서도 빗소리가 들린다. 어제 밤에 내린 비는 천둥과 번개까지 더해서 꽤 요란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고마운 비도 마냥 좋지만은 않은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에 하루라도 마음 편할 일 없는 걱정투성이 나날이다. 지난 봄의 가뭄에 물이 메말라 걱정이더니, 요 며칠 쏟아진 장대비 또한 반가움은 잠깐이고 이번에는 며칠 간 집중된 비 탓에 '물 난리' 걱정이다. 굵은 장대 같은 빗방울에 담벼락 높이 달렸던 능소화가 봉우리 채로 바닥에 나뒹군다. 꽃이 저야 열매를 맺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지만 바닥에 떨어진 꽃은 그 화사했던 과거와 대조..
산들산들 / 언니네 이발관 (+기타 코드) ☞ 블로그 이름으로 차용할 정도로 좋아하는 곡이지만, 웹상에 검색되는 코드가 정확하지 않은 듯해서 코드를 따서 올려본다. 혼자서 팅기는 취미 수준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발견한 오류가 있다면 댓글 남겨주시면 좋겠다. 처음 접하는 곡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시길 권한다. 장르는 모던 락! 산들산들 - 언니네 이발관 DM7 AM7 그렇게 사라져 가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네 DM7 AM7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던 순간도 희미해져 갔어 DM7 AM7 DM7 AM7 DM7 AM7 영원히 변하지 않는 건 세상 어디에도 없었네 DM7 AM7 하지만 잊을 수 없는 게 어딘가 남아 있을 거야 F#m C#m Bm 나는 이런 평범한 사람 F#m C#m Bm 누군가의 별이 되기엔 E DM7 A 아직은 부족하지 그래도 난 가..
12월의 감상 그리고 인생 최고의 순간 12월이 되고서야 햇볕의 따사로움을 실감하게 된다. 동지를 얼마 앞두지 않아서 잠깐 비추고 황급히 사라지는 매정한 햇볕을 쫓는다. 겨울나기를 위해 어린이집 울타리 안 한 편에서는 호피티(Hoppity)들이 일광욕을 한가로이 즐기고 있었다. 어린 시절 울타리 너머의 밖을 보기 위해 좁은 틈에 머리를 들이밀거나 까치발로 울타리를 넘보곤 했었는데 이제 어른이 되어 어린이집의 울타리 틈으로 좁은 정원을 엿보고 있다. 문득 삶의 최고의 순간을 우리는 알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오늘이 내 삶의 최고의 순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라 꼴은 말이 아니고 무기력한 일상의 하루처럼 느껴지며 지금 남루하고 지쳤지만, 이 또한 지나고 나면 유년의 어느 따스한 날의 기억처럼 정신은 풍요롭고 자..
'폐허를 담담히 바라 볼 용기' 2016년 11월 12일 역사의 현장이니 그런 거창한 의미부여는 낯간지럽다. 오늘도 이 시간도 과거의 그 시간처럼 덧없이 흘러가 지난 날의 기억 쯤이 될테다. 격정과 분노보다는 처참한 현실. 우리가 방치했거나 무관심했거나, 묵인했거나 외면했던 그리고 비겁했던... 그 결과 폐허가 되어버린 현실을 담담히 바라볼 용기가 필요했다. 구호 한번 크게 외치지도 못했고, 초 하나도 준비 못했지만 이 자리에 함께 서 있다는 것만으로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했다. 자동차가 사라져 더 넓어진,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빼곡히 모여든 사람들로 더 비좁아진, '사람과 시민의 광장' 한구석에 가벼운 마음과 무거운 마음이 뒤섞인 채 서 있었다.
여행자의 마음. 그리고 방관자의 심드렁함 3 /In Hong kong, OCT. 2016 일반 도로에 깔린 레일 위를 달리는 트램(Tram)은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에 사라진(1968년 이후 버스로 모두 대체되어 폐기) 교통방식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눈길을 끌었다. 노면전차인 트램과 거의 유사한 운행구간에 지하철과 버스 등이 다니는 것을 감안하면 트램의 존재 이유는 대중교통 수단과 관광의 볼거리 제공의 목적이 뒤섞여 있지않나 생각된다. 그리고 단순히 운송수단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도심을 가로지르며 움직이는 광고판처럼 각양각색의 색과 도안, 광고 등으로 채색된 다채로운 트램이 또 하나의 홍콩 명물로 더해지는 듯하다. 센트럴 지역에서 빅토리아 피크타워까지 운행하는 경사진 산비탈을 급격하게 오르는 피크 트램(Pick tram)이란 것도 있단다. 무엇보다 홍콩의 주요 도심을 가로지르는 노선과 지상에서..
여행자의 마음. 그리고 방관자의 심드렁함 2 /In Hong kong, OCT. 2016 APS-C 센서 규격에 의해 반강제로 준망원(75~80mm)에 해당하는 화각이 되어버린 이 렌즈는 그 변해버린 화각 탓에 풍경이나 스냅에는 썩 효용이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건물 사이의 근경과 원경이 함께하는 도심에서의 적당한 압축감은 일반적인 광각 또는 표준 렌즈에서의 구도와 다른 독특한 느낌이 있다. 그리고 지나치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 것(캔디드)에도 도움이 된 듯하다. 오래되고 최근의 디지털 카메라에 별로 어울리지도 않을 듯한 이 러시안 렌즈는 결과물에서 항상 의외의 즐거움을 준다.
여행자의 마음. 그리고 방관자의 심드렁함 /In Hong kong, OCT. 2016 부쩍 바람이 차가워진 우리나라의 가을에 비해, 시월의 홍콩은 아직 습하고 더웠다. 사실 사진으로 홍콩의 많은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처음의 의욕은 습하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금새 미지근해져버린 얼음물 마냥 미적지근해지고 심드렁한 심정으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린 것 같다. 아열대의 후덥지근함과 여행 역마의 피로는 자꾸 의욕을 저하시키곤 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 일정의 정함이 없는 자유 여행자의 홀가분한 마음은 쫒기는 것 없는 여유로 발길을 이끌었다. 중화와 서구의 이국적임이 혼재된 홍콩 문화와 사람사는 모습의 비슷함이 주는 친숙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고, 색다른 즐거움과 함께 낯설지 않은 편안함도 많았다. 흐른 시간만큼 입맛의 까칠함이 사라진 덕에 음식 선택에서의 고생이나 고민은 없었다. 십수년전 처음..
빅토르 안(안현수)을 통해서 본 내셔널리즘 Nationalism 올림픽과 빅토르 안(안현수)을 통해서 본 내셔널리즘-Nationalism -2014년 2월 11일 2014년에는 2월 7일 개회한 소치 동계 올림픽이 열기를 더해가고 6월에는 월드컵, 그리고 가을에는 인천 아시안 게임 등이 개최 예정이다. 근래 올림픽 등의 국제 스포츠 제전이나 각종의 스포츠가 순수한 아마추어 정신에서 많이 변질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탓에 올해에는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에서 내셔널리즘(국가주의)의 열풍이 어느 때보다 드세게 우리 사회에 불어닥칠 것은 너무 당연해 보인다. 내셔널리즘이 근대에서 현대까지 발전 배경과 현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하고 있을까? 내셔널리즘(Nationalism)은 오랜 역사적 과정을 통해 형성된 것으로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국가주의/민족주의/국..

"); wcs_do();